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국가 분쟁해결(ISDS) 조항에 관한 호주 정부의 결정

시장선거가 끝나자마자 한미FTA 이슈로 나라가 시끄럽다. 지난번엔 찬반 양측이 한바탕 “끝장토론”을 벌였지만 예상대로 끝장은 나지 않은 채 팽팽한 평행선만 그렸다. 하지만 역시 의회는 찬성론자들이 장악하고 있어 한미FTA의 비준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 와중에 반대론자의 대표적 이론가인 송기호 변호사가 정 한미FTA를 통과시키고 싶으면 이 조항만이라도 빼달라고 애걸하는 조항이 하나 있는데, 투자자-국가 분쟁해결(ISDS) 조항이 그것이다.

ISDS는 외국 투자자가 투자국 정부의 정책 등으로 피해를 봤을 때 해당 국가를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등에 제소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즉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사법체제를 벗어나 재산권을 보호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인데, 이는 주로 “간접수용”이라는 희한한 개념과 쌍으로 같이 다닐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제도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있을 것이나 소위 “사법주권”의 측면에선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초 한미FTA 협상에서도 법무부와 재경부가 이 제도를 다 반대했다. 하지만 통상교섭본부는 이를 무시하고 추진했다. 부처간 힘의 논리에 따라 과거 같으면 가능하지 못할 일이었지만 참여정부 시절 권력이 강화된 통상교섭본부는 이를 밀어붙였다 한다. 한편 FTA에서 이 조항이 빠진 사례도 있다. 2003년 체결된 호주와 미국의 FTA의 경우에는 ISDS 조항이 협약에 반영되지 않았다. 반대론자들은 주로 이 사례를 들어 반대를 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호주에선 이 사례를 계기로 NGO들이 이 이슈를 제기하여 급기야 금년 4월 정부는 향후 호주가 체결할 모든 무역협정에서 이 조항을 채택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하였다고 한다. 사실 당시 해당 조항이 협정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이미 양국의 법률 시스템이 분쟁을 조정하는데 있어 충분히 법적권리를 보장할 수 있을 정도로 ‘왕성한’ 제도가 존재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 사례가 호주 사회에 새로운 논쟁을 촉발시킨 셈이다.

금년 4월 국제무역협상에로의 호주의 접근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재고의 일환으로, 길러드 정부는 양자간과 지역간 무역협정에서 더 이상 투자자-국가 분쟁해결(ISDS) 조항을 포함시키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이 새로운 정책은 공공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외국 투자자들에게 ‘더 큰 권리는 없다’는 원칙과, 이를 위해 ‘규제를 할 수 있는 정부의 권리’ 라는 원칙에 대한 언급을 통해 정당화되었다. NGO들은 오랫동안 이 원칙을 지지해왔는데 정부는 보통 립서비스로만 일관해왔었다.
In April of this year, as a part of a broader rethink of Australia’s approach to international trade negotiations, the Gillard Government vowed that it will no longer include provisions on 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 (ISDS) in bilateral and regional trade agreements. The new policy is justified by reference to the principles of ‘no greater rights’ for foreign investors and the government’s ‘right to regulate’ to protect the public interest. These principles have long been advocated by non-governmental organizations (NGOs) but have generally only been paid lip service by governments.[Australia’s rejection of 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 Four potential contributing factors]

ISDS에 대해 ‘위헌이다’, ‘지나친 공포심을 가지고 있다’, ‘힘의 균형상 한국이 불리하다’, ‘투자자 호보를 위해 불가피한 제도다’ 등 갑론을박이 있다. 현재 그 유사한 사례로는 국제중재를 통해 분쟁을 해결한 용인경전철 사업을 들 수 있다. 이 경우를 보면 주무관청의 잘잘못을 떠나 사법권이 해외기관에게 맡겨진 사례의 결과를 잘 살펴볼 수 있다. 과연 이 낯선 풍경이 일상화되었을 때 사법주권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그때서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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