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코드회사들이 저지른 뼈아픈 실수 1위는?

Blender.com 은 최근 “20 Biggest Record Company Screw-Ups of All Time”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레코드 회사가 저지른 가장 멍청한 실수 20가지를 선정했다. 흥미로운 실수 몇 개를 살펴보자.

17위에 에디슨이 세운 레코드 회사에 관한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다. 축음기의 발명가 에디슨이니만큼(사실 발명가라기보다는 사업가지만) 당연히 그는 National Phonograph Company(나중에 Edison Records 라고 개명)라는 이름의 레코드 회사를 소유하고 있었다. 처음에 이 회사는 관련업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회사였다. 하지만 치명적인 두 가지 실수는 이 회사의 수명을 단축했다. 첫 번째, 에디슨 회사의 레코드는 오직 에디슨의 플레이어를 통해서만 들을 수 있었다. 호환성이 없었던 것이다. 두 번째로 그는 당시 유행하던 재즈를 지독히 싫어했고(주1) 이러한 사적인 감정이 비즈니스에 반영되어 재즈 음반을 전혀 내지 않았다 한다. 결국 이차저차해서 회사는 1929년에 문을 닫았다고 한다.

8위로는 워너뮤직 Warner Music 의 뼈아픈 실수를 소개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음악은 그 장르적 속성 자체가 정치적 성향과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흔한데 대표적으로 보수적인 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음악은 바로 랩이나 힙합으로 불리는 흑인음악일 것이다. 힙합이 한창 인기를 끌고 있을 때 이 음악의 최고의 수혜자는 워너뮤직이었다. 그들의 계열사 중 하나인 Interscope label 이 부분소유하고 있는 Death Row 사에 당시 최고의 힙합 아티스트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 Bob Dole 이 한 연설에서 이러한 이유로 워너뮤직을 비난하자 그들은 서둘러 Interscope 을 라이벌인 유니버셜에게 팔아버린다. 그뒤 유니버셜은 Interscope 이 배출한 Tupac, Dr. Dre, Eminem 등의 놀라운 성공에 힘입어 가장 큰 레코드사로 성장한다. 워너뮤직은 서서히 사그러져 가다가 2004년 매각되었다.

그럼 대망의 1위는?

“Major labels squash Napster”

메이저레이블의 냅스터 진압작전이 선정되었다. 냅스터가 처음 서비스를 개시했을 적에 그 인기는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파일을 다운로드하기 위해 컴퓨터를 아예 켜놓고 자는 이들도 상당수 있었다. 모르긴 몰라도 이 때문에 하드디스크가 엄청나게 팔려나갔을 것이다. Blender.com 은 이 P2P의 원조 사이트가 기존 기업들에게 자본조달을 요청했을 때 이를 무시하고 무력 진압한 것을 실수로 뽑고 있다. 왜냐하면 “냅스터의 사용자들은 사라지지 않고 수많은 대체 시스템으로 흩어져 버렸기 때문이다(Napster’s users didn’t just disappear. They scattered to hundreds of alternative systems)”

그리고 이제는 냅스터를 찾는 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여전히 온라인을 통한 영상 및 음악의 불법 다운로드나 판매의 문제는 적극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레코드 회사는 DRM이라는 있으나마나한 기술을 도입했다가 폐기했고, 여전히 온라인 다운로드에 익숙해있는 수많은 사용자들은 범법자로 낙인찍히고 있고, 이 와중에 저작권을 미끼로 법률 브로커가 용돈을 벌고 있는 실타래처럼 꼬여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겠지만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는 서비스가 RCRD LBL(발음 그대로 “레코드레이블”) 이라는 블로그다. 이 블로그는 아티스트들에게 저작권이 제한되어 있지 않은 음악을 공짜로 제공하면서 벌어들이는 광고수익을 아티스트들과 나누는 구조다. 블로그의 운영자 Rojas 씨는 꼭 음악 자체가 팔릴 필요는 없으며 광고처럼 선전되어 아티스트들과 이 수입을 공유하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서비스의 가능성은 아마도 그 정도의 수익공유로도 만족하는 독립 아티스트들이 자신들의 음악을 알릴 수 있는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지는 선에서의 시장에 국한될 것이다. 하여튼 이러한 다양한 실험적 시도가 많아질수록 우리는 보다 다양한, 그리고 보다 건설적인 논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기존 음악 산업계들이 그러한 실험을 거부한 채 자신들만의 이익추구에만 몰두한다면 다음에 Blender.com 이 선정할 리스트에는 아마 그때 일어날 실수가 1위로 선정되지 않을까 싶다.

(주1) 그는 “나는 언제나 재즈 레코드를 거꾸로 돌려서 들어. 그 편이 훨씬 나아”라고 망발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26 thoughts on “레코드회사들이 저지른 뼈아픈 실수 1위는?

  1. polarnara

    9번 소니BMG 사례도 참 한심하네요 :p 그렇게 뻔한 결말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건. 일단 기업이 되면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기 굉장히 어려워지나 봅니다.

    Reply
    1. foog

      그 예를 소개할까 하다 1위 내용과 주제가 겹쳐서 관뒀습니다.. 만 참 한심한 짓거리였죠. 🙂 기업들이 때때로 저지르는 어이없는 의사결정은 사실 내재화되어 있는 본성이라고도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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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polarnara

    9번 소니BMG 사례도 참 한심하네요 :p 그렇게 뻔한 결말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건. 일단 기업이 되면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기 굉장히 어려워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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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그 예를 소개할까 하다 1위 내용과 주제가 겹쳐서 관뒀습니다.. 만 참 한심한 짓거리였죠. 🙂 기업들이 때때로 저지르는 어이없는 의사결정은 사실 내재화되어 있는 본성이라고도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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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지호

    글 잘 보았습니다.
    역시 온라인은… 음반시장을 통채로 뒤집어 엎은 무서운 무기네요…

    얼마전에 Qtrax가 합법적으로 음악다운로드 서비스를 한다고 했는데 (DRM붙여서..) 이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수 있는지 궁금하네요 ^^;

    Reply
    1. foog

      아.. 그런 서비스가 있군요. 여하튼 다양한 시도 속에서 또 갈 길이 보이지 않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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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지호

    글 잘 보았습니다.
    역시 온라인은… 음반시장을 통채로 뒤집어 엎은 무서운 무기네요…

    얼마전에 Qtrax가 합법적으로 음악다운로드 서비스를 한다고 했는데 (DRM붙여서..) 이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수 있는지 궁금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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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아.. 그런 서비스가 있군요. 여하튼 다양한 시도 속에서 또 갈 길이 보이지 않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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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불멸의 사학도

    얼마전에 보니 꽤 유명한 아티스트가 자신의 음반 중 일부 곡을 무료로 제공(토렌트 파일까지 제공해서)하고, 5달러에 전곡을 들을 수 있게 해서 궁극적으로는 엄청나게 비싼 한정음반까지 구입하게 만드는 식으로 단기간에 상당한 수익을 창출해내는 것을 보면, 음반회사들이 P2P를 재앙으로만 인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정음반이라든지 공유사이트의 광고수익이라든지 이런 수익모델들을 창출해내야 전국민을 범법자로 낙인찍고 틈새에서 돈을 가로채는 법무법인들이 사라질텐데요…

    Reply
    1. foog

      80년대 유명했던 A-Ha의 한 멤버도 최근 그렇게 한정앨범을 온라인으로 발매해서 대박을 터트렸다는군요. 일전에 비슷한 주제 글을 여기에도 썼지만 신인가수나 한물간 가수들에게는 저렴한 온라인 발매와 P2P가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겠죠. 그리고 음반회사로서는 자신들의 포션을 줄이면 지속적인 이익창출이 가능할 수도 있을 테고요. 일종의 요즘 유행하는 롱테일의 경제학적 관점에서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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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불멸의 사학도

    얼마전에 보니 꽤 유명한 아티스트가 자신의 음반 중 일부 곡을 무료로 제공(토렌트 파일까지 제공해서)하고, 5달러에 전곡을 들을 수 있게 해서 궁극적으로는 엄청나게 비싼 한정음반까지 구입하게 만드는 식으로 단기간에 상당한 수익을 창출해내는 것을 보면, 음반회사들이 P2P를 재앙으로만 인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정음반이라든지 공유사이트의 광고수익이라든지 이런 수익모델들을 창출해내야 전국민을 범법자로 낙인찍고 틈새에서 돈을 가로채는 법무법인들이 사라질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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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80년대 유명했던 A-Ha의 한 멤버도 최근 그렇게 한정앨범을 온라인으로 발매해서 대박을 터트렸다는군요. 일전에 비슷한 주제 글을 여기에도 썼지만 신인가수나 한물간 가수들에게는 저렴한 온라인 발매와 P2P가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겠죠. 그리고 음반회사로서는 자신들의 포션을 줄이면 지속적인 이익창출이 가능할 수도 있을 테고요. 일종의 요즘 유행하는 롱테일의 경제학적 관점에서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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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그리스인마틴

    아.. 오랜만에 포스트를 발행하시네요.

    1위는 역시나 온라인 문제군요.
    처음에 양지로 끌어내는 시도를 해서 성공했더라면 새로운 형태의 음반시장이 형성되었을 건데 지나치게 민감하고 멍청한 반응을 한거군요.
    그리고 에디슨이 인간성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것 같은데 성공한 발명가이지만 사업가는 못되는 장사꾼에 지나지 않았던 것 같네요.

    Reply
    1. foog

      유명한 가쉽 중에 에디슨과 테슬라의 라이벌전도 보면 에디슨이 꽤나 악독한 자본가로 묘사되죠. 언제 한번 그 에피소드를 소재로 글을 써주실 의향은 없는지 팬의 한 사람으로서 묻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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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그리스인마틴

    아.. 오랜만에 포스트를 발행하시네요.

    1위는 역시나 온라인 문제군요.
    처음에 양지로 끌어내는 시도를 해서 성공했더라면 새로운 형태의 음반시장이 형성되었을 건데 지나치게 민감하고 멍청한 반응을 한거군요.
    그리고 에디슨이 인간성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것 같은데 성공한 발명가이지만 사업가는 못되는 장사꾼에 지나지 않았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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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유명한 가쉽 중에 에디슨과 테슬라의 라이벌전도 보면 에디슨이 꽤나 악독한 자본가로 묘사되죠. 언제 한번 그 에피소드를 소재로 글을 써주실 의향은 없는지 팬의 한 사람으로서 묻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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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히치하이커

    워너는 정말 멍청한 실수를 했네요!
    그런데 냅스터와 인터넷 다운로드에 얽힌 문제를 레코드 회사들의 실수라고만 보기는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레코드 회사들이 그에 대해 적절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 하긴 했지만, 더 큰 문제는 없던 기술이 생겼다고 개념없이 남용하는 사람들이 아닐까요.

    그나저나 액슬 저 인간은 이런데까지 순위에 올라있군요. 하긴 건즈앤로지스 신보란 떡밥만큼 힘세고 오래가는 떡밥도 없긴 하지만요. 죽긴 전에 나올지도 의문이라능. -_-;

    Reply
    1. foog

      말씀하신대로 그당시에야 기업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괘씸한 녀석 혼내주는 것이 순리였겠죠. Blender.com 이 지적하고자 하는 바는 한번의 의사결정으로 말미암아 어떠한 의사결정이 가장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왔는가 하는 기준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런 판단기준에서 봤을 때에는 냅스터에 대한 기업들의 실수가 다른 실수들에 비해 결코 파급효과가 덜하지 않은 것만은 분명해 보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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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히치하이커

    워너는 정말 멍청한 실수를 했네요!
    그런데 냅스터와 인터넷 다운로드에 얽힌 문제를 레코드 회사들의 실수라고만 보기는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레코드 회사들이 그에 대해 적절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 하긴 했지만, 더 큰 문제는 없던 기술이 생겼다고 개념없이 남용하는 사람들이 아닐까요.

    그나저나 액슬 저 인간은 이런데까지 순위에 올라있군요. 하긴 건즈앤로지스 신보란 떡밥만큼 힘세고 오래가는 떡밥도 없긴 하지만요. 죽긴 전에 나올지도 의문이라능.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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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말씀하신대로 그당시에야 기업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괘씸한 녀석 혼내주는 것이 순리였겠죠. Blender.com 이 지적하고자 하는 바는 한번의 의사결정으로 말미암아 어떠한 의사결정이 가장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왔는가 하는 기준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런 판단기준에서 봤을 때에는 냅스터에 대한 기업들의 실수가 다른 실수들에 비해 결코 파급효과가 덜하지 않은 것만은 분명해 보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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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ozworld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모든 사건들의 공통적인 문제들은 모두 소비자의 필요를 읽지 못하고 기업들이 회사 자신들의 내부적인 이익과 경영 이유를 핑계로 이를 무시한 것이 가장 커 보이네요…

    Reply
    1. foog

      그래서 이렇게 기업이 커질수록 혁신이 없고 의사결정도 보수적으로 변해버리는 것을 비판하는 경영컨설턴트도 꽤 많죠. 제가 보기에도 기업이 커갈수록(어느 조직이나 비슷하지만) 관료주의와 보수주의 성향이 짙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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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ozworld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모든 사건들의 공통적인 문제들은 모두 소비자의 필요를 읽지 못하고 기업들이 회사 자신들의 내부적인 이익과 경영 이유를 핑계로 이를 무시한 것이 가장 커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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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그래서 이렇게 기업이 커질수록 혁신이 없고 의사결정도 보수적으로 변해버리는 것을 비판하는 경영컨설턴트도 꽤 많죠. 제가 보기에도 기업이 커갈수록(어느 조직이나 비슷하지만) 관료주의와 보수주의 성향이 짙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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