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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경제성장은 어느 나라에서 주도하고 있을까?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2014년에서 2016년간의 기간 동안 전 세계의 경제성장의 약 52%는 중국과 미국에 의해 창출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중국과 미국을 포함한 16개국이 전체 경제성장의 8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BSG는 투자자들이 이머징마켓에 가지고 있는 의욕적인 전략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Courtesy of: Visual Capitalist

 

한편 지난 한해 어느 자산의 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을까? 맥쿼리에 따르면 달러와 나스닥 등이다. 그래프를 보면 애써 원자재와 같은 대체투자에 몰두했던 투자자들에게는 고난의 한해였음을 알 수 있다. 달러화의 강세는 곧 국제유가의 추가하락 예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 유가가 바닥이 어디라고 함부로 이야기할 사람이 없을 듯.

Courtesy of: Visual Capitalist

“일탈적인” 반세기가 끝난 세계, 그리고 한국

지난 50년간 전 세계의 경제성장은 예외적으로 빨랐다. 세계 경제는 여섯 배 확대되었다. 일인당 평균 임금은 세 배로 늘었다. 수억 명의 사람들이 가난에서 벗어났다. [중략] 문제는 느린 인구성장과 더 긴 수명이 근로연령 인구의 성장을 제한한다는 점이다. [중략] 1964년에서 2014년까지 고용과 생산성은 각각 연평균 1.7%와 1.8% 씩 성장했고, 이 결과 고용인당 평균 생산액은 2.4배 증가했다. [중략] 최종적인 결론에 따르면 다음 50년 동안 고용은 불과 연 0.3% 증가할 것이다. [중략] 따라서 생산성 증가율이 지난 반세기의 빠른 속도를 따라잡는다 하여도 전 세계 GDP 성장률은 여전히 연 2.1% 가량에 해당하는 40% 까지 하락할 것이다.[Can long-term global growth be saved?]


출처 : 맥킨지 웹사이트

맥킨지는 지난 50년간의 경이적인 경제성장을 “역사의 일탈(an aberration of history)”이라고 표현했다. 실로 전 세계적으로 GDP가 매년 3.8% 증가하는 상황은 확실히 “일탈,탈선,기행”이라 할만 하다. 특히 한국과 같은 일부 혜택 받은 “개발도상국”은 한때 10%대의 성장률을 보이기도 했으니 가히 광란의 질주라 할 만하다. 맥킨지는 이런 일탈적인 성장이 가능했던 한 주요요인으로 인구성장을 꼽았고, 인용한 보고서는 이 경향을 분석한 것이다. 그리고 보고서는 현재 “인구 순풍(demographic tailwind)”이 “역풍(headwind)”으로 바뀌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보고서는 심지어 노동가능인구가 이미 줄어들고 있는 나라도 있으며, 한국은 2024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보고서는 이런 나라들은 여성, 청년, 고령층의 고용을 독려하여야 한다는 조언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를 위한한 조치로 현재 눈에 띄는 것은 주요기업들의 정년 연장 정도다. “경력단절” 여성들의 고용활성화 조치는 남녀 간 임금격차가 세계 최악 수준인 이 나라의 상황에서는 생색내기 정책에 불과했고, 청년 고용에 힘이 될 최저임금을 – 만만치않게 열악한 수준인 – 일부나마 올리려는 조치는 재계의 강한 반발을 야기하고 있다.


출처 : vox.com

기업들은 이런 고용상황 개선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로 흔히 어려워지고 있는 경영 상황을 들고 있다. 이익이 나지 않아 신규 고용이나 노동조건 개선이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상장기업의 최근 실적을 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금융위기 등 대내외적인 여건은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2009년 이후 꾸준히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기는 했지만 소폭의 하락이었고 이마저도 국내 상장기업 영업이익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효과를 제외하면 4.4%(2012) → 4.1%(2013) → 4.5%(2014)로 꾸준한 영업이익률을 시현하고 있다.

앞서의 글에서도 보았듯이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수준은 지극히 위험한 수준이다. 10년도 안 되어 노동가능 인구는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다. 성장을 떠받들 생산 및 소비계급의 상황이 양적으로도 줄어들고 질적으로도 악화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경기활성화는 부채주도형이 아닌 소득주도형이 되어야 함은 물으나 마나다. 그렇기에 금리인하는 단기적인 미봉책일 뿐이다. 정부와 재계가 이전 반세기의 경제성장, 그리고 그에 맞물린 인플레이션은 달성불가능하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경기선순환적인 복지와 노동여건 개선이 대책임을 공감하여야 한다.

오늘 나의 눈길을 끈 두 개의 보고서

성장에 단독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하위 중산층 및 빈민층 가구와 나머지 사회 사이의 점증하는 차이이다. 교육이 관건이다. 빈자들이 교육에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 성장을 해치는 불평등 뒤에 숨어 있는 주요 요인이다. [중략] 보고서는 불평등이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메커니즘이 가난한 사회경제적 배경 출신의 아이들의 교육기회를 손상시키는 것, 사회적 이동성을 저감시키고 숙련기술 개발을 저해하는 것이라는 새로운 증거를 발견하였다. [중략] 성장에 따른 불평등의 효과는 단순히 나머지 사회와 가장 가난한 10% 사이가 아니라 하위 40%와의 사이의 갭에서 기인한다. OECD는 반(反)빈곤 프로그램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말하고 있다. 현금 증여와 고품질의 교육, 트레이닝, 헬스케어와 같은 공공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제고가 장기적으로 기회에 대한 더 많은 평등을 창출하는 핵심적인 사회적 투자이다. 보고서는 또한 세금이나 사회적 급여와 같은 재분배 정책이 경제적 성장을 저해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이러한 정책들이 잘 설계되어 목표를 정하고 실행되었다는 것을 전제로 말이다.[Inequality hurts economic growth, finds OECD research]

OECD의 최신 보고서는 불평등이 경제 성장에 명백하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 그 배경은 주요하게 자녀교육의 기회를 박탈하여 사회적 이동성을 제약한다는 것, 이 경제적 불평등은 하위 40%에게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광범위한 공공 서비스가 실천되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이 정책이 잘 설계만 된다면 경제성장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주장하고 있다. 내 짐작에 경제 자유주의자들은 그들의 사상적 전제를 무너트릴지도 모를 상황 때문에 이 보고서의 상당 부분을 거부하지 않을까 싶다.

예로, 인용한 OECD의 글을 읽고 있자니 오늘자 주요언론에서 보도한 한국경제연구원의 보고서 소식이 떠올랐다. “급격히 떨어지는 잠재성장률, 이민확대가 해법”이라는 이 보고서는 한국의 현재와 같은 인구변화가 지속될 경우 잠재성장률이 급격하게 낮아질 것이라 우려하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누적 기준으로 2060년까지 1천7백만 명이 넘는 대규모의 이민 개방을 제시했다. 이 대안은 주요하게 노동가능연령층의 양적 축소 우려에 대한 대안이지만 우려스러운 것은 노동력을 마치 무역품처럼 외부조달을 통해 편하게 조달하려는 발상이다.

이 발상은 경제성장이 노동력의 평등 확대를 통한 노동력의 질적 성장에서 찾으려는 OECD의 보고서와는 다른 전제에서 시작하여 결과적으로 다른 대안을 내놓은 발상으로 여겨진다. 즉, 한국경제연구원의 보고서는 노동력 부족은 외국에서 국내에 이주하고픈 산업예비군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이에 대한 사회적 영향에 대한 고려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는 발상이다. 이 대안을 실천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보고서가 제시한 정책은 “단순 노동 인력의 국내 정주화를 위한 정책 마련”이나 “종합적·체계적인 정책 추진을 위한 콘트롤타워” 등이다.

노동력을 자원으로 여겨 “인적자원”이라 이름붙이고 이 자원의 양적조절을 통해 경제성장을 추동하는 발상은 이미 오늘날의 조직사회에서 당연시여기며 실천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의 구조조정은 통상 인력의 구조조정을 의미한다. 단순 노동력의 부족은 이주노동자로 채운다. 그 과정에서 사회의 임금 평균은 낮아져 기업수익은 커진다. 그 와중에 OECD 보고서는 불평등을 완화시켜 경제성장을 추인하자는 입장이고, 한국경제연구원의 보고서는 대규모 이민을 통해 경제성장을 추인하자는 입장이다. 당신은 둘 중에 어떤 대안을 지지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