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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체신 노동자들의 파업

영국에서 10만 명 이상의 체신 노동자들이 10월초 두 번에 걸친 48시간 파업을 진행하였다. 이 파업으로 영국의 우편 서비스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13만 명의 체신 노동자를 대표하는 ‘통신노동자연합(the Communications Workers Union : CWU)’와 영국체신공사는 10월 12일 그들의 협상이 합의에 도달하였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몇몇 도시의 노동자들은 CWU가 무슨 합의를 했건 간에 파업을 지속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동맹파업의 주된 이유는 서비스의 민영화에 대한 반대다. 임금인상도 주요 이슈중 하나다. 노동자들은 임금인상이 인플레이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금지급 방식의 변경도 갈등요인이다. 체신공사의 새로운 계획은 신규노동자에 대한 연급지급 중단, 기존노동자의 연금 삭감이기 때문이다.

근무규칙의 개정도 주요 이슈이다. 체신공사는 보다 많은 “유연성”을 부여할 계획으로, 근무방법에 있어 많은 변화를 주려하고 있다. 이전까지 노동자들은 일찍 출근하여 정해진 분량의 일을 마치면 빨리 퇴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체신공사는 더 늦게 일을 시작하기를 강요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가족을 돌보는 일정에 노동시간을 맞춘 많은 노동자들은 분노하여 동맹파업에 적극 나서게 되었다. 또한 노동자들은 이러한 문제를 결정함에 있어 CWU와 사전협의가 없었다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체신공사는 이러한 변화들은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경영층에서는 상당한 규모의 해고를 계획하고 있다. 한 관리에 따르면 체신공사는 과잉인력이 40%이상이 되며 4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미 가장 강한 노조 성향으로 명성이 자자한 옥스퍼드 메일센터가 문을 닫았다. 경영층은 이 센터가 비효율적이고 고비용적인 센터였기 때문에 문을 닫았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대다수 노동자들은 이러한 조치가 노동자들에 대한 도발이자 협박이라고 간주하고 있다.

체신공사의 민영화에 대한 투쟁은 또한 노동당이 이끄는 정부에 대한 반정부 투쟁의 성격을 띠고 있다. 고든 브라운 수상은 공공부문 노동자들에 대한 최근의 공격을 뒤에서 주도하고 있다. 최근 노조의 컨퍼런스 석상에서 브라운은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2% 이하의 임금인상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물가인상률을 하회하는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WU의 총서기 빌리 헤이즈는 노동당 정부와 우호적인 파트너쉽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정기총회에서 CWU는 노동당에 대한 금전적 지원에 대해 뜨거운 논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경쟁력의 제고’라는 강력한 이데올로기적 주장이 공공 부문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는 현실인데 문제는 각국의 집권층과 기업주들이 서로의 노동자들에게 ‘너희의 경쟁상대는 이웃나라의 노동자다’라는 노노간의 경쟁심을 부추기고 있고 이것이 고용불안의 정당한 논리로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오랜 시기 공공부문의 비효율성과 예산낭비는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하지만 그것이 공공성의 약화로 귀결된다면 그러한 ‘경쟁력’이 누구를 위한 경쟁력인지 재고하여야 한다.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오지산간에로의 체신서비스를 포기한다면 그것은 공공서비스의 기본전제인 ‘차별 없는 서비스’를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공 서비스에의 ‘경쟁력’이란 가격 경쟁력 뿐만 아니라 ‘공익’에 봉사하는 경쟁력도 있게 마련이다.

여하튼 현재의 투쟁이 승리로 귀결될지는 불확실하나 현재의 민영화 계획과 구조조정 계획이 강력한 저항과 분노에 직면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기사출처 http://www.socialistworker.org/2007-2/649/649_06_BritishPostal.s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