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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ㄱㅎㅅㄷ의 돌풍을 보며

ㅈㄱㅎㅅㄷ의 돌풍을 보며 느끼는 시대적 징후. 사람들이 원래부터 밑바닥이던 노동자에 대한 탄압보다 금수저 리버럴 가족이 검사 권력에게 당하는 “불공정”에 더 분노하는 상황. 한드 스타일의 기승전결의 서사가 갖추어져서 더 열광할 요소가 충분함. 노동자의 일상적 착취에는 없는 그런 서사.

주요 야당의 총선 공약 단상

각 주요 야당의 총선 공약집을 보고 적은 트윗을 정리했습니다. 당의 순서는 가나다순.

녹색당(공약보기)

  • 핵폐기의 대체에너지 태양열, 태양광, 풍력 에너지 중심 조력, 폐기물에너지 고려치 않음. 사실 태양광은 설치지역의 식생 초토화 풍력에너지도 소음 및 자연 파괴의 부작용이 있음. 반면 폐기물에너지는 기존 화력에 보조연료로 환경영향이 제일 적음.
  • 당칼라에 맞게 에너지 공약이 전면에 나서 구체적인 수치와 계획을 나열하고 있음. 하지만 스마트그리드 에 대해 언급이 없는 것이 의아함. 혼잡통행세의 경우는 서울시 예에서 보듯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
  • <귀농자들, 그리고 최저규모 이상의 농사를 짓는 농민들에게 농민기본소득을 보장>ㅎㅎ 사회당의 공약이 여기에서 등장. 전 국민 기본소득보다는 오히려 현실성이 느껴지기도 함.
  • 진보신당 측 @GeumMin 의 의견 : 기본소득을 농민이라는 한 계층에게만 주는 것은 WTO 위반이라 제소됩니다. WTO 탈퇴를 공약으로 내걸었을 경우만 정합적입니다. 전 국민이나 특정 연령층에 주는 것은 위반이 아닙니다. @sepials @economicview @freesty0811
  • 동물권 강화를 주장하는 녹색당 공약 중 “토끼도 웃고 나도 웃어요! 경제적 이득만을 목적으로 하는 동물실험 금지” 공약 중에 가장 귀여운 공약이 아닐까 하는. 토끼야 미안하다.
  • “반려동물 진료에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는 정책 등은 생명을 경제 원리로 바라보는 관점을 확산” 부가세는 과세원 확보가 근본목적이라 개인적으로 생각. 들쑥날쑥 기준이 없는 동물병원 진료비와 적정치료의 기준을 확정하는 것이 우선 아닐까?
  • “suicide food 광고(동물이 사람들에게 스스로 자신이나 동료를 먹으라고 권하는 모양새의 광고) 금지” 이건 전적으로 찬성. 지난번엔 “행복한 돼지”라는 고기 집 간판도 목격. 너 같으면 너 먹는데 행복하겠니? -_-;
  • “채식인의 선택권 보장과 채식문화 확산을 위한 제반 법령 입법화” 비록 육식을 하지만 이 공약에 찬성. 우리나라는 채식에 대한 개념이 너무 희박. 예전 어떤 이가 채식주의자라고 하자 옆자리 동료 왈 “그럼 핏자먹어요~”

민주통합당(공약보기)

  • 민주통합당 공약 “보편적 복지를 위한 공공 및 민간부문에 35만개 괜찮은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 우리는 공무원이 너무 많다는 선입견이 있으나 실은 복지분야엔 많이 부족. 이런 일자리를 늘려 고용과 복지를 증진시키는 것에 찬성.
  • “현행 최저임금은 시간당 4,320원(2011년 기준),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이 32.0% 수준으로 OECD 19개 국가 중 16위에 머물고 있음” 민주당 공약집 中 안 좋은 것은 죄다 우리 차지야 암튼
  • “노조 조직율과 단체협약 적용률을 높이고, 산별교섭을 촉진하는 것이야말로 양극화를 해소하는 주요 방안 중 하나” 결국 노조조직률 증대 및 산별노조 강화를 통한 협상력 강화가 노동조건 개선의 가장 핵심적인 경로라 생각됨
  • “경영악화로 사업을 계속할 수 없는 긴박한 경영상 이유를 제외하고는 집단해고 제한” 정리해고의 법근거를 만든 당으로써 여전히 무책임한 말장난. 어떻게 되면 ‘긴박한 이유’일까? 그 말을 만들면서 생각은 안 해봤나?
  • “사외이사 1인에 대한 노동자 대표의 추천권 보장” 이거 감질 맛나게 1명이 뭐야? 꿔다 놓은 보릿자루도 아니고. 참고로 진보신당은 “노동자평의회가 선출한 노동자 이사가 주주 총회 선출 이사와 동수로 총감독 이사회에 참여”
  • “사모펀드라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은행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권을 행사할 경우 은행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저해한다는 것이 론스타 펀드의 외환은행 지배에서 확인된 바 있음” 참나~ 주범인 민주당이 뻔뻔하게 이런 말을 잘도 하고 있군.
  • “MB정부가 추진 중인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의 민영화를 일단 중지하고, 공적 금융기관으로서의 위상 재검토” 산은이랑 정책금융공사랑 다시 합치는 것 아냐?
  • 민주당 공약집, 역시 집권의 경험이 무섭긴 하다. 그 공약에 찬성 여부를 떠나 각론이 강하다.
  • “불평등한 한·미 FTA의 재협상을 통해 독소조항을 개정하고 양국 간 이익 균형을 회복하여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좋은 FTA로 발전” “좋은 FTA”등장. 대안도 없음. 참고로 통진당은 남미 사회주의 블록의 ALBA등을 대안으로 제시.

진보신당(공약보기, 그리고 여기)

  • “국민연금 소유 지분을 통한 경영의 공적 개입” 역시 연금을 거론하고 있다. 이게 의회주의 좌파정당의 마지노선인 것 같다. 사실 민노당 시절에도 심상정의 공약이 가장 급진적이었다. 노회찬이나 권영길은 거의 “경제민주화” 수준이었던.
  • 에너지공약 “재생에너지 발전차액지원제도(TIF) 부활, 재생가능에너지의무할당제(RPS) 요건 강화” RPS요건 강화는 맘에 듬. 발전차액과 RPS를 동시에 구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 재벌공약 “삼성이 노동자-국민을 지배하는 ‘삼성 공화국’이 아니라 노동자-국민이 삼성을 통제하는 ‘노동자-국민 기업, 삼성’으로 전환” 통진당엔 없는 대표적 경제공약. 필시 총선에 출마하는 정당 중 가장 급진적인 공약일 것임.
  • “2011년 12월 현재, 현대차의 정몽구 회장 소유 지분이 5.17%인 데 반해 국민연금은 5.95%를 소유하고 있음” 진보신당 공약집 중에서
  • 대기업 중에 물론 소위 “총수”의 지분보다 국민연금의 비중이 더 많은 기업도 꽤 될 것이다. 그럼 수치상으로 총수보다 연금이 더 지분을 소유하면 기업의 사회화가 가능할까? 그들의 부채는 실은 연금은 하지 못할 그룹사의 보증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 @storystroy 주주지분을 획득하지 않고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대표적으로 “이해자 자본주의”에서 주장하는 노동자나 소비자의 경영참여가 있겠죠. 소비자는 다른 의미에서 주주라 할 수 있고 노동자 경영참여도 우리사주란 방식으로도 하지만요.
  • 진보신당 공약 “공휴일이 주말과 겹칠 경우 평일 중 하루를 휴일로 지정하는 대체휴일제 도입 ” 오예!!
  • 세수공약 “종교인에 대한 소득세 부과”가 가장 눈에 띄는 공약이고 진보신당 역시 과거 민노당 공약이었던 “부유세”는 언급이 없음. 사실상 폐기된 것으로 여겨짐.
  • “주택보급률은 100%를 넘어섰으며, 우리나라 주택불균형의 가장 핵심은 공급체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분배체계에 있음.” 통진당의 임대주택100만호같은 공약이 없음. 보급률을 근거로 공급정책이 눈에 띄지 않는 것은 비현실적으로 여겨짐.

통합진보당(공약보기)

  • “학력/학벌에 따른 차별금지 법제화” 통진당 어느 분의 희한한 명함과 오버랩되면서 묘한 느낌이 드는 공약.
  • 통합진보당 증세방안 “상장주식/파생상품 양도차익 과세신설, 금융소득 종합과세 확대, 종합부동산세 정상화” 예전 민주노동당의 “부유세”보다도 후퇴한 공약.
  • 대박이네요! RT @ahnjunsang 황선후보의 777대박전략을 모르시는군요. ㅋㅋ
  •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발전차액지원제도 강화” 그 제도를 시행했을 때 거의 태양광으로 집중되는 부작용이 발생. 발전회사의 이익을 회수할 수 있는 현 RPS(Renewable Portfolio Standard)가 낫다고 생각됨.
  • “외평기금 축소” “외평기금을 동원한 고환율 정책으로 수출 대기업 혜택” 심상정의 냄새가 물씬 나는 공약으로 개인적으로 찬성. 시장자유주의를 부르짖는 기업과 학자들은 왜 이건 비판하지 않는 걸까?
  • 통합진보당 공약 “통신,정유사 재공공화” 필요재원은 국민연금/퇴직연금/우리사주조합 활용. 역시 심상정 냄새 물씬. 레닌의 코맨딩하이츠도 연상됨. 요는 국민연금은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이 제도를 영구화할 것인가 하는 점.
  • “공공임대주택 100만호” “재원의 반절을 국민연금에 의존, 나머지는 국채발행” 이거 국민연금을 주머닛돈으로 생각하는 거 아냐? 연금 역시 적정수익을 창출해야 할 의무가 있는 수익펀드임을 알아야 할 것.
  • @chonae 통진당의 안을 보면 국민연금 투자분은 전체의 절반, 나머지는 국채발행이고 수익률은 7% 보장입니다. 관리비의 반은 국가가 지원하는 형태고요. 그 정도면 세입자의 부담분은 합리적인 가격선에서 결정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 @homme73 공공임대주택 공급방안을 들여다보니 현재 시행되고 있는 BTL민간투자사업과 크게 다르지 않네요. 연금 및 시중 투자자들도 참여하고 있고 적정수익률만 보장해준다면 윈-윈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도 없잖아 있다고 여겨집니다.

총선 소회…라기보다는 이런저런 잡생각

내가 지난 번 글 ‘진보신당을 비판적으로 지지한다’라는 글에 내 스스로의 정치적 지향이 ‘자기파괴적 자본주의자’라고 썼었는데 그것을 유명 블로거 민노씨께서 자기 글에 인용을 했다. 그래서 들었던 느낌은 “뭐 대단한 이야기라고 인용까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내가 RSS 에 등록해놓고 필히 찾아 읽는 블로그가 있는데 필명 ‘포카라’님의 블로그다. 주식시장에 관한 글이 주로 올라와 있으나 그저 그런 시시껄렁한 점장이식 주가예측 블로그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실로 엄청난 인문학적 지식과 경제학적 고민이 묻어나는 글이 넘쳐나는 곳이다. 블로거 중 개인이력이 가장 궁금한 분이 바로 이 포카라님이다.(주1)

두 가지 에피소드를 이야기했는데 이야기의 요지는 요즘 내가 생각하는 화두에 관해서 말하고 싶어서이다. 나 스스로를 ‘자기파괴적 자본주의자’라고 포지셔닝한 이유는 사실 자본주의 사회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99%가 그러하겠지만(주2) 나 역시 자본주의 착취구조의 먹이사슬에서 위로부터 착취 받고 아래를 착취하는데 일조하는 역사적 사명을 부여받아 그에 따라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착취구조에서 제법 상부에 속해 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가진 것은 쥐뿔 없는 놈이 말이다.

그런 면에서 나 스스로를 ‘자기파괴적 자본주의자’라고 한 것이다.

포카라님을 거론한 데에는 좀더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 포카라님이 최근 내가 또한 RSS로 애독하던 우석훈 씨에 대한 촌평을 올린 이유 때문이다. 이 시니컬로 치자면 국내 둘째 가라면 서러울 것 같은 자칭 ‘명랑 공산주의자’ 우석훈 씨의 책에 대한 “애정 어린” 비판을 읽었는데 포카라님에 따르면 우석훈 씨가 최근 낸 책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언론에서 호들갑 떨만큼 대단한 것 같지 않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한가로운 토요일 저녁 쓸데없이 향후 – 그것이 언제가 될 것인지는 이번 선거를 보면 좀 더 요원한 과제로 남기는 하지만 – “사람 사는 세상이 돌아와” 혁명세력이 누군가를 시급한 경제적 기반의 재정립에 써먹어야 할 때 누구를 써먹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즉 여기에 마음은 민중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 차있으나 실물경제에는 개념 없는 인간이 있다.(주3) 두 번째 ‘명랑 공산주의자’이고 이론으로 빠삭하나 역시 실물경제에 그리 익숙하지 않은 인간이 있다. 세 번째 ‘자기파괴적인’ 블로그질을 일삼으나 실생활에선 그런 티를 내지 않는 박쥐같은 약간은 실물경제에 익숙한 인간이 있다. 마지막으로 정치적인 부분에 대해선 개념 탑재 하지 않은 실물경제만 밝은 인간이 있다. 민중을 한 없이 사랑하는 집권자는 누구를 택해야 하나?

개인적으로 포카라님 같은 분이(주4) 킹왕짱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남한 땅에 그런 분이 10분이나 계실까 모르겠다.

하여 나는 다시 생각해본다.

진보신당이 의석을 못 얻었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마다 나는 살짝 눈가에 이슬이 맺히지만 또 의석을 얻었다 한들 갈 길은 너무 멀다는 그 하나의 사실 때문에, 그리고 위에서 단편적으로 주절주절 늘어놓은 그 어려운 로드맵 때문에 나는 뭐 진보신당이 의석을 얻지 못한 것이 ‘대세에 영향 없다’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아직도 사실 가야할 길은 무지하게 멀다 … 물론 생양아치 홍정욱한테 노회찬이 진 건 열 받는다.

(주1) 나 스스로는 누가 나의 개인이력을 파고들려는 것에 알러지적 반응을 보이는 주제에

(주2) 이것은 아무리 변혁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노동자여도 마찬가지다. 현자노조의 사회주의자 노동자가 자본주의 재생산 구조에 기여하는 비율과 사회주의 세상을 위해 기여하는 비율을 생각해보면 10초면 알 수 있다

(주3) 소위 자칭 좌파라면 경제학적 소양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하는데 꽤나 이름빨 날리는 이들 중에서 이런 소양 없이 말빨로 먹고 사는 이들이 사실 꽤 된다

(주4) 물론 사실 이론 좌파들의 도움도 필수적이다… 다만 현실감각을 지닌 인물이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진보신당을 “비판적”으로 지지 한다

이 블로그에 나는 나름 진보적인(?) 관점을 지닌 경제 분석 글을 주로 올렸다. 그런 한편으로 정치에 관한 이야기, 특히 정당에 관한 이야기는 별로 하지 않았다. 정치인의 이름은 몇 번 거론했으되 정당에 대해서는 거의 거론하지 않은 것 같다. 왜 그랬는지 생각하면 딱히 이유는 없다. 원래 블로그란 손가는 대로 끼적거리는 데니까 뭐 이유를 댈 이유도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어떤 정당을 지지하여 왔는가 생각해보면 나름 일관되게 좌파적 성향을 지닌 정당, 또는 정치인을 지지하여 왔었다. 한 5년 정도 민주노동당의 당원이기도 하였다. 많은 이들이 그랬듯이 나 역시 대선 이후의 엑서더스 대열에 동참하였다. 사실 그 이전부터 이번 대선과 비슷한 스타일의 지역위원회에서의 갈등 때문에 상당히 오랜 동안 애정 없이 지내온, 쉽게 말하면 당과의 별거상태로 지내긴 했었다. 아무튼 대선을 계기로 탈당했다.

하지만 진보신당에는 입당하지 않았다. 왜 가입하지 않았냐고 한다면 우선은 귀차니즘인 것 같다. 민주노동당의 탈당도 귀차니즘 때문에 상당히 지체되었으니 할 말 다했다. 두 번째는 태생에 대한 불만이다. 현재로서는 명백히 노회찬/심상정 당의 모양새다.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셋째는 정당정치에 대한 회의감이다. 민주노동당의 가능성과 한계를 보면서 느낀 점이다.

나 스스로 정치적 지향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 지속적인 화두인데 최근 내린 결론은 적어도 사회주의자는 아니라는 것이 결론이다. 이렇게 저렇게 머리를 굴려서 나 스스로를 합리화시키기 위해 만들어낸 표현이 결국 ‘자기파괴적 자본주의자’다. 자본주의적 삶을 지향하면서 끊임없이 그 한계를 알아채며 좌절하는 그런 녀석인 것 같다.

현실에서는 ‘자기파괴적 무산계급’이 상당히, 깜짝 놀랄 정도로 많다. 분명히 경제지표로 보면 우리나라 인구 구성의 절대다수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을 받을 상태에 놓여 있음이 분명한데 그들은 어찌된 일인지 자신들의 경제적 상태를 고착화 내지는 악화시켜줄 정당과 정치인을 지지한다는 점에서 ‘자기파괴적’이다. “경제를 살리자”라는 근본 없는 구호에 도취된 것인지 알량한 자산으로 인해 허위의식을 갖게 된 것인지는 몰라도 적어도 모순된 투표행태임은 분명한 것 같다.

이 모순은 집권당뿐 아니라 전 집권당의 의원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는 야당을 지지하는 이들에게서도 제법 발견된다. 적어도 집권당의 지지자보다는 덜 모순되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실질적으로 현재의 정치현장에 유의미한 자신의 정치적 유산을 남겨놓는 데에 철저히 실패한 전임대통령의 서민적 이미지를 ‘노간지’라 부르며 환호하는 팬덤 현상을 보면 박근혜에게 박정희의 향수를 느끼며 환호하는 이들과 어떠한 차이점이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더욱 희극적인 모습은 현재의 신자유주의화 현상에서의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당시의 집권당(이름도 잊혀져 가고 있는 열린우리당)의 알리바이를 주장하는 이들의 행태다. 현재의 의료보험 민영화나 은산분리 등에 대해 게거품을 무는 이들이 실상 전임 정부가 그러한 초석을 다지는 일을 해온 데에 대해서는 편의적으로 눈을 감는 모습이 불쌍하기도 하고 용감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적어도 알아야 할 점은 막말로 통합민주당이 다수당이 될지라도 기차는 달린다는 점이다.

자꾸 맥 빠지는 이야기뿐인데 결국 이번 선거 최대의 관전 포인트는 한나라당이 단독 개헌가능의석을 확보하는 것이냐 하는 것일 것이다. 사람들 눈이 삐었다든지 세상이 미쳐가고 있달 지 푸념해봐야 현실은 그런 상태다. 결국 이런 비참한 한국의 정당정치 상황에서 나는 정당정치에 대한 회의감을 뒤로 한 채 투표장으로는 갈 것이다. 그리고 나의 계급적 이익을 완전히 대변한다고는 여겨지지 않지만 가장 근사치로 접근한 진보신당을 선택할 것 같다. 그것은 ‘부패한 보수’대신 ‘무능한 보수’를 지지하자는 그런 비판적 지지가 아닌 다른 의미에서의 비판적 지지라고 스스로 이름붙이고 싶다.

“찍어줄 테니까 좀 똑바로 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