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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인생

사람들이 ‘막장인생’, ‘이거 완전 막장이네요’ 할 때 별 생각 없이 지나가곤 했는데 언제부턴가 생각해보니 별로 좋은 표현이 아니었다. 하나하나 그렇게 꼬치꼬치 따지는 것도 피곤하긴 하지만 어딘가 꺼림칙한 면은 있다. 막장의 뜻은 이렇다.

막장 [명사]<광업> 1. 갱도의 막다른 곳. 2. 같은 말: 막장일.

결국 ‘막장인생’은 ‘광부의 삶’을 뜻한다. 지금은 사양화된 – 고유가 시대에 또 모르지 – 광산에서 일하던 광부의 삶은 70~80년대 저임금 노동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상징하였다. 툭하면 ‘지하갱도에 몇 명의 광부가 갇혔네’ 하는 기사가 보도되곤 했었다. 그러니 잘 안 풀리는 인생을 ‘막장인생’으로 표현하면 그 뜻은 통하는 셈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기왕이면 쓰지 않았으면 하는 표현이다. 광부들의 인생은 고단했을지 몰라도 그들이 없었으면 우리는 엄동설한에 모두 얼어 죽었을 것이다. 고마운 분들이다.

적어도 나는 이 표현은 쓰지 않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