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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동천(白石洞天)

오늘도 휴가를 낸지라 아내와 낮에 제가 사는 동네인 부암동 인근을 산책했습니다. 부암동 중에서 경사가 무척 심한 동네가 있는데, 그 쪽으로 올라가면 백사실 계곡이라는 곳으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그 쪽으로 내려가 보니까 백사실 계곡과 함께 백석동천(白石洞天)이라는 곳이 나오더군요. 조선시대의 별서, 즉 별장이 있던 자리라 하던데 현재는 집터와 연못터만 남아 있습니다. 이곳에 별장을 두고 연못을 바라보면 제법 운치가 있었을 것 같더군요. 하지만 예전에도 이런 곳에 별장을 두고 있으려면 권세 있는 집안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했겠지요? 원래 용도구역상 별장을 지으면 안 될 곳에 불법으로 지었을지도?~

동네 산책


부암동 창의문 [彰義門] 옆의 벤치

부암동 주민센터 옆 골목으로 올라가서 본 동네 전경

골목길에서 본 풍경

정겨운 돌담길

갑자기 나타난 산밑 마을

무척 넓어보이는 어느 집의 대문

요즘

종로구 부암동으로 이사 와서 요즘 틈날 때마다 아내와 이웃동네 기웃거리는 재미로 지낸다. 시내에서 가까우면서도 자하문 고개를 지나왔어야 하니 예전에는 교통이 많이 불편했을 곳이라 그런지 희한한 집들이 많다.(지금은 터널이 뚫려있다) 김수근이 설계했다는 모던한 풍의 집도 있는가 하면 화교가 살았다는 천 평이 넘는다는 집도 담 너머로 훔쳐봤고 지금은 식당으로 쓰이고 있는 흥선대원군의 별장 석파랑 앞도 지나갔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도저히 서울시내에 있으리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다 스러져가는 산중턱의 시골집도 보았다. 산을 끼고 있으니 조금만 후미진 곳으로 가도 그러한 풍경이 금방 나타난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큰길가로 나오면 유기농으로 재배했다는 커피를 파는 카페가 몇 군데 장사하고 있는데 제법 손님들이 많다. 강남이나 홍대 앞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분위기를 쫓아 온 사람들일 것이다. 사는 곳은 언덕배기라 밤에는 찬바람이 여름 같지 않고 – 올 여름 유난히 안 덥긴 하지만 – 개 짖는 소리, 닭 우는 소리도 들리고 심지어 수리 종류로 보이는 맹금류까지 보인다. 아무래도 예전에 살던 데보다는 마음이 여유로워지는 곳이라 현재까지는 만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