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20011년 9월 22일

# 구글리더와 한RSS를 기준으로 하면 한 3천여 명이 구독하고 뉴스레터와 페이스북 구독자 등을 감안하면 몇 백 명 정도 더 구독자가 있는 블로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좋은 자산이다. 무식한 소리만 늘어놓긴 하지만 그래도 여러 명이 귀를 기울여준다는 것 자체는 뿌듯한 일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그런 수많은 귀를 의식해 사실관계에 있어 자기검열을 하고 책을 읽어 사고의 지평을 넓히려 나름 노력한다는 점에서 블로그는 일종의 게으름에 대한 채찍질이 되기도 한다.

# 얼마 전에 처음으로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8과 1/2’을 보았다. 새로운 영화를 준비하는 영화감독의 변덕스럽고 유치한 행동과 마음, 유조선이라도 너끈히 산으로 올려버릴 것 같은 영화제작과정에서의 수많은 난관과 불협화음, 애인과 아내의 긴장감 속에서 그것을 영화의 스토리로 삼아버리는 과정에 대한 메타적 시각, 시대상을 적절히 반영하는 아름다운 화면과 음악들. 난해한 작품전개니 뭐니 하는 선입견을 떠나 무척 재미있게 본 작품이다. 영화 속 감독의 나이와 비슷한 나이가 되니 더욱 절실히~

# 눈치 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블로그에 글을 쓸 때에 지키는 철칙이 있다. “하나의 글 내에서 각각의 문단은 똑같은 분량으로 맞추도록 최선을 다한다.” 일단 시각적으로도 보기에 좋다. 그 다음으로 더 중요한 동기이지만 이렇게 글을 틀에 맞추려다 보면 쓸데없는 표현을 삭제하거나 압축하는 요령이 생긴다. 대여섯 줄의 문단에서 표현하지 못할 논리는 거의 없다. 나머지는 대개 중언부언하는 말들일 뿐이다. 블로깅을 안 하는 분은 트위터에서 연습하면 된다. 미래의 대화는 140자 안에서 끝날 것이다.~

# 블로그에 들어오는 리퍼러들을 보면 요즘은 ‘나는 꼼수다’를 찾으려다 들어오시는 분들이 많다. 이 변방의 블로그에까지 그렇게 많은 트래픽을 유발시킬 정도면 그만큼 이 프로그램이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어쨌든 그 검색어로 들어오시는 분들은 조금 당황할 것이다. 그들이 마주할 글들은 인천공항 민영화와 관련하여 나꼼수의 잘못된 사실관계를 지적하는 글들이니 말이다. 열에 하나라도 그러한 글들도 유의미하다고 인정해주는 분이 있다면 다행스런 일이다. 세상의 모든 진리는 입체도형이다.

# 유럽의 위기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고 우리 경제까지 위협하고 있다. 각국의 재정위기는 자본주의 재정원리의 고유한 모순에 속하기는 하지만, 근래에 들어 특히 심해진 것은 역시 미국 등 서구의 부동산 및 금융 시장의 붕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위기가 생각지도 않은 방향과 규모로 전염된 것이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단기간에 해소될 마땅한 재료가 거의 없다시피 한다는 점. 대완화의 시기, 대호황의 시기, 대불황의 시기 등 大자가 붙은 시기가 또 도래한다면 그것은 대청산의 시기일 것이다.

4 thoughts on “잡담 20011년 9월 22일

  1. kirrie

    출근하면서 잘 읽고 있습니다. 알알이 영근 글 매번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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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RSS구독자

    나꼼수를 찾을려는거는 아니구요…

    김용민교수 트위터에 한번 요 블러그 주소가 나온적이 있습니다.

    잘못된 내용이 있다고… 그래서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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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ticky Post author

      제 글 중에 잘못된 내용이 있다는 이야기였나요? 아님 나꼼수 방송에? 어떤 내용인지 ‘쪼끔’ 궁금하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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