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유화에 관하여

미국의 거대식품업체 카길이 휴고 차베스 대통령이 선포한 국유화 포고령의 공표에 따라 베네수엘라에 있는 쌀 가공 플랜트를 넘겨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 포고령은 화요일 배포된 베네수엘라의 관보에 공표된 이후 법령화되었다. 인수인계에 관한 협상이 뒤따를 것이다.
US food giant Cargill Inc. will be forced to turn over a Venezuelan rice processing plant following the publication of a nationalization decree enacted by President Hugo Chavez. The decree became law after its publication in Venezuela’s Official Gazette, which was distributed on Thursday. It will be followed by negotiations for the takeover.[Cargill Inc. forced to turn over a rice processing plant in Venezuela…]

국가의 수용 또는 몰수는 사실 사유재산을 강력히 옹호하는 국가에서조차 국가의 고유권한에 해당하는 권리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역시 일종의 국유화가 진행 중인 사례가 있다.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되어오고 있던 애물단지 인천공항철도의 인수가 그것이다.(자세한 소식 참고하기) 그런데 새사연은 이 사업의 인수인계에 개입한 경제적 배경과 정치적 배경을 비판하고 있다.

첫째, 현재 공항철도의 이용자는 당초 사업계획 예상치의 7%에 불과해 결과적으로 정부가 – 정확히는 현재도 빚더미 위에 앉아 있는 코레일이 – 수요예측에 실패한 민간사업자의 손해를 보상해주는 꼴이 되었다는 것이 경제적 배경에 대한 비판이다. 둘째, 낙하산 인사로 오점을 남긴 코레일이 인수하면서 사장인선과 인수 결정이 투명치 못하다는 것이 정치적 배경에 대한 비판이다.

일단 이러한 비판의 논지는 타당하고 나 역시도 동의하는 바이다. 다만 감안하여야 할 점에 대해서 한 마디 거들자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러한 로드맵에 대해서는 좀더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점이다. 어쨌든 인천공항철도는 민간투자사업으로서의 시장성을 상실한 사업이다. 하지만 정부와 사업자 간의 계약상의 보장조항인 최소운영수입보장(Minimum Revenue Guarantee)조항으로 인한 정부의 우발채무를 고려할 때에는 국유화가 타당하다. 민간사업자의 약정수익률이 공사채 금리보다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철도 뿐만 아니라 향후 여하한의 민간투자사업 혹은 위의 카길 플랜트와 같은 사적자본을 공익의 목적으로 소유권이나 통제권을 변경할 때에는, 그것이 무상몰수가 아닌 한에는 이러한 경제적 타당성의 고려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인천공항철도의 인수방식은 향후 유사한 조치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는 시사점도 있음을 감안하여야 한다.

6 thoughts on “국유화에 관하여

  1. beagle2

    저 민자 공항철도 사업을 비판하던 좌파에게

    “낡은 이념에 붙들려서” 시장과 현실을 모르고 반대를 위한 반대만 일삼는다고 말하던 자들은 지금쯤 무얼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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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련

    이 글이 꽤 도움이 될 듯 합니다.
    http://inspector.tistory.com/entry/공항철도-인수-문제-누구를-위하여-골든벨은-울리나

    블로그 운영자께서 철도동호계의 이론적 지주쯤 되는 분이라(저는 아마도 그냥 근성만 높은), 국유화 자체보다는 이번 사태를 철도라는 맥락 속에 위치짓는 것이 목적인 글입니다만, 인프라 부분에 대해서는 이번 껀이 전형적일 터이니 역시 철도에 집중적 관심이 없는 분에게도 유용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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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좋은 글 소개 감사합니다. 찬찬히 읽으려고 딜리셔스에 북마크했습니다. 역시 전문가분들이 블로깅을 하니 정보접근이 훨씬 용이해져서 좋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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