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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는 제2의 케네디?

“아무도 전쟁을 반기지 않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은 우리 군대와 여러분의 군대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탈레반과 알카에다를 물리칠 우리의 지원과 여러분의 지원 말입니다.”
“No one welcomes war. I recognize the enormous difficulties in Afghanistan … America cannot do this alone. The Afghan people need our troops and your troops, our support and your support to defeat the Taliban and Al Qaeda….”

존 맥케인이 쓸쓸히 독일음식 레스토랑에서 독일계 레스토랑 사장과 식사를 하고 있을 즈음에 오바마가 20만 군중이 모인 베를린에서 행한 연설의 일부다. 그의 방독과 독일인들의 열광적인 환호의 장면에서 존 F 케네디의 모습이 오버랩된 것은 나 혼자만의 착시현상은 아니었을 것이다. 오바마는 이제 케네디家의 지지를 등에 업고 ‘제2의 케네디’(거의 제2의 제임스 딘이라는 호칭에 준하게 약발이 먹힐만한)로 자신의 브랜드를 런칭하려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시도가 성공만 한다면 그는 젊고, 핸섬하고, 경제에 있어 상대적으로 진보적이고, 안보위협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그야말로 갖출 것 다 갖춘 대통령 후보가 될 것이다. 특히 안보에 있어 케네디의 이미지의 차용은 그간 그를 괴롭혀 오던 미국 유권자들의 인종적 편견과 안보에 대한 편집증을 어느 정도, 아니 상당 정도 무마시켜주지 않을까 예상된다. 그로서는 잘된 일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세계는? 기껏 일방주의 개꼴통 부시가 싫어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굴뚝같은 나머지 세계 사람들에게 위와 같은 연설은 ‘니들은 됐고’라는 투로 들린다. 미국의 제국주의적 침략전쟁의 본질을 폭로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얼마 전까지 이라크內 미군 철수를 주장하던 이에게서 기대했던 연설은 아니다.

오바마는 아직도 탈레반과 알카에다가 세계평화의 최대의 위협세력이라고 생각하는가? 유가폭등이 그들의 탓인가? 서브프라임 사태가 그들의 공작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