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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버’처럼 행동하는 Uber에 관한 단상

우버와 같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구현되는 소위 공유 경제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스탠포드 대학 사회학과의 Paolo Parigi 교수는 우버와 투자자들이 대중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회사의 문화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내 인상은 우버의 문화가 성차별적이고 완고한 것으로 인지되고 있습니다.” Parigi의 말이다. “그게 정확하고 말고의 여부는 상관없이, 이러한 인식은 장기적으로 그들에게 경제적 손해를 안길 수 있습니다. 이사회나 최고위 관리부서에 쉐릴 샌드버그 같은 이를 데려오는 것도 그들의 이슈를 해결하는데 있어 하나의 장기적인 경로가 될 수 있습니다.”[Uber May Need Adult Supervision as Controversy Builds]

“공유경제” 비즈니스의 신화 우버(Uber)가 최근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다. 문제는 그 조명이 화려한 핑크빛이 아닌 우울한 잿빛이라는 점이다. 자사에 비판적인 기자를 염탐하겠다는 임원진 Emil Michael의 발언, 회사를 경영하니 여자 만날 일이 많다며 회사를 “가스머(Boob-er)”라 너스레를 떨거나 경쟁사 리프트(Lyft)의 자금조달을 방해하려 했었다는 CEO Travis Kalanick의 발언 등이 최근 우버가 연달아 저지른 실수들이다. 이런 상황은 Parigi 교수의 말대로 우버가 나쁜 기업으로 보이게 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회사는 대외 커뮤니케이션 담당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고문을 지냈던 David Plouffe를 기용하기도 했지만 이미 이러한 몇 가지 명백한 설화로 말미암아 이제 와서 “악마가 되지 말자”라는 슬로건을 내밀더라도 그리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한 투자자는 회사가 “그토록 빨리 성장하는 것이 얼마나 스트레스 받는 일일지 일반인은 모를 것이다”라며 경영진을 옹호하고 있지만, 문제는 그들의 비즈니스는 그 일반인에 의해 유지되고 그들의 인식은 Parigi 교수의 말처럼 정확성 여부와 그다지 상관없는 이미지의 문제라는 점이다.

한편으로 실제 일어난 일이 대중이 인지한 것과 다를 경우 억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얼마 전에 우리나라 신생IT기업 다음카카오에게 닥친 위기도 사측 입장에서는 이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여러 회사의 이해관계자는 자신들의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하고 심지어 대중을 조롱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업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사실관계와 이에 대한 대중의 인지가 반드시 같을 필요도 없고 또 상당수 같지도 않다. 기업은 그러한 사실을 알기에 기업 이미지 광고를 하고 대외 홍보 업무를 주요 업무로 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신생기업은 때때로 이러한 실수를 저지르는 것일까? ‘급격한 성장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지적한 한 투자자의 발언에서 그 원인의 단초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성장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선량한) 투자자 측면에서는 배려해줄만한 정황이긴 하지만 외부에서 보기에 그러한 스트레스로 인한 대외적 행동이 성차별적이고 완고하게 보인다면 곤란한 노릇이다. 소비자는 투자자보다 더 기민하게 선택지를 옮길 수 있다. 어플을 새로 깔아 우버 이용자는 리프트로, 카톡 이용자는 텔레그램으로 옮기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모든 기업이 다 그렇지만 다음카카오나 우버와 같이 터무니없는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회사는 특히나 그들의 성장에 어울리는 옷을 걸치고 마인드를 바꾸는데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신생기업일 당시 취했던 어리석은 – 그러나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던 – 행동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거나 상장을 한 기업에게는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기업에게는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들의 비즈니스 이용자의 대부분의 인지는 “정확성 여부”와 상관없으니 말이다.

카카오톡 사태에 대한 斷想

개인적으로 카카오톡이라는 챗앱을 좋아하지 않았다. 왓츠앱벤치마킹해서베껴서 – 만들어낸 “대한민국 대표 챗앱”은 왓츠앱과 달리 처음에는 말끔히 지어놓은 빌딩에 온갖 간판과 네온사인이 붙은 것처럼 산만한 외양이 맘에 들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안본지도 몇 년 된 “카톡 친구”가 이상한 게임을 깔라며 메시지를 보내고, 친구 추천란에 수시로 뜨는 온갖 기업 “친구” 추천 등등. 약간은 결벽증이 있는 취향과는 거리가 먼 스타일의 앱이었다.

하지만 그 앱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이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계속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지인들에게 왓츠앱이 조용하니 그쪽으로 가자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렇게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앱이 카카오톡이었다. 대한민국 대표 포탈 중 하나인 다음을 흡수해서 ‘다음카카오’가 출범하고 은행의 전유물인줄 알았던 송금과 기타 결제기능이 결합된 금융서비스를 구축하는 등 카카오톡은 바야흐로 챗앱을 넘어선 모바일포털의 길로 접어든 것이다.

그렇게 거칠 것 없던 카카오톡의 앞날에 어두운 구름이 끼는 사태는 어떤 분의 사소한(?) 발언에서 시작되었다.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인 발언이 그 도를 넘고 있다”. 이 시대착오적인 발언 이후로 관련자들이 어떻게 뻘짓을 하고, 그 뻘짓이 이해당사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이 글에서 잘 정리를 해놓았으므로 참고하기 바란다. 이 글 등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번 사태의 – 이하 “카톡 사태” – 최대 피해자는 다음카카오, 최대 수혜자는 텔레그램이 되었다.

우선 국가의 개인에 대한 감시가 정당한 것인지 이 글에서는 논외로 하겠다. 간단히 사견을 적자면 공권력의 법률이 정한 바에 따른 – 과잉금지의 원칙을 지킨 – 개인정보에 대한 수집 및 분석은 타당하다고 본다. 그러한 법집행이 없다면 실질적으로 범죄에 대한 공권력 집행도 불가할 것이다. 여하튼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대목은 위기에 대한 기업의 대응이다. 다음카카오톡의 대응은 “대한민국 대표 챗앱”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미숙한 것이었다.


난 텔레그램의 이 로고가 맘에 든다

트위터 공식계정은 법적 절차 없이 누구에게도 대화내용을 보여주지 않는다며 ”오해하지 마세요”란 거만한 말투로 법집행의 정당함과 억울함을 호소했고, 다음 前 CEO는 한 시민운동가와의 설전에서 그에게 “국가권력에 저항하지 못하는 기업을 탓할 거면 이민가라”고 했고, 다음카카오의 법률 대리인이라는 분은 소비자에게 “영장집행이 와도 거부할 용기가 없는 비겁자들”이라고 발언했다. 이 모든 발언들이 불과 며칠 만에 이루어졌다는 점이 놀랍다.

法人도 자연인처럼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다음카카오는 지금 참 억울한 자연인의 심정과 같을 것이다. 억울할 만하다. 다만 법인은 억울함이 해소되어도 사업 환경이 악화된다면 별무소용이다. 기업 이미지는 법률적 타당성에 맞먹을 정도로 기업이익과 연계된다. 기업은 그것을 알기에 이미지 광고를 하고 홍보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다음카카오가 오해 말라고 강변해봤자 소비자는 텔레그램으로 이민가면 그만이다. 비겁자라기보다는 망명자다.

옳은 방식인가 하는 부분에 대해선 의문이 있지만 소위 “대기업”의 대응방식은 이와 다를 것이다. 일단 부정적 사건이 발생하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서 자사의 이름을 언론기사에서 뺀다. 이후 일사불란하게 입단속을 하면서 사태의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한다. 그것이 적어도 홍보 전략이 있는 회사의 대응이다. 하지만 다음카카오는 그렇지 않았다. 심지어 “공식사과문”에서도 뭔가 치기어린 장난기를 느낄 수 있다. 아직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듯한 눈치다.

내가 텔레그램을 깐 이후에도 하루가 다르게 지인의 텔레그램 가입이 늘고 있다. 이런 증가세가 실질적인 대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어쨌든 왓츠앱과는 다른 통신환경이 다듬어진 것은 사실이다. 언제든 지인들이 텔레그램에서 대화를 시작하면 이제 소셜네트워크 특유의 고착성 때문에 더 이상 카톡을 유지하여야 할 이유가 딱히 없을지도 모른다. 싸이월드가 그랬고 네이트온 메신저가 그랬던 것처럼 카카오톡도 그런 몰락의 길을 걷지 마란 법이 없다.

이번 사태는 MBA에서 홍보 전략 부재에 따른 기업위기의 한 사례로 써도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