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일본에 갔을 때 운 좋게도 볼 수 있었던 전시회가 하나 있었는데 바로 우타가와 히로시게(歌川広重)의 우키요에(浮世絵) 작품 전시회였다. 운이 좋았다고 말하는 이유는 당초 이 전시회가 있는 것을 모른 채 도쿄에 가서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전시회 포스터를 보고 찾아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키요에에 대해 많은 지식이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히로시게의 명성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망설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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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가게를 지나야 출구’ 感想文
예술, 그 중에서도 미술이란 과연 무엇일까? 어떤 재능이 미술을 미술답게 하고 우리에게 예술적 쾌감을 안겨주는가? 이러한 질문은, 예를 들면 마르셀 뒤쌍의 작품 ‘샘(Fountain)’을 대할 때 더욱 대답하기 난감해진다. 다빈치의 ‘모나리자’나 미켈란젤로의 ‘다비드’를 볼 때에는 어느 정도 분명해 보이던 것이 ‘샘’과 같은 현대의 추상예술에 접어들면 흐릿해지는 것이다. ‘피카소의 달콤한 복수’는 이런 현대미술의 모호함을 고발한 책이기도 하다. […]
Theo Jansen
예술가의 임무가 창조주의 역할을 대행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테오 얀센 Theo Jansen은 그러한 역할부여에 가장 적합한 예술가일지도 모르겠다. 1990년부터 난 새로운 형태의 생물을 창조하는데 사로잡혀왔다. 꽃가루나 씨가 아닌 노란색의 플라스틱튜브가 이 새로운 창조물의 기본재료로 쓰인다. 나는 바람 속에서 걸을 수 있는 뼈대를 만든다. 그래서 그들은 먹이를 먹을 필요가 없다. 시간이 지나면 이 뼈대들은 점점 더 폭풍과 […]
[서경식] 나의 서양미술 순례
고호를 괴롭히고 있는 것도 역시 ‘생활’이라는 얘기다. 이러한 형의 존재가 단순히 경제적으로뿐만 아니라 좀 더 근원적인 의미에서 ‘저주스러운 짐짝’이 아닐 리 없다. 현세적인 가치관에 대한 순수한 저항을 관철하기 위해서도 의식주 따위 현세적인 뒷받침은 필요하다. 이 단순한 모순이야말로, 옛날 옛적부터 창조자, 구도자, 혁명가를 괴롭혀왔다. 그래서 그는 자기 자신에게 채찍질을 해대지만, 그런 행위는 그 채찍의 의미를 이해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