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와 삼성전자는 전기를 얼마나 쓸까?

아침에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접했다.

닛케이아시아는 22일 논평을 내고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사인 TSMC가 전력 수급에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안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TSMC는 현재 대만 전체 전력량의 약 10%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30년 수요 비중은 25%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신산업 발전으로 고성능 반도체 위탁생산 주문이 TSMC 대만 공장에 몰리면서 자연히 필요한 전력 사용량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TSMC 반도체 공장에 재생에너지 확보 ‘필수적’, 대만 전력망 부담 커져]

TSMC가 아무리 세계적인 대기업이라고는 하나 대만 전체 전력량의 10%를 소비하고 있다니 정말 어마어마한 소비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당기사에는 소비량이 얼마나 되는지는 없어서 다른 기사를 찾아보니 2022년 기준 대만 전체 전력 사용량의 약 2,795억kWh(279TWh) 정도다. 여기에 10%를 곱하면 TSMC가 2022년 소비한 전력량은 27.9TWh 정도 다른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현재 24.7TWh 정도 된다. 그래서 TSMC의 경쟁자라 할 수 있는 삼성전자는 얼마나 전기를 소비하고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어서 찾아보았다.

글로벌 캠페인 ‘RE100 이니셔티브’에 가입한 국내 기업들이 2022년 쓴 전력량이 서울시 전체 전력 사용량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략] RE100에 가입한 국내 32개 기업은 지난해 56.338테라와트시(TWh) 전력을 썼다. 이는 국내 전체 전력 사용량(547.932TWh)의 10.3% 수준이다. [중략] 특히 삼성전자(21.731TWh)가 국내 사업장을 운영하는 데 부산시(21.493TWh)보다 더 많은 전력이 들어갔다.1 [중략] 2위는 역시 반도체 회사인 SK하이닉스다. 지난해 10.041TWh를 썼는데 이는 대전시 전력 사용량(10.016TWh)보다 많다. [‘RE100 가입’ 32개 기업, 940만 서울시보다 전기 많이 썼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을 별도로 분리해야 TSMC와의 정확한 비교가 되지 않을까 싶지만, 어쨌든 이 정도로만 찾아봐서 비교하면 2022년 기준 TSMC는 27.9TWh(또는 24.7TWh), 삼성전자는 21.7TWh를 소비하는 얼추 비슷한 전력소비량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한편 국내 전체 전력 소비량은 2023년 기준 557TWh로 삼성전자가 전체의 3.9% 정도를 소비하고 있는 셈) 한편 매출은 재밌게도 2023년 기준 TSMC는 693억 달러, 삼성전자는 509.9억 달러로 전력소비량을 비교할 때 비율적으로 비슷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2

TSMC Global R&D Center at night.jpg
By 曾 成訓 – https://www.flickr.com/photos/tsengphotos/53114942112/, CC BY 2.0, Link
TSMC사옥 전경

어쨌든 전체적으로 한국과 대만 모두 반도체가 산업 부문을 넘어서 나라 전체의 전력소비량에서도 그 비중이 압도적임을 알 수 있다. 특히 대만은 국내총생산의 절대적 비중을 의지하고 있는 TSMC인지라 전력소비도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향후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등을 생각할 때 인용한 기사의 논조처럼 대만의 전력계통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인데, 이는 사실 우리도 똑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 계통, 재생에너지, 탄소중립 등 넘어야 할 산이 하나둘이 아니다. 도끼 자루는 썩는데 정치는 퇴보하고 있다.

  1. 참고삼아 서울시의 전력 소비량을 찾아보니 2022년 기준 48.7TWh 정도 된다
  2. 다만 해당 매출이 대만과 남한 국내에만 해당하는지 글로벌 매출인지 또 따져봐야 하므로 정말 막역한 추측에 불과하다

2 Comments on “TSMC와 삼성전자는 전기를 얼마나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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