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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tle for Peace

그러한 종류의 제국은 종식되었다. (비록 상상할 수 있는 한에는 다시 도래할 수도 있지만) 미국은 정복과 자기이해를 위한 제국이 아니다. 비록 몇몇이 그것의 사용을 비난하지만 말이다.(“너희 미국인들이 원하는 것은 단지 이라크의 석유를 움켜쥐는 거잖아.”); 그리고 우리의 영향력의 원천은 우리의 군사력을 훨씬 뛰어넘는다. 그러나 미국은 명령하거나 군림할 수 없는, 그리고 그런 것을 원하지도 않는 제국이다; 미국은 오직 영향력을 미칠 뿐이다. 미국은 정복에 의한 제국이 아니다. 미국은 영향력에 의한 제국이다.
That kind of empire is dead (though it could conceivably come alive again). America is not an empire of conquest and self-interest, though some accuse use of that (“All you Americans want is to grab Iraq’s oil”); and the source of our influence goes way beyond our military power. Yet America is an empire that cannot command or dictate, and does not want to; it can only influence. It is not an empire of conquest; it’s an empire of influence.
[Battle for Peace: A Frontline Vision of America’s Power and Purpose, by Tony Zinni, Tony Koltz, Palgrave Macmillan, 2006, pp4~5]

베트남과 중동전의 전쟁영웅인 사성장군 출신의 Tony Zinni가 2006년 내놓은 책의 일부분이다. 이 고백이 그다지 솔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적어도 미군의 최고 지도자 중 하나였던 이로부터 이 정도의 발언이 나온다는 것도 꽤 신선하다고 생각한다. 요컨대 그는 이 글 뒤에 미국이 나머지 세상에게 군사력 이상의 그 무엇, 예를 들면 미국식 문화, 미제 상품, 경제력 등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이는 충분히 수긍이 가는 논지다. 이것이 바로 그의 “영향력에 의한 제국(empire of influence)”이라는 표현의 근거다.

어쨌든 결국 이 책은 그러한 연성(軟性)전략을 다루려는 것은 아니다. 군사전문가이니 만큼 미국의 대외적인 군사정책을 다루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는 미제국의 “지나친 자신감(aggressive confidence)”이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노선만이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용기 있는 주장을 담고 있다. 비록 톤은 성에 차지 않더라도 – 심지어 나의 생각과 반대될지라도 – 내부자의 시각으로 외부 사람이 볼 수 없었던 면을 짚어주는 책이 맘에 드는데 이 책도 그런 책이 될 것 같은 좋은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