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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밝혀진 힐러리 클린턴의 위선

“나는 처음부터 NAFTA 에 대한 비판자였다.”
“I have been a critic of NAFTA from the very beginning.”

현재 대통령 캠페인에 나선 유력주자 힐러리 클린턴의 말이다.

그런데 최근 11,000 쪽에 달하는 빌 클린턴 시절의 백악관 서류가 공개되면서 그의 발언이 거짓임이 드러났다고 한다. Free Press의 공동설립자인 John Nichols는 최근 Common Dreams에서 주장하기를 이 문서에

– 그는 NAFTA의 열정적인 지지자였고
– 의회에서의 조약승인을 위한 전략회의를 최소한 다섯 번 이상 주재했고
– 의회승인을 독려할 120명의 오피니언리더 여성들의 비공개 회합에서 연설했고
– 노동계, 농민단체, 환경단체, 인권단체들의 보다 나은 협약요구를 봉쇄했다

는 사실이 적혀있다고 한다.

그리고 John Nichols는 결국 클린턴의 적극적인 역할에 따라 발효된 NAFTA로 말미암아 미국은 수십만 개의 일자리를 잃었고 기록적인 무역적자에 시달리고 있으며, 멕시코에서는 수많은 농민들이 삶의 터전을 떠나 경제적 난민으로 전락하여 목숨을 걸고 미국으로 밀입국하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전하고 있다.

어쨌든 이 글도 본문도 본문이거니와 댓글들의 논쟁을 읽는 재미도 솔솔했다.

먼저 militantliberal 이라는 이는 멕시코 농민들이 생업을 포기하여야 했으면 미국으로 오지 말고 멕시코 공장에 취직했으면 될 것 아니냐면서 John Nichols 의 주장이 허점이 있다고 비판하였다. nyengo 는 이에 대해 멕시코에는 분명히 공장이 있지만 이 공장은 기본적인 노동조건과 안전조건을 갖추지 않은 착취공장(sweatshops)이며 노동자들은 생활수준 이하의 임금만을 받고 있다면서 그의 발언을 비판하였다. BeForKids 는 그나마 그 공장들마저 최근 대부분 아시아로 이전했다고 전하고 있다.

vaudree 는 논쟁이 NAFTA의 옳고 그름 여부로 가고 있다며 힐러리 클린턴은 몰래 NAFTA를 지지했지만 맥케인은 대놓고 지지한 것 아니냐며 차라리 클린턴을 우리가 감시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며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비판적 지지 의사를 표시했다. 그러나 formernadervoter 는 John Nichols의 글이 날카롭지만 그것이 오바마에 대한 지지글로 읽혀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결국 힐러리 클린턴와 오바마는 정치적 쌍둥이며 이미 대선은 ‘미국 주식회사(corporate America)’의 승리로 귀결되었다고 냉소적으로 말하고 있다.

결국 John Nichols의 글은 자유무역에 대해 노동자의 편을 들며 보다 공정한 무역으로의 선회를 주장하는 정치가의 위선을 폭로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을 것이다. 그런 한편으로 개인적으로는 formernadervoter(이 양반도 상당히 마이너이로군요)의 말처럼 그것이 오바마에 대한 지지로 귀결되거나 더 나아가서는 정치적 염세주의로 전락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진보세력의 유의미한 정치적 지지세 확보의 가능성이 지난한 미국에서는 –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 굉장히 힘든 주문이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노무현은 차라리 솔직했고 초지일관이어서 퇴임 뒤에 인기를 얻는 것인가? 아니면 그런 정치적 태도와는 상관없는 단지 “노간지” 덕분인가?

유시민표 진보정당의 정체가 의심스럽다

앞서 “좌우를 구분하는 백한 번째 방법”이란 글에서 ‘경제적 자유주의’와 ‘정치적 자유주의’를 혼동하는 대표적인 인물로 유시민 의원을 뽑았는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시지 않는다.

유시민 의원이 16일, 그러니까 오늘 대통합민주신당을 탈당했다고 한다. 탈당사유는 “지금 신당에는 제가 꿈꿨던 ‘진보적 가치’가 숨 쉴 공간이 너무나 좁아 보인다”라는 것이고 진보적 정책노선을 가진 ‘좋은 정당’을 5년을 내다보고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다.

좋은 이야기다. 유력한(?) 정치인이 진보정당을 만들겠다는 소신을 밝혔으니 말이다. 특히나 우리나라와 같이 진보에 대한 가치정립이 제대로 되지 않고 그에 대한 유권자들의 믿음이 희박한 나라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문제는 그 진보가 어떠한 진보인가 하는 문제다. 진보를 굳이 좌우로 나누자면 아직까지 이 사회에서는 ‘좌’쪽에 가까운 가치일 것이다. 앞서 글에서의 좌익이냐 좌파이냐 하는 구분법으로 살펴볼 것 같으면 좌익, 즉 몇몇 핵심적인 정치적인 가치와 경제적인 가치를 포함하여야 하는 가치라고 생각한다. 굳이 표현한다면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 ‘다원주의’, ‘자유주의’적인 가치를 포괄하는 것, 그리고 경제적으로는 ‘사회공공성’, ‘약자에 대한 경제적, 사회적 보호’, ‘강자에 대한 민주적이고 사회적인 통제’와 같은 가치를 포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유시민 의원의 다음 말을 들어보자.

“한미FTA를 통한 전면 개방으로 다양한 기회 속에 발전을 추구할 수 있는 사회국가적 인프라를 제공하는 한편, 전통적 진보 가치인 사회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21세기형 유연한 진보”

이것이 그가 생각하는 ‘유연한 진보이자 진보정당’이다. 그의 기준에 따르면 한미FTA를 반대하는 민주노동당은 ‘유연하지 않은 꽉 막힌 진보(?)정당’인 셈이다. 더 생각할 것도 없이 그가 생각하는 ‘유연’의 판단기준은 ‘한미FTA의 찬반 여부’일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유시민 의원으로 대표되는 사이비 진보의 비극이다. 그들은 ‘정치적 자유주의’와 ‘경제적 자유주의’, 그리고 ‘자유무역협정’에서 쓰이는 ‘자유’라는 단어가 모두 같은 뜻이라고 여긴다. 그들은 박정희 독재세력에 대한 반대테제로 상정한 자유는 박정희의 정치적 독재에 대한 자유, 박정희의 국가주도 경제에 대한 자유라 생각한다. 그러니 관치는 나쁜 것이고 시장은 좋은 것이다. 시장의 자유를 저해하는 것은 나쁜 것이다. 시장의 자유는 자유무역을 통해 만개한다. 뭐 이런 식으로 생각한다(생각하는 것 같다).

나는 궁금한 것이 한미FTA를 통해 전면 개방될 이 사회에서 어떻게 유시민 의원이 만들 진보정당 또는 다른 정치세력이 “전통적 진보 가치인 사회투자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더불어 좌익의 핵심적인 가치인 약자에 대한 보호, 강자에 대한 적절한 통제가 가능하겠는가 하는 점이다.

한미FTA는 분명 ‘자유’무역협정이다. 그런데 적어도 현재 체결된 한미FTA에서의 자유는 시민사회의 자유, 경제적 약자의 자유가 아니라 기업의 자유, 시장의 자유다. 모든 시장은 개방되고 공공과 민간이 똑같은 기준으로 경쟁하며 모든 사회적 가치는 화폐로 환산된다. 기업은 국가가 공공성을 이유로 기업 활동을 제한할 경우 기업의 자유를 제한하였다는 명목으로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걸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유시민 의원이 예를 들어 사회투자를 확대하겠다며 특정 공공서비스의 독점적 시장을 인정하는 조치를 취했을 때 투자자들이 그러한 조치가 한미FTA 조약을 위반하였다고 소송을 걸 때 어떻게 그가 생각하는 “전통적인 진보 가치”를 수호할 것이고 그의 지지자들에게 무슨 변명을 늘어놓을 것인가 하는 점이 궁금하다.

한미FTA는 필요악이라고 할 것인가?

나는 유시민 의원이 어찌 되었든 진보정당을 만들겠다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남한 사회와 같이 정치적 스펙트럼이 지극히 편협적인 곳에서 ‘진보’라는 이름을 단 정치집단이 하나라도 많아져서 나쁠 일은 없다고 본다.

그런데 그 진보정당이 한미FTA를 찬성하는 진보정당이라면 나는 그것은 모순이라고 본다. 그의 판단기준으로 보자면 한미FTA 반대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힐러리와 오바마는 ‘유연하지 못한’ 정치인이고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진보정당은 미국의 민주당보다 훨씬 유연한(?!) 정당일 테니 적어도 나는 그 정당을 “진보정당”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은 것이다.

대선 주자들과 유권자들에게 한미FTA는 논쟁거리도 안 되나

지난 4일 미국 상원은 하원에서 가결되어 올라온 미국-페루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가결 처리하였다. 표결은 찬성 77표, 반대 18표 등 압도적 표차였다. 민주당 의원들이 그들의 전통적인 지지 세력인 노조를 등진 것이라고 볼 수 있는 이번 결과는 조지 부시의 정치적 승리로 간주될 수 있을 것이다. 미행정부는 이로써 좌파들이 세를 넓혀가고 있는 남미에서 자신들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게 되었고, 이와 더불어 현재 의회에 계류돼 있는 한국, 콜롬비아, 파나마 등과의 나머지 FTA의 조속한 비준도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와 관련하여 현재 대선을 살펴보자면 실질적으로 이번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건 이전의 어느 대통령보다 그들의 권력을 크게 제약받을 수밖에 없다. 바로 한미FTA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한미FTA가 국회비준을 거쳐 발효되면 이 나라에는 감히 통수권자도 헌법도 건드릴 수 없는 소위 투자자를 위한 치외법권이 생긴다. 그 치외법권이 가능하게 하는 무기는  협약에 장착된 “투자자-국가 분쟁 절차(Investor-State Dispute : ISD)”와 “간접 수용(indirect expropriation)” 등이다.

해외 투자자는 이들 조항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사적소유가 ‘이른바’ 한국 정부가 주장하는 공공의 이익에 의해 침해받는 여하한의 행위에 대해 한반도 바깥에서 칼날을 들이댈 것이다. 여태껏은 그나마 국세청이나 서울시가 론스타의 탈세행위를 적발해내고 세금을 추징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미FTA 발효 이후에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대통령은 물론 헌법도 이들을 막을 수 없다.

그럼에도 지금 대선 레이스에서는 상위 4명의 후보가 한미FTA를 찬성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언론도 네거티브 그만 두고 정책을 논하라고 노래하면서도 정작 FTA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에 대해서는 전혀 불만이 없다. 참으로 희한한 일이다. 5천 년 이 땅의 역사에서 가장 큰 경제적 충격으로 다가올 – 찬성론자의 긍정적 의미이건 반대론자의 부정적 의미이건 간에 – FTA가 바로 차기 국회, 그리고 차기 대통령이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인데도 누구도 마치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인 양 침묵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에 비하여 미국에서는 민주당의 차기 대권 주자 중 하나인 힐러리 클린턴 및 당지도부가 표면상으로는 한미FTA를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지지기반인 노조의 – 특히 자동차 노조 – 표를 의식하여 그들에게 더욱 유리한 협약체결을 강제하기 위한 노림수이다. 협약 발효로 직접적인 피해계급은 양국의 노동자, 농민들이다. 민주당은 적어도 피해계급을 보호해주는 척은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한미FTA를 반대하는 노조의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여 폭력으로 진압하였다. 미국보다도 이념적 포지션이 우편향 적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러니 적어도 한미FTA에 대한 대권 주자들의 입장으로만 놓고 본다면 이번 대선에서의 주요 후보들의 차별성은 어떤 이가 주가조작의 혐의가 있고 다른 이들은 그것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는, 이른바 통수권자의 준법정신과 도덕성에 대한 진흙탕 논쟁이라는 점 빼놓고는 별 의미가 없다. 물론 대권주자의 범법 혐의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 바람에 어느새 FTA 대책을 비롯한 정책적 대안 제시가 바람에 흩어져 버렸다는 것이 문제다.

비관적인 전망으로는 한미FTA가 이번 대선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리는 만무할 것 같다. 현재의 한미FTA를 공식적으로 반대 내지는 또 다른 대안을 주장하는 후보는 권영길 후보와 금민 후보 뿐이다. 둘의 지지율을 합쳐봐야 민망한 수준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한 목소리로 한미FTA에 대한 대중과 정치권의 주의를 환기시켜야 한다. 그럼으로써 적어도 총선에서는 유의미한 정치세력으로부터 한미FTA반대 내지는 재협상의 카드를 꺼내들게끔 하여야 한다.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FTA?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미국측 수석대표 였던 웬디 커틀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가 16일 “한국의 쇠고기 수입시장이 전면 개방된다면 미 의회의 한미FTA 비준은 한결 수월해지고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한국의 쇠고기시장 개방을 촉구했다고 한다.

그는 또 협정 비준을 앞두고 미국 내부에서는 이제 한미 FTA에 대한 찬반 논쟁이 한창 진행 중이라며 우리나라가 쇠고기 문제 등에 있어서 만족할만한 답을 하지 않을 경우 미의회에서의 FTA비준이 불투명할지도 모른다는 으름장을 놓았다 한다.

쇠고기 수입은 그가 이야기하는 표준오차 범위 이내의 뼈가 검출되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수입식품위생 전반의 시스템적인 사업인데도 불구하고 FTA비준을 놓고 협박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 와중에 학교급식때 미국산 쇠고기가 사용되고 있다고 하여 말썽을 빚고 있기도 하다. 우리 먹거리와 우리의 건강은 지금 FTA에 담보잡혀 있는지도 모른다.

여전히 국민 대다수가 FTA의 실체와 그 파급효과에 대해서 알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왜 FTA를 인질삼아 으름장을 놓을까? 이것은 어쩌면 남한 자본을 향한 은근한 메시지다. 즉 쇠고기같은 남한자본이 관심도 없는 문제로 인하여 미국 땅에서 장사를 해먹을 기회를 놓치지 말고 어서 정부에 압력을 넣으라는 메시지이다.

실제로 미국 내 FTA반대여론은 분명히 존재한다. 주요세력은 노조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민주당의 여장부 힐러리클린턴이다. 지난 11일 미의회에 출석한 콘돌리자라이스 국무부 장관은 한미FTA의 비준부결이 ‘아시아의 적들과 친구들’에게 동맹이 흔들리고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보낼지도 모른다며 FTA비준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것을 경고했다.

그러나 힐러리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미FTA뿐만 아니라 자신의 남편이 체결한 NAFTA까지도 미국의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박탈했다며 맹렬히 비난하였다. 이는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세력인 노조와의 결속력 강화를 위한 노림수로 해석된다. 민주당으로서는 보호주의 성향의 강화만이 공화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결국 한미FTA는 양국의 자본(미국 쪽에서는 주로 금융자본, 남한 쪽에서는 산업자본)의 이해관계가 걸려있고 그 피해자는 양국의 서민(특히 남한의 농민층), 노동자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 상황에서 미국의 정치지형은 FTA찬성과 반대세력으로 대선이슈가 부각될 가능성이 크지만 한국은 불행히도 여야 모두가 얼씨구나하고 FTA를 찬성하는 기막힌 형세가 펼쳐져 있다. 오직 유의미한 정치세력을 자처하는 민주노동당과 그 왼쪽의 미미한 세력만이 FTA의 해악을 열심히 외쳐대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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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cosur 39 cumbre en San Juan” by Presidencia de la Nacion – http://www.casarosada.gov.ar/index.php?option=com_rsgallery2&Itemid=0&page=inline&id=4135&catid=1863&limitstart=15. Licensed under CC BY-SA 2.0 via Wikimedia Commons.

우리의 상황은 이러한대 남미에서는 새롭고 흥미로운 실험이 진행중이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베네주엘라의 톡톡 튀는 사회주의자 대통령 휴고차베스가 쿠바를 방문하여 현재 임시 지도자로 있는 라울카스트로(피델카스트로의 동생)와 석유생산에서 관광에 이르는 양국 간의 자유무역에 대한 일련의 협정들을 체결했다고 한다. 이는 명백히 남미 내에서의 미국 주도의 자유무역지대를 저지하려는 정치적 목적을 깔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차베스가 ‘볼리바리안 무역지대(Bolivarian trading zone)’라고 이름붙인 무역지대의 창설을 위한 준비작업으로 지난 2005년에도 쿠바와 일련의 협정 체결을 통해 무역관세를 낮추는 등의 지속적인 작업의 연장선상에 있는 조치다. 그의 목표는 궁극적으로 미국의 자유무역 공세에 대항하는 남미 좌파 국가들의 자유무역지대다.

얼핏 과거 사회주의 블록의 국제간 분업과 무역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그 당시 사회주의권의 국가간 협력이 이른바 사회주의 모국인 소련의 경쟁력 강화에 봉사하는 체제경쟁의 희생물인 성격이 지배적이었다면, 지금 진행되는 새로운 블록은 반미와 더불어 보다 인간적인 사회건설에 역점을 둔 측면도 있다. 즉 자본주의 국가내의 FTA처럼 차베스의 구상도 관세철폐 내지는 인하가 주요내용이긴 하지만 보다 나아가 복지, 환경, 식량위생, 불평등 타파 등의 사안에도 역점을 두는 정책이라고 선언했다는 점이다.

물론 레토릭으로 그칠 수도 있다. 또다른 체제강화의 속임수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노골적으로 자본의 투자보호에만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니어서 다행스럽다. 그리고 현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 메시지가 들려오고 있다. 이런 한미FTA라면 우리도 쌍수들어 환영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진정 그러한 FTA라면 반드시 조문이 이행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불행히도 그렇지 않다. 지금이라도 한번 한미FTA 조문을 찾아보라(물론 그마저도 찾아보기 쉽지 않지만). 얼마나 FTA가 거대자본의 투자보호에만 철저를 기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p.s. 관심 있으신 분들은 송기호 변호사의 한미FTA 핸드북을 찾아 읽어보시도록.

FTA참고사이트
http://blog.ohmynews.com/heifetz725/category/12654

참고기사
http://www.guardian.co.uk/venezuela/story/0,,2192253,00.html
http://www.bilaterals.org/article.php3?id_article=9931
http://english.peopledaily.com.cn/200605/18/eng20060518_266780.html
http://www.gunis.co.kr/a77y/post_318.html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linkid=4&articleid=2007101110405072647&newssetid=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