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딱딱한 글만 연속으로 올린 것 같아서 분위기 전환으로 어릴 적 끼적거린 유치뽕짝의 단편 하나 올립니다. 김반장는 탁자위에 놓여진 오렌지주스를 한 모금 마시며 갈증을 달랬다. 맞은편에 앉은 가족들은 어수선한 표정을 애써 감추려 하지 않았다. [그러게 애초에 다 큰것이 혼자 나가 산다고 했을때부터 말렸어야지.] 가장인듯한 초로의 사나이가 옆자리에 앉아 있던 자그마한 여인에게 벌컥 성을 냈다. [지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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求道者로서의 野球人의 자세
삼진아웃을 당한 김명지는 락커로 돌아와 벤취에 털썩 주저 앉았다. 그러나 실망스런 표정은 아니었다.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겠다는 초연한 의지가 표정에 나타나 있었다. 2루수가 그런 그를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이봐. 슬러거 또 삼진이네?] [그러게.] 김명지는 마치 남의 일인양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자네 20타수 연속 무안타에 6연속 삼진인거 알고나 있나?] [알지 알고 말고.] 2루수에게 눈도 돌리지 않은채 김명지는 […]
우정
이른 아침 교정의 잔디는 6월의 아침이슬을 흠뻑 담아두고 있어 푸르름이 눈부실 지경이다. 과함도 모자람도 없이 초여름의 아름다운 교정은 크게 숨을 쉬어 그 행복한 공기를 폐속에 한껏 담아두고 싶은 경치다. 그러나 나나 그 녀석에게 있어서나 이러한 상쾌함을 느끼는 것조차 일종의 사치다. 한국땅에서의 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사회적 지위는 오만함, 권모술수, 그리고 자기학대를 미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란다에 나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