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공연

성 토마스 합창단 마태수난곡 올해 3월 16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공연이었다. 요한 세바스찬 바흐가 작곡한 위대한 작품 마태수난곡 전곡을 바흐가 실제로 재직했던 8백여 년 전통의 성 토마스 합창단이 부른 공연이다. 성경의 마태복음 26장과 27장을 기본 텍스트로 한 극적(劇的) 음악으로 공연시간이 3시간에 달하는지라 청중으로서도 상당한 인내심을 요하는 공연이었지만 미리 음반으로 예습을 하고 간 터라 생각보다 지루하지는 […]

올해의 전시회

Stanley Kubrick 展 현대카드가 작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연 기획전으로 스탠리큐브릭의 주요 작품에 쓰였던 소품, 시나리오, 그의 개인사물 등을 빼곡하게 채워 넣은 전시회였다. 앞서 글에서도 썼듯이 올해 초반 극장에서 만난 그의 작품들의 여운을 다시 한 번 되새김질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다. 전시된 소품들과 사전 콘티 등을 보면 여느 감독들도 그러하겠지만, 특히나 편집증 […]

올해의 영화

스탠리큐브릭의 작품들 올해 초, CGV가 기획한 스탠리큐브릭 시리즈展에서 본 영화들이다. 이때 2001: A Space Odyssey, A Clockwork Orange, The Shining, Dr. Strangelove를 일주일에 걸쳐 감상하였다. 작은 모니터로 봤던 영화를 스크린에서 접하면 이제까지 못 봤던 새로운 디테일을 보게 되는 법이고 큐브릭의 영화들이 바로 그러했다. 특히 스페이스오디세이에서의 우주의 광활함을 작은 모니터에서 본다는 것은 엄밀히 말해서는 부조리한 상황이었다. […]

올해의 책

슬슬 한해를 마무리할 시간이 왔다. 오늘 ‘올해의 뫄뫄’ 시리즈를 써볼까 하고 에버노트를 뒤적거리다보니 올해는 개인적으로 나름 참 많은 일이 있었던 해다. 또한 사회적으로도 참 많은 일이 벌어졌던 – 그리고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 – 해이기도 하다. 많은 사건이 비극이었지만, 그 와중에 그러한 비극을 계기로 화해와 상처 회복의 단초가 마련되기도 했다. 그러한 양면성이 인생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

우타가와 히로시게(歌川広重) 전시회

지난번 일본에 갔을 때 운 좋게도 볼 수 있었던 전시회가 하나 있었는데 바로 우타가와 히로시게(歌川広重)의 우키요에(浮世絵) 작품 전시회였다. 운이 좋았다고 말하는 이유는 당초 이 전시회가 있는 것을 모른 채 도쿄에 가서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전시회 포스터를 보고 찾아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키요에에 대해 많은 지식이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히로시게의 명성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망설임 […]

고양이를 안고 있는 쥴리

이번에 도쿄에 가서 우연치 않게 감상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전시회가 르느와르(Pierre-Auguste Renoir) 전시회였다. 이미 너무 유명한 화가이기 때문에 오히려 시큰둥할 수도 있는 전시회일 수도 있지만, 생각해보면 그의 작품을 한데 모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생각만큼 쉽지 않을 것이다. 그의 전시회 때문에 일부러 일본을 들를 정도로 광적인 팬은 아니지만, 기왕에 일본에 온 김에 그의 […]

카라바지오 전시회 관람후기

물론 다른 화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카라바지오(Michael Angelo Merigi da Caravaggio)에 대한 내 지식은 짧았다. 살인을 저지른 적이 있는 화가이자 렘브란트보다는 더 극적인 그림을 그린 화가 정도가 그에 대한 내 지식의 전부다. 그래서 도쿄 우에노 공원 안에 있는 국립서양미술관에 가려던 당초의 이유도 르코르뷔지에(Le Corbusier)가 디자인했다는 미술관 건물 자체와 피터 브뤼겔(Pieter Bruegel the Younger)의 ‘새덫이 있는 […]

미인도

By 혜원 신윤복 (申潤福: 1758-19세기 초반) – http://www.koreaedunet.com/technote/read.cgi?board=picture&y_number=5, 퍼블릭 도메인,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2800359 며칠 전인 4월 20일부터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간송미술전을 열고 있다.. 이번 미술전의 백미는 역시 신윤복의 미인도다. 조명이 어두운 감이 있어 그 화려함을 감상하기엔 좀 미흡한 감이 있었지만 명불허전 미인도에서의 인물은 금세라도 그림을 감상하는 이들에게 옅게 웃음이라도 지어줄 것처럼 생생한, 그러나 새초롬한 얼굴로 우리를 맞이했다. 어떤 평론가의 […]

이성적인 문명은 [ ]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다른 긍정적인 점은 특정한 기술적 발전 단계에 도달한 지능을 가진 모든 생명체는 반드시 핵에너지를 발견했을 거라는 확신입니다. [중략] 그 문명은 파괴적인 결과를 낳는 일 없이 핵에너지를 평화적인 목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아냈나, 아니면 그 문명은 스스로 절멸됐나? 핵에너지를 발견한 후로 1000년을 존재해온 문명이라는 어느 문명이건 핵폭탄을 통제할 수단을 고안해냈을 거라고 짐작해요. 이 사실은 우리 인류의 […]

어떤 영화감독의 돈이 필요했던 이유

나는 돈의 요점은 그걸 쓰는 데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돈의 요점은 내가 정말로 만들고 싶지 않은 영화를 만들지 않아도 되게끔 그걸 보유하는 데 있어요. 생활수준을 높였는데 갑자기 무일푼이 돼버리고 스튜디오 몇 군데에서 원하지 않는 영화를 찍으라고 강요한다면. [중략] 나는 마음에 드는 책의 영화화 권리를 사들이는 데 돈을 써요. 마음에 드는 다른 책을 찾아냈을 때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