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연륙교 건설을 둘러싼 도시개발의 새로운 풍경

국토해양부는 2003년 6월 인천대교와 협약을 맺었다. 협약에는 경쟁노선(제3연륙교)이 건설될 경우 30년간 추정 통행료 수입을 보전해준다는 벌칙조항이 포함됐다. 최대 8조4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문제는 그 다음 일어났다. 이번엔 재정경제부(지금 기획재정부)가 2개월 뒤인 8월 제3연륙교 건설이 포함된 인천경제자유구역개발계획을 승인해줬다. 2개월 전 제3연륙교 건설을 사실상 봉쇄하는 협약을 맺은 정부가 이번엔 제3연륙교 건설을 승인해준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결과가 고쳐지지 않고 6년 뒤 영종하늘도시 분양에 이용됐다는 점이다. 지난 4월 영종하늘도시 입주예정자들은 인천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2009년 분양 당시 약속했던 제3연륙교가 건설되지 않으면 사기분양으로 사업자인 LH와 인천시를 고소하겠다”고 밝혔다.[정부, 제3연륙교 놓고 이중플레이했다]

제목의 “이중 플레이”는 좀 심한 말 같고, 결국 부처 간 의사소통의 혼선으로 인해 계획이 중복되어버린 상황인 것으로 판단된다. 인천대교는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므로 – 즉, 독립채산제이므로 – 여하한의 경쟁노선의 신설은 사업의 존립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특정 사업의 실시협약의 체결에 있어 ‘경쟁노선의 신설에 따른 보상’은 으레 삽입되는 조항이다.

2003년 6월 국토해양부가 영국 금융회사 에이멕, 맥쿼리 등이 주주로 참여한 인천대교주식회사와 체결한 실시협약 제10조에 따르면 “인천대교와 보상 방법과 수준에 대한 사전 합의없이 정부는 인천대교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유사한 다른 시설에 권리를 설정하거나 부여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인천시·LH 제3연륙교 추진은 ‘협약’ 위반]

문제는 이러한 국토해양부의 협약체결 사실을 알지 못한 재정경제부가 바로 그 경쟁노선의 건설이 포함된 개발계획을 승인하고, 이를 이용하여 LH가 신도시를 분양하였다는 점이다. 만약 제3연륙교가 건설이 되면 정부는 인천대교 사업자에게 감소된 수입을 보전해주어야 한다. 보전금이 8조4천억원이라는 내일신문의 분석결과도 있지만 다른 보도에 따르면 2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편 국토연구원도 최근 건설 타당성에 대한 용역 조사 결과 ‘사업성이 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주민들의 다리 설치 요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시도 지역발전을 위해 앞당겨 건설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한다. 문제는 바로 인천대교에 보전해줘야 할 금액인데, 이에 대해 중앙정부와 인천시가 핑퐁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더 복잡한 것은 인천대교에 외국 출자자가 끼어있다는 사실이다.

김수홍 (주)인천대교 사장은 “마치 우리가 제3연륙교 건설을 반대하는 것처럼 국민들에게 비쳐져 곤혹스럽다”면서 “그러나 지난 3월부터 연륙교 건설 얘기가 계속 나왔지만 인천시나 국토부에서 단 한번도 상의해 온 적이 없었다”고 섭섭함을 드러냈다. 건설업계 역시 정부, 지자체의 민자사업자에 대한 고압적, 일방적 자세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는다. 이번 사태만 해도 인천대교에 영국의 에이맥 지분(25%)이 없었다면 상황은 전혀 달랐을 것이란 얘기까지 나온다. 건설업계의 한 민자 담당자는 “7월부터 한ㆍEU FTA(자유무역협정)가 발효한 상태에서 잘못 처리하면 한국 정부와 EU기업간 첫 소송전이자 외교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 때문에 조심스러운 것 아니겠느냐”며 “국내 기업 컨소시엄이라면 완전히 달랐을 것이며 앞으로 민자사업을 할 때 외국업체를 끼워서 들어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MRG(최소운영수입보장) 발목 잡힌 제3연륙교 해법 찾을까]

인천대교 출자자 중에 영국업체가 끼어있어 제3연륙교의 문제는 ‘한ㆍEU FTA’까지 고려해야 하는 문제로 비화한 것이다. 사실 민간투자사업은 엄밀하게 말해 정부의 변형된 국채에 가까운 관계로 민간사업자가 채권자이나 정부가 건설업계에 가지는 우월한 지위 때문에 독선적인 행정도 적지 않았으나, 인천대교의 경우 인용문처럼 국제적인 분쟁의 소지가 있어 조심스럽게 행동해야할 처지가 되었다는 것이다.

요컨대, 중앙정부는 인천대교의 건설부담의 이연을 위해 민간자본을 동원하였고, 이와는 별개로 이미 인천대교의 사업성을 저해할 제3연륙교를 가시화시켰다. 이에 채권자인 인천대교 측은 채권자로서의 지위를 – 한ㆍEU FTA로 인해 더욱 강화된 지위 – 이용, 손실보전의 극대화를 도모할 것이다. 이전의 정부가 발주하고 재정도 부담하는 도시개발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풍경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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