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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파크, 앞으로 공짜로 본다

귀여운 아그들의 대화의 반절 이상이 쌍시옷 들어가는 욕으로 채워지는 만화 남쪽공원(사우스파크)을 아시는지? 속된 말로 정말 골 때리는 이 동네에서 끊임없이 사고를 쳐대는 주인공들을 보고 있자면 심슨 가족은 정말 교양과 품위 넘치는 이들이다. 심슨 가족은 메인스트림이다. 암튼 한때 어둠의 경로를 통해 신나게 다운받아 보던 애청프로였다.

그 사우스파크가 어느덧 12번째 시즌을 맞이했다고 한다. 그동안 잊고 있었는데 감회가 새롭다. 한편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여 이 시리즈의 창조자 중 한 명인 Matt Stone 아저씨가 최근 팬들에게 놀라운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다음은 그가 가진 Boing Boing 과의 인터뷰다.

“모든 사우스파크 에피소트와 수백만 개의 클립이 몇 년 동안  유투브나 빗토렌토를 통해 온라인에서 떠돌아 다녔었다. (…) 우리는 언제나 더 많은 곳의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작은 쇼를 본다는 사실을 즐겨왔다. 새 웹사이트가 이제 사람들이 사우스파크를 보고 나누는 것을 더 쉽게 만들 것이다.
궁극적으로 전 세계 어디서든 모든 에피소드와 클립을 (공짜로:역자주) 볼 수 있다. 코미디센트럴이 다른 케이블회사와 지역과 맺은 계약 때문에 당장은 그렇게는 못하고 있다(모든 에피소드를 공개 못 하고 있다는 의미로 거의 대부분의 에피소드는 이미 공개되었다:역자주). 그러나 아마도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우리의 쇼를 언제나 불법적으로 다운받아야 한다는 것에 질려버렸다.(이 부분 대박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합법적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Every South Park episode and billions of clips have been online for years on YouTube or BitTorrent (…) we’ve always loved the fact that more people in more places could see our little show. The new website just makes it easier for people to see and share South Park.
Eventually every episode and clip will be available everywhere in the world. There is a tangle of contracts that Comedy Central has with different cable companies and territories that are preventing us from that right now. But hopefully it won’t be long.
Basically, we just got really sick of having to download our own show illegally all the time. So we gave ourselves a legal alternative.”

오~~ 오빠 멋쟁이~~!!

나는 자신의 창작품에 대한 정당한 권리(가장 근본적으로는 금전적 권리겠지만)를 주장하는 이를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자신의 창작품을 이렇게 흔쾌히 남들과 나누는 사람에게는 그 이상의 칭송이 있어야 하는 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래서 세상이 좀 더 살만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앞으로 적어도 사우스파크만큼은 고화질의 영상을 마음의 짐 덜어내고 보게 되었으니 좋지 아니한가. 🙂

They Killed Kenny but They Saved Their Fans~

레코드회사들이 저지른 뼈아픈 실수 1위는?

Blender.com 은 최근 “20 Biggest Record Company Screw-Ups of All Time”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레코드 회사가 저지른 가장 멍청한 실수 20가지를 선정했다. 흥미로운 실수 몇 개를 살펴보자.

17위에 에디슨이 세운 레코드 회사에 관한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다. 축음기의 발명가 에디슨이니만큼(사실 발명가라기보다는 사업가지만) 당연히 그는 National Phonograph Company(나중에 Edison Records 라고 개명)라는 이름의 레코드 회사를 소유하고 있었다. 처음에 이 회사는 관련업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회사였다. 하지만 치명적인 두 가지 실수는 이 회사의 수명을 단축했다. 첫 번째, 에디슨 회사의 레코드는 오직 에디슨의 플레이어를 통해서만 들을 수 있었다. 호환성이 없었던 것이다. 두 번째로 그는 당시 유행하던 재즈를 지독히 싫어했고(주1) 이러한 사적인 감정이 비즈니스에 반영되어 재즈 음반을 전혀 내지 않았다 한다. 결국 이차저차해서 회사는 1929년에 문을 닫았다고 한다.

8위로는 워너뮤직 Warner Music 의 뼈아픈 실수를 소개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음악은 그 장르적 속성 자체가 정치적 성향과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흔한데 대표적으로 보수적인 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음악은 바로 랩이나 힙합으로 불리는 흑인음악일 것이다. 힙합이 한창 인기를 끌고 있을 때 이 음악의 최고의 수혜자는 워너뮤직이었다. 그들의 계열사 중 하나인 Interscope label 이 부분소유하고 있는 Death Row 사에 당시 최고의 힙합 아티스트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 Bob Dole 이 한 연설에서 이러한 이유로 워너뮤직을 비난하자 그들은 서둘러 Interscope 을 라이벌인 유니버셜에게 팔아버린다. 그뒤 유니버셜은 Interscope 이 배출한 Tupac, Dr. Dre, Eminem 등의 놀라운 성공에 힘입어 가장 큰 레코드사로 성장한다. 워너뮤직은 서서히 사그러져 가다가 2004년 매각되었다.

그럼 대망의 1위는?

“Major labels squash Napster”

메이저레이블의 냅스터 진압작전이 선정되었다. 냅스터가 처음 서비스를 개시했을 적에 그 인기는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파일을 다운로드하기 위해 컴퓨터를 아예 켜놓고 자는 이들도 상당수 있었다. 모르긴 몰라도 이 때문에 하드디스크가 엄청나게 팔려나갔을 것이다. Blender.com 은 이 P2P의 원조 사이트가 기존 기업들에게 자본조달을 요청했을 때 이를 무시하고 무력 진압한 것을 실수로 뽑고 있다. 왜냐하면 “냅스터의 사용자들은 사라지지 않고 수많은 대체 시스템으로 흩어져 버렸기 때문이다(Napster’s users didn’t just disappear. They scattered to hundreds of alternative systems)”

그리고 이제는 냅스터를 찾는 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여전히 온라인을 통한 영상 및 음악의 불법 다운로드나 판매의 문제는 적극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레코드 회사는 DRM이라는 있으나마나한 기술을 도입했다가 폐기했고, 여전히 온라인 다운로드에 익숙해있는 수많은 사용자들은 범법자로 낙인찍히고 있고, 이 와중에 저작권을 미끼로 법률 브로커가 용돈을 벌고 있는 실타래처럼 꼬여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겠지만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는 서비스가 RCRD LBL(발음 그대로 “레코드레이블”) 이라는 블로그다. 이 블로그는 아티스트들에게 저작권이 제한되어 있지 않은 음악을 공짜로 제공하면서 벌어들이는 광고수익을 아티스트들과 나누는 구조다. 블로그의 운영자 Rojas 씨는 꼭 음악 자체가 팔릴 필요는 없으며 광고처럼 선전되어 아티스트들과 이 수입을 공유하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서비스의 가능성은 아마도 그 정도의 수익공유로도 만족하는 독립 아티스트들이 자신들의 음악을 알릴 수 있는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지는 선에서의 시장에 국한될 것이다. 하여튼 이러한 다양한 실험적 시도가 많아질수록 우리는 보다 다양한, 그리고 보다 건설적인 논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기존 음악 산업계들이 그러한 실험을 거부한 채 자신들만의 이익추구에만 몰두한다면 다음에 Blender.com 이 선정할 리스트에는 아마 그때 일어날 실수가 1위로 선정되지 않을까 싶다.

(주1) 그는 “나는 언제나 재즈 레코드를 거꾸로 돌려서 들어. 그 편이 훨씬 나아”라고 망발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100억 원대 ‘짝퉁’을 만들었다는 어느 제조업자의 검거 소식을 보고

짝퉁도 등급이 있다고 한다. 최근에 110억 원 어치의 ‘특급 짝퉁’ 을 만들어 수익을 올려오던 세 남매가 잡혔다 한다. 주요 명품회사들이 블랙리스트 1순위에 올려놓은 한국최고의 짝퉁 기술자인 오모(47)씨는 자신의 친형과 여동생을 끌어들여 올해 5월부터 최근까지 명품과 똑같이 생긴 가방 9천여 개를 만든 뒤 해당 상표를 붙여 동대문과 남대문 상가의 도소매상들에게 판매한 혐의로 검거되었다.

위조된 제품은 명품 제조회사 관계자도 “진품과 전혀 구분이 안 된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고 한다. 또 “기술이 워낙 좋아 명품 유통업자들이 오 씨의 제품이 아니면 가짜라는 사실이 금방 들통 나 오 씨의 제품만을 찾았다”고 한다. 이러한 그의 솜씨는 타고난 능력에다 직접 수천만 원을 주고 명품을 산 뒤 해체작업 등을 통해 제품을 분석했을 정도로 치밀성이 결합된 결과였다. 한마디로 ‘짝퉁’ 계의 명인인 셈이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그저 ‘허 이런 일이 있었군’하며 흘려버릴만한 스토리다. 짝퉁의 천국 한국에서 110억 원 어치 짝퉁을 만들어 판 제작자 및 유통업자의 이야기. ‘돈 많이 벌었겠네’하며 이내 잊힐 사건이다.

일단 110억 원은 오 씨가 만든 상품들의 진품 시중 가격을 매긴 금액이다. 그러니 실제로는 오 씨가 벌어들인 돈은 그에 훨씬 못 미치는 금액이다. 그래도 꽤 많은 돈이리라. 어쨌든 ‘110억 원’이라는 표현은 언론들이 흔히 이런 유의 사건을 흥미 위주의 기사로 포장하기 위해 부풀린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또 하나 필자의 주의를 끄는 사실은 오 씨의 전력이다. 연합뉴스 기사에 따르면 “오 씨는 7년 동안 국내 브랜드로 가방공장을 운영하면서 최고 기술자가 됐으나 브랜드 인지도가 없어 가짜업자로 전향했다” 한다. 또 쿠키뉴스에 따르면 ”오 씨는 지난 20여 년간 국내 브랜드로 가방을 제조해온 기술자”라 한다. 두 뉴스 간에 13년 차이가 나는데 추측컨대 오 씨는 13년 간 쭉 가방제작 일을 해오다 7년 전에 자신의 브랜드가 붙은 가방공장을 운영하기 시작하지 않았나 싶다.

7년 이건 20년 이건 오랜 세월이다. 명품 제조회사 관계자도 구분 못하는 짝퉁을 만들어낼 정도였으면 대단한 기능인일 것이다. 기능올림픽에서 밥 먹듯이 우승하는 우리나라에서도 최고이니 솜씨는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장인이 짝퉁을 만들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왜 그의 브랜드는 성공을 하지 못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기능은 있으되 경영능력이 떨어졌던지 디자인이 좋지 않았던지 뭐 그런 이유들 말이다. 뉴스에 따르면 주된 이유는 ‘브랜드 인지도’가 없어서 그렇다고 한다. 브랜드를 인지시키는 것도 경영능력이라면 능력일터이다. 하지만 왠지 낮은 브랜드 인지도에 좌절했을 오 씨를 마냥 탓하기에는 찝찝하다.

핸드백은 생활용품이라기보다는 패션 아이템이다. 여자의 하이힐이 그렇고 속옷도 그렇다. 이러한 기호품은 특히 소비자의 ‘브랜드’에 대한 집착이 강하게 마련이다. 섹스 앤더 시티에서 캐리가 밥 굶어가며 명품 하이힐에 돈을 써대는 모습을 보라. 한때 중고등학생들까지 프라다 가방을 매려고 안달이 났던 적이 있다.(요즘도 그런가?) 결국 오 씨가 ‘국내 브랜드’로 승부를 내려고 7년간이나 버텼던 것이 무모한 일이었을 수도 있다.

예전에 미술계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여러 미술대전에도 입상하는 등 앞날이 유망했던 화가가 당대 거장의 작품을 모사했다가 들통이 난 적이 있다. 위작을 만든 이유는 결국 생계 때문이었다. 아무리 실력 있는 작가라 해도 인지도가 낮았던 그는 결국 자존심대신 빵을 선택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이렇듯 현대 문명사회는 ‘브랜드’와 ‘간판’이 지배하는 사회다. 물론 그 ‘브랜드’와 ‘간판’은 그것을 소유한 이들의 노력의 결실이기도 하다. 삼성 직원의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삼성전자’가 있는 것이고 루이비통 디자이너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루이비통’이 있는 것이다. 그들의 제품에 붙은 가격표는 그들의 그동안의 땀방울이 포함된 가격이다.

한편 ‘나는 왜 루이비통을 불태웠는가?’라는 책을 낸 반(反)브랜드 운동가 닐 부어맨은 최근 동아일보의 인터뷰에서 “서구 브랜드의 수작에 놀아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는 “럭셔리 브랜드들은 구두나 핸드백의 99%를 아시아에서 만들어지고” 유럽의 브랜드들은 그것에 상표만 붙여 엄청난 가격에 팔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전하고 있다. 결국 오 씨는 차라리 럭셔리 브랜드의 하청공장이나 했으면 속편하게 장사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두 가지 입장이 상반되는 것처럼 보인다. 브랜드는 한 개인 또는 기업이 오랜 동안 땀 맺힌 노력을 통해 가꾸어온 결실인데 이제 반(反)브랜드 주의자들은 그것을 부정한다는 것인가? 닐 부어맨의 주장이 꼭 그렇지는 않다. 그는 “모든 브랜드를 부정하란 게 아니라 브랜드가 우리의 삶을 지배하게 내버려 두지 말자는 소리”라고 주장한다. 브랜드로부터 자유로워지라는 이야기로 약간은 동양철학적인 냄새도 난다.

요컨대 브랜드, 저작권, 지적재산권 등은 마르크스가 언급했던 ‘생산수단’과 함께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지탱하는 또 하나의 ‘생산수단’이다. 똑 같은 생산단계를 거쳐 생산된 상품이라도 ‘루이비통’을 붙이느냐 ‘오 씨의 브랜드’를 붙이느냐에 따라 가격이 천지차이다. 그것이 지난 세월 한 브랜드가 쌓아온 땀의 결실을 적절히 반영한 금액이냐 하는 문제는 끊임없는 논란을 야기할 것이다. 어쨌든 그러한 것들이 이제 하나의 기득권이 되었고 WTO나 FTA를 통해 점점 더 강화될 것임은 분명한 사실로 보인다.

p.s. 요즘 연예인들이 갑자기 속옷을 직접 디자인했네 하면서 하루 수억 원대의 매출을 올렸다는 소식이 신문지상에 자주 오르는데 대표적인 ‘브랜드 효과’가 아닌가 싶다. 그런데 그 ‘브랜드 효과’는 다른 데서 땀 흘리고 속옷 업계에서 수확하는 스타일이니 영 마뜩찮다. 내가 속옷 제작 업자였으면 정말 열 받았을 뉴스였으리라.

지적재산권을 무시하고 자국민을 보호하기로 결정한 태국정부

EU가 우리나라와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에서 ‘자료 독점권’ 등 지적재산권의 배타적인 보호를 주장하는 가운데 최근 태국 정부는 제네릭 의약품의 공급을 위해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권을 유보하는 이른바 ‘강제실시권(compulsory license)’을 발동해 제약회사와 마찰을 빚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태국정부는 올해 1월 29일 특허권자의 의사에 상관없이 정부 등의 승인을 얻은 제3자가 특허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강제하는 세계무역기구(WTO) 무역관련 지적재산권(TRIPs) 협정의 ‘강제실시권(compulsory license)’을 발동해 제네릭 의약품 생산을 승인한 바 있다.

당시 태국 정부가 인정한 제네릭 의약품은 미국 제약회사인 애보트의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와 브리스톨마이어스와 사노피아벤터스사의 고혈압 치료제인 플래빅스 등 2종이다. 플래빅스의 경우 제네릭 의약품의 가격은 한 알당 원제품(2달러)의 11분의 1 수준인 18센트다. 결국 이러한 조치 덕분에 가난한 이들은 더 싼 값에 약을 사먹을 수 있게 되었다.

태국 정부는 또한 현재 인도로부터 값싼 원료들을 계속 수입해오고 있으며 네 종류의 암치료제에 대해서도 강제실시권을 발동할 것을 고려중이라 한다.

이 분야의 운동단체들은 이러한 조치를 통해 태국이 일종의 이정표가 되어 더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태국의 선례를 따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톤에 자리 잡고 있는 에센샬액션의 로버트 와이스만은 “태국의 노력은 의약품을 사용가능하고 공급 가능하게끔 하는 지속가능한 방법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이정표가 되고 있다”라고 말하였다.

한편 제약회사들은 태국의 행동이 지적재산권의 침해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들은 태국의 일련의 조치들이 의료 혁신을 위한 연구작업의 자금조달을 더욱 어렵게 할 뿐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들은 또 태국이 그런 조치를 취하기 전에 WTO의 규칙에 따라 자신들과 협의했어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스턴에 있는 노스웨스턴 대학의 교수인 브룩 베이커는 태국이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국제법에 따르면 태국의 행동은 법적으로 전혀 하자가 없다”라고 그는 말했다. 이에 따라 브라질 등 다른 여러 나라들도 태국의 선례를 따라 강제실시권을 발동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현재 아시아를 비롯한 여러 대륙의 많은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의 초국적 제약회사들이 배타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의약품의 높은 가격으로 인해 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인도에서는 29일 수만명의 의료업 관계자와 환자들이 모여 스위스 제약회사 노바티스의 백혈병 치료제인 글리벡 특허 관련 소송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노바티스가 최근 제네릭 약품 생산을 금지하기 위해 인도특허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 대해 “노바티스는환자들의 치료받을 권리를 막지 말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신약개발을 위한 투자에 막대한 돈이 들기 때문에 비싼 가격을 매겨야 한다는 제약회사와 살기 위해서 가산을 탕진해야 하는 서민들 간에 갈등이 시간이 지날수록 증폭될 것이 뻔한 상황에서 해답은 그리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결국 의약품은 일종의 공공재적 성격을 띠고 있지만 현재 그것의 공급은 전적으로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는 상황이 모순을 증폭시키고 있다. 지적재산권이 지켜져야 함은 타당하지만 시장이 현재 지적재산권을 너무 과도하게 보호 내지는 확대적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전통적인 맑스주의 정치경제학에서는 ‘생산수단’의 사적소유가 자본주의의 모순을 증폭시킨다고 하였다. 즉 생산관계는 사회화되어 있는데 생산수단이 사유화되어 계급간 모순이 깊어져 간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지적재산권’의 사적소유 역시 체제모순의 심화의 한 매개체가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류가 공유하던 보편적 지식이 조합되어 어느 순간 개별기업에 의해 사유화되고 그것에 대한 시장가격은 독점에 대한 프리미엄으로 말미암아 높아지곤 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자본주의 시장의 궁극적인 모순의 접점은 이른바 ‘적정하고 타당한 시장가격’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적정하다고 여기지 않아도 독점업체가 그것을 무시하게 되면 흔히 그 모순의 해소는 거칠게 마련이다.

약값 폭등을 불러 올 한-EU FTA

대선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스캔들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가운데 또 하나 우리의 곁에 슬그머니 다가오고는 있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다. 바로 한-EU FTA다. 개인적으로 이 나라 언론이 가장 미운 것은 그들이 현실을 왜곡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들이 현실조차 알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EU FTA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반대자의 시위로 인한 무질서(?)만 나무랄 뿐 정작 그들이 반대하는 협약이 어떤 내용인지에 대해서는 알릴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어쨌든 현재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한-EU FTA 쟁점 중 서민의 삶과 직결되어 있는 제약의 지적재산권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자료 독점권이 뭐지?

한-EU FTA의 협상이 종점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현재 EU는 지난번 한미FTA와 마찬가지로 한국이 FTA를 체결하기 위해서는 지적재산원에 대한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고 이것이 또 하나의 첨예한 쟁점이 될 전망이다. EU 관리는 특히 한국이 제약시장을 개방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 국외에서 시험되고 공인된 약품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EU 관리는 한국의 의약 감독기관들이 (유럽의) 제약회사가 지난 몇 년간 향유하고 있는 “자료 독점권(data exclusivity)”을 한국 내에서도 법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료 독점권은 현재 관계당국이 오리지널 상품의 판매승인으로부터 일정기간 동안은 “복제의약품 또는 제네릭 의약품(generic application)”의 안정성이나 효율성을 – 시판은 물론이거니와 – 평가하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다.

제네릭 의약품은 짝퉁?

여기서 잠시 “복제의약품 또는 제네릭 의약품(generic application)(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추가설명)”에 대해서 알아보자. 소위 ‘복제의약품(복제약 또는 제네릭 의약품)’은 속된 말로 ‘짝퉁’이나 값이 싼 저질 의약품이 아니다.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정의에 따르면 ‘원개발사 의약품과 함량, 안전성, 강도, 용법, 품질, 성능 및 효능효과가 같은 의약품’을 말한다.

그런데 EU는 FTA 협약에는 공공의 목적이라는 이유 등으로 자료 독점권이나 지적재산권을 저해하는 예외조항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개발도상국에서 공공보건을 목적으로 특허약품과 같은 효능의 값싼 제네릭 의약품 사용을 인정하는 WTO의 “무역관련 지적재산권에 관한 협정(Trade-related Aspects of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 TRIPS)”(주1)을 무력화시키려는 시도다. 현재 EU의 협상 주류들의 의도는 제네릭 의약품을 이른바 모조품으로 간주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제네릭 의약품이 – 그들 표현으로는 모조품이 – 오히려 환자를 죽일 수도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

약은 기호품이 아니다.

만약 한-EU FTA가 유럽 측의 의도로 관철될 경우 어떠한 일이 벌어질까. 알다시피 제약시장에 관한한 유럽이 한국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 상태에서 제약에 대한 배타적인 지적재산권을 인정하고 거기에다 자료 독점권을 근거로 제네릭 의약품의 판매 개연성까지 막아버린다면 의약품의 가격은 폭등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약은 자동차와 같이 기호에 따라 또는 형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기호재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백혈병에 걸린 사람은 생존을 위해 백혈병 약을 사먹어야 한다. 하지만 제네릭 의약품을 인정하지 않는 탓에 그는 엄청난 값을 내고 약을 사먹어야 한다. 그리고 얼마안가 가산을 탕진하고 말 것이다.

제약회사는 지적재산을 독점할 자격이 있나?

제약회사는 이러한 도덕적 호소에 제약 산업 특유의 엄청난 초기투자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하곤 한다. 그러나 많은 제약 산업의 경우 사실 국가의 많은 지원 아래 임상실험 등 약품개발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것은 많은 경우 이미 특허권이 만료된, 또는 특허조차 걸리지 않은 공유의 지적재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그럼에도 일단 그것이 제품화되면 그것은 오로지 사기업의 ‘배타적인’ 지적재산권으로 묶여버리고 만다.

정부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개별 기업이 지적재산권을 독점한 사례로는 기적의 약으로 불리 우는 글리벡이 있다. 글리벡은 의약품에 포함되어 있는 상품적 성격(이윤 추구)과 공공적 성격(생명 유지와 연장에 기여하는)이 어떻게 충돌하고 있는 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글리벡 개발이 초기 단계에서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은 공공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었고 노바티스는 이를 중간에 인수한 것이며 환자 치료를 위해 FDA가 이례적으로 신속한 허가를 내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바티스는 독점적인 특허권에 기대어 전 세계 동일 가격 원칙을 고수하고 이에 따라 수많은 환자들은 엄청난 가격을 지불하며 약을 복용해야 했다.

해적질을 하는 선진국의 바이오 기업

공유자원을 강탈하는 지적재산권으로 인해 대표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나라가 인도다. 언제부터인가 서구의 여러 제약업체와 바이오 업체들은 인도나 기타 제3세계의 전통요법이나 한 나라의 동식물을 자신들의 국가에서 지적재산권으로 소유해버리는 짓을 자행해 왔다. 인도 정부는 이에 대해 ‘바이오 지적재산권 해적질(biopiracy)’ 이라고 비난하면서 자국의 이익보호를 위한 조치에 나섰다.(관련기사)

이러한 상태에서 우리는 지적재산권이 올바로 행해지고 있다고 동의할 수 있을까. 과연 이 세상에 ‘배타적인’ 지적재산권이 존재하는가 하는 문제는 철학적인 문제이기도 하거니와 어떤 이에게는 생존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적재산권의 보호와 공공성의 추구는 항상 충돌할 수밖에 없으며 하루빨리 지적재산권이 공공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로 개선되어야 한다.

더불어 ‘자료 독점권’ 등 공공성을 현저하게 저해하는 협상안이 한-EU FTA에서 합의되어서는 안된다.

 

(주1) 2001년 11월 ‘도하개발아젠다(DDA)’ 출범을 앞둔 협상에서 ‘TRIPs-공중보건 문제’ 즉, 에이즈(AIDS) 치료제 등 의약품에 대한 특허권 여부가 개도국과 선진국간에 쟁점이 되어 ‘신남북문제’라 불리기도 했다. 이에 따라 WTO 회원국들은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을 출범시키면서 별도의 각료선언문을 통해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등과 같은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질병의 퇴치를 위해 ‘강제실시’ 완화 등 TRIPs 협정의 특허의약품 보호에 관한 규정을 재해석키로 합의했다. http://terms.naver.com/item.nhn?dirId=700&docId=2550

‘꿈의 공장’ 헐리웃, 파업에 돌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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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lywood Sign” by Adrian104Own work. Licensed under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꿈의 공장’의 파업

헐리웃에서 20년 간 유지되어온 평화로운 노사관계가 목요일 저녁 깨져버렸다. 이날 영화와 텔레비전 작가들이 1988년 이후 처음으로 총파업을 선언했다. “전미작가조합(the Writers Guild of America : WGA)”과 “영화와 TV제작자 연합(the Alliance of Motion Pictures and Television Producers : AMPTP)” 간에 진행되고 있던 그들의 향후 3년 간을 구속할 계약의 협상이 수요일 결렬되었기 때문이다. 약 1만2천 명의 조합원 중 거의 6천 명이 투표에 참가하여 90.3%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

그렇다면 세계 최고의 꿈의 공장인 헐리웃의 작가들이 파업에 들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차적으로 줄어드는 일거리가 문제다. 지속적인 인기를 끌며 늘고 있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작가를 그리 많이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작가들의 수요가 줄 수밖에 없다. 또한 급격한 기술변화 등 시대조류도 작가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즉 DVD의 판매나 인터넷으로의 영화보급이 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 구조적 요인이 큰 작용을 하고 있다.

왜 파업을 하는가

현재 작가들이 요구하는 것은 DVD와 같이 영화와 쇼를 다른 미디어로 상품화할 경우의 지급되는 재방송료(residual : 영화·TV의 재방영·광고 방송 등에서 출연자, 작가 등에게 지불하는 재방송료)의 인상이다. DVD에 대한 재방송료는 22년 전에 만들어진 조문이 여전히 적용되고 있다 한다. 또한 인터넷, 휴대폰과 같은 새로운 매체에서의 재방송 시에도 현재 지급되지 않고 있는 재방송료를 신규로 지급해줄 것을 요구하였다. 

하지만 제네랄일렉트릭, 뉴스콥, 소니, 타임워너, 비아콤, 월트디즈니 등 대형 미디어 산업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AMPTP는 이러한 요구들을 묵살하였다. 이들 업체들은 이러한 새로운 매체에서 막대한 이득을 취하고 있으나 그것을 작가들과 공유할 생각은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들은 재방송료의 삭감을 주장하였고 심지어 작가들의 연금 및 보험의 삭감까지 주장하였다. 도망갈 구석도 없이 쥐몰이를 한 셈이다.

파급효과는?

파업으로 인해 직접 피해를 입는 프로그램은 작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데이빗레터맨쇼”와 같은 토크쇼가 될 것이다. 그리고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TV드라마, 영화제작 등도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헐리웃에서의 파업은 미국 전역의 관련 산업 종사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감독이나 배우 등도 비슷한 이슈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업은 현재 주택경기 침체와 대규모 산불로 고통 받고 있는 서부해안의 지역경제를 더욱 쥐어짤 것으로 예상된다. 연예산업은 연간 300억 달러의 규모로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로스앤젤레스 주의 경제규모의 7%에 해당한다. 파업은 또한 이 지역의 관광산업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와 유사하게 출판, 게임 등 많은 관련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시사점

이번 파업은 결국 지적재산권과 관련하여 과연 그것이 진정 창작자들의 권리를 보장해주는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작가들을 비롯하여 감독들, 수많은 스탭들은 하나의 작품을 창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이를 통한 이익의 향유는 극소수의 스타 감독이나 작가, 그리고 배우들뿐이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이익의 대부분은 업체의 손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비단 헐리웃만의 문제가 아니고 오히려 우리네 영화판이나 방송국에서 더욱 절실한 문제일 것이다.

그렇다면 자본주의 체제의 근간으로 그렇게 금과옥조처럼 섬기고 있는 지적재산권은 실제 창작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현재의 지적재산권 시스템은 몇 십년 전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저작권자의 권리를 보호해주고 있고 많은 이들이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얼마전에는 음악파일을 다운로드받은 여성이 엄청난 벌금을 물어야 한다는 판결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저작권자가 실질적인 창작자인 경우는 사실 드물다. 많은 경우 창작자는 거대 기업의 노동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 지적재산권의 행사의 권리는 상당 부분 자금을 댄 제작자들의 권리일 뿐이라는 것이 문제다. 요컨대 지적재산권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위와 같은 문제에 있어 실질적인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을 정도로 보완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즉 창작자의 이른바 ‘직무발명’ 혹은 ‘직무창작’ 에 대한 권리를 상당한 정도로 인정해주는 법적보완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체게바라와 지적재산권

■ 들어가는 말

“지적 소유권에 관한 문제를 담당하는 국제연합의 전문기구인 세계지적소유권기구(WIPO)는 이를 구체적으로 ‘문학 ·예술 및 과학작품, 연출, 예술가의 공연 ·음반 및 방송, 발명, 과학적 발견, 공업의장 ·등록상표 ·상호 등에 대한 보호권리와 공업 ·과학 ·문학 또는 예술분야의 지적 활동에서 발생하는 기타 모든 권리를 포함한다’고 정의(定義)하고 있다.”

지적소유권은 선도자(先導者)인 생산자의 사적소유권이 다른 생산자나 소비자들로부터 침해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자본주의 생산기제의 주요한 법적 권리 중 하나이다. 그러나 오늘 날 사회가 발달하면서 생산자를 보호한다는 본래의 의미에서 지적소유권은 그 본래의 색깔을 잃어가고 있다. 생산자 자신의 지적소유권에 대한 침해, 지적소유권 개념의 무리한 확장, 지적소유권을 빌미로 한 소비자 권리의 침해 등이 그러하다.

■ 지적소유권의 역설(paradox)

1) 노동자의 지적소유권에 대한 침탈

고도의 자본주의 체제로 들어선 오늘 날 과연 지적소유권이 ‘진정한’ 생산자에게 정당하게 부여되고 있는 가 하는 문제에 대해선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몇 해전 삼성에서는 휴대폰의 한글자판 방식인 ‘천지인’을 둘러 싼 잡음이 있었다. 이 회사 직원이었던 최모씨는 자신의 작업은 업무와 무관한 ‘자유발명’이라며 삼성전자의 특허권은 무효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법원은 최씨의 작업이 직무와 관련된 ‘직무발명’이라며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는 기본적으로 노동자인 ‘지식’ 생산자의 ‘지식’은 자본가의 자산이라는 인식에 바탕을 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노동자에게는 과연 해당 발명으로 인한 천문학적인 수익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았다고 볼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오히려 소송에서 패소해 몸만 버렸다.

결국 오늘 날 자본은 노동자의 지식 생산을 독점적으로 향유하면서 발전해왔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코카콜라의 병 디자인이 그렇고 소니 워크맨이 그렇다. ‘만리장성은 진시황이 아닌 인부들이 만들었다’라는 농담에서와 같이 오늘 날 자본이 소유하고 있는 수많은 지적소유권은 사실 노동자들의 손과 머리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잉여가치 착취와는 다른 차원에서의 노동착취라 할 수 있다.

물론 뛰어난 지식이라 할지라도 판매망이나 기타 개발비용에 투자를 한 자본가의 역할도 있다는 점에서 지식 생산자가 자신의 지식을 배타적으로 누릴 권한을 줄 수만은 없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그러함에도 그러한 사실이 그 지식으로 인한 이익에 대한 분배구조의 불평등성과 지적소유권의 배타성을 정당화할 수는 없는 것이다.

2) 경쟁 생산자의 지적소유권에 대한 침탈

지적소유권이 오늘 날 그 권한과 범위를 확대해나면서 생산자의 소유권 보호라는 본래 취지에 걸맞지 않게 갈수록 거대 자본의 이익에 봉사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사례는 인터넷 웹주소인 도메인네임에 관한 한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미국의 캐주얼 브랜드 J.Crew는 한 네티즌이 소유하고 있던 crew.com 에 대해 소위 도메인스쿼팅을 했다며 도메인네임 반환소송을 제기했고 WIPO는 J.Crew 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 사례는 지적소유권이 얼마나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지 보여주는 사건이다. 즉 회사의 브랜드 등 고유명사도 아닌 ‘승무원’이라는 뜻의 일반명사로 이루어진 이 도메인네임을 해당 도메인네임과 정확히 일치하지도 않는 회사가 빼앗아 간 것이다.

물론 반대의 경우로 악의적인 도메인네임 선점 행위도 있고 또 위 사례와 달리 도메인네임 선점자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도 있으나 오늘 날 도메인네임에 대한 점유권은 급격하게 자본 쪽으로 쏠리고 있다.

또 한가지 사례로는 비즈니스모델(BM)을 들 수 있다. 온라인 상의 특이한 기술사용이나 판매방식 등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로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부각된 이 권리는 특히 온라인 업체들간의 특허권에 대한 많은 법적 소송을 불러왔다. 대표적으로 아마존이 반스앤노블즈에 제기한 ‘원클릭’ 방식에 대한 소송 등이 있는데 비즈니스모델의 인정범위와 기준이 모호하여 어떠한 기술을 어떻게 보장해주어야 하는지 해석이 분분하다. 이에 미국 특허상표사무국(PTO) 책임자는 “상당수의 BM 특허들이 잘못 부여됐다”고 실토하기도 했다.

결국 생산자의 의욕을 고취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지적소유권이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다른 생산자의 의욕을 저하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3) 소비자의 지식공유권에 대한 침탈

“음반산업협회(RIAA)는 30일(현지시간)부터 카자(Kazaa)나 그록스터(Grokster) 등 파일교환사이트를 통해 음악파일을 공유하는 수십만 네티즌들에게 경고성 메시지를 발송하기 시작했다. 불법 파일공유자들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경고문은 두 파일교환사이트의 인스턴트 메시지 기능을 통해 음악을 주고받는 네티즌들에게 직접 전달됐다.[디지털타임스, 2003년 05월 02일 ]”

드디어 소비자에게까지 협박을 시작하였다. RIAA의 이러한 행위는 몇 달전 스티븐 윌슨 미 연방법원 판사가 파일공유 프로그램인 그록스터와 모르페우스(Morpheus)에 대해 저작권 침해에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린 데 따른 분풀이의 성격이 강하다. 사건 자체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해 법원이 손을 들어준 긍정적인 모습을 띄고 있으나 이에 대해 RIAA가 이런 식으로 소비자들에게 분풀이를 하는 것은 지적소유권의 폭력이 새로운 양상을 띄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앞으로 소비자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에 대해서도 돈을 지불하여야 할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4) 기술발전에 대한 침탈

사실 소프트웨어나 각종 컴퓨터 파일은 사적재산권의 대상이긴 하지만 무한복제가능성이라는 특징 때문에 거의 완벽한 공공재(公共財)이다. 즉 여러 사람이 사용함으로써 한 개인의 사용이 불편해지지 않는 비경합성과 타인의 사용을 배제하지 못하는 비배제성이 완벽히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자본은 이러한 특성을 지닌 소프트웨어와 mp3 등 새로운 상품에 대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Lock, Watermarking 등 제재장치를 마련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무한복제가능성의 단점(?)을 보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P2P, 와레즈 사이트 등 인터넷의 새로운 시장교란자(가치중립적인 의미에서)의 등장은 자본에게는 눈에 가시와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현상은 지적소유권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에 보수적임을 말해주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즉 대표적으로 P2P라는 새로운 소통방식이 가지는 혁명적인 패러다임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추세가 되고 있는 마당에도 지적소유권과 전통적인 시장의 소통방식에 의존하고 있는 구(舊) 패러다임은 지적소유권 해체와 새로운 시장의 소통방식에 의존하려는 신(新) 패러다임을 거스르려는 수구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기술발전을 목적으로 했던 지적소유권이 기술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역설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5) 소결

요약하자면 현대 자본주의 시대에는 지적소유권이 자본에 의해 독점화 혹은 과점화되고 있고, 자본은 자신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끊임없이 지적소유권의 개념과 범위를 무리하게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지적소유권의 끝없는 욕망은 P2P, mp3 등 새로운 상품형태의 등장에 대해 노골적인 적대감을 보이기 시작함으로써 기술발전 독려라는 본래의 취지마저 곡해시키는 양상을 띄고 있다. 또한 그 권한을 이용하여 이제는 소비자의 소비행위를 침해하는 사태까지 이른 것이다.

■ 결론을 대신하여 : Alberto Korda

지적소유권은 자본주의의 사적소유권의 근간을 이루는 한 축이다. 따라서 자본주의가 아닌 또 다른 세상에서는 상당부분 수정되거나 폐기될 수밖에 없는 권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현존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적소유권은 선도자로서의 생산자의 개발의욕을 고취시키는 동시에 선도자의 헌신에 무임승차하려는 얌체족으로 인한 시장교란을 막는 순기능은 가지고 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지적소유권이 당초 취지와 달리 독점자본의 이해를 위해 봉사하고 있다는 것이 점차 명확해지는 시점에서는 보다 비판적인 관점에서 지적소유권을 바라볼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다음에서 자신의 권리를 잘 알고 있는 한 사진사가 그것의 방어를 위해 어떻게 대처했는지에 대한 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글을 마칠까 한다.

Alberto Korda는 그 유명한 Che Guevara의 사진을 찍은 쿠바의 사진작가이다. 2001년 5월 26일 운명을 달리한 이 사진사의 작품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진이자 20세기의 심볼 중 하나이다. Korda는 이 사진을 1960년 3월 반혁명군의 공격으로 인해 사망한 136명의 쿠바인들의 장례식에 참석한 이 혁명지도자의 모습을 찍은 것이다. 이 사진은 작가가 한 이탈리아 저널리스트에게 사진을 건네 준 7년 후에나 일반에 공개되었다. Che가 죽자마자 이 사진은 이태리에서 포스터로 제작되었다. 그 후부터 이 모습은 전 세계에 빠르게 퍼져나가 깃발, 버튼, 그리고 앨범커버에 쓰여졌다. 이렇듯 이 사진이 수많은 용도로 쓰였음에도 불구하고 Korda는 한푼의 로얄티도 받지 못했다.

그러나 2000년 Smirnoff Vodka 회사에서 Korda의 작품을 광고에 사용하려 하자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불법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혐의로 그들을 고소했다. Korda는 “Che Guevara의 죽음을 바쳤던 이상의 지지자로서 나는 그에 대한 추억과 전 세계의 사회정의에 대한 동기를 전파하려는 이들에 의한 작품의 이용을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Che의 이미지를 술과 같은 상품의 선전, 또는 Che의 명성을 모욕하는 어떠한 목적에 악용하려는 행위에는 반대한다.”라고 말했다. Korda는 회사와 법정 밖에서 분쟁해결을 위한 중재에 들어갔고 5만 불의 위자료를 받았다. 그는 이 돈을 쿠바의 의료기관에 기부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만약 Che가 여전히 살아있다면 그 역시 똑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다.” Alberto Korda는 그의 사진작품 전시회를 위해 파리에 머무는 동안 치명적인 심장발작으로 사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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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daFilmRollChe” by Alberto Korda – Museo Che Guevara (Centro de Estudios Che Guevara en La Habana, Cuba). Licensed under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RIAA 공갈죄로 고소당하다

RIAA sued under gang laws
Last modified: February 18, 2004, 1:39 PM PST
By John Borland
Staff Writer, CNET News.com

레코드회사 간부가 알카포네에 비유된 적이 처음은 아니겠지만 이번에는 판사가 그에 동의할지 말아야할지를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미음반산업협회(RIAA : the Recording Industry Association of America)로부터 저작권 침해로 고소당한 수 백 명 중 하나인 뉴저지에 사는 어느 여인이 거대 레코드 레이블들을 맞고소했는데 이들이 연방 공갈금지법(the federal antiracketeering act)을 위반하였다는 죄목이다.

Michele Scimeca라는 이 여인은 그녀의 변호사를 통해 주장하기를 파일 교환자들을 저작권 침해로 고소함으로써, 그리고 수십만 달러의 벌금을 물 소송을 진행하는 대신에 합의를 보도록 권유함으로써 RIAA는 갱단과 조직범죄단체에게서 전형적으로 적용될 그 법을 위반하였다는 것이다.

“이런 겁주기 전술은 거대 기업과 싸우는 것이 두려워 자신들을 희생양인양 여기는 개인들로부터 막대한 양의 합의를 유도해냈고 이를 통해 그들에게 합의금을 내도록 강요받는 것으로 느끼게 만들었다.” Scimeca의 변호사 Bart Lombardo는 뉴저지 연방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이렇게 적고 있다. “이런 타입의 겁주기 전술은 허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거의 협박에 가깝습니다.”

Scimeca는 비록 그녀처럼 창조적인 법률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는 않지만 레코드 회사의 파일 교환자에 대항한 저작권 침해 캠페인에 반대하고 투쟁하는 사람들 중 하나이다.

RIAA에 따르면 531명의 익명인들(as-yet-anonymous individuals : 더 적합한 표현있으면 지적바람)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소송에서 실지로 아직 그들에게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던 몇몇을 포함한 381명과 합의를 보았다. 이제까지 약 1,500명이 고소를 당했다.

해당 산업의 그룹은 ‘극히 일부분’의 사람들이 다양한 클레임 수단을 써가며 맞고소를 했다고 말했다.

“만약 누군가가 합의를 원치 않을 경우 그들은 물론 법정에서 이의를 제기할 기회가 있는 겁니다.” RIAA의 대변인이 말한다. “우리는 우리에 대한 클레임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경우든 현재까지 진행된 것은 거의 없다. 그러나 RIAA의 개인들에 대한 첫 법정소송은 5개월 전부터 쌓여오고 있다. 비록 타격 대사인 대부분의 사람들이 금년의 익명인이 아닌 John Doe의 캠페인이였긴 하지만 말이다.(역자주 : 이 부분 잘 이해가 안가는데 아마도 추상적인 개인들을 공격하는 게 John Doe[주로 피의자가 궐석하거나 이름을 밝히기 꺼릴 때 쓰는 우리나라로 치면 홍길동 같은 이름] 캠페인이었고 그 대신 구체적인 개인들을 무차별로 집어내어 고소를 한게 익명인들에 대한 소송으로 보임)

몇몇 개인과 회사들은 음악 교환자들을 그들의 인터넷서비스 공급자(Internet service providers : ISPs)들을 통해 신원을 확보하려는 RIAA의 시도와 싸울 태세에 들어갔다.

가장 잘 알려진 “Nycfashiongirl” 이라고 불려지는 한 파일 교환자의 경우는 적어도 현재까지는 그 컴퓨터 사용자의 일시적인 승리로 귀결되었다. 워싱턴 D.C. 법원은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ISP에게 가입자의 신원을 공개하도록 소환장을 보낸 RIAA의 첫 법적 조치는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왜냐하면 “Nycfashiongirl”은 이 과정(역자주 : 우선 소환장을 발부해서 ISP를 뒤져서 조지는 과정을 말하는 것으로 보임)에서 타겟으로 지목되었고 RIAA가 그녀의 신분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일시적인 집행유예에 불과하다. Electronic Frontier Foundation에 따르면 한 시민 자유 그룹은 거의 RIAA의 캠페인을 지지하고 있다. “Nycfashiongirl”에 의해 사용된 인터넷 주소는 그녀가 법정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익명의 개인들에 대항하는 화요일의 법적소송의 한 묶음으로 귀결되었다.

소환장에 대항하여 싸우려는 별도의 시도들은 상대적으로 전미시민자유연합(the 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과 ISP 면허업자 커뮤니케이션(ISP Charter Communications)이 상대적으로 RIAA의 정보요청에 도전하고 있는 북캘리포니아와 세인트루이스에서 진행중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Raymond Maalouf라는 컴퓨터 사용자는 RIAA의 소송에 대응하는 첫 단계를 밟았다. 그의 딸들은 음악을 다운받는 Kazaa를 이용하는 사용자였다. 그리고 딸들 중 하나는 지난달 펩시의 iTunes 홍보를 위한 수퍼볼 광고에서 RIAA의 저인망에 걸린 몇 명의 십대들의 하나로 등장함으로써 상처를 받기까지 했다.

샌프란시스코 법정에 접수된 소장에서 Maalouf의 변호사는 Kazaa를 통한 다운로드가 Maalouf의 딸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교사들에 의해 공개적으로 논의되었고 그들은 학급에서 노래들을 다운받았다. (그러므로) 그것은 보호될 음악의 공정한 사용이어야 한다. 변호사들의 말이다.

2월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논의된 Maalouf의 케이스는 RIAA가 함께 묶어 법원으로 넘겨질 다섯 건의 소송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러나 변호사 Ted Parker는 그들 중 몇몇은 거의 합의에 동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RIAA의 비판자들조차 Scimeca의 공갈을 당했다고 주장되는 맞고소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시도될만한 가치는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것은 내가 들은 바에 한해서 그러한 시도를 한 첫 사례로 알고 있다.” EFF의 법률이사 Cindy Cohn의 말이다. “짐작컨대 그것은 RIAA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고소하고 있고 많은 변호사들이 민중들을 보호할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희망의 전조이다.”

http://news.com.com/2100-1027_3-5161209.html?tag=nefd_le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