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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유머

Anders Zorn - Ernest Cassel.jpg
Anders Zorn – Ernest Cassel” by Anders Zorn – Unknown. Licensed under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어렸을 때 사람들은 나를 도박꾼이라 불렀다. 하지만 판돈이 커지자 그들은 투기꾼이라고 했다. 지금은 은행가로 불리고 있지만 과거나 현재나 나는 같은 일을 하고 있다.”

20세기 저명한 은행가 Ernest Cassel경

최초의 공매도

공매도는 금융의 역사에서 유래가 깊다. 아마도 그 첫 사례는 네델란드의 무역업자 아이작 르 매르(Isaac Le Maire)(주1)가 해운회사인 ‘네델란드 동인도 회사(Vereenigde Oostindische Compagnie)’의 지분을 설정했던 1609년 일 것이다. VOC는 역사상 첫 번째 다국적 기업이고 막강한 힘을 가졌다. 그럼에도 르 매르는 영국 함대의 공격 위협을 걱정하여 VOC의 지분을 공매도하였다. 르 매르의 전술을 간파한 뒤에 VOC의 거래를 관할하던 주식거래소는 공매도를 금지하였다.(비록 후에 다시 허가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1630년대 초반 네델란드 경제는 튤립에 대한 투기 광풍에 따른 경기침체로 빠져들자 다시 한 번 규제기관들은 공매도에 대해 분노한다. 그들 중 많은 이들은 공매도가 네델란드의 경제적 위기를 심화시킨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영국은 노골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했다.

Short-selling runs deep in financial history. Perhaps the first case dates to 1609 when the Dutch trader, Isaac Le Maire, targeted the shares of the shipping company Vereenigde Oostindische Compagnie (the Dutch East India Company). VOC was the first multinational corporation in history and had broad powers. Nonetheless, Le Maire, concerned about threats of attack by English ships, sold VOC’s shares short. After learning about Le Maire’s tactics, the stock exchange governing VOC’s trading banned short-selling (although the ban was later revoked).

In the early 1630s, the Dutch economy fell into a depression following a speculative peak in the trading of tulips. Again, short-selling raised the ire of regulators, many of whom saw it as magnifying the effect on the Dutch economic downturn. As a result, England banned short-selling outright.

This blame game is short on logic (Financial Times) 中 에서 발췌

(주1) 그는 또한 탐험가이기도 했다. ” ‘르 매르 해협’이라는 이름은 안트워프에서 큰 사업을 하면서 탐험을 조직했던 이삭 르 매르(Isaac Le Maire)를 기념해서 붙인 이름” 이라고 한다. 수많은 지리상의 발견이 전 세계 무역에 있어 보다 경제적인 해상의 운송항로를 개척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성과라는 점에서 그리 특이한 일도 아니다. 또 어떤 면에서 보면 “지리상의 발견”이라는 것은 어찌 보면 유럽인들의 발견이었을 뿐일 수도 있다.

유가는 조작되는 것인가?

Are Oil Prices Rigged?

Friday, Aug. 22, 2008
By ARI J. OFFICER AND GARRETT J. HAYES

현재의 유가폭등은 투기세력, 그 중에서도 석유 공급업자들이 배후에 있는 투기세력에 의해 조작되고 통제되고 있다는, 약간은 음모론적인 주장이 Time지에 개재되었다. 언뜻 생뚱맞기는 하지만 그만큼 현재의 시장에 대한 대중들의 호기심, 분노, 참을성이 한계에 달했다는 생각도 든다. 각주에도 적었지만 논조가 언뜻 Time지의 그것이 아니라 World Socialist Web Site의 그것이 아닌지 의심될 정도로 급진적이다. 이 모든 주장들을 다 받아들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일단 필자들의 주장을 증명할 실증자료에 대한 언급도 특별히 없다. 그럼에도 현재의 시장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여러 개념들을 알기 쉽게 – 몇몇은 약간 오류도 있는 것 같지만(꼭 집어 찾아낼 능력 안 됨) – 다양한 주장의 공유 차원에서 여기 소개한다. 각주는 모두 역자의 각주다.

우리 모두는 투기세력이 유가를 인위적으로 높이고 있다고 들어 왔다. 이 주장은 유가가 최근 115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을 비추어볼 때 더 흥미로워지는 주장이다. 그러나 아마도 우리는 잘못된 관점에서 이를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석유산업에서 메이저 공급자가 바로 이 속임수를 쓰는 투기세력이라고 가정해보자.

유가를 가지고 농간을 부리는 것이 가능할까? 당연하지. 이제 어떻게 하는지 보자.

만약 당신이 석유 공급업자라면 어떻게 가격을 올릴 수 있을까? 공급의 조절은 – 1973년의 OPEC의 엠바고처럼 – 전 세계적으로 석유의 공급처가 다양해짐에 따라 덜 효율적이다. 그리고 석유 공급업자가 실물 석유시장에서 수요를 조절하는 것으로는 확실하게 가격을 올릴 수 없다. 궁극적으로 그들은 석유를 사는 것이 아니라 팔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폭로하는 바와 같은 시장의 비효율성을 통해 석유 공급업자는 또 하나의 다른 시장을 이용해서 수요를 인위적으로 증가시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러한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소위 선물, 선물시장을 관찰하여야 한다.

뉴스에서 보도하는 유가는 사실 선물시장에서의 가격이다. 이 시장에서 거래자들은 유형(有形)의 석유를 교환하는 것이 아니다. 그 대신 장래에 – 통상 몇 달 후에 – 어느 시점에 약정된 가격에 석유를 교환하는 계약들을 교환한다. 그러한 계약을 통해 기업들은 초기에 가격들을 묶어둠으로써 포지션을 헤지한다. 항공사는 연료가격이 올라감에 따른 그들의 익스포져(exposure)를 줄이기 위해 선물계약을 구입하기도 한다. 반대로 석유회사들은 미래의 가격이 떨어질 것에 대비해 이윤을 확실하게 하기위해 선물계약을 팔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그 대신 석유 공급업자가 선물계약을 사서 그들의 위험을 증가시키면서 유형의 석유의 가격이 폭등함에 따라 막대한 이익을 거두게 된다면?(주1)

선물시장은 유가를 매기는 데에 있어 공인된 주요동인이 되었다. 그러나 실제 세계에서 석유의 절대 다수는 수백만 배럴이 실제로 대규모로 수송되는 사적인 거래를 통해 구매된다. 그러나 일련의 사적인 거래들은 특정 시장가격을 형성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선물시장에서는 그 거래행위가 공개적으로 이루어지는 까닭에 가격산정이 투명하기 때문이다. 그 가격은 유가의 벤치마크로 널리 받아들여진다. 다른 말로 하면 선물시장은 사계가 소비하는 석유의 가격 발견 메커니즘으로 기능한다.

선물시장의 마진(거래:역자 추가) 덕분에 당신은 실제 거래할 수 있는 것보다 10배 이상을 거래할 수 있다. 단 9천 달러를 가지고 최근의 최고 수준으로 보자면 14만 달러까지 컨트롤할 수 있었다.

모두들 말하기를 뉴욕상품거래소 (the New York Mercantile Exchange : NYMEX)를 통해 하루에 상품 원유 10억 배럴이 거래된다고 한다. 이러한 양은 전 세계적으로 하루에 거래되는 8천만 배럴의 석유를 무색하게 한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의 거래량은 혼동을 일으킬 수 있다. 대부분의 거래자는 그저 잡음 일뿐이다. 투기세력들은 단기적인 이윤을 쫓고 특정 포지션을 유지하고 순식간에 거래를 종료시켜버린다.

선물시장에 있어 보다 나은 거래량 계산법은 미결제된 포지션의 총수, 즉 ‘미결제 거래 잔고(open interest)’다. 다음 달에서부터 지금으로부터 10년 후에 이르는 계약들에서 미결제된 포지션들의 총수로부터 설명되는 거래는 10억 배럴이 존재한다. 매우 흥미롭게도 매년 실제로 300억 배럴의 석유가 소비된다. 이 모든 양에도 불구하고 미결제 거래 잔고에서 실현되는 청구들은 석유의 실제소비와 비교할 때에 희석되어버린다. 선물시장은 실재 석유시장보다 훨씬 작다. 실제로 선물시장에서 ‘매입 포지션’에 투자되는 1달러는 물리적인 석유시장에서 300달러 이상의 레버리지 비중을 차지한다.

요점은 석유의 전채 매입을 휘어잡는데 단지 90억 달러면 된다는 것이다. 막대한 액수처럼 들리지만 석유시장에서의 몇몇 주요한 개인 플레이어들은 시장 그 자체보다도 덩치가 크다. 브루나이 페트롤륨의 술탄 하사날 볼키아 무자딘(Hassanal Bolkiah Muizzaddin)은 23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사우디의 왕자 알와리드 빈 다랄 알사우드(Alwaleed Bin Talal Alsaud)는 130억 달러를 지니고 있다. 아니 우리는 시장 조작에서 이들 중 어느 특정인을 암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백만장자의 리스튼 길다. 요는 이러한 범주의 어느 누구라도 석유 선물시장의 리스크들을 깨끗하게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석유를 배달까지 할 수도 있다. 배달 이전에 석유의 상당 부분을 유보시켜 놓은 채 이들 투기세력들과 반대편에 있는 (석유를 매도하는) 위험회피자들은 그들의 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여야 할 것이다. 석유시장 자체에 대한 석유 공급업자들의 동맹은 시장을 매점하는데 있어 대단히 유리한 위치를 제공한다.

이러한 개인 또는 기업들은 왜 들통 나면 손실을 입을지도 모르는 그들의 돈과 명성에 두고 도박을 할까? 그들은 그럴 필요가 없다. 그들이 선물투기에 있어서 다른 투자자들의 돈까지도 도박할 수 있는 익명의 투자 회사(vehicle)인 헤지펀드가 있다. 비록 우리 모두가 유가에 영향을 받지만 석유 소비자인 우리가 가격을 정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이 문제점이다. 물리적인 석유시장의 가격 발견 메커니즘으로 기능하는 선물시장이 오직 엘리트에게만 공개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엘리트들이 가격을 결정하는 것을 신뢰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누구인가? 소위 전문가라는 이들은 누구인가? 유가의 지속적이고 엄청난 상승을 통해 이익을 향유하는 헤지펀드, 석유회사들, OPEC 들이다. 이해의 충돌을 인지하겠는가?

석유 공급업자가 가격을 올리기 위해 해야 할 것은 오직 선물계약을 몽땅 사들이는 것뿐이다.

그것은 그리 위험하지도 않다. 공급자/투자자 리스크는 그들의 거대한 재산에 있어 하찮은 부분일 뿐이고 또는 다른 투자자들에게 위험을 분담하게끔 미끼를 던질 수도 있다. 가상의 제한 없는 자원과 근원적인 원자재와의 실질적인 연계를 가지고 석유 공급업자들은 1970년대에 은(銀)시장을 매점하려 시도했던 헌트 형제보다도 훨씬 더 나은 위치에서 조작을 할 수 있다.

모든 공급업자들에게 있어 최대의 이해관계는 가격상승이다. 석유는 유한한 원자재다. 전 세계는 결국에는 보다 효율적으로 바뀌고 대체 에너지원을 개발할 것이다. 한편 공급업자들은 그들의 제한된 자원을 통해 최대한 많은 이윤을 짜내기를 원한다. 비록 유가가 너무 높다는 것을 (수요가 줄 정도까지) 그들이 알지라도 그것을 수정하는 것은 그들의 이해관계가 아니다. 보다 작은 규모지만 “믿을 수 있는” 선물시장에서 설정되는 가격을 통해 석유 공급업자들은 현물 석유 판매에서 곱절의 이윤을 실현한다.

선물시장에서의 가격은 – 그리고 실제로 어느 표준화된 상품에서의 임의의 실재 시장 – 실재의 공급과 실재의 수요가 만나는 지점에서 가격이 형성되지 않는다. 그것은 ‘인지된(perceived)’ 공급이 ‘인지된(perceived)’ 수요가 만나는 지점에서 결정된다.(주2) 선물시장 참여자들은 그들을 둘러싼 세상을 대리할 뿐이다. 대중의 눈에 베일이 씌워져 있고 그들은 ‘하나의 공정가격(a fair price)’에 대한 이러한 환상을 받아들인다.

불행하게도 ‘전체적으로 너무 작은(all-too-small)’ 선물시장에서 설정된 가격이 전체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석유를 능가하고 있다. 많은 면에서 석유는 유사화폐이다. 같은 말로 석유는 미국 달러로 국제적으로 거래되기에 달러는 석유에 연동된다. 유가가 미국의 산업을 쥐어짜는 동시에 달러를 평가절하 시킨다. 우리 경제의 현황은 유가에 반영된다. 미국을 평가하는 새로운 표준이 되었다. 우리는 이 검은 황금 표준의 노예다.

그 결점과 지독한 비효율에도 불구하고 이른 바 자유시장이라 불리는 미국의 시장 시스템은 이러한 취약성에 노출되어 있다. 석유 공급업자들은 올가미를 죌 수 있다. 그러나 진작에 우리 스스로 목을 죄었다. 익명성의 벽 뒤에 숨어서 가해자들은 이런 프로세스로 미국을 끌어들여 이윤을 취하고 그들의 목적을 달성한다.

선물시장은 가격 투명성을 뛰어넘어 참여자 투명성을 공개되어야 하는 닫힌 책이다. 개별 계약들이 만료된 이후 NYMEX와 다른 거래소들은 각 거래의 참여자들을 공개해야 한다. 익명성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 그리고 매입은 우리가 이론적으로 구매자가 아니라 판매자라고 믿고 있는 석유 공급업자들에게 연결되어야 한다.

이러한 취약성은 실존하는 것일까? 경제학은 우리가 공정 가격결정을 부패한 조작과 혼동하게끔 할지도 모르는 공급-수요 이론을 적용함에 있어 그토록 잘못된 것일까? 실행에 있어 동기, 기회, 그리고 탐욕이 있다. 우리는 이외에 무엇을 기대하는가?

Ari J. Officer는 스탠포드 대학에서 금융수학(financial mathematics)을 공부하고 있다. Garrett J. Hayes는 스탠포드 대학에서 재료과학 및 공학(materials science and engineering)을 공부하고 있다.

후기 : 상당히 긴 글을 별 막힘없이 술술 써내려간 저자들의 능력이 대단하다. 그럼에도 위에 잠깐 언급하였듯이 자신들의 주장을 구체적으로 증명해줄 실증자료, 혹은 정황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 글의 약점이다. 여하튼 참고삼아 말씀드리자면 Fortune誌 가 발표한 세계 500대 기업에서 탑10 업체 중 여섯 개가 석유정제업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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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 즉 선물시장에서 석유 공급업자가 ‘위험회피자(hedger)’가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투기자(speculator)’가 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주2) 이러한 가격결정 메커니즘을 요즘의 경제연구가들은 소위 ‘기대 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노동시장에서의 임금요구로 ‘실재 인플레이션’(앞서 필자들이 설명한 실재 공급과 실재 수요가 만나는 지점에서의 가격이라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가격의 상승)이 있을 것이므로 기대 인플레이션을 초기에 잡거나, 아니면 노동시장에서의 임금상승 주장을 무마시킬 것을 정부에 요구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