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Harrison: Living in the Material World 의 감상문을 적으면서 언급하지 않았던, 그러나 개인적으로 무척 놀랐던 에피소드 하나는 George와 Monty Python과의 관계다. Monty Python은 이 블로그에서도 몇 번 소개했던, 특히 스팸 에피소드로 유명한 영국의 코미디 집단이다. 지극히 영국적인 냉소를 담고 있는 이 코미디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그 집단의 걸출한 연기실력과 웃기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도 마다하지 않고 망가지겠다는 투철한 직업정신이다.
이 집단이 배출한 인물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이는 아무래도 Brazil 등을 감독한 Terry Gilliam 이다. George 의 다큐에서도 이 감독을 인터뷰했다. 그리고 그가 밝힌 사실 하나는 George가 Monty Python의 대단한 팬이었다는 점이다. 왠지 비틀즈의 심오한(?) 음악세계와 진지한 종교적 성찰이 Monty 사단의 제대로 엉망인 코미디와는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Monty 사단의 코미디가 가지고 있는 내공을 생각해보면 적당한 지점에서 접점을 찾을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역시 Monty를 좋아하는 나로서도 흥미로운 접점이었다.
Terry의 인터뷰로 돌아오면 George는 단순한 Monty의 팬을 넘어 이들이 만들려고 했던 영화의 제작자로 직접 나서기도 했다고 한다. 그 작품은 이들이 극장 개봉용으로 만든 몇몇 작품 중 하나인 Life of Brian 이다. 신약성서와 예수의 삶을 Monty 식으로 패러디한 이 작품은 제작 당시 反기독교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비난을 받았다. 이 때문에 투자자도 끊긴 상황이었는데 이때 George가 제작자로 나선 것이다. 그는 제작비를 대기 위해 집까지 담보로 잡았다고 하는데 Terry는 영화 한편 보겠다고 가장 많은 돈을 지불한 사람이라며 낄낄거렸다.
그런데 왜 George는 왜 이 논란이 많은 영화 Life of Brian의 제작자로 나섰을까? 영화 한편이 보고 싶어서? Monty의 팬이어서? 영화제작을 통해 돈을 벌려고? 당시 인도의 종교에 심취해있는 그인지라 기독교에 냉소적인 영화내용이 맘에 들어서? 어느 하나일수도 있고 이 모두일수도 있다. 어쨌든 여러 가지 정황은 그가 난데없이(?) 영화제작자로 나선 것에 대해 뜬금없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또한 다큐에서 말하는 George의 이중적인(?) 캐릭터를 – 한없이 다사롭기도 하고 무례할 정도로 직설적이기도 한 – 감안해도 이해가 가는 행동이기도 하다.
어쨌든 분명한 사실은 우리는 그의 존재로 말미암아 비틀즈의 위대한 작품과 함께 또 하나의 선물을 받았다는 점이다. 감사합니다. 🙂
오늘날 우리는 무차별적이고 집단적으로 발송되는 전자메시지를 스팸이라고 한다. 햄 가공 제품의 상품명인 스팸(spam)이 이러한 의미를 가지게 된 데에는 몬티파이든이라는 영국의 유명한 코미디 집단이 선보인 코미디 단막극에서 비롯되었다.
그렇다면 최초의 스팸은 어떤 것일까? ‘CTSS MAIL command’의 공동저자인 ‘Tom Van Vleck’에 의하면 1971년 MIT의 CTSS(Compatbile Time Sharing System) 사례가 최초의 스팸이라고 한다. 1971년 ‘Peter Bos’라는 관리자 이름으로 MIT의 CTSS MAIL 모든 사용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것은 “THERE IS NO WAY TO PEACE. PEACE IS THE WAY.”라는 내용의 반전 메시지였다고 한다. 이 사건은 Non-Network 상태에서 관리자가 보낸 메시지이기 때문에 스팸으로 분류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여하튼 실질적인 첫 집단 메시지 발송이라 할 수 있다.
예수님이 재림하신다
인터넷 초기에 대표적인 악성 스팸 중 하나를 대라면 그것은 한 대학의 시스템 관리자였던 Clarence L. Thomas가 작성한 ‘Global Alert For All: Jesus Is Coming Soon’ 이라는 메시지였다. 이 메시지는 세상의 종말이 다가왔으니 회개하라는 정신 나간 기독교 광신도적 메시지였는데 유스넷의 개별 뉴스그룹에 모두 등록되었기 때문에 사용자는 뉴스그룹에 들를 때마다 이 게시물을 지겹게 봐야만 했다. 이 메시지 때문에 1994년 1월 19일 유스넷이 멈춰버렸다.
‘Jesus is Coming Soon.’ 메시지는 비록 상업적인 메시지는 아니지만 대량으로 등록된 최초의 스팸이라 할 수 있다. 당시에 그는 그리 큰 처벌은 받지 않았지만 결국 학교를 떠나야 했다. 이후에도 그는 몇 번의 비슷한 내용의 게시물로 사람들을 괴롭혔다.
본격적이고 상업적인 악성 스팸의 시초
1994년 4월 12일 이민법 변호사였던 Laurence Canter와 그의 아내 Martha Siegel은 인터넷의 역사에서 잊히지 않을 작업을 수행했다. 바로 유스넷의 수많은 뉴스그룹에 Clarence L. Thomas가 그랬던 것처럼 ‘Green Card Lottery- Final One?’이라는 제목의 악명 높은 스팸 게시물을 발송하였던 것.
이들은 Jason이라고만 알려진 한 프로그래머를 고용하여 간단한 펄스크립트를 만들게 하였고 이를 이용하여 8천개에 달하는 토론그룹에 각각 수 천통씩 게시물을 보냈다.
여기서 잠깐 Green Card Lottery에 대해서 알아보자.
Diversity Visa Lottery라고도 하는 이 프로그램은 미국정부가 매년 50,000개의 이민비자를 추첨을 통해서 발급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취지는 매년 미국으로 이민을 신청하는 여러 국가 중 미국으로의 이민이 저조한 나라의 국민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이민 민족의 다양화를 하려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것은 무료인데 여러 웹 사이트에서 마치 정부의 공식 웹사이트처럼 신청자들을 모집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공식 사이트 가기)
게시물에서 이민법 변호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Laurence Canter와 Martha Siegel은 Alan J Simpson이라는 상원의원이 이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여 곧 이 프로그램이 없어질 것이라고 겁을 주면서 서둘러 이 프로그램에 신청하라고 유혹했다. 결국 이 게시물 발송으로 말미암아 수많은 유스넷 이용자는 울분을 터트렸고 전산망은 심각한 속도지체와 심한 경우 시스템다운 등의 문제를 겪어야만 했다.
스팸 창시자의 말로?
그럼 이 커플이 그들의 행위에 대해 반성했을까? 후에 Martha Siegel은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내가 한 시간 동안 4천 개의 동일한 게시물을 올린 사람이 못된 자식이라고 설명하는 반대 게시물을 올려야 하나요?(Will I have to submit a counter-article explaining why people who post four thousand identical articles over the space of an hour are assholes?)”
그리고 당당하게도 자신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담은 ‘정보 고속도로에서 떼돈벌기(How to Make a Fortune on the Information Superhighway)’라는 이름의 책까지 발간했다. 또한 그들은 인터뷰에서 몇 푼도 안 드는 광고 덕에 천 명이 넘는 새로운 고객이 생겼고 십만 불 이상을 벌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1996년 이혼했다. 1997년 테네시 고등법원은 여러 가지 사유를 들어 Canter의 변호사 자격을 박탈하였다. 물론 이 사유 중에는 스팸 메시지 발송에 대한 건도 포함되어 있다. 2002년 한 인터뷰에서 Canter는 아직도 자신들의 행위는 정당하며 자신들이 아니라도 그 누군가 그런 일을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것이 바로 상업적인 대량의 유스넷 스팸의 시초다.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National Science Foundation은 상업적인 메시지에 대해 비공식적인 금지조치를 내렸고, 유스넷에서는 그들의 메시지를 자동적으로 지우고 돌아다니는 ‘취소 로봇(cancelbot)’가 돌아다녀야 했으며, 인터넷 세계에서는 소위 ‘네티켓’이라는 신조어가 본격적으로 거론되게 되었다. 어쨌든 이 회개하지 않은 이 양반들이 오늘날 우리의 인터넷 일상을 작게나마 괴롭히는 수많은 상업적 스팸 메일을 보내는 이들의 선조라 할 수 있다.
스팸 발송에 10만 US달러의 벌금, 역시 싱가폴
한편 2006년 싱가폴에서는 한 통신사가 휴대전화 이용자에게 보낸 집단 메시지로 인해 15만 싱가폴 달러(미달러로 약 10만 달러)의 벌금을 내야 했다. 이 사건은 음력설에 시작되었는데 휴대전화 서비스 공급자 mTouche가 그들의 클라이언트 MyGlobalFun를 위해 mTouche의 서비스 등록자에게 30만 통의 새해축하메시지를 보낸 것에서 시작하였다. 그 자체로 프라이버시 침해였던 이 메시지 발송은 2주일 후 메시지를 받은 이들에게 각각 1달러씩의 수신료가 부과되자 사건이 커지기 시작했다. MyGlobalFun의 메시지는 무료가 아니었던 것이다.
신문에까지 나는 등 사건이 커지자 통신회사들은 서둘러 요금부과를 취소했다. 그러나 싱가폴 법원은 2월 mTouche에게 6개월의 영업정지와 함께 15만 싱가폴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한편 MyGlobalFun라는 회사는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졌다. 일종의 먹튀 전략인 셈이다.
이 사례는 스팸이 인터넷뿐 아니라 모빌 세상에서도 일상화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한번 울리고 끊어지는 전화’를 통해 낚시질을 하는 사기꾼들이 늘고 있는데 이것도 일종의 스팸이라 할 수 있다. 아무튼 스팸은 매체와 방법을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외연을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이후의 인터넷 세계는?
스팸은 절멸될 것인가? 감히 예측하기로 그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인터넷이라는 열린 네트웍 체계가 존재하며 간단한 프로그램을 통해 대량 메시지를 무차별적으로 보낼 수 있고, 그것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한 스팸발송에 대한 유혹은 뿌리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Laurence Canter와 Martha Siegel처럼 욕을 바가지로 먹어도 그 중에 몇몇은 낚시질에 걸려들기만 하면 된다. 스팸 메일 발송에는 수확체감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법적인 구속력에도 한계가 있다.
결국 사람들이 언젠가는 자신의 금전적 이익을 따지지 않고도 먹고 살만하고, 자신의 종교적 또는 사상적 신념을 집단적으로 유포하지 않고 다른 이의 의견을 존중해주는 사회가 되면 그때쯤 스팸이 잦아들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날이 올지 상상이 가진 않지만 말이다.
2006년 현재 하루에 130억 통의 스팸 메일이 보내지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전체 이메일의 40%에 달하는 분량이다.
몬티파이든(Monty Python)은 1970년대 초반까지 큰 인기를 끌었던 영국의 코미디 Monty Python’s Flying Circus에 단골로 출연했고 그 외 다수의 극장용 영화를 만들었던, 일종의 코미디 창작집단이라 할 수 있다. 몬티파이든이라는 이름을 걸고 만든 영화 외에도 바로 이 집단의 일원이었던 테리 길리엄이 만든 ‘브라질’ 등 여러 편의 컬트걸작들, 그리고 존 클리스가 주연한 걸작 ‘완다라는 이름의 물고기’도 이들의 코미디 코드를 차용했다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한때 이들의 작품에 열광하기도 했다.(물론 지금도 좋아한다)
이들은 현재 유투브(YouTube)에 자신들만의 채널을 열어놓고 그들의 작품들을 무료로 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이들이 그들의 채널에 써놓은 글을 살펴보자.
“3년여 동안 유트브 이용자들은 우리의 작품을 몰래 떠서 수십만 개의 비디오를 유투브에 올렸다. 이제 테이블이 돌려졌다. 이 문제를 우리 스스로의 손으로 다룰 때가 왔다. 우리는 당신들이 누구인지 어디 사는지 알고 있고 당신들을 말하기조차 두려운 방법으로 추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무지하게 좋은 녀석들인 관계로 우리만의 더 좋은 방법을 찾아냈다. 우리는 우리들의 몬티파이든 채널을 유투브에 런치했다. 더 이상 당신들이 올리던 저화질의 쓰레기는 안 된다. 우리는 우리 저장고에서 바로 배달된 HQ화질의 진짜배기를 선사하고 있다.”
역시 몬티파이든 다운 멘트다. 하지만 물론 이게 끝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대가로 바라는 것이 있다. 당신들의 철없는 소리나 생각 없는 코멘트는 아니고 그 대신에 링크를 눌러 우리 영화와 TV쇼를 사셔서 요 몇 년간의 (네티즌들의) 해적질로 인한 우리의 고통과 혐오감을 경감시켜주길 바란다.”
이들이 말하는 링크란 유투브가 채용한 Click-to-Buy, 즉 유투브에서 본 동영상의 DVD등을 바로 매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이에 따른 몬티파이든의 매출신장은 어떻게 되었을까? 지난 11월 런칭된 이후 이들의 비디오는 유투브에서 가장 많이 감상되고 있는 리스트에 올랐고, 그들의 DVD는 아마존의 Movies & TV bestsellers list에서 2위에 올라 판매는 230배 증가했다고 한다.(참고 페이지)
요게 바로 클릭투바이
기술의 발달에 따라 합법의 경계를 넘어서 유통되고 있는 자신들의 저작물을 강제로 금지시키는 대신에 역설적으로 고화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상업적 성공을 동시에 획득한 몬티파이든의 역발상은 웃길 것 같지 않는 어이없는 소재로 웃음을 선사하던(예를 들면 ‘나는 양’이나 ‘웃기게 걷는 걸음을 위한 정부부처’에 관한 에피소드.. 말이 되냐..) 그들의 유머감각과 묘하게 겹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