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의 배신행위

이란의 대선결과를 놓고 말들이 많다. 북한, 베네수엘라 등과 함께 대표적인 반미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이란은 당초 예상대로 아흐마디네자드의 대승으로 끝을 맺었지만 야당 세력들은 선거부정이 있었음을 주장하며 저항하였고, 그 와중에 수십 명이 죽임을 당하는 비극이 벌어졌다. 이에 전 세계는 분노하고 인터넷에서는 ‘Twitter Revolution’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핫이슈가 되어왔다.

정황으로 판단컨대 아흐마디네자드와 실질적인 권력집단인 종교지도자들은 ‘반미’라는 슬로건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권력만을 강화시켜온 독재세력이다. 그럼에도 기층민중으로부터 상당한 지지를 받아온 것도 사실인 듯하다. 이에 또 하나의 엘리트 정치집단의 대표인 무사비가 대권에 도전하여 실패했다. 이는 엄밀하게 보면 기층민중의 이해관계와 상관없는 상층부의 권력다툼이다. 서방언론은 이를 잘 알면서도 싸움을 부추기고 있다.

그럼에도 현 정부의 폭력적 탄압과 서구에 대한 비난은 스스로의 잔악성을 증명하는 행위라 할 수 있다. 이로 말미암아 이란의 인민들은 고통 받고 있는 것이다. 아래 편지는 그러한 상황에 대하여 베네수엘라 인민에게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Maziar Razi라는 활동가가 London Progressive Journal에 올린 글을 베네수엘라의 대표적인 언론 사이트 중 하나인 vheadline.com이 전재하였고, 이 글을 일부 발췌하여 해석해놓은 글이다.

이 글에서 글쓴이는 차베스가 아흐마디네자드의 승리를 지지한 행위는 이란 인민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는 아흐마디네자드를 같은 반미 비동맹, 산유국의 지도자라는 공통분모 속에 “형제”라고 부르고 있는 차베스의 외교정책을 비난하고, 베네수엘라 인민이 그러한 지도자의 잘못을 꾸짖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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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혁명적 마르크스주의자들은 볼리바리안 운동의 일부로서 당신들의 성과를 잘 알고 있고 제국주의의 널리 퍼져있는 거짓말과 은밀한 방해에 대항한 이 운동을 언제나 지지해왔습니다.

당신들의 무한한 가치의 운동을 수호하기 위하여, 그리고 베네수엘라에서의 미 제국주의의 공격과 방해에 맞서기 위해 이란의 노동자와 학생 운동가들은 ‘베네수엘라에 손대지 말라’ 캠페인을 이란에서 전개하고 있고 지난 몇 년간 제국주의의 공격에 맞서는 당신들과 함께 서있었습니다.

당신들의 성취가 휴고 차베스의 지도력 하에 이루어졌다는 것은 분명하며, 이러한 이유로 당신들은 그를 깊이 존경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외교정책과 관련하여 차베스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아흐마디네자드를 지지함으로써 그는 당신들의 혁명과 함께 하는 이란의 노동자들과 학생들과의 연대를 무시하였습니다. 그리고 한마디로 그것을 가치 없게 만들어버렸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주일 전에 아흐마디네자드가 하메네이의 직접적 지원 하에 이란의 대선 역사에서 가장 큰 사기를 저지른 것을 알고 있고 이후 매우 광폭하게 사기극에 대한 저항하는 이들의 피가 흩뿌려지고 있습니다. 당신들은 단지 이 비극의 심연을 알리기 위한 국제적인 미디어의 보도들을 주목하기만 하면 됩니다. 전 세계에서 수백만의 노동자들과 학생들, 그리고 마르크스주의자들과 혁명적 경향들이(대부분 볼리바리안 혁명들의 지지자인) 이러한 공격들에 대항하고 나섰습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차베스는 아흐메디네자드를 가장 먼저 지지하고 나선 이들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의 주간 TV연설에서 그는 “아흐메디네자드의 승리는 총체적인 승리다. 그들은 아흐메니네자드의 승리를 오염시키려 하고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정부와 이슬람 혁명을 약화시키려 하고 있다. 나는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말하고 또한 “우리는 세계에게 존경을 요구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중략]

현재까지 차베스는 이란을 일곱 번 방문하여 그때마다 이 나라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인물을 껴안고 그를 자신의 “형제”라고 불렀습니다. 그는 베네수엘라와 이란의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상황이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못하고 있습니다. 비록 두 나라 모두 석유와 (가스) 수입을 통해 비슷한 경제적 부흥을 맛보았지만 이 잉여자금이 두 정부에 의해 사용된 방식의 대비는 보다 더 극명할 수가 없습니다. 베네수엘라에서 그 수입은 병원, 학교, 대학, 그리고 나라의 다른 사회간접자본을 짓는데 쓰였습니다. 그러나 이란에서는 단지 소수의 기생적 자본주의자들의 주머니에 들어가는데 쓰였습니다.

[중략]

‘반제국주의’ 레토릭에도 불구하고 이 정부는 미국과의 오래 전의 관계를 재수립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아흐메디네자드의 선택은 제국주의와의 문제를 해소하려는 국가의 최종선회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모든 “적개심”과 “반제국주의”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이 정부는 미국과의 모든 차이점을 해소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란 정부는 콜롬비아와 같은 사회로 이란을 변모시키고 싶어 합니다. 이란 정부가 월드뱅크나 IMF 의 파산 선고받은 신자유주의 처방을 실행하고 있는 것이나 WTO에 가입할 시점을 재고 있는 것이 까닭 없는 짓이 아닙니다.

[중략]

오직 노동자들과 근로계층의 진정한 대표자와의 연대를 통해서만 제국주의에 대항할 수 있습니다. 이란의 노동자들과 단결하여 당신들의 지도자의 대외정책을 비판하여 주십시오. 아흐메디네자드를 지지하는 것은 이란의 노동자와 청년에 대한 억압을 지지하는 것입니다. 차베스의 잘못된 입장에 도전하고 그것들을 거부하십시오.

[이미지 및 원문 출처]

참고할만한 글
“모든 이슬람 분파는 자본주의자다”

6 thoughts on “차베스의 배신행위

  1. daremighty

    사실 영국이나 미국은 이란에 대해서는 정말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석유에 대한 욕심으로 국민 대다수가 지지하던 합리적이던 엘리트 민족주의자가 민주적으로 잡은 정권을 공작으로 무너뜨리고 괴뢰왕정을 세워준걸요.. 그러다가 그 반작용으로 생겨난게 이란혁명이니 당연히 극단으로 흐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이란 역사를 생각해 볼 때, 친미주의자가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이 있을 지 의심스럽습니다. 선거 결과도 ‘무사비’가 이길거라는 예상은 처음부터 많지 않았는데다가 소요 자체도 단순한 무사비 지지자 (아마 개방을 원하는 건 학생 중에서는 그 비중이 좀 클지도요) 데모지, 국민 대다수가 들고 일어난거라고 보기는 어려워 보이던데요. 서방언론에서 좀 과장하고 부추긴게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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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특히 개인적으로는 이란이 영국에 더 진저리를 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말씀대로 석유자원을 둘러싼 서방과의 오랜 악연을 생각하면 친서방 정권 = 괴뢰정권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마당에서 선거에 의해 자연스레 친미정권이 들어서는 시나리오는 그리 가능성이 많지 않아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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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daremighty

    웃긴게 ‘부정선거’다 라는게 이란 내 무사비 지지자들만 쓰고 있지, 저는 아직 서방언론에서 부정선거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한 기사는 본 기억이 없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전제 – 이란 국민이 무사비를 더 원한다 – 가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이상, 모든 논쟁은 의미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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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힘찬

    저도 서방 언론에서 부정선거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한 기사는 본 적이 없습니다만(당연히 외부에서 ‘확인’할 수도 없는 사안이고), 프랑스의 반자본주의 정당인 NPA와 영국의 사회주의 노동자 정당인 SWP에서도 이란 선거에 부정이 있었음을 비판없이 인정하고 있다는 아티클은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란 내부 현실은 생각보다 많이 복잡한 것 같습니다. 결국 부정선거의 진위여부를 떠나서, 이 기회에 이란혁명 이전의 친미 정부를 재건해 보고픈 미국의 욕망을 대변하는 서구 언론의 지나친 관심과, ‘반미’의 기치 아래서 라면 노동자 인민을 억압하고 있는 독재정권과도 형제애를 나눌 만큼 절박한 차베스의 외교적 입장이 이 논쟁의 포인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동안 TV에서 무사비를 연호하는 시위대 모습을 지겹도록 봐야 했기에, 과연 이란의 사회주의자들은 이 상황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 관심이 많았었는데, 매우 흥미로운 글을 번역해 주셨군요. 고맙습니다.
    영어로 된 기사 너무 싫어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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