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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의 리만 인수, 여전히 진행중?

산업은행의 리만브러더스 인수 논의가 꽤 진행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해럴드트리뷴이 오늘자 웹사이트 기사에서 또 다시 관련기사를 개재했다. 이번에는 국내 다른 은행, 그 중에서도 우리은행의 연합 가능성까지 제기되었다.

우리금융지주회사의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대변인은 월스트리트 은행의 지분에 참여하거나 아니면 인수하기 위해 산업은행과 공조할지 결정하기 전에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A spokesman for Woori Bank, a unit of Woori Finance Holdings, also said it needed to wait before it decided whether to team up with Korea Development Bank to buy a stake in or acquire the Wall Street bank.

영국의 선데이텔레그래프는 리만이 산업은행과 이번 주에 결론내릴 지분매각에서 60억 달러를 조달하는 것에 관련해 심도 깊은 대화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보도원은 밝히지 않았다.

The Sunday Telegraph in Britain reported that Lehman had intensified talks with Korea Development Bank to raise as much as $6 billion in a share sale that could be concluded this week. The newspaper did not name its sources.

Korean bank in talks with Lehman Brothers

알파헌터님은 어쨌든 우리나라가 세계금융의 심장부의 투자은행을 한번 가져보는 것도 나쁠 것 없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리만을 대우조선해양과 비슷한 가격에 산다는 것도 손해보지 않는 장사 같아 보이기도 한다. IMF 외환위기 당시 헐값에 팔았다가 비싼 값에 되산 수많은 빌딩과 기업들이 눈앞에 어른거리기도 한다. 위험부담자가 돈을 버는 법이라는 격언(?)도 생각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 미국의 자산이라서 미국의 기업이라서 괜찮지 않겠는가라는 생각도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미국이 망하면 세계가 망하지 뭐~”, 미국이 망하면? 뭥미.. 그런다고 세계가 망하지는 않을 것 같다. 남겨진 낙전들 주워가며 살아야지~! 🙂 “미국의 유수 금융기관인데 설마~” 그 설마가 CDO를 잡아먹었다. 도대체! 미국의 보증업체가 AAA 등급을 매긴 채권을 안 살 이유가 없었다. 그 설마가..

한편으로 영화 Gung Ho 도 생각난다. 일본의 기업이 미국의 자동차기업을 인수하였는데 문화적 차이로 인해 갈등을 겪다 마침내 합심하여 좋은 회사를 만든다는 80년대 영화다. 기업문화에 있어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텍스트로 사용되기도 하고 웃고 즐기는 영화로도 볼 수 있다. 각설하고.. 나는 과연 산업은행이 리만과의 문화적, 제도적, 인종적, 기술적 차이를 극복하며 그들의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을지 의아하다. 국내패션회사가 프라다를 매수한다고 우리나라가 하루 아침에 패션 일번지가 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블로그 축제”와 “우리은행”

우리나라의 블로고스피어가 성장통을 겪는 것인지 이제 서서히 외부의 문제와 함께 내부의 문제에 대해서도 이런 저런 잡음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아직까지 솔직히 ‘찻잔 속의 태풍’일뿐이라고 생각하지만 메타블로그에 갈 때마다 눈에 밟히니 관련 글들을 읽어보기도 한다.

금전문제나 한 개인의 인맥형성에 대한 의혹 등 다른 논의들은 제쳐두고 개인적으로는 ‘블로그 축제’라는 명칭이 그리 달갑지 않다. 물론 ‘블로그 포럼’, ‘블로그 페스티발’ 이름이야 붙이기 나름이다. 그러니 한 유명 블로거 분이 중심이 되어 진행되는 오프라인 행사에 ‘블로그 축제’라 이름붙이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우리은행’ 해프닝이 생각난다. 몇 년 전 우리은행이 탄생했을 때에 나는 “그럼 앞으로 여타 은행들은 남의 은행인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여타 은행권의 반발이 대단했다. “우리은행이 사명이 되면 우리 은행을 앞으로 뭐라 불러야 하나”라고 아우성쳤다. 실제로 그들의 말이 일리가 있었다.

그런데 결과는 어쨌든 우리은행은 지금도 우리은행이다. 문제는 다른 은행권들은 우리은행을 우리은행이라고 안 부른다는 것이다. 어떻게 부르냐면 워리은행(worry bank)이다. 저작권이든 상표등록이든 문제가 없었는지 몰라도 결국 혼동을 일으킬 여지가 있는 작명으로 인해 불필요한 잡음이 생긴 사례다.

다시 ‘블로그 축제’로 돌아가서 축제의 성공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지난번 한블연이라는 듣보잡 모임이 아닌 실질적으로 국내 유명 블로거들이 모여 화합을 다질 수 있는 기회일 것이기 때문이다. 소개 글에 보니 “제1회”라고 해놓으신 것으로 보아 앞으로도 계속 모임을 가질 것으로 여겨진다.

우려되는 것은 우리은행처럼 명칭때문에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블로고스피어가 경계도 없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생물이어서 어차피 블로그 축제가 전체 블로고스피어를 아우를 수 없을 것인데 – 특히나 동호회와 달리 100인100색인 블로거 들의 세계가 아닌가 말이다 – 지금 진행되는 블로그 축제에 참여하지 않는 블로고스피어의 다른 이들이 “블로그 축제”라는 이름으로 모임을 가지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때는 “제1회 OO(예를 들면 ‘대한민국(?)’) 블로그 축제”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제1회 블로그 축제(유사품 주의)”라고 해야 할까? 요컨대 모임 명칭이 이렇게 뻔한 보통명사면 좀 곤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번 생각해볼 일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하여튼 할 일이 없으니 쓸데없는 걱정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