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호 교수의 『박정희 경제신화 해부』를 읽고

남한의 “진보”세력에게 박정희의 경제신화는 일종의 계륵이다. 남한은 전 세계 개발도상국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 또는 대만과 함께 – 20세기 전간기의 참화를 딛고 기적처럼 경제성장에 성공한 나라라는 것이 정설이다. 그리고 그 고도성장은 박정희의 집권 기간부터 시작된 것이 객관적 사실이다. 즉, 박정희는 경제개발계획 수립, 수출지향형 공업화, 재벌체제 확립 등 경제전반에 대한 강력한 국가통제를 통해 경제성장을 주도하여 온 […]

객관성에 대한 절대 신뢰가 초래할 수 있는 위험에 관해

제국중앙보안본부는 친위대의 열두 개 본부 가운데 하나에 불과했고,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오늘의 맥락에서 볼 때 쿠르트 달뤼에게 장군 휘하의 치안담당 경찰본부였는데 유대인의 체포가 그 책무였다. 친위대 행정경제본부(W.V.H.A.)의 수장은 오스발트풀이었는데, 이 기관은 집단수용소를 담당했고, 후에는 유대인 몰살의 ‘경제적’ 측면을 담당했다. 이러한 ‘객관적인’ 태도(집단수용소를 ‘행정’을 중심으로, 죽음의 수용소를 ‘경제’를 중심으로 다루는 태도)는 친위대 정신구조에 전형적인 […]

전쟁의 안개

케네디 정부에서부터 린든 존슨 정부에 이르기까지 7년여를(1961년~1968년) 美행정부의 국방장관을 역임했던 로버트 S. 맥나마라의 미들네임은 Strange다. 결혼을 앞둔 시절, 그의 미래의 아내가 될 약혼녀가 청첩장을 쓰기 위해 그에게 미들네임을 물어보자 그는 “Strange”라고 대답했다 한다. 그러자 약혼녀 왈 “이상해도(strange) 좋으니까 말해줘요.” 실제로 핵전쟁의 위협이 전 세계를 뒤덮고 있던 시절의 ‘美제국주의 전쟁장관’이라 할 수 있는 사악한(!) 이에게 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