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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쉘 공드리

요즘 감상하는 작품 중 실망감을 안겨주지 않는 영화감독이 있다면 단연 미쉘 공드리 Michel Gondry 다. 여태껏 본 그의 영화는 세 개. 감상시점 순서로는 ‘수면의 과학(2005)’, ‘이터널 선샤인(2004)’, ‘비 카인드 리와인드(2007)’ 인데 각각의 작품이 나름의 개성을 품고 있으면서도 ‘공드리 표 영화’라는 스타일이 일관되게 흐르고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비단 나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그의 작품을 보면서 레오 까라, 무라카미 하루키, 왕자웨이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감성을 느꼈을 것이다. 그런 한편으로 그의 작품에서 더욱 도드라지는 그만의 특색은 우리가 소위 MTV식 편집이라 이름붙인, 어떤 의미에서는 휘발성의 자극이 강하다고 비판하는 그 지점의 편집과 연출이 공드리 식의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이야기 전개에 기가 막히게 어울린다는 점이다.

소재 면에서는 공히 남녀 간의 사랑을 다룬 ‘수면의 과학’, ‘이터널 선샤인’ 에 지쳐갈 때쯤, 마을주민이 참여한 영화제작을 통해 낡은 건물을 보존한다는 줄거리의 ‘비 카인드 리와인드’를 감상하게 되어 공드리에 대한 신선감을 이어갈 수 있었다. 가장 감탄을 하면서 본 영화는 ‘이터널 선샤인’. 과거와 현재가 정신없이 왔다 갔다 하므로 영화 보다가 헷갈릴 수도 있다. 글을 적다보니 레오 까라의 영화가 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