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제도의 역설

근대 서양의 발전은 중세 유럽의 가난에서 시작되었다. 국내 시장이 협소한 유럽인은 어쩔 수 없이 먼 바다로 나아가야만 했고 모험을 통해 발전의 기회를 찾아야만 했다. 주식 제도 역시 위기의 분담에서 나왔고, 고위험과 고이윤의 경영을 위해 공동의 자금을 모집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런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외국인과의 거래에서 항상 이윤이 보장됐고 상인의 자금도 풍성하여 조정은 엄청난 부를 […]

한 지식인이 고안해낸 “한국적 민주주의” 이데올로기의 비극적 결과

임방현은 1960년대 말과 1970년대에 박정희 정권을 지지하면서 한국 정부의 정책을 ‘한국적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하는 데 앞장섰다. 임방현은 1974년(1973년의 오기인 듯하다 – 편집자)에 출간된 이라는 저서에서 지식인이 담당해야 할 책임을 열거하면서 동시에 박정희 정권이 지식인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그는 유신체제가 민주주의 제도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비판하는 학자들의 주장을 반박하였다. [중략] 그는 “산업화된 국가에서 추구하는 민주주의 논의의 […]

박정희의 “인플레를 활용하는 방식의 경제개발”에 관한 보론

특히 한국은 수출 증가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는데, 이 목표를 추진하기 위해서 국내적으로 많은 반대가 예상되는 조치들을 취해야 했다. 미국은 우선 원화의 가치절하를 주장했다. 원화의 가치가 절하될 경우 한국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가 조언을 받아들여 원화의 가치를 1달러당 130원에서 256원으로 절하하는 환율 조정을 단행하자, 곧바로 격렬한 저항과 반대가 일어났다. [중략] 한 신문은 […]

박정희 정권의 “인플레적인 경제개발” 정책

셋째로 인플레적인 경제개발이었다는 점이다. 인플레적인 경제개발이라 함은 경제개발이 인플레를 유발할 뿐 아니라 인플레를 활용하는 방식의 경제개발이라는 것이다. 돈을 찍어 내자를 공급함으로써 투자는 인플레를 유발하였다. 한편 인플레가 되면 채권자와 예금자는 손실을 보고 채무자와 대출받은 자는 득을 보게 되어 은행돈으로 공장을 세운 대기업들의 빚을 탕감해주는 작용을 한 것이다. 그래서 경제개발과정에서 줄곧 높은 인플레가 지속되었는데 이것은 서민가계는 압박하고 […]

특별인출권(special drawing right)의 탄생 과정

처음에 미국은 달러의 기축 통화 역할을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특별 인출권과 같은 수단을 만드는 것에 반대했다. 1964년 IMF 연례총회에서 달러의 비대칭적 위상을 반대하던 프랑스는 그러한 수단을 만들자고 제안했으나 미국에 의해 좌초되었다. 드골은 이에 굴하지 않고 국제 체제의 대칭성을 회복하기 위해 남은 유일한 길로서 금본위제로의 복귀를 제시했고 프랑스중앙은행은 달러를 금으로 급히 교환했다. 이러한 은근한 협박은 […]

5.16과 金星

금성은 58년 후반기에 락희 연지 공장 옆에 부지를 마련하고 공장 건설에 착수하는 한편, 독일인 헨케를 판매이익의 2%를 준다는 조건으로 지사장의 자리에 앉혔다. [중략] 59년 11월, 최초로 생산된 국산 1호 라디오는 전기용 단파 5구 1밴드 형이었다. [중략] 외제의 산뜻한 외관과 좋은 성능에 입맛을 들인 고객들은 금성 기술진의 감격을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의 제품을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당시엔 […]

Material Girl 을 듣다가 생각난 서구의 80년대

어떤 소년들은 내게 키스하고 어떤 소년들은 껴안는데 뭐 괜찮아. 만약 그들이 적당한 신용을 제공하지 않으면 그냥 떠나버리면 돼. Some boys kiss me, some boys hug me I think they’re O.K. If they don’t give me proper credit I just walk away (Madonna – Material Girl) 유난히 천진난만한 코맹맹이 목소리로 신용거래를 통해 창출되는 애정관계를 묘사한 마돈나의 […]

‘고리대금업자와 그의 아내’ 感想文

요즘 아이패드로 이런저런 명화 컬렉션 앱으로 명화를 감상하는 것이 소소한 즐거움이다. 그런 앱들 중 하나가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의 소장품을 담은 Louvre HD다. 그림들은 당연하게도 성화(聖畵)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그림들보다는 화가가 살던 당시의 모습을 담은 풍속화(風俗畵)가 더 마음에 든다. 그런 풍속화도 당시 화가들의 주요고객이었던 귀족이나 부자들의 초상화가 많지만 때로는 거지나 저자거리의 상인 등 삶이 […]

신용제도에 관한 칼 맑스의 서술

그러나 결코 잊어선 안 될 점은, 첫째 귀금속형태의 화폐가 여전히 토대이고 이 토대로부터 신용제도는 본질적으로 결코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이다. 둘째 신용제도는 사회적 생산수단의 사적 개인에 의한 독점적 소유(자본과 토지소유의 형태로)를 전제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신용제도 그것은 한편으로는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내재적 형태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이 생산양식을 그 가능한 최고·최후의 형태로 발달시키는 추진력이라는 점이다. [중략] 은행제도는 […]

우리는 누구 덕에 잘 살게 되었을까?

박정희 시대에 대한 향수를 가진 이들은 흔히 “누구 덕에 이렇게 잘 살게 된 줄 아느냐?”라는 호통을 치며 박정희의 “영도력”을 내세우곤 한다. 그 “영도력”은 가난한 신생국이 주기적으로 정권을 교체하는 대의민주제를 곧바로 수용하기 보다는, 독재나 변칙적인 대의민주제를 정당화하기 위해 곧잘 사용하는 표현이다. 현시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가 그 “영도력”을 통해 경제개발에 성공한 소수의 나라 중 하나기에, 우익들은 스스로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