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의 물 낭비 문제 어떻게 볼 것인가?

A drop of water falling towards water in a glass
By José Manuel Suárez, CC BY 2.0, Link

환경단체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운트 플레전트 데이터 센터에서 예상되는 물 사용량을 공개하라고 라신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중략] 환경단체는 데이터센터가 얼마나 많은 물을 사용할지 모르기 때문에 환경이나 미시간 호수에 미치는 영향을 적절하게 평가할 수 없다고 말한다. [중략] 마이크로소프트는 2026년에 개장 예정인 마운트 플레전트에 33억 달러를 투자해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중략] 오대호 연합(Alliance for the Great Lakes)의 최근 보고서는 이 지역이 데이터센터의 엄청난 물 수요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규모 데이터센터는 매년 3억 6,500만 갤런(약 1억 1,500만 리터) 이상의 물을 사용할 수 있다.[Environmental group sues Racine to release expected water use at Microsoft data center]

전에 읽었던 물에 관한 책 『강의 죽음』에 의하면 인간이 “쇠고기 1kg을 얻기 위해 소요되는 물의 양은 2만 4,000ℓ“라고 한다. 그런데 1kg의 쌀을 얻기 위해서는 “2,000~5,000ℓ”가 필요하다고 한다. 어쨌든 인간이 살아가는데 많은 물을 쓴다는 것이 첫 번째 상기해야 할 사실이고, 한편으로 육식을 자제해야 한다는 논리의 근거로도 쓰이기도 하는 사실이다. 그런데 한편 물을 많이 쓰는 상품이 또 있다. AI다. 현대인의 다정한 대화 상대로 등장한 챗GPT와 대화를 한 번 나누는 데 물 500㎖가 소요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쌀의 물 소요량은 대략 1년을 기준으로 했을 테니 하루에 챗GPT와 11번쯤 매일 하면 쌀 1킬로그램을 얻는 데 쓰는 물의 양과 같다는 산술 계산의 결과가 나온다.

이런 주먹구구식 셈법이 아니더라도 지금 AI 등으로 인해 전성기에 접어든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물의 양이 막대하다는 것쯤은 이미 상식이 되었다. 이는 데이터센터에 설치된 서버의 에너지 효율이 낮기 때문이다. 서버는 현재까지의 기술로는 인간의 뇌만큼 효율적이지 않아서 전기도 엄청난 양을 쓰고, 열도 많이 난다.1 이런 서버를 식히자면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하다.2 그런데 환경단체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시피 데이터센터를 설치한 기업의 이러한 물 사용의 권리 획득과 이로 인한 환경적/사회적 영향은 타당하게 진행되고 있을까? 그 과정이 생각만큼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지방정부와 기업과의 물 사용 등에 관한 계약은 많은 부분 비밀에 부쳐지고 있다.3


미국에서 향후 짓겠다고 하는 데이터센터 추이(?)[이미지 출처]

시장경제가 우월한 이유는 생산물이 상품화되어 가격이 매겨짐으로써 시장 참여자들이 그 정보를 바탕으로 상품의 가치를 인정하고 거래하기에 가장 좋은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데이터센터 및 AI 서비스라는 상품은 운영비(Operating Expense)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물이 비시장적 요소에 의해 조달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GDP 에 환경 관련 투자를 포함 환경적 요인을 반영하는 지표인 ‘녹색 GDP‘ 적 관점을 데이터센터에 반영하면 지탱할 수 있는 산업 분야라 할 수 있을까? 아담 스미쓰는 국부론에서 가치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가치는 적은데 교환가치는 큰 다이아몬드를 예로 들며 반대의 경우로 물을 언급했다. 이런 세간의 인식을 바꿔야 하는 것이 녹색 GDP적 사고다.

그런데 사실 이미 반도체, 원전 등 현대사회가 데이터센터와 다른 분야에서 필수적으로 소비하고 있는 상품이 이미 엄청난 양의 물을 소비하면서 유지되고 있다. 반도체 시장조사 업체 아이디테크엑스는 “반도체 제조 전반의 물 사용량이 2035년까지 곱절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4 물의 교환가치가 낮은 이유는 우리가 물을 적은 노동으로 언제든지 얻을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은 고갈되고 있고 교환가치가 큰 상품이다. 대수층은 바닥나고 있고 각국은 물 자원 확보를 위해 서로 싸우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물 부족 국가에 접어들고 있다. 그 물을 아끼기 위해 고기를 적게 먹자는 판에 우리는 AI와 대화하려고 물을 더 많이 쓰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그 추세의 새로운 포식자다.

  1. 사람의 뇌가 이렇게 비효율적이었다면 인류는 이미 오래전에 멸종했을지도 모르겠다.
  2. 그래서 아예 데이터센터를 바닷속에 짓자는 생각을 하는 이도 있다. 제프 베조스는 최근 데이터센터를 우주에 만들자고도 했다.
  3. 이런 비밀주의는 국내도 예외가 아닌데 국내 6개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중 전력 사용량을 공개한 곳은 단 한 곳뿐이라고 한다.
  4. 이러한 이유로 우리 지방정부에서도 물의 재이용을 위한 설비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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