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FTA?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미국측 수석대표 였던 웬디 커틀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가 16일 “한국의 쇠고기 수입시장이 전면 개방된다면 미 의회의 한미FTA 비준은 한결 수월해지고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한국의 쇠고기시장 개방을 촉구했다고 한다.

그는 또 협정 비준을 앞두고 미국 내부에서는 이제 한미 FTA에 대한 찬반 논쟁이 한창 진행 중이라며 우리나라가 쇠고기 문제 등에 있어서 만족할만한 답을 하지 않을 경우 미의회에서의 FTA비준이 불투명할지도 모른다는 으름장을 놓았다 한다.

쇠고기 수입은 그가 이야기하는 표준오차 범위 이내의 뼈가 검출되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수입식품위생 전반의 시스템적인 사업인데도 불구하고 FTA비준을 놓고 협박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 와중에 학교급식때 미국산 쇠고기가 사용되고 있다고 하여 말썽을 빚고 있기도 하다. 우리 먹거리와 우리의 건강은 지금 FTA에 담보잡혀 있는지도 모른다.

여전히 국민 대다수가 FTA의 실체와 그 파급효과에 대해서 알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왜 FTA를 인질삼아 으름장을 놓을까? 이것은 어쩌면 남한 자본을 향한 은근한 메시지다. 즉 쇠고기같은 남한자본이 관심도 없는 문제로 인하여 미국 땅에서 장사를 해먹을 기회를 놓치지 말고 어서 정부에 압력을 넣으라는 메시지이다.

실제로 미국 내 FTA반대여론은 분명히 존재한다. 주요세력은 노조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민주당의 여장부 힐러리클린턴이다. 지난 11일 미의회에 출석한 콘돌리자라이스 국무부 장관은 한미FTA의 비준부결이 ‘아시아의 적들과 친구들’에게 동맹이 흔들리고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보낼지도 모른다며 FTA비준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것을 경고했다.

그러나 힐러리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미FTA뿐만 아니라 자신의 남편이 체결한 NAFTA까지도 미국의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박탈했다며 맹렬히 비난하였다. 이는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세력인 노조와의 결속력 강화를 위한 노림수로 해석된다. 민주당으로서는 보호주의 성향의 강화만이 공화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결국 한미FTA는 양국의 자본(미국 쪽에서는 주로 금융자본, 남한 쪽에서는 산업자본)의 이해관계가 걸려있고 그 피해자는 양국의 서민(특히 남한의 농민층), 노동자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 상황에서 미국의 정치지형은 FTA찬성과 반대세력으로 대선이슈가 부각될 가능성이 크지만 한국은 불행히도 여야 모두가 얼씨구나하고 FTA를 찬성하는 기막힌 형세가 펼쳐져 있다. 오직 유의미한 정치세력을 자처하는 민주노동당과 그 왼쪽의 미미한 세력만이 FTA의 해악을 열심히 외쳐대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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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cosur 39 cumbre en San Juan” by Presidencia de la Nacion – http://www.casarosada.gov.ar/index.php?option=com_rsgallery2&Itemid=0&page=inline&id=4135&catid=1863&limitstart=15. Licensed under CC BY-SA 2.0 via Wikimedia Commons.

우리의 상황은 이러한대 남미에서는 새롭고 흥미로운 실험이 진행중이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베네주엘라의 톡톡 튀는 사회주의자 대통령 휴고차베스가 쿠바를 방문하여 현재 임시 지도자로 있는 라울카스트로(피델카스트로의 동생)와 석유생산에서 관광에 이르는 양국 간의 자유무역에 대한 일련의 협정들을 체결했다고 한다. 이는 명백히 남미 내에서의 미국 주도의 자유무역지대를 저지하려는 정치적 목적을 깔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차베스가 ‘볼리바리안 무역지대(Bolivarian trading zone)’라고 이름붙인 무역지대의 창설을 위한 준비작업으로 지난 2005년에도 쿠바와 일련의 협정 체결을 통해 무역관세를 낮추는 등의 지속적인 작업의 연장선상에 있는 조치다. 그의 목표는 궁극적으로 미국의 자유무역 공세에 대항하는 남미 좌파 국가들의 자유무역지대다.

얼핏 과거 사회주의 블록의 국제간 분업과 무역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그 당시 사회주의권의 국가간 협력이 이른바 사회주의 모국인 소련의 경쟁력 강화에 봉사하는 체제경쟁의 희생물인 성격이 지배적이었다면, 지금 진행되는 새로운 블록은 반미와 더불어 보다 인간적인 사회건설에 역점을 둔 측면도 있다. 즉 자본주의 국가내의 FTA처럼 차베스의 구상도 관세철폐 내지는 인하가 주요내용이긴 하지만 보다 나아가 복지, 환경, 식량위생, 불평등 타파 등의 사안에도 역점을 두는 정책이라고 선언했다는 점이다.

물론 레토릭으로 그칠 수도 있다. 또다른 체제강화의 속임수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노골적으로 자본의 투자보호에만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니어서 다행스럽다. 그리고 현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 메시지가 들려오고 있다. 이런 한미FTA라면 우리도 쌍수들어 환영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진정 그러한 FTA라면 반드시 조문이 이행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불행히도 그렇지 않다. 지금이라도 한번 한미FTA 조문을 찾아보라(물론 그마저도 찾아보기 쉽지 않지만). 얼마나 FTA가 거대자본의 투자보호에만 철저를 기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p.s. 관심 있으신 분들은 송기호 변호사의 한미FTA 핸드북을 찾아 읽어보시도록.

FTA참고사이트
http://blog.ohmynews.com/heifetz725/category/12654

참고기사
http://www.guardian.co.uk/venezuela/story/0,,2192253,00.html
http://www.bilaterals.org/article.php3?id_article=9931
http://english.peopledaily.com.cn/200605/18/eng20060518_266780.html
http://www.gunis.co.kr/a77y/post_318.html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linkid=4&articleid=2007101110405072647&newssetid=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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