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 Archives: 예절

10대 흡연은 안 되고 성인의 언어폭력은 괜찮은가

아침에 다음 블로거 뉴스의 메인에 뜬 “담배 피는 학생에게 뺨 때리는 선생님”이라는 글을 읽었다. 현재 재학중인 학생으로 보이는 이 네티즌의 짧은 글은 충분히 논쟁거리가 될만한 것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다음의 메인에 올랐을 것이다.

결국 이 네티즌의 요지는 “일단 어떤 행동을 했던가에 학생에게 감정적으로 뺨을 때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학생의 흡연의 옳고 그름의 여부와 상관없이 그것이 “뺨을 때리는” 정당한 사유가 되느냐 하는 것이 그의 요지였다.

그런데 이를 대하는 (필시 성인인 듯한) 네티즌들의 댓글이 놀랍다. 일단 점잖은 말로 훈계하는 것은 양반 축에 낀다. 그런데 예사로 반말을 하면서 (넷상에서 민쯩깐 것도 아닌데) ‘덜 맞아서 그런다’, ‘안맞아죽을걸 다행으로 알아야쥐’ 등 비아냥조 훈계를 하기도 하고 심지어 ‘니네 부모님이 너낳고 미역국 먹었다는게 한심 스럽다’라는 극언까지 서슴지 않는 네티즌도 있었다.

생각해보자. 10대 흡연은 나쁜 것이다. 그런데 ‘10대’ 흡연이 나쁜 것보다는 10대 ‘흡연’이 나쁜 것이다. 필자도 금연을 시작한지 넉 달밖에 안된 어쩔 수 없는 흡연자였지만 서서히 흡연이 자신과 남에게 얼마나 피해를 입히는지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당초 글의 네티즌의 요지는 그것이 아니었음에도 성인인 듯한 네티즌들은 ‘맞을 짓을 했는데 어디서 개기냐는’ 막말을 서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흡연의 부당함이 도덕률의 잣대로 판단되는 것이라면 막말이나 욕설 역시 거의 같은 상식 수준에서의 도덕률의 잣대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유난히 경어체가 엄격히 구분되어 있는 우리 사회에서 상호존중은 언어의 뉘앙스에 의해 직접 전달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로 의견이 다른 것이 아니라 누가 옳고 누가 틀렸다고 생각이 되더라도 언어사용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어야지 막말과 욕설로 상대방을 훈계하려 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폭력이다.

왜 10대의 흡연은 잘못된 것이고 자신의 언어폭력은 괜찮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p.s. 개인적으로 어떤 체벌이든 반대지만 특히 ‘뺨을 때리는’ 체벌은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지극히 감정적이며 교육적 효과가 전혀 없는 체벌이라고 생각한다.

관련 글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