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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ean’s 13 中에서

범죄영화라기보다는 하나의 스타일리쉬하고 깔끔한 게임과 같은 영화여서 범죄자들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음에도 꽤나 장난기를 많이 부리는 영화다. 한 예로 오션스 12에서는 줄리아로버츠를 출연시켜놓고는 줄리아로버츠 인양 연기를 하라는 배배 꼬인 상황을 연출하는데 바로 이 짓궂음이 또 이 영화만의 매력이기도 하다. 오션스 13에서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역시 기존 영화의 대사를 패러디하는 등의 장난기를 선보인다. 특히 귀가 솔깃했던 장면은 멕시코에 파견된 동료들과의 전화대화였다. 일행 중 두 명이 조작된 주사위를 만들기 위해 멕시코의 하청공장으로 파견되었으나 노동자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바람에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된다. 전화를 받던 다른 일당이 하는 소리가 “그들은 빵도 원하지만 장미도 원한다는군.”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는 바로 Ken Loach 감독의 작품 ‘빵과 장미’를 패러디한 장면이다. 결국 일당들이 회의를 하는데 하나가 그들이 원하는 임금인상액이 얼마냐고 물었고 다른 이가 3만6천 달러라고 대답했다. 물은 이는 “3만6천 달러면 200명이니까 모두 합쳐” 어쩌고 하자 대답한 이 왈 “그들 모두 합쳐 3만6천 달러야.”하자 모두들 어이없어 한다. 단위가 틀린 돈 놀음을 하고 있는 영화 속 등장인물에게는 도저히 와 닿지 않는 비참한 현실이지만 실은 그게 현실이고, 한때 꽤나 진지했던 소더버그가 나름 그런 의도로 가벼운 웃음 속에 뼈있는 에피소드를 집어넣은 게 하는 생각이 들어 몇 자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