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a job for Uncle Sam

비록 자유 시장이 왼쪽 신발과 오른쪽 신발을 얼마나 많이 생산할지를 결정하는데 있어서는 매우 좋지만 집단행동의 심리학에서 기인하는 시스템 리스크를 방지할 수는 없다. 이 일은 샘 아저씨가 해야 할 일이다.
Although the free market is very good at deciding how many left and right shoes to produce, it cannot prevent systemic risk that arises from the psychology of herd behaviour. This is a job for Uncle Sam.[출처]

이글을 읽으면서 드는 느낌은 이렇다. 왜 일반적으로 시장참여자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시스템 리스크를 방지하는 엄청난 역할을 수행하는 정부가 신발 생산량을 결정하는 정도의 사소한 역할은 시장보다 더 잘하지 못한다고 여겨질까? 예를 들어 서구의 집값 폭락은 신발 생산량 결정에 뛰어난 능력을 보였던 시장이 집을 과잉 공급하였기 때문에, 그리고 이 과잉 공급된 집들을 팔기 위해 대부를 늘렸기 때문에 발생된 일이다. 한국 시장 역시 과잉 공급된 주택이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유발하면서 국가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즉 국가주도의 공급 시스템이 열등하였다면 시장의 그것도 지금 상태로는 그리 낙관적일 수 없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여태의 시장의 역사는 사실 그러한 과잉 공급으로 인해 거품이 터지면서 그것을 수습하는 수축의 시기가 주기적으로 반복되어 왔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즉 통상적으로는 수요와 공급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결정되었다고 여겨지고 있지만 사실 현실은 수요에 대한 공급이 그 결정지점의 위와 아래로 급격하게 요동쳤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한 변동성은 주기적인 파괴적 경기후퇴를 통해 완화되곤 했다. 좋게 말해서 시장의 자율조정이고 나쁘게 말해서 시장의 무정부성이다.

또 하나 언급할 것은 그나마 우리가 시장에서 공급되는 것들에 대해 올바른 정보를 제공받아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이제 엄밀하게 말해 시장에서 공급되는 중 영향력이 큰 상품의 상당수는 그 의사결정을 위한 정보와 판단을 타인에게 위탁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번 사태의 또 하나의 공모자 신용평가기관이 바로 그들이다. 모기지 채권이라는 시장영향이 엄청난 상품의 품질을 거짓으로 보증한 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결국 앞으로도 이러한 상태의 시장경제가 유지되는 한에는 과잉 공급으로 인한 가격폭락, 공급 축소로 인한 가격폭등, 시장참여자의 그릇된 행동으로 인한 정보오류 또는 더 다양한 변수가 결합된 시장의 변동이 계속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변동으로 인한 영향은 이번 사태에서도 보듯이 금융의 세계화와 증권화 경향으로 말미암아 전 세계적으로, 그리고 전 산업적으로 폭넓고 무차별적일 개연성이 크다. 금융시장은 그러한 여러 변동성을 파생상품으로 해소하려 노력해보았지만 이번에 별무소용임이 어느 정도 증명되었다.

지금 각국 정부가 엄청난 자금을 풀어대고 금리를 인하하면서 케인즈의 부활이니 New new deal 이니 하며 포장하고 있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그것은 ‘신종 보호무역주의’이고 ‘서브프라임 거품’을 ‘재정 거품’으로 대체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현재 각국의 경제정책은 모순의 근본적인 치유와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요는 전 세계의 소비자, 다른 말로 노동자들이 막대한 부채에 의해서가 아닌 실질적인 구매력을 통해 소비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 관건일 것이다.

8 thoughts on “This is a job for Uncle Sam

  1. 남궁JO

    ‘정부가 신발 생산량을 결정하는 정도의 사소한 역할은 시장보다 더 잘하지 못한다고 여길까? ‘

    ‘여긴다’기 보다는 경험에 의해 이미 밝혀진 사실이라고 보는 쪽이 나을 것 같군요. 시장의 전부를 완벽하게 부정한 사회가 바로 과거의 소련이었고, 그 결과는 우리 역시 익히 알고 있듯이, 비효율성의 만연과 공직의 부정부패였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시장주의는 시장주의 나름대로의 문제점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만민이 언제나 합리적인 선택만을 이끌어나가는 것은 아니지요. 하지만 그 대안 역시 뚜렷하지 않습니다. 신이 아닌 이상, 세상 모든 곳의 공급과 수요를 조정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정부주도의 시장조율은 어디선가 정부의 손이 닿지 못하는 곳에서의 불협화음을 가져다주기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뭐…정부의 역할이 어느정도 있어야 한다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시장의 공급과 수요법칙을 정부가 더 낫게 수행할 수 있다는 말씀은 어떻게 생각해도 긍정하기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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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구사회주의 블록의 패착에 대해선 이미 잘 알려진바죠. 하지만 전후 자본주의에서도 가장 큰 시장의 공급자는 정부였습니다. 그러한 견지에서 저는 정부부문의 공급이 우월하다고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라 비효율적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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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남궁JO

      그렇군요…
      FDR의 케이스도 있고, 확실히 정부부문의 공급이 무조건적으로 비효율적이라는 말에는 저 역시 반대합니다. 그래도 우월한 쪽은 시장에 의한 공급이라는 생각이 제 주관적인 견해입니다만^^; 여튼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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