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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오일쇼크와 반팔 정장


아랍 석유공급 중단에 대한 최초의 두려움과 충격이 어느 정도 가시자, 일본은 이에 대한 대응책을 강구하기 시작하였다. 통산부(MITI)는 일종의 성명을 발표했는데, 그것은 청사빌딩의 승강기 운행을 단축시키는 것이었다. 하절기 에어콘의 사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남성패션의 변화로 나타났다. <절약형 의상>, 즉 반소매 상의가 업무용 정장으로 등장하였다. 그러나 승강기의 단축운행은 지속되었으나, 새로운 정장(반소매 옷)은 마사요시 오히라 수상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유행되지는 않았다.[황금의 샘(원제 : The Prize) 제3권, 다니엘 예르긴 지음, 김태유 옮김, 고려원, pp176~177]

호혜평등주의 혹은 수요자의 똥배짱, 그리고 그 결과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파이잘 왕(제4차 중동전 당시 사우디아라비아를 통치하던 왕)은 언론을 통해 자기의 뜻을 공개적으로 다시 밝혔다. 9월 2일 NBC 텔레비전이 파이잘 왕과 인터뷰를 가졌다. 왕은 이렇게 말했다.

“미국이 중동정책을 변경하지 않고 계속해서 이스라엘의 편을 든다는 것은 우리에게 심각한 걱정거리를 던져주는 셈이다. 이런 상황이 아랍세계 속에서 우리의 입장을 어렵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사우디와 미국간의 관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NBC가 ‘미국에 대한 석유 수출 금지를 계획한 적이 있는가’라고 묻자 파이잘 왕은 ‘미국의 친 시오니즘과 반 아랍주의 정책 때문에 사우디가 계속해서 미국에 석유를 공급하기는 어렵다’고 대답했다. 닉슨은 3일후 기자회견에서 파이잘 왕의 인터뷰에 대답으로 ‘미국의 외교정책과 석유 수출을 연결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조치’라고 응수했다.

“미국은 친 아랍도 아니고 그렇다고 친 이스라엘도 아니다. 이스라엘은 석유가 없고, 아랍은 석유를 가졌다고 해서 이스라엘보다 아랍에 더 가깝지도 않다.

전쟁(‘10월전쟁’ 혹은 ‘욤 키푸르’(Yom Kippur)전쟁이라 부르는 제 4차 중동전. 자세한 정보 )이 발발했던 10월 6일, 파이잘 왕은 닉슨 대통령에게 이스라엘이 점령한 아랍 영토에서 철수할 수 있도록 압력을 넣어 달라고 부탁하는 전문을 발송했다. 닉슨 대통령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스라엘이 3일 간의 전투에서 잃어버린 장비와 무기를 전량 다시 공급했다.

[제프리 로빈슨著, 유경찬譯, 석유황제 야마니, 아라크네, 2003년, pp162~163]

이것이 제1차 오일쇼크의 서막이었다. 하여튼 여러 모로 닉슨은 사고를 많이 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