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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출처는?

우리의 상인과 제조업자는 높은 임금의 나쁜 영향에 대해 크게 불평하면서도, 높은 이윤의 나쁜 영향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기 자신의 이윤이 미치는 해로운 영향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타인들의 이득이 미치는 해로운 영향에 대해서만 불평하고 있다.

왠지 굉장히 좌파적인 냄새가 풍겨나는 이 글은 어느 책에 등장하는 글일까? 흥미롭게도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에 나오는 글이다. 아담 스미스는 정치경제학자이자 또한 윤리철학자였다. 그러하기에 그는 매뉴팩처 자본주의 시대에 이제 막 자산가로 군림하고 있는 자본가들이나 제조업자들의 이기적인 행태가 못마땅하였음이 분명하다.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이러하지만 오늘날의 주류경제학자들의 눈엔 그러한 면은 보이지 않고 오직 ‘보이지 않는 손’만 보일 뿐이다.

위 글의 출처는 국부론 상권, 애덤 스미스 著, 김수행 譯, 두산동아, 1992, p104

어느 학설이 주류가 될 수 있었던 이유

그 학설이 교육받지 못한 보통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과 전혀 다른 결론에 도달하였다는 사실이, 그 학설의 지적인 명성에 보탬이 되었으리라고 생각된다. 그 교리가 현실에 적용될 때에 냉엄하고 가끔은 입맛에 쓰다는 사실이 그 학설에 덕성(德性)을 부여하였다. 그것이 광대하고 일관성 있는 논리적 상부구조(上部構造)를 지탱하는 데 적합하였다는 사실이 그것에 아름다움을 주었다. 그 학설이 많은 사회적 불의(不義)와 적나라한 잔인성을 발전의 구조 속에 놓인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설명하고, 그러한 것들을 개혁하고자 하는 시도는 일반적으로 득(得)보다는 실(失)이 많다고 설명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그것을 권력자의 비위에 맞게 하였다. 그것이 개개의 자본가들의 자유 활동에 어느 정도의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권력자의 배후를 이루는 지배적인 사회세력의 지지를 이끌어내도록 하였다.[John Maynard Keynes,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 조순譯, 비봉출판사(2007), p39]

이 문구는 케인즈가 리카도 경제학, 즉 그로 대표되는 고전학파 경제학이 주류경제학으로 자리 잡게 된 것에 대한 원인을 냉철하게 – 그리고 아주 냉소적으로 – 분석한 글이다. ‘맞아 정말 그래’라고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읽게 되는 부분인데, 사실 고전학파 경제학뿐만 아니라 유사 이래 사회의 주류를 차지했던 사상이나 이론은 – 심지어는 현실 사회주의에서의 마르크스주의조차도 – 대개 저러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