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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기조가 산사태를 불러왔다는 주장에 대하여

무분별한 태양광 시설이 재해를 키웠다는 주장은 정치권에서도 나오고 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최근 집중호우와 함께 산사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하는데, 태양광 발전시설의 난개발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 정부가 ‘탈원전’과 ‘신재생 에너지 확대’를 내세우면서 최근 몇 년간 태양광 발전소는 급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연간 500헥타르(ha) 정도씩 늘어났던 산지 태양광 설비는 2017년 1435ha, 2018년 2443ha 규모로 신규 증축됐다. [나무 자르고 패널 놓더니 폭우에 와르르… “태양광이 산사태 피해 키웠다”]

조선일보가 현 정부의 신재생 에너지 확대 기조가 이번 집중호우에서 발생한 산사태의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보도는 문재인 정부의 집권 시기인 2017년과 2018년에 임야의 태양광발전소가 집중적으로 늘어난 사실을 지적하며 이것이 현 정부의 잘못인양 몰아가고 있지만, 실은 사업자의 사업 준비나 인허가 일정 등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발전소의 인허가가 이전 정부에서 얻어진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오히려 현 정부는 2018년 임야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함으로 인하여 지목의 변경이 잡종지로 변경되는 등의 부당한 이득이 있다고 판단하여 해당 발전소에 대한 규제를 실시하였다.

정부는 2018년 10월 제6차 부담금 운용심의위원회에서 산에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하면 부담금을 내도록 하는 ‘대체 산림자원 조성비 감면 기간 설정 및 감면 대상 변경안’을 심의·의결했다. [중략] 같은 해 11월에는 산림자원법 시행령을 개정해 산지 태양광발전시설을 일시사용허가 대상으로 전환해 지목변경을 금지했다. [중략]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이 같은 조치에 따라 산지 태양광발전시설 신규 허가 면적은 2018년 2천443ha에서 2019년 1천24ha로 58% 줄었다. 또 허가 건수는 2018년 5천553건이던 것이 2019년 2천129건으로 62% 감소했다.[[팩트체크] 산지 태양광설비와 산사태 연관성은?]

정부에서 시행하는 정책은 때로 단기적으로 그 효과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부분 중장기적으로 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현실이다. 사회의 구성원들이 그 정책에 따라 경제활동을 하면서 그것이 경제지표로 발현되기에는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같은 5년 단임의 대통령제에서는 장기적인 정책과제를 뚝심 있게 밀고나가기에 상당한 제약이 있다. 더군다나 정부의 수권정당이 바뀔 경우 정책적 연속성은 더욱더 유지하기 힘들다. 한편으로 때로 정치적 이해가 다른 집단은 이런 사실을 외면한 채 이전 정부의 잘못을 현 정부를 비판하는 땔감으로 쓰기도 한다. 조선일보와 김종인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