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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신용카드로 지은 집

제가 개인적으로 자주 들르는 pokara61님의 블로그에서 저자분의 허락을 받고 퍼온 글입니다. 국내 및 세계증시의 현황 및 전망을 탁월한 안목으로 분석해주시는 분으로 이 글에서도 증시에 대한 분석을 뛰어넘어 현재의 경제체제와 한국의 정치상황에 대해 간결하지만 명쾌하게 분석해주셨습니다. 글의 원래 제목은 “해너미 고개에서 — 얼마 남지 않은 2007년”이지만 개인적으로 맘에 와 닿는 소제목인 “신용카드로 지은 집”을 제목으로 했습니다.

해너미 고개에서 — 얼마 남지 않은 2007년
원문 출처 : http://blog.naver.com/pokara61/150025601265

집 앞 보도블럭을 또 다시 뜯고 있다. 매년 일어나는 일이다. 도대체 멀쩡한 블럭을 왜 뜯는가? 쎄멘트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최소한 5년 정도는 아무 이상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거의 매년 새것으로 갈아 치운다. 이번에는 도로와 인도 사이에 작은 틈을 만들어서 거기에 나무를 심는 작업이다. 이런 광경을 볼 때 나는 이성을 잃을만큼 화가 치민다. 항상 연말에 하는 공사다. 왜?  내가 들은 바로는 책정 예산을 어떻게든 써야만 내년에 다시 예산 배정을 받을 때 타낼 수 있다는 것. 한마디로 낭비다. 물론 도로 보수업자와 유착도 있을 것이다. 국민의 혈세를 이렇게 낭비해서야 되겠는가? 그 돈이면 걸식아동들에게나 무의탁 노인들에게 지원해줄 수도 있지 않은가?  예산을 다른 곳으로 바꿔 사용하는게 뭐가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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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비자금 수사를 보면 정말 이 나라가 가진자들의 농단에 놀아난다는 것을 실감한다. 며칠전 금감원에서 김용철 변호사 명의로 개설한 구좌를 굿모닝증권과 삼성증권에서 확인했다고 했다. 그런데 누가 와서 구좌를 개설했는지는 밝히지 못했다고 했다. 어처구니 없어 말이 안나온다. 증권사에서 본인이 구좌개설해도 주민등록증을 확인하고 카피를 해서 첨부한다. 만일 대리인이 와서 구좌를 개설하면 당연히 본인과 대리인 신분증이 카피된다. 우리 금융시스템이 아무리 낙후 되었더라도 그렇게 허술하지는 않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라. 다른 사람 명의로 와서 구좌를 개설하겠다는데 대리인 신분증도 카피하지 않고 구좌를 개설해준다?  당장 내일이라도 아무 증권사나 가서 구좌를 터보면 알 것이다. 분명 증권사는 구좌를 개설할 때 받은 대리인 신분증 사본을 폐기했을 것이다. 누가 폐기를 명령했겠는가?

신용카드로 지은 집

 <세계 체제론>의 저자 임마누엘 월러스틴은 자본주의를 역사적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뭐나면 자본주의는 그동안 숫하게 명멸했던 사회경제 시스템 중에 하나에 불과할 뿐이며 그 생명력이 영구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가 바라본 자본주의 수명은 고작해야 50년 정도. 망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 뒤에 오는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그림은 말하지 않는다.

 요즘 마르크스의 공황이론이 어느 부분에서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는 생각을 곰곰히 한다. 공황은 간단히 말해서 자본의 탐욕에 의해 발생한다. 제품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군형점이 가격이라면 공급이 초과되거나 수요가 위축되면 가격은 하락한다. 지금 제조업은 노동자를 점점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그게 자본에 이익이니깐. 무인공장이 들어서잖은가? 그럼 수요는?  노동자들이 노동의 댓가로 노임을 받아서 물건을 사줘야 하는데 실업자는 늘어나고 있다. 노동의 유연화 정책으로 월급이 적은 비정규직만 양산된다. 도처에 수요 위축 현상만 확대되는게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효수요가 늘어나지 못하는 것. 빈익빈 부익부는 한마디로 수요 감소를 의미한다. 수요가 증가하려면 가난한 계층의 소득이 향상되어야 한다. 그들이야말로 돈이 있으면 곧바로 수요하기 때문이다. 돈을 가진 자들은 그들 재산의 절대규모에 비해 소비율이 저소득층에 비해 극히 낮다. 결국 가진자들은 소비를 하지 않고 저소득층은 돈이 없어서 소비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금융자본은 저소득층에 신용카드를 만들어줬다. 빚을 내서라도 돈을 써줘!!!!  신용카드는 당장 돈이 없어도 결제만 하면 물건을 살 수 있기 때문에 뒷감당 없이 소비하기엔 제격이다. 나중에 몰려올 사용 내역서는 뒷전이다. 그렇게 해서 터진 것이 바로 서브프라임 사태라고 보면 된다. 미국은 고도로 발달된 신용사회다. 만일 단 한번만 신용이 빵꾸나면 은행에서 구좌 개설조차 힘든 곳이다. (우리 나라는 그래도 양반이다. 신용불량자도 은행구좌는 개설이 가능하니깐)  그런데 급기야 지금 미국은 모든 부분에서 신용이 빵꾸나기 시작했다. 버틸 재간이 없는 것이다. 돈을 빌리면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따라서 노동을 통해 최소한 이자를 지불할 정도는 벌어야 신용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지금 미국에서는 서브프라임, 신용카드, 자동차 할부금융, 학자금 대출 등 모든 신용대출에서 연체율이 급증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결말은?  소비 위축이다.

 미국은 소비가 나라를 지탱하는 곳.GDP 성장 기여에서 소비 비중이 70%다. 나머지를 순수출과 설비투자가 차지한다. 따라서 소비가 위축되면 미국 경제는 추락한다. 빚더미 위에서 성장을 구가했던 미국이 더 이상 빚을 감당 못하고 무너지는 현실을 우리는 보고 있는 것이다. 연방준비은행은 부랴부랴 이자율을 내리고 있다. 금리인하가 노리는 것은 무엇인가?   금리인하는 일단 은행들의 대출 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것. 신용대출을 받은 소비자들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추가적인 신용불량자들이 양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부쉬까지 나서서 모기지 금리를 동결했다. 당장 120 만 가구가 금리 혜택을 받을 것이다. 2% 정도 더 내야 하는 금리를 지금 대출금리로 낼 수 있다. 그러나 한해에 압류되는 주택 수가 200 만가구 정도라는 점을 볼 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빚으로 집을 산 사람들의 소득이 증가해야 한다. 그러자면 미국경제가 호조를 보여야 하는데 미국경제는 소비부진으로 죽을 쑤고 있다. 이 둘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환구조를 이룬다. 서로에게 악재로 작용한다. 지금 미국 시장을 보면 단기적인 처방만 있고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첩첩산중이다. 어떤 증권사는 금리인하 후 항상 주가가 올랐다고 분석한다. 미국 시장은 경기보다는 유동성을 더 선호 한다는 것. 따라서 금리 인하 효과가 곧 나타날 것임으로 고비는 넘겼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금리 인하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방어막이 탄탄해야 한다. 금리 인하는 곧 돈이 풀리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 돈이 물가를 자극해버린다면 말짱 도루묵이 되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돈의 값어치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돈의 값, 즉 금리를 올려야 한다. 지금 미국 생산자인플레(PPI)와 소비자 인플레이션율(CPI)이 장난 아니게 높아가고 있다. 당장 내년 1월 금리 추가 인하는 물건너 갔다는 소리도 들린다. 미국 증시의 단 하나 유일한 구세주인 금리인하가 어렵다면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금리를 내리자니 인플레가 걱정이고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경제가 망가진다. 이것을 딜레마라고 하나?

중국과 미국 디커플링은 환상

 지난 8월 미국이 서브프라임 사태로 공황상태에서 주가가 추락하고 있을 때 중국 상해증시는 연일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때 “디커플링” 이라는 생소한 단어가 툭 튀어 나왔다. “비동조화” 정도로 해석될 이 단어는 이제 누구나 입에 올릴 정도로 익숙해졌다. 미국과 중국은 다르다!!!!  중국의 경제성장율을 보라고 한다. 물가가 조금은 걱정이지만 5년연속 두자리 숫자 성장율을 기록하자 기고만장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 중국 증시는 풀이 팍 죽었다. 왜? 

 디커플링의 논리는 미국 경제가 소비부진이 있더라도 중국을 위시한 이머징 마켓 소비가 살아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리고 미국도 역시 이머징 마켓 훈풍으로 경제가 다시 살아날 것이다. 노 프라브럼!!!   리얼리??????      술에 취해본 남자들은 안다, 옆에 앉아 있는 여자는 다 이뻐보인다는 사실을. 환상에 젖어 있을 때, 혹은 미련을 버리지 못할 때 시장을 보는 눈은 왜곡될 수밖에 없다. 미국 증시가 간단없는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조정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자 투자자들은 냉정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은 과연 미국경제가 부진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가,라는 질문에 선뜻 자신있게 노프라브럼을 외치지 못하는 것이다. 중국 경제 볼륨은 미국의 20%에 불과하다. 그리고 중국은 미국에 비해 내수 비중이 극히 저조하다. 미국이 70%임에 비해 중국은 30%선 이다. 자생적 소비에 의한 경제발전은 한계가 있고 아직도 대외의존형 경제다. 요즘 순수출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지고 있다. 즉, 미국이나 유럽경제가 휘청이면 중국도 고꾸라질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경제가 나빠지면 중국 경제가 나빠지고, 중국에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나 여타 이머징 국가들 역시 상황이 악화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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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은 연간 1조달러 빚을 전세계에 지고 산다. 재정적자와 무역적자 규모가 그렇다. 지금까지 미국인들이 빚내서 흥청망청 소비한 덕분에 전세계가 성장한 것이다. 아이러니지만 미국이 더 과소비를 해줘야 우리 증시가 오른다. 지금의 신용시스템이 붕괴되지 않게 틀어 막아야 한다. 그게 희망이다. 그런데 그 희망에 기댄다는게 참으로 서글프다.

사기를 치더라도 경제만 살릴 수 있다면 대통령을 뽑자!!!

위장전입과 위장취업, 땅투기, 사기꾼과 동업을 했다손 치더라도 경제만 살릴 수 있다면 그런 허물은 눈감아주겠다!  대운하를 파서 금수강산을 다 뒤집어도 경제만 살면 된다!  지금 대선의 민심이 그렇다. 우리는 경제 상황 악화에 너무 힘들어 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민심이 그럴까?  이해되는 측면이다. 이제 우리는 지켜야할 가장 소중한 도리나 원칙 마져 경제 앞에 팽게칠만큼 절박한 것이다. 항간에 이런 소문이 있다. 이명박과 노무현, 검찰의 삼각 커넥션. 김용철 변호사가 구체적은 증거를 제시하면서 검찰을 압박했다. 지금 검찰 수뇌부 모두가 삼성의 떡을 먹었기 때문에 검찰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이명박에 면죄부를 주고 몸을 의탁하는 것 밖에 없다고 한다. 노무현은 만일 정동영이 되면 노태우 당선시 전두환이 귀양간 것 처럼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명박에 대한 검찰 수사를 눈감아 준 댓가로 퇴임후를 보장 받는다. 일요신문 같은 잡지 몇개만 봐도 알 수 있는 소문들이다. 그들의 뜻대로 다들 아무 탈없이 잘 먹고 잘 살 것 같다.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시점까지 관망하자

지금 증시에서 기관들이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외려 주식을 팔고 있다.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들아어와도 사지 않고 실탄을 비축하고 있다. 수익이 많이 난 중국관련주들을 매도하고 통신,은행,IT 등 등 소외주 일부를 편입하고 있다. 왜 그럴까?  일단 새해 증시가 그리 밝지 않기 때문에 추가하락시 지금보다 더 싸게 살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개인과 연기금, 기타법인만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하는 장세에서 주식을 사서는 안된다. 같이 관망해야 한다. 내년 상반기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본다. 미국 경제문제가 가닥을 잡을 시간이다. 낙폭과대주나 소외주들 중에 어느 정도 수익이 날 수도 있으나 그 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푹 쉬는 것도 투자라고 생각하고 관망하는게 좋을 것 같다. 그 동안 기업의 실적이 좋은 종목들을 계속 연구하면서 바닥 확인 작업을 해나가야 한다. 실적은 항상 주가에 반영되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