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경영학 지침서, American Gangster

<주의 : 스포일러 덩어리>

American Gangster는 일종의 경영학 지침서다. 할렘의 흑인 보스의 보잘 것 없는 운전사가 어떻게 거물로 성장하였는지 그리고 어떻게 인재를 활용하여 자기 인생을 개척해나가는지에 대한 케이스스터디용이라 할 수 있다.

영화는 흑인임에도 전설적인 마약상으로 활약하였던 실존인물 Frank Lucas 의 인생을 다루고 있다. Denzel Washington 이 맡은 이역은 – 개인적으로는 Jamie Foxx가 이 역을 맡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 영화 ‘대부’의 Vito Corleone와 같은 일가를 이루고 싶었던 야심찬 인물이었다.

죽은 보스의 구역을 물려받은 Frank 가 채택한 경영(?)방식은 바로 중간상을 배제한 직거래를 통한 비용절감이었다. 그는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시절, 베트남에서 생산되던 마약을 중간상이 아닌 군인들을(!) 이용하는 획기적인 방법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당시 막 골목길을 차지하기 시작한 할인점이나 양판점에서 채택한 소매업의 구매파워를 마약거래에 이용했다는 점에서 그는 어둠의 경영자라 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 결코 화려한 옷차림이나 과시적인 거드름으로 자신을 내세우지 않음으로써 수사당국으로부터는 철저하게 미지의 인물이었다. 이것은 또 하나의 경영학이었다. 적이나 경쟁자에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그렇지 않을 경우 발생되는 기회비용을 최소화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결국 그는 한 권투시합장에서 실수로 화려한 모피 차림으로 나타나 그를 뒤쫓는 Richie Roberts(Russell Crowe) 라는 강직한 형사와 그에게 돈을 뜯어내려는 더러운 마약수사대에게 동시에 존재를 노출시키고 만다. Richie Roberts의 끈질긴 수사 끝에 그와 그의 가족들은 줄줄이 교도소로 향한다.

Frank는 수사당국 역시 썩을 대로 썩었다고 생각했기에 Richie 역시 매수하려 든다. 하지만 강직한 Richie는 – Russell Crowe 자체가 좀 그렇게 생겼다. 말 안 듣게… – 이에 굴하지 않았고 결국 Frank를 통해 경찰의 비리 커넥션까지 밝혀내는 개가를 올린다.

세월이 흘러 Richie는 변호사가 되었고 이번에는 Frank의 변호사가 되어 그의 형기를 줄여준다. 또 하나의 경영학이다. 사람은 어떻게 만날지 모르니 인간관계를 잘 가져라. 줄거리만 들어도 Frank Lucas의 인생이 무척이나 드라마틱했음을 잘 알 수 있다.

많은 감독들이 연출에 탐을 냈을 것이고 그 공은 명감독 Ridley Scott에게 돌아갔다. 당연히 영화는 일단 기본은 한다. 탄탄한 연기력을 가진 주연배우들, 끈적끈적한 시간과 공간, 흡인력 있는 에피소드 들이 나무랄 데가 없다.

문제는 짧은 러닝타임에 한 드라마틱한 인물의 생애를 담으려다보니 여러 디테일이 생략되었다는 점이다. Denzel Washington 의 연기는 여전히 듬직하지만 비천한 인물에서 거물로 성장하기까지의 드라마틱한 변화를 담기에는 솔직히 처음부터 너무 귀티가 났다. 그의 아내와의 사랑이랄지 Richie와의 타협과정도 지나치게 생략된 느낌이다. 만약 마음먹고 대부처럼 3부작으로 기획되었더라면 이러한 문제는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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