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수위에 도달한 한국 매스미디어의 언어오염 현상

한국의 매스미디어가 보도기사를 쓸 때 사용하는 언어의 오염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기자들 스스로 언어에 대한 엄격함을 유지할 능력이 없기 때문인지 아니면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소셜미디어 시대에 적응하기 위하여 언어사용에 유연성(?)을 가지기로 마음먹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미디어 보도의 기본원칙인 언어적 엄격함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즉, 매스미디어는 언제부터인가 보도기사에서 ‘존버’, ‘줍줍’, ‘영끌’과 같은 온라인커뮤니티에서 만들어낸 비속어를 거리낌 없이 사용하고 있고, – ‘곱버스’나 ‘떡상’과 같은 표현은 이미 오래전에 시민권을 획득했다 – 심지어는 매스미디어 스스로 미투(MeToo) 현상을 조롱하는 듯한 ‘빚투’와 같은 어이없는 신조어를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매스미디어와 온라인커뮤니티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다.

어찌 보면 이들 표현이 신세대에게 더 직관적이기 때문이란 이유도 있을 것이다. 이런 표현이 가상자산 관련 기사에서 더 자주 목격할 수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다만, 이런 현상이 일반화되다 보니 뻔히 올바른 표현이 존재함에도 신문뿐만 아니라 지상파에서까지 ‘내로남불’이나 ‘돈맥경화’라는 정체불명의 사자성어를 쓰고 있는 상황으로까지 언어오염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어쨌든 왜 이런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인가 다시 한번 추측해보자면 짧은 시간에 정해진 물량의 보도를 쏟아내야 하는 보도 노동자의 근로조건 탓도 있지 않을까 짐작되기도 한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들 스스로 언어와 문어에 대한 수호자인, 기록하는 이로서의 – 기자(記者) – 자존심과 자긍심이 옅어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당신이 쓴 글은 인터넷이 존재하는 한 남아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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