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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되자 본색을 드러내는 조선일보

국회가 탄핵의 정치적 관문이라면 헌재는 탄핵의 사법적 관문이다. 더 큰 문제는 그 과정에 걸리는 시간 요소다. 최대 7~8개월을 잡는다면 대통령 권한이 정지되는 상황이라 해도 임기는 거의 채우는 셈이 된다. 애초에 박 대통령이 ‘김병준 총리’ 카드를 내고 2선 후퇴를 제의했을 때 야권이 이를 받았으면 여기까지 오지 않아도 됐을 것을 문씨, 안철수씨 등이 ‘웬 떡이냐’면서도 더 먹으려고 반대했다가 사태를 여기까지 끌고 온 것이다. 야권의 과욕과 두뇌 부족이 빚은 결과다.[이제 ‘박근혜’는 과거다]

오늘자 김대중 칼럼 중 일부다. 그간 마치 반정부 투쟁의 선봉에 서기라도 한 것처럼 살벌한 구호를 외쳐대던 조선일보의 본색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우선 김 씨는 그간 박 대통령의 탄핵을 미적거리던 야권의 우려사항 중 하나를 지적했다. 바로 탄핵절차를 밟자면 의도한대로 간다 하더라도 대통령의 임기에 필적하는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김 씨는 그런 현실을 지적하며 야권이 “과욕과 두뇌 부족” 탓에 김병준 총리 카드와 대통령의 2선 후퇴를 놓쳤다고 조롱한 것이다.1

하지만 그 상황은 조선일보가 원하는 상태일지는 몰라도 야권, 더불어 국민이 원하는 미래는 아니다. 대체 야권에 몸을 담은 적이 있던 총리와 대통령의 2선 후퇴라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 2선 후퇴도 거국내각도 – 김병준 총리 체제가 거국내각도 아님은 물론이고 – 그 어느 것도 헌법적 개념이 아니다. 그리고 그런 상태는 박근혜를 보수 세력의 본류가 아닌 일탈자로 취급하여 골방에 처넣고 전열을 정비하여 보수 재집권을 노리는 조선일보나 원할 극히 어정쩡한 상태다.2

이 사태의 본질은 “저잣거리 아녀자의 국정농단”이나 “최태민 교주에 정신적으로 지배당한 위정자의 일탈”이 아니라 헌정 이래 지속되어 오던 사익추구집단의 정경유착을 기반으로 하는 상호 사익추구다. 지난번 수사결과 발표에서 검찰이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을 피의자로 칭하기는 했지만, 이들은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내고 직접 정유라를 지원한 삼성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도 없었다. 죄목도 현재까지는 뇌물죄가 아닌 강요죄다. 언급되지 않은 이가 바로 주범이다.

경제범죄가 악랄한 점은 그 범죄 구성요건을 입증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삼성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사안한화와의 방산 업체 거래에 있어, 최순실 씨등의 국정농단 세력에 대한 로비를 통해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했다는 심증은 있지만, 이러한 심증이 법정에서 실정법 위반으로 판결나기까지는 험난한 길이 예고되어 있다. 그리고 김대중 칼럼이 원하는 상황이나 검찰의 발표 내용은 그러한 길에 첫발조차 내딛지 못하게 하려는 심산이다. 그게 보수의 생존전략이다.

‘기승전순실’이라고 지금 교육, 의료, 재난구조, 인사, 경제운용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가 최순실 씨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은 곳이 없어 보일 정도다. 믿기지 않기는 하지만 그 부조리의 신경망에서 최순실 씨만 걷어내고 보면, 그간 사익추구집단이 얼굴만 바꿔가며 해오던 짓이다. 김대중 씨가 원하는 김병준 총리 체제는 그렇게 얼굴만 바꾼 사익추구의 체제다. 따라서 야권은 이번 기회에 이 사회의 패러다임 전환을 추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때는 정말 두뇌 부족이다.

한데 김용철 씨는 그들의 서술구조에서 한발 더 나아가 100% 실존인물이 100% 실제 벌어졌던 일을 꾸미고 저지르고 있는 양 이야기하고 있다. 등장인물도 화려하다. 국내 최고의 재벌 삼성의 이건희 가족, 현 대법원장인 이용훈 판사, 돌아가신 두 대통령과 현 이명박 대통령, 대한민국 검찰 등 지배계급들이 총망라되고 있다. 그런데도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이야기는 판타지 소설이다. 그 이유는 만약 이 이야기가 판타지 소설이 아니라 실화라면 이건 나라가 두 번 뒤집어질만한 대사건이고, 사실이 아닌 것을 김용철 씨가 사실이라고 주장한다면 이건 사상최대의 인격모독이자 무고이기 때문이다.[‘삼성을 생각한다’를 읽고]

조갑제 선생은 예언자인가?

대선전에 조 선생 왈.

닉슨의 자리에 李明博 한나라당 후보를 代入하고, 워터게이트 사건에 BBK 사건을 代入한다면 참고가 될 만한 시사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1. 워터게이트 사건이 터졌음에도 닉슨이 당선되었던 것처럼 BBK 의혹에도 불구하고 李明博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많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2. 李明博 후보와 한나라당은 오는 12월 초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검찰의 수사 발표가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나오면 무조건 이를 부인하고 정치공작으로 몰아갈 수밖에 없다. 李 후보는 자신은 완벽하게 결백하다고 여러 번 공언함으로써 스스로 퇴로를 차단했다. 상당수 유권자들은 李 후보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좌파정권 종식과 경제再生을 명분으로 하여 李 후보를 계속 밀것이다.

3. 李 후보는 당선된 이후 본격적으로 BBK의 진실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大選이 끝나면 바로 총선 政局으로 이어진다. 모든 反이명박 세력이 이명박=한나라당을 거짓말쟁이로 몰아갈 것이다. 이 시기엔 삼성 비자금 특검이 진행된다. 좌파는 이명박, 한나라당, BBK, 삼성을 부패의 상징으로 그리려 할 것이다. 좌파는 보수언론과 보수단체, 더 나아가서 보수층 전체를 거짓말과 부패 세력으로 규정하려 할 것이다. 이회창 세력도 선명보수정당을 만들어 이명박과 한나라당을 공격할 것이다. 이런 소용돌이 속에서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겹치면 당이 쪼개질지도 모른다.

4. 1974년 11월 상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대패했던 것처럼 내년 4월의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大敗할 가능성이 있다. 좌파나 야당이 다수의석을 차지하고 최악의 경우엔 이명박 대통령 탄핵을 의결할지도 모른다.

5. 소멸되어야 할 좌파가 국회, 언론, 대중단체를 중심으로 재결집하여 이명박 정부를 몰아붙이면 햇볕정책의 폐기와 남북관계의 정상화라는 보수층의 염원이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닉슨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월남을 잃었던 것처럼.

 
이라고 예언하신 바 있는데 차근차근 읽어보면 이명박 씨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것을 제외하고 맞은 것 하나도 없다. 적어도 점집은 못차릴 것 같다. 다만 흥미로운 점은 좌파나 야당이 의결할지도 모른다는 “ 대통령 탄핵”이라는 주장을 이제는 스스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李明博 대통령은 이제 목숨을 걸어야 한다. 정부가 가진 힘을 법질서 회복에 총동원해야 한다. 그런 결단을 할 용기가 없다면 더 늦기 전에 물러나야 한다. 지금까지 그가 저지른 과오만 해도 정상적인 국가에서는 탄핵감이다. (원문보기)

 
언제나처럼 그의 화법은 씁쓸한 웃음을 안겨준다. 교훈도 한가지 있긴 하다.

“푸는 과정이 틀려도 답만 맞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