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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청년주거 빈곤 개선방안” 토론회 참관기

어제 한 토론회에 갔다. “사회적 경제 주체 활성화를 통한 서울시 청년주거 빈곤 개선방안”이라는 긴 이름의 토론회였다. 주최는 한국도시연구소에서 한 것으로 보이며 발제는 한국도시연구소, 민달팽이유니온,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에서, 토론은 서울소셜스탠다드 대표, KBS경제전문기자, 서울시 임대주택과장 등의 참석자가 진행했다. 발제에 제법 시간이 길어 토론은 듣지 않고 돌아왔다.

이 토론회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한국도시연구소의 최은영 박사의 발표였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서울시는 다른 도시와 달리 청년 주거의 빈곤 문제가 다른 세대의 그것을 압도하는 상황이라는 것이었다. 16세 이상 34세 이하의 연령대로 범주화한 이 세대의 서울시에서의 주거문제가 여타 도시나 다른 세대의 상황에 비해서 두드러지게 나쁘다는 것이 통계 분석 등을 통한 그의 관찰이었다.

상기 표는 가구주의 연령대별 최저주거기준을 미달하는 가구를 서울과 전국으로 비교한 그래프다.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아동과 노인의 주거문제가 전국적으로 심각한 문제다. 다만 서울시의 경우에는 노인의 최저주거기준 미달 비율이 전국 대비 비약적으로 낮아지는 반면, 청년의 미달 비율은 전국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의 원인은 한마디로 서울로 청년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최 박사는 다른 이들과 이 주제로 대화를 하면 그들은 “젊을 때는 누구나 고생을 하지 않느냐”고 반문하곤 한다며 어려움을 하소연했다. 하지만 최 박사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청년의 임금 대비 주거비용이 과거 세대에 비해 더 열악해서 이런 상황이 빈곤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한다. 이로 인한 또 하나의 파괴적인 부작용은 소위 “출산 파업”이다. 집이 없으니 애를 낳지 않는 것이다.

최 박사를 비롯한 발제자들이 제시하고 있는 대안은 이른바 “사회주택”의 활성화다. 영리적인 목적의 주택과는 금을 그으면서 최하층 등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주택”과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지는 사회주택은 유럽에서는 “Housing at Moderate Rent”, “Not-for-Profit Housing”, “Limited-Profit Housing” 등으로 불린다 한다. 이러한 호칭을 통해 사회주택의 특징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문제는 사회주택을 가동시킬 종자돈일 것이다. 이를 위해 도시연구소 등은 관련조례를 제정하려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율적으로 공공주택보다는 보조가 덜할지 몰라도 어쨌든 시의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는 사안이다. 따라서 이러한 행동을 위해서는 청년의 주거 빈곤이 빈곤의 악순환, 나아가 출산파업으로 인한 사회재생력의 소진으로 이어질 것이란 증거를 보다 확실히 제시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