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물분쟁 사례에 대한 통상교섭본부의 해명에 대하여

서울시장 선거 직후, 한미FTA 이슈로 또 한 번 정국이 요동칠 기미다. 참여정부 시절부터 시작하여 이명박 정부로 이어진 이 이슈는 다양한 정치세력의 다양한 주장들이 이합집산한데다 워낙 방대한 분량이라 쉽게 논점이 모아지기 어려운 특징이 있다. 그럼에도 찬반세력은 몇 가지 화두를 가지고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뜨거운 이슈가 바로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S 또는 ISD)다.

볼리비아의 상수도 시설에 대한 사례는 이 이슈의 대표적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처음에 온라인에 미국기업 벡텔이 볼리비아 정부에게 사업권을 뺏기자 볼리비아-미국 FTA를 활용하여 해당사안을 국제투자분쟁처리기구(ICSID)에 회부했다는 틀린 사실이 떠다녔는데, 그 정확한 사실관계에 대해선 이 블로그에도 지적한 바 있다. 한편 트위터의 통상교섭본부 공식계정은 이 문제에 관해 아래와 같은 견해를 밝혔다.

@ftapolicy (벡텔 대 볼리비아 사건 사실관계입니다.) FTA와 무관. 네덜란드-볼리바아 BIT를 근거로 소송. 분쟁당사자간 합의로 중재 종료(승소 아님). 참고로, 상기 BIT에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유보규정이 없음. 한미 FTA에는 환경, 전기, 가스, 보건의료 서비스 포괄유보로 공공정책 자율권 확보 RT @wegon0912: 외교통상교섭본부 공개질의 6 : @coreacdy [볼리비아FTA이후] (cont) http://tl.gd/dvlmo1 [원문보기]

이미 벡텔이 네덜란드-볼리비아 BIT를 활용했다는 사실은 확인한 바 있고, 또 하나 통상교섭본부의 주장에서 살펴볼 것이 바로 한미FTA에는 “환경 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유보하여 공공정책 자율권을 확보”하였다는 주장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말은 사실이다. 벡텔이 볼리비아에서 영위한 사업형태와 해당하는 서비스를 한미FTA에서 찾아보자면 “음용수 처리·공급서비스”고 이는 부속서 II에 명시되어 있다.

분야 :

  • 환경서비스 – 음용수 처리·공급서비스, 생활폐수 수집·처리서비스,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처리서비스, 위생 및 유사 서비스, 자연 및 경관보호 서비스(환경영향평가서비스는 제외한다)

관련의무 :

  • 내국민대우(제11.3조및제12.2조)
  • 이행요건(제11.8조)
  • 현지주재(제12.5조)

유보내용
국경간서비스무역및투자

  • 대한민국은 다음의 환경서비스에 대하여 어떠한 조치도 채택하거나 유지할 권리를 유보한다 : 용수의 처리 및 공급, 생활폐수의 수집 및 처리, 생활폐기물의 수집․운반․처리, 위생 및 유사서비스, 그리고 자연 및 경관보호서비스(다만, 환경영향평가서비스는 제외한다)
  • 이 유보항목은 관련법 및 규정에서 상기서비스에 대하여 사적공급을 허용하고 있는 경우 민간당사자간 계약에 의하여 공급되는 해당서비스에는 적용되지 아니한다.

한미FTA 비준동의안의 부속서II 리스트 중 일부다. 부속서II는 이른바 “미래유보” 리스트인데, 미래유보라 함은 현재 개방수준으로 그대로 유지 또는 동결하는 것을 의미하는 현행유보와 달리, 공공 서비스 등 향후 우리 정부의 정책 운용과정에서 규제가 강화될 수 있는 분야를 의미한다. 즉, 현재에는 개방되어 있거나 규제하지 않는 부문도 정부의 정책의지에 따라 향후에 개방을 철회하거나 규제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현재 상황은 어떨까? 현재 음용수 처리·공급서비스는 내외국인 민간사업자에게 개방되어 있다. 이러한 권리는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서 허용하고 있다. 법에서 허용하고 있는 접근 가능한 사회기반시설은 동법 제2조에 명시하고 있는데, “수도법 제3조제5호에 따른 수도”가 해당된다. 참여 가능한 “민간부문”도 외국법인을 포함한 공공부문 외의 법인이라 규정하여 내외국인을 차별하지 않는다.

상수도 민영화는 사실 민간투자법 제정이후 꾸준히 거론되는 사안 중 하나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슈 – 특히 안보 이슈 – 때문에 본격적으로 시장이 조성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법에는 엄연히 내외국인 투자자에게 개방되어 있는 상황이고, 미래에 이를 철회할 수도 있다는 것이 한미FTA의 내용이다. 따라서 통상교섭본부의 주장은 사실의 일부만을 담고 있다. 정부의 정책적 의지에 따라 상황은 변할 수 있다는 의미다.

2 thoughts on “볼리비아 물분쟁 사례에 대한 통상교섭본부의 해명에 대하여

  1. conanoc

    무슨 얘기인지 잘… 상황이 어떻게 변할수 있다는 얘기인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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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ticky Post author

      굳이 설명드리자면 통상교섭본부의 트위터 계정이 “공공정책 자율권을 확보”했다고 했는데, 한미FTA 비준안의 미래유보 조항과 상관없이 현재 상수도 시장이 법적으로는 개방되어 있으니 로비그룹이 현재의 개방정도를 바꾸지 말도록 하면 볼리비아처럼 개방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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