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 Archives: 잡담

정말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어드민 계정을 로그인하는 바람에 로그인 정보를 몰라서 한참 헤맸네요.
이 블로그에 글을 마지막으로 쓴 이후 꽤 많은 시간이 흘러서 거미줄도 잔뜩 처져있는 것 같고 그렇네요.
그동안 생업과 관련된 일들도 그럭저럭 정리되고 했으니 앞으로 종종 글을 올릴까 생각 중입니다.
기다리시는 분이 계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잡담

즐거운 주말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출근했습니다. 즐거울 리가 없겠죠? 에라~ 독재타도!

하나 쓰고 싶은 글이 있는데 바빠서 쓰지도 못하네요. 대충 생각해놓은 줄거리를 까먹을지도 모르겠고.. 여하튼 안부전하려고 이렇게 몇 자 끼적거립니다. 글만 쓰면 아쉬우니까 노래도 한 자락. 70년대 말 엄청난 히트를 쳤던 The Knack 의 My Sharona. 시원시원한 보컬과 연주가 인상적이었던 곡이죠. 우리나라에서도 광고음악으로 쓰이는 등 인기를 얻었었고요. 그런데 아쉽게도 리드보컬 분이 얼마 전에 암으로 사망하셨다는군요. 건강이 최고입니다. 건강 챙기시길…

Unkind Rewind

어떤 영화에서 본 장면을 이야기해보자. 젊은이 둘이서 길을 걷고 있는데 가판대에서 일하는 한 노인이 야구에서의 투구 동작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래서 한 젊은이가 다른 이에게 노인의 그런 기이한 행동의 이유를 물었다. 다른 이의 대답은 이러했다. 그 노인은 원래 메이저리그 투수였는데 단 한번의 투구가 홈런으로 연결되어 팀이 패했고, 그 이후 노인은 방출되어 선수생활이 끝났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때의 고통이 계속 남아 그런 행동을 하게 된 것이다.

이 정도의 고통은 아니었지만 나도 오늘 비슷한 경험을 했다. 아침에 아내에게 전화가 왔는데 당분간 맡아주기로 했던 남의 집 고양이가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집안 곳곳을 살펴도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밖으로 나가면서 고양이를 보지 못하였냐는 것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럴 일이 없었지만 그 전화를 받고 오전 내내 출근 전의 한 컷 한 컷이 뇌리 속을 어지럽혔다. 어깨가 찌뿌듯해져왔다. 조퇴를 하고 밖을 헤매는 고양이를 찾아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했다. 결국 고양이는 집안에서 찾았다. 주인이 직접 쫓아와 불러대자 교묘하게 숨어있던 고양이가 나타났단다.

살면서 이런 일은 가끔씩 경험하곤 한다. 애인과 다투고 헤어졌을 때 사소한 이유로 싸웠던 그날만 없었더라면, 주식에서 큰 손해를 보고 앞뒤 가리지 않고 돈을 쏟아 부었던 그 거래만 없었더라면, 교통사고가 났는데 사고현장에 존재하였어야 했던 그 사유만 없었더라면… 등등 우리에겐 수많은 우연의 변수들이 메이저리그 투수였던 가판대 노인을 만들고, 고양이 잃어버리고 집에서 쫓겨나는 남편을 만든다. 그리고 그 우연들이 어느 순간 거대한 덩어리의 필연으로 자리 잡는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보면 그 거대한 필연이 사소한 우연들이 뭉쳐지는 장면이 리와인드 장면처럼 자세히 나온다.

어쨌든 집안에서 고양이가 발견되면서 벌써 기억이 서서히 내 뇌에서 지워지고 있던 그 아침의 출근 장면은 더 이상 곱씹을 필요가 없었던 또 다른 평범한 일상으로 분류하여도 상관없게 되어버렸다. 만약 그 장면에서 정말 잽싸게 고양이가 내 발 사이로 빠져나가 밖으로 도망가 버렸다면 나는 죄책감과 망상에 시달리고 아내는 우울증에 빠지고 고양이 주인은 산으로 들로 고양이를 찾아 헤맸을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는 2010년 1월 7일 6시 경이 잊지 못할 시각이 될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다.

당신에게 잊지 못할 어느 시각은 언제였을까?

잡담

얼마 전에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그랜토리노’를 봤다. 합리적인 보수주의의 모범을 보여준 영화라는 호평들도 있긴 하지만 생각해보면 어찌되었든 나는 그의 작위적인 상황설정이 맘에 들지 않는다. 감동을 쥐어짜려는 느낌이랄까? 오스카가 좋아할 영화인데 희한하게 이번엔 오스카가 그를 천대했다. 암튼 난 슬럼독밀리어네어를 보길 원했고 아내는 그랜토리노를 보길 원했다. 당연히 나는 아내의 편을 들었다. 아내의 선택을 보고 후회하는 편이 내 선택을 보고 후회하는 편보다 훨씬 덜 후회스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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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Rock에 이은 새로 즐기는 미드는 The Office. 무개념 상사(boss)의 끝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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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前) 대통령이 자신의 혐의사실에 대한 변론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 하고 있는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오바마가 만약 퇴임 후 비슷한 혐의를 받게 된다면 그는 무엇을 통해 변론을 할까? Twitter? 그나저나 나는 스티브 부세미의 follower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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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RSS 구독자수가 조중동을 모두 제켰다. 그래서 우쭐거리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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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집값이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고, 주가가 오른다고 언론에서 호들갑을 떤다. 암튼 무엇을 하든 참 싸이클이 빠른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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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읽고 있는 책은 ‘사막의 반란(T. E. 로렌스)’, ‘황금의 샘(다니엘 예르긴)’,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더글러스 애덤스)’, ‘노동가치론의 역사(로날드 L 미크)’ 등이다. 역시 진도가 제일 빠른 것은 ‘은하수~’다. ‘사막의 반란’은 예상 밖으로 지루한 편이다. 하지만 T. E. 로렌스의 생생한 증언으로 듣는 사막의 역사와 꼼꼼하고 사실적인 인물화들이 즐길 만하다.

남의 꿈에 출연하다

펄님의 블로그에 가보니 황당한 이야기가 적혀있었다. 펄님의 꿈에 내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한밤중에 10여명 정도를 초대하셔서 가 보니… 아메리칸 인디언 할어버지를 모셔 놓고 말씀을” 듣는 정황이었다고…. 뭔가 더스틴호프만 주연의 수정주의 서부극 ‘작은 거인’이 연상되는 장면인데…. 아무튼 곧이어 둘째를 순산하실 유부녀의 꿈에 내가 나타났다는 것은 괜히 찔리는 상황이다. –; 펄님도 좀 찝찝하셨는지 “별 의미 없는 꿈(견몽)”이라고 입막음하신다. 왈왈~~** 여하튼 펄님이 경청은 하셨으나 인디언 할아버지는 청중이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말로 뭐라 하셨다고 한다. 아마도 이번 금융위기의 해법에 관한 내용이었거나, 아니면 곰보빵과 파운드케익의 장단점 비교분석에 관한 내용이었거나… 그랬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