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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그어가면서 읽어야할 기사 하나

동아일보가 오늘자 신문에 매우 흥미로운 기사를 내보냈다. “한국으로 의료관광 오세요”라는 이 기사는 한국의 의료현실이 국제의료시장(?)에서도 이미 충분히 경쟁력 있음을 강변하고 있는 기사다. 이 기사를 한국의 의료시장은 사회주의적 의료정책으로 인해 경쟁력을 잃었고 이를 극복하려면 영리의료법인의 설립을 허용하고 의료보험을 민영화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던 이들이 읽으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무척 궁금하다. 이런 용기 있는 기사를 내보낸 동아일보에 박수를…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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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의료관광 오세요”

美 의료비 비싸 연 50만명 태국-싱가포르로
“한국 의료수준 높아 여행상품 성공 가능성 커”

3일 미국 뉴욕 플러싱 대동연회장.

한양대병원, 가톨릭대 성모병원, 아주대병원, 국립암센터 등 한국 주요 병원이 참석한 가운데 의료관광 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장에는 한인 여행사 관계자와 함께 중국계 미국 여행사, 일반 미국 여행사 관계자들도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 ‘80달러 대(對) 1700달러’

이날 의료관광 설명회에서 참석자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온 것은 한국과 미국의 의료비 격차였다.

박수헌 가톨릭대 성모병원 건강증진센터 소장은 “미국에서 대장 조영술 검사를 받으려면 1700달러가 들지만 한국에선 80달러면 가능하다. 그리고 검사에서 대장 용종이 발견돼 제거하려면 미국에선 5000달러가 들지만 한국에선 300달러면 된다”고 말했다. 박 소장이 “혹시 검사에서 대장 용종이 발견되면 한국으로 오라”고 말하자 폭소가 터졌다.

한 참석자는 한국에서 위장내시경 검사 비용이 182달러라는 설명을 듣자 “미국에선 보험 없이 검사를 받으려면 최소한 3000달러가 든다”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중국계 미국인들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한국의 성형수술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성형외과’ 원장은 “한국은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수준의 성형수술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예를 들어 쌍꺼풀 수술을 하는 데 1000∼1700달러 정도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그랜드홍콩 트래블’ 여행사의 마틴 조 국장은 “중국계 미국인들을 중국 등 아시아에 보내는 여행상품을 많이 취급하고 있다”며 “여행객들이 중국에 갔을 때 한국에 들러서 성형수술을 받는 여행상품은 시장성이 있다”고 말했다.

○ 교포사회 중심으로 관심 확대

한국 내 35개 병원이 가입한 한국국제의료서비스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의료관광객은 1만6000여 명. 아직까지는 일본과 중국인이 대부분이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한국관광공사 뉴욕지사에 따르면 의료관광을 떠나는 미국인은 매년 50만 명에 이른다.(주1)

조성욱 한국관광공사 뉴욕지사장은 “미국인들이 의료관광으로 주로 찾는 지역은 태국 싱가포르 인도 등이다. 한국은 의료수준이 높은 반면 의료비가 미국에 비해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주2) 홍보만 잘되면 많은 미국인 의료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의료보험료가 4인 가족 기준으로 월 1000달러에 이를 정도로 비싸 무보험자가 4000만 명이 넘는다. 치과보험은 무보험자가 1억 명 이상이다. 한국에서 대중화된 위장내시경 검사도 미국의 무보험자들에겐 큰마음 먹지 않고는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주3)

김대희 한양대 국제협력병원 외국인 전담 코디네이터는 “아직까지 의료관광을 위해 한국을 찾는 미국인은 많지 않지만 미국과 한국의 의료비 격차가 매우 크기 때문에 일단 교포들을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주1) 어찌 보면 매우 슬픈 현실이다. 마이클 무어의 Sicko를 보면 심지어 쿠바로까지 의료관광을 떠나는 장면이 나오는 것이야 영화를 본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하지만 우리도 언젠가 그런 날이 올지도 모른다.

(주2) 이 멘트는 요즘 분위기에서는 거의 좌파적인 발언이 아닐까 싶다

(주3) 이 멘트 역시 미국의 의료현실을 고발하는 매우 ‘좌파’적인 멘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