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의 용의자

비카스 스와루프는 ‘엄친아(저씨)’다. 인도의 법률가의 집안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역사, 심리학, 철학을 공부하고 외무부의 외교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여기까지만 해도 양호한 약력인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자 영화로도 큰 인기를 얻은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작가이기도 하다. 외교관으로 근무하는 틈틈이 두 달 만에 썼다고 알려져 더 사람 기를 죽이는 아저씨다. ‘6인의 용의자’는 비카스 스와루프의 신작이다. 미스터리적 기법을 차용했던 전작에서 나아가 이 작품은 […]

그래. 왓슨도 힘든기라.

1월 2일 ‘셜록 홈즈 (Sherlock Holmes, 2009)’를 봤다. 또 크리스마스 언저리에는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The Imaginarium Of Doctor Parnassus, 2009)’를 봤다. 연말연시에 즈음하여 이렇게 명절이라고(?) 영화를 꼭꼭 챙겨보게 된 것은 또 살면서 처음인 것 같다. 이제는 이런 풍습이 사라진 것인지 관객도 그리 많지 않았다.(특히 상상극장은 참혹할 정도~) 셜록 홈즈, 가이 리치가 감독을 맡고 루버트 ‘다훈이’ […]

The Pursuit of Happyness(2006)

이 영화는 여러 면에서 ‘Erin Brockovich’의 흑인 남성 버전이라 할만하다. 어린 자식들을 부양해야 하지만 배움도 없고 재주도 없었던 에린이 각고의 노력 끝에 마침내 성공하게 되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그 영화처럼 이 영화 역시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던 Chris Gardner 라는 흑인 남성이 주식중개인으로 성공한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기 때문이다. 80년대 초 샌프란시스코에서 휴대용 엑스레이 촬영기를 […]

Theo Jansen

예술가의 임무가 창조주의 역할을 대행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테오 얀센 Theo Jansen은 그러한 역할부여에 가장 적합한 예술가일지도 모르겠다. 1990년부터 난 새로운 형태의 생물을 창조하는데 사로잡혀왔다. 꽃가루나 씨가 아닌 노란색의 플라스틱튜브가 이 새로운 창조물의 기본재료로 쓰인다. 나는 바람 속에서 걸을 수 있는 뼈대를 만든다. 그래서 그들은 먹이를 먹을 필요가 없다. 시간이 지나면 이 뼈대들은 점점 더 폭풍과 […]

[서경식] 나의 서양미술 순례

고호를 괴롭히고 있는 것도 역시 ‘생활’이라는 얘기다. 이러한 형의 존재가 단순히 경제적으로뿐만 아니라 좀 더 근원적인 의미에서 ‘저주스러운 짐짝’이 아닐 리 없다. 현세적인 가치관에 대한 순수한 저항을 관철하기 위해서도 의식주 따위 현세적인 뒷받침은 필요하다. 이 단순한 모순이야말로, 옛날 옛적부터 창조자, 구도자, 혁명가를 괴롭혀왔다. 그래서 그는 자기 자신에게 채찍질을 해대지만, 그런 행위는 그 채찍의 의미를 이해하는 […]

박재범 단상

박재범을 비롯하여 한국 대중문화계에서 활동하는 재외교포들은 거의 예외 없이 재미교포다. 재외교포 출신의 연예인 중 1세대라 할 수 있는 이현우에서부터, 박정운, 유승준, 지누션, 다니엘 헤니 등 허다한 교포 연예인들이 모두 미국에서 태어났거나 자란 이들이다. 몇몇 소수의 예외라면 남미음악을 선보였던 임병수나 필리핀 국민가수로 2NE1에 합류한 산다라박 정도다. 이는 당연한 이치다. 한국의 대중문화는 전 세계 대다수의 나라가 그렇듯 […]

공포의 보수(Le Salaire De La Peur, 1953)

옛날 영화를 볼 적마다 항상 엉뚱한 생각을 하곤 한다. ‘저 사람들은 이제 모두 죽었는데 저렇게들 아등바등 사는구나’라는 생각이다. 극으로의 몰입을 방해하는 잡념이지만 옛날 영화, 특히 흑백영화를 감상하다보면 어느 샌가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런데 바로 그 늘 뇌리에서 떠나지 않던 ‘죽음’을 이야기한 흑백영화를 얼마 전에 봤다. 누가 당신의 손가락을 자르는 대가로 돈을 주겠다고 […]

독서란 [ ]다

하느니삽님, 궁시렁님한테 넘겨받았습니다. – 릴레이 규칙 – 1. 독서란 []다. 의 빈 칸을 채우고 보충 자료를 제공한다. 2. 앞선 릴레이 주자의 족보를 건다. 3. 족보를 이어갈 주자 두 명을 지정한다. 4. 6월 20일이 지나면 이 릴레이는 무효. 나머지 규칙은 이누이트님의릴레이의 오상참조. 규칙의 원래 모습 역시 이누이트님의릴레이 시조참조. 1. 독서란 [삶]이다. 이거 뭐 “내 인생은 책과 […]

The Quiet American

스피어단장은 잠재적인 재난에 대한 얘기들을 계속했다. 끝으로 나는 그에게 미국으로부터 지원을 받거나 아니면 미국이 개입하여 프랑스가 이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가 하고 물었다. 그는 한 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만일 우리가 탱크와 다른 군사장비를 남부 베트남 대신에 공산주의자들에게 준다면 우리는 그들을 도로상으로 끌어올려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며, 우리 방식으로 그들과 싸울 수 있을 […]

클림트

클림트하면 개인적으로 안 좋은 추억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십년도 훨씬 전 그가 우리나라에서 아직 유명세를 떨치지 못하던 시절, 나는 지금의 아내와 ‘친구’사이였다. 그리고 따로 애인이 있었다. 크리스마스엔가 아내를 애인보다 먼저 오전에 만났는데 그 당시로서는 희귀한 클림트 달력을 선물로 줬다. 뒤늦게 애인에게 줄 선물이 없는 것을 깨닫고 그걸 도로 회수해서 애인에게 갖다 줬다. 그 뒤로 여태까지 아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