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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가 돈버는 법, 다른 버전

2008년 9월 연방정부가 AIG 에게 구제 금융을 쏟아 붓기 전에, 골드만은 수십억 달러를 그 보험사에 요구하면서 더 많은 돈을 수혈 받아야 할 위태로운 재무 상태에 놓이게 했다. 이로 인해 결국 정부가 끼어들게 되었다.
납세자의 도움으로 현재까지 AIG에 1천8백만 달러가 투입되면서 보험사의 몰락 과정에서의 골드만의 역할에 대한 규제당국과 의회의 조사가 증가하고 있다. S.E.C.는 2007년과 2008년 사이 모기지 시장이 붕괴되면서 수많은 기업들이 — 대부분 두드러지게 골드만 — 행한 지불 요구를 검토하고 있다.[중략]
AIG 구제 금융 1년 전에 골드만은 AIG 로부터 70억 달러를 수취했다. 그리고 골드만은 구조 이후에도 몇 십억 달러를 더 받았다. 다른 은행들 역시 이익을 얻긴 했지만 골드만은 그 어떤 기업보다도 많은 129억 달러에 달하는 납세자의 돈을 받았다.[중략]
골드만은 주택 시장의 붕괴를 통해 이익을 얻을 자세가 되어 있었는데 2006년 후반부터 이 회사는 모기지 시장이 망가지게 되면 이를 보상해줄 수 있게끔 엄청난 규모의 거래를 맺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모기지 채권의 값이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골드만의 이익은 더 커질 것이었다.
[Testy Conflict With Goldman Helped Push AIG to Edge]

2006년 이후 골드만의 몇몇 비관론자들은 주택 시장 붕괴에 대비하여, 한때 합병을 고려할 정도로 긴밀한 관계에 있던 세계 제일의 보험사 AIG와 보험, 즉 CDS(credit default swap) 계약을 체결했다. AIG는 주택 시장이 붕괴됨에 따라 엄청난 규모의 보험금을 지불해야 했고, 결국 그로 인해 회사가 몰락하게 된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뛰어난 위험관리 능력이 돋보인다. 세계 최고의 투자은행답게 시장의 상승뿐 아니라 하락장에도 대비한 보험을 마련해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위험관리 능력의 덕분이겠지만 리만브러더스, 메릴린치 등 경쟁 기업이 망가질 때에도 살아남았고, 2009년에는 예년이나 다름없는 엄청난 이익을 실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뉴욕타임즈 기사가 지적하고 있는 바, 그러한 보험이 골드만에게는 위험회피책이 되었을지언정, 너무나 엄청난 보험금 지불의 피해를 입은 AIG는 몰락의 길로 접어들어야 했고, 결과적으로 천문학적인 세금이 금융시장 붕괴를 막기 위해 투입되었기 때문이다. 사회 전체적으로 위험은 오히려 확산된 셈이다.

뉴욕타임즈는 또한 과연 골드만이 그들이 입은 손실만큼의 보험금만을 지급받았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즉 모기지 채권의 손실액이 과대평가되어 더 많은 보험료가 지불되고 이것이 AIG의 몰락을 가속화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08년 3월 골드만은 AIG가 그들에게 66억 달러 빚졌다고 주장했고, AIG는 32억 달러라고 주장했다.

한편 뛰어난 위험관리 능력의 골드만이지만 한 가지 예상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주택시장의 하락을 위해 보험을 들어 해당 위험은 헤지 했지만 만약 보험사가 망하면 어떻게 될까? 이 또한 ‘거래상대방 리스크(counter party risk)’라 할 수 있는데, 그렇다고 골드만이 AIG가 망할 것에 대비하는 CDS를 다른 보험사와 계약할 수도 없는 문제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것 역시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AIG가 맛이 갈 무렵, 정부는 그 어떤 기업의 위기 때보다 신속하게 구제 금융을 결정하였는데, 그때 재무장관에 앉아 있던 이는 바로 전직 골드만 CEO인 헨리 폴슨 이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골드만은 AIG가 구제되면서 받아야 할 돈은 다 챙겼다.

오랜 세월동안, 워싱턴에서의 골드만의 역할은 미국 정치 시스템의 예속관계의 — 주요 양당과 백악관부터 의회, 사법부, 그리고 미디어에 이르기까지 — 전형적인 예가 되어왔다. 월스트리트에서는 “거번먼트 삭스”로 알려진 이 은행은 고위 임원들을 민주당 정권이건 공화당 정권이건 간에 정부의 최고 위치에 공급해왔다.
For many years, the subordination of the US political system—including both parties and extending from the White House to Congress, to the courts and the media, to the financial elite—has been exemplified by the role of Goldman in Washington. Known on Wall Street as “Government Sachs,” the bank has funneled top executives into the highest government positions, in Democratic as well as Republican administrations.[Goldman Sachs made billions by pushing AIG to bankruptcy]

결과적으로 골드만과 같은 피라미드의 최상부에 위치한 투자은행은 가장 혹독한 상황에 대비한 시나리오로 최종대부자인 중앙은행 시스템과 정부의 의사결정을 컨트롤할 수 있는 위치에 자신의 사람들을 심어둠으로써 궁극의 위험을 회피한 것이다. 헨리 폴슨은 벤 버냉키, 그리고 당시 뉴욕연방은행 총재였던 팀 가이스너와 함께 이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최근 헨리 폴슨은 그의 회고록에서 골드만의 CEO 로이드 블랭크페인이 “리먼 다음은 우리”라며 구제금융 투입을 간청했다고 증언했다. 한편 “AIG에 대해 자금을 지원하지 않았으면 미 금융시스템 전체가 무너져 실업률이 25%에 달했을 것”이라고도 서술했다고 한다. 저 예측이 사실인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그 시스템의 최대의 수혜자는 골드만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골드만삭스가 돈버는 법, 최신버전

그러나 그리스의 경우에 미국의 은행가들은 가상의 환율을 통한 특수한 종류의 스왑을 고안해냈다. 이를 통해 그리스는 100억 달로 또는 엔에 해당하는 실질적인 유로의 시장가치를 훨씬 초과하는 금액을 수취할 수 있었다. 그러한 방식으로 골드만 삭스는 비밀스럽게 그리스를 위해 10억 달러의 추가신용을 조성해주었다.

일종의 스왑을 가장한 이러한 신용은 그리스의 부채 통계에 나타나지 않았다. 유로스타트의 보고 규정은 금융 파생상품과 관련한 거래들을 통합적으로 기록하지 않는다. “마스트리흐트의 규정들은 스왑을 통해 법적으로 완벽하게 회피할 수 있습니다.” 한 독일인 파생상품 딜러의 말이다.

몇 년 전에 이탈리아는 또 다른 미국 은행의 도움을 받아 진짜 빚을 감추는 유사한 트릭을 썼다. 2002년 그리스의 재정적자는 GDP의 1.2%에 달했다. 유로스타트가 2004년 9월 자료들을 검토한 후, 이 비율은 3.7%로 조정되었다. 현재 자료에 따르면 5.2%다.

때가 되면 그리스는 그들의 스왑 계약들을 상환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때에는 재정적자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채권의 만기는 10년에서 15년까지이다. 골드만 삭스는 이 계약들에 대해 천문학적인 커미션을 받았고 2005년 한 그리스 은행에 이 스왑 들을 팔았다.[How Goldman Sachs Helped Greece to Mask its True Debt]

국가가 자신의 부채를 꼬불치는데 투자은행이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설명한 슈피겔의 기사다. 골드만 삭스는 전형적인 통화 스왑에 특수한 조건을 끼워 넣어 거래당사자 중 어느 일방의 – 이 경우엔 그리스 정부 – 채무가 적게 보이게 하는 방법을 사용했다는 것이 슈피겔의 설명이다. 그 정확한 구조는 설명하지 않고 있다.

여하튼 그리스가 이러한 꼼수를 부린 배경은 마스트리흐트 조약에서 EU 가입국에 요구하고 있는 조건 때문이다. 규정에 따르면 가입국들의 재정적자는 GDP의 3%를 넘을 수 없고, 이를 초과할 경우 막대한 벌금을 물게 되어 있다. 유럽이 경제공동체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조치이겠지만 사실상 경제의 여건이 현격히 다른 국가들이 일률적으로 지키기에는 벅찬 조건이었다.

골드만 삭스는 고객의 그런 고충을 간파하고 적정한(?)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켜주었다. 진정 뛰어난 투자은행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그 서비스가 당장의 수요는 충족시키지만 궁극적인 문제해결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기기묘묘한 스왑 계약을 맺어도 갚아야 할 돈이 사라지는 법은 없다.

그리스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의 부채는 금융위기를 지나오면서 천문학적으로 불어나고 있다. IMF는 선진경제의 GDP 대비 부채비율이 2007년의 75%에서 2014년에는 115%까지 늘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문제가 되는 나라는 사실 그리스를 포함한 PIGS가 아니라 미국과 영국이다. 엄한 돼지만 탓할 상황은 아니다.

“nothing to do with clients”

평소에 블로그 잘 보고 있습니다만, 골드만 삭스의 수익구조에 대해 제가 본 자료와 좀 다른 내용이 있어서 질문 드립니다.

Goldman Sachs, which generated at least 76 percent of 2009 revenue from trading and principal investments, gets the “great majority” of transactions from customers, according to Chief Financial Officer David Viniar. About “10-ish percent” of the New York-based firm’s revenue comes from “walled-off proprietary business that has nothing to do with clients,”[출처]

인용하신 자본 시장 연구원 자료에는 “trading and principal investments” 전체를 proprietary trading 으로 간주한 것으로 나오던 데, 골드만 삭스의 annual report 를 읽어 보면, trading and principal investments 에는 Equities commisions 등을 포함한 것으로 나오네요. principal investments + a를 prop trading 으로 보면 결국 bloomberg 자료에서처럼 10% 정도 선으로 나올 것 같습니다. annual report 를 읽어보아도 명확하게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결국 client trades 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서 영향이 결정될 거라는 점 그리고, 의회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을 거 같다 생각이 들어서 몇자 적습니다. 혹시 제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지적 부탁드립니다.[출처]

Ethan님께서 내가 올린 ‘고유계정거래’라는 글에 위와 같이 의견을 달아주셨다. 우선 꼼꼼하고도 날카로운 지적 감사드린다. 직접 내가 간략하게 언급한 보고서를 찾아보고 세부항목에 대해서 검토하신 듯 하다. 요컨대 이번 오바마의 연설에서 가장 핵심적인 문구인 “고객에 대한 봉사와 관계없는(unrelated to serving their customers)” 거래가 어떠한 부분이냐 하는 질문과 그 해석을 다시 한번 짚어주신 것이다. Ethan님이 인용해주신 불름버그 기사에서 골드만 삭스는 “고객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nothing to do with clients)” 비중은 10%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과연 골드만 삭스는 ‘고객(customers 혹은 clients)’과의 관계에 있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내부자의 말을 들어보도록 하자.

오브라이언은 자기 재산 외환 거래의 책임자로서 종종 통화나 채권의 많은 포지션을 안았다. [중략] 이렇게 멋진 출발을 하면서 오브라이언은 그해에 결국 5억불 이상을 벌었다. 이것은 회사 전체 수익의 20퍼센트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중 대부분을 회사의 자기 재산 거래인(proprietary trading에 대한 번역자의 직역)들이 기록했다. 과거의 모든 기록을 깨고 엄청난 수익을 올려야 한다는 압박감이 1993년에 점점 더 커졌다. [중략] 뿐만 아니라 거래 사업과 관련된 일부 고객들이 변화를 감지했다. [중략] 골드만 삭스는 이제 고객들과 몇몇 분야에서 경쟁을 벌였다. [중략] 일부 고객들은 이제 경쟁 상대가 된 골드만 삭스에 고급 정보를 주려 하지 않았다.[세계를 움직이는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 리사 엔들리크 지음, 형선호 옮김, 세종서적, 1999년, pp286~287]

저자인 리사 엔들리크는 골드만 삭스의 외환거래 담당이사를 지낸바 있고, 이 책을 통해 회사의 탄생과 성장을 다룬 외부인 들에게 말해주고 있다. 그에 따르면 대략 1993년부터 골드만 삭스는 고유계정 거래가 가지는 놀라운 가능성을 주목하기 시작했고 이미 그해에 이 거래를 통해 한 개인이 벌어들인 돈이 회사 전체 수익의 20%를 차지했다. 한편 이러한 회사 수익의 급격한 변화는 이른바 그들의 ‘고객’을 불편하게 했음도 서술하고 있다. 바로 고객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투자를 도모하여야 할 투자자문사가 고객과 똑같은 내용의 거래를 하면서 이해상충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모럴해저드의 문제도 발생했다.

당연히 1993년이 저물면서 거래 부서의 모든 사람들은 자기 재산 거래를 원했다. [중략] 이제는 잘만 하면 수백만 불을 벌고 덤으로 승진까지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실패해도 손해볼 것은 없었다. 손해는 회사가 보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는 이러한 관행이 성행했고, 그래서 골드만 삭스는 이 기간 동안에 (대부분의 다른 회사들처럼) 큰 손해를 보았다.[같은 책, pp288~289]

이것이 전형적인 모럴해저드(moral hazard)다. 이 단어를 우리는 ‘도덕적 해이’라고 직역하는데 그것은 다른 뉘앙스고, 엄밀한 의미는 수익은 사유화되면서 손실은 더 큰 조직(회사 범위에서는 회사, 국가 단위에서는 중앙은행)에서 맡아줄 것이라는 수익/손실 책임의 비대칭성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위험부담을 말한다. 그리고 1990년대 중반부터 심화된 이런 모럴해저드가 2000년대 들어 전 세계의 범위로 확대되어 이번과 같은 금융위기가 발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다시 원래 Ethan님의 지적으로 돌아가 보자. 결국 골드만 삭스의 수익 중 고유계정거래가 얼마만한 비중을 가지느냐 하는 문제는 ‘고객과 관련된’ 서비스가 어디에서 어디까지냐 하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오바마도 모를 리는 없을 것 같고 전문가들도 지적하는바 이 범위는 참으로 애매하다. 골드만 삭스의 CFO가 “고객 관련 조직과 Chinese Wall로 격리되어 있는(walled-off)”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그렇게 좁게 해석하면 1993년에 20%의 비중을 차지했던 고유계정 거래의 비중이 2009년에는 10% 내외로 줄어드는 것을 일도 아닐 것이다. 마치 법인세 절감(?)을 위해 당기순이익을 매만지는 것처럼 말이다.

이것은 그 개념의 정의와 비중에 있어 누구의 분석이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숫자로 어떠한 의견이 표현되더라도 그것은 결국 관점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고, 정치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CFO가 해외 IR에 나섰다면 – 골드만 삭스가 그게 필요한지는 모르겠으나 – 저렇게 엄밀한 잣대로 수익을 분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제 오바마가 고유계정 거래에 철퇴를 가하겠다 하니 자라목이 쏙 들어가듯이 수익비중을 ‘조정’해서 말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오바마의 칼날 역시 지금은 날카롭게 갈아진 듯이 비장하지만 정말 목표를 단칼에 베고 호탕하게 웃을지, 볏짚으로 만든 허깨비를 베고 ‘나 잘했지?’라고 비겁한 미소를 지을지는 그때 가봐야 알 일이다.

고유계정 거래

고유계정 거래는 자기자본투자(principal investments)를 포함 주식, 채권 및 관련 상품들의 시장조성, 스페셜리스트로의 활동 및 매매, 파생상품거래의 구축 및 수행, 자사계정 매매와 차익거래 업무 등을 포괄한다고 볼 수 있다. 자기자본투자는 금융기업이 보유한 고유자금을 주식, 채권, 부동산, M&A등에 직접 투자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업무이다.

금융기업의 이러한 고유계정 거래가 금융시장에서 긍정적으로 기여한 점은 구조화 금융에서 가장 리스크가 큰 부분을 떠안음으로써 나머지 낮은 리스크를 떠안고자 하는 Senior/Mezzanine/Subordinate Debt 의 대주들이 금융조달에 참여할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원자재 시장이나 기타 시장이 조성되기 어려웠던 각종 파생상품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 점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증권화, 유동화가 80년대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금융이 세계화되면서 유동성의 원활함은 오히려 독이 되었다. 지나치게 공급된 유동성은 수익성을 좆아 세계 곳곳을 헤매게 되었고, 이는 부적격자에 대한 지나친 대출기준 완화, 원유 등 원자재 시장의 비정상적인 시장변동, 이를 통한 자산시장의 거품을 형성하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국내를 비롯한 이머징마켓의 고유계정 거래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어서 그것이 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월스트리트로 가면 사정이 달라진다. 2006년 기준으로 볼 때 골드만삭스 순수익 중 자기거래 비중은 68%다. 모건스탠리의 경우에는 48%였다. 본래 의미로 컨설팅업에 가까운 금융기업이 직접 장사에 나선 것 치고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치다.

출처 : 자본시장연구원

자기거래, 즉 고유계정 거래가 그만큼 수익성 좋은 분야이므로 더 권장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으나 역으로 생각하면 월스트리트의 금융기업들이 그렇게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근저에는 머니게임에서 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비교우위가 과연 무엇인가 하는 근본적 물음을 던질 수 있다. 바로 고유의 자문업무와 이해가 상충되는 부분이다. 골드만삭스에 관한 책을 보면 바로 그러한 이유로 그들은 한동안 고유계정 거래를 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오바마가 언급한 “고객에의 봉사와 관계없는 고유계정거래(proprietary trading)”의 금지는 원칙적으로 보면 옳은 방향이다. 특히나 세금을 통해 예금보호를 받는 은행이 포함된 금융지주회사나 은행지주회사의 자회사로 있는 증권사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할 수 있다.

문제는 과연 ‘대고객 업무와 관계된’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와 실무적으로 그런 거래를 어떻게 발라낼 것인가 하는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한다. 국제적 공조의 여부도 큰 문제다. 사실 금융복합기업의 등장은 투자금융과 상업금융의 복합화와 과점화를 통한 시장독점의 욕망이 반영된 결과다. 오바마는 이제 그 길을 포기하겠다는 것이고 유럽이 그것을 넙죽 받아먹으려 할지 누가 알겠는가?

09.29.09: Seattle — 성난 이의 아침식사

David Byrne of Talking Heads.jpg
David Byrne of Talking Heads” by Jean-Luc – originally posted to Flickr as Talking Heads. Licensed under CC BY-SA 2.0 via Wikimedia Commons.

여기 시애틀에서 아침 신문을 읽으면서, 내게는 선전선동으로 보이는 듯한 기운을 느꼈다. 입에 거품을 물거나 내 요거트를 호텔 다이닝룸에 뿌리는 등 격노하지는 않았다.

그에 대해 다시

오늘자 뉴욕타임스 1면의 사진을 보면 이란의 핵시설이라고 소문이 난 어떤 종류의 것들을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그것은 단지 그러한 것들의 그래픽 스타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정확히 이라크 침공 전에 범람했던 다양한 종류의 사진들을 닮았다. 대량살상무기들이 저장되고, 감춰져 있고, 또는 제조되고 있는 건물들의 사진들… 이 모든 것들은 단지 우리를 우리가 현재 놓여져 있는 곤경으로 현혹시켜 이끌었던 소문들이었을 뿐임이 증명되었다. 사람들은 당시 그것에 몰두해 있었다. 그리고 모두들의 단편적인 기억력을 감안할 때에 그들은 두 번째 그것에 몰두할지도 모르겠다.

이번에 난 이것이 절대 핵시설이 아니라고 말하진 않겠다. — 다만 추측성 사실관계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의 방식이 똑같다는 점은 지적한다.

전망

같은 면에서는 유럽에서 많은 나라들이 중도우익 정치가를 선출하면서 사회주의가 몰락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의견을 달리 해줄 것을 간청한다. 기사가 말하는 바, 중도우익은 기존의 “일반적인 복지 혜택, 국유화된 헬스케어, [그리고] 탄소배출에 관한 엄격한 제한”을 수용하였다. 이 세 가지 아이디어라면 미국에서 그들은 좌익으로 분류될 것이다. 비록 작가가 말하길 – 아마도 맞겠지만 – 유럽에서의 좌익은 전통적으로 이보다 더 나아가지만 말이다. 그러한 것들이 아직도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있는 것, 그리고 현재 정치인들이 “사회주의자”이라는 (그리고 그래서 미국인이 아니라는) 고함치며 소란을 떠는 지적들은 전망의 예정된 “붕괴”에 이르게 하고 있다.

부활

다른 면의 기사에서는 경제가 바닥을 치고 다시 호조를 띄고 있다는 좋은 소식을 전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 그것이 놀랍지 않은 한편 (경제 붕괴의 재발을 막기 위한, 또는 은행가들의 오만과 탐욕을 제한하기 위한 어떠한 심각한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이는 일종의 좋은 소식을 위한 좋은 소식일 뿐인 것 같다. — 일종의 기분 좋은(feel-good) 것. 경제는 하도 오랫동안 상태가 안 좋아서 필연적으로 잘못 인도하는 고장 난 시스템의 그 어떤 것의 “재림”이나 회귀를 도모하는 것은 아마도 현재로서는 최선의 아이디어가 아닐 것이다. 이 나라의 많은 것들이 지속 불가능한 상태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골드만삭스와 다른 이들이 경기침체로부터 수익을 얻는 등 갈퀴로 부를 그러모으는 동안, 다른 이들은 불평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 that isn’t the real world.

이글을 쓴 David Byrne은 전설적인 펑크/뉴웨이브 밴드 Talking Heads의 리더였으며 현재 솔로로 독립하여 음악가, 프로듀서, 화가, 설치 아티스트, 자전거 애호가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는 인물이다.

그의 블로그에 올린 원문 보기 / Talking Heads 팬사이트 / 한국어 팬사이트

골드만삭스가 이익을 내는 방법

* 이 글은 본문에도 나와 있다시피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의 임원을 역임하다 이제는 작가가 되어 미국 자본주의의 모순을 고발하고 있는 Nomi Prins 의 글이다.(그의 웹사이트 가기) 원문 “How You Finance Goldman Sachs’ Profits”은 Mother Jones에서 볼 수 있다.

골드만삭스의 관리이사직을 포함하여 내가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던 몇 년 동안 배운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숫자는 거짓이라는 점이다. 평상시라면 나라에서 가장 큰 은행들이 작성한 숫자들이 믿기 어렵다는 점은 우리들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단 우리가 지금 듣고 있는 은행의 기록적인 이익이 궁극적으로 막대한 연방의 자금투입을 통해 창출된 것이기에, 아마도 그 데이터들을 파고들어야 하는 것은 일종의 의무사항이다. 7월 27일 공화당 알란 그래이슨(플로리다)이 주도한 10명의 의원들은 연방준비제도 의장 벤 버냉키에게 단지 골드만삭스의 월스트리트 탑으로의 빠른 복귀 과정에서의 Fed의 역할이 뭐였는지를 묻는 편지를 보내는 것에 그쳤다.

이런 특별 기부행사를 이해하기 위해 2008년 9월 21일로 되돌아가보자. 그날은 골드만삭스와 남아있는 유일한 주요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게는 흥분되는 밤이었다. 그들의 세 개의 주요 경쟁자들이 사라졌다. 베어스턴스는 JP모건체이스에게 2008년 3월 흡수되었다. 리만브러더스는 자본금 부족으로 파산을 선고했다. 그리고 뱅크오브어메리카는 충분한 자금이 없어 독자생존이 불가능한 메릴린치를 합병하도록 강요받았다. 비슷한 운명을 피하기 위해 그들은 Fed에 긴급히 필요한 자본을 요청하기 위해 찾아갔다. 그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는 그것을 얻기 위해 은행지주회사가 되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그러한 변화를 위한 표준의 5일 간의 반독점 대기 기간도 거치지 않고(관련기사) Fed는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었다.

은행지주회사(현재 가장 큰 금융기업이랄 수 있는)는 통화 감사관의 오피스인 Fed와 FDIC의 규제범위에 속한다. 그들이 비상시에 대비하여 유보해놓는 자본은(즉 그들의 북(book)에 큰 손실을 입힐 악성자산이나 회수할 수 없는 신용파생상품 거래와 같은) 투자은행들의 것보다 큰 것으로 여겨진다. 이것이 트레이드오프(trade-off)다. 당신이 연방의 도움을 받게 되면 당신은 더 많은 자본을 정산하고 더 적은 리스크를 떠안는다.

골드만은 마지막 부분을 좋아하지 않았다. 회사는 대부분의 돈을 투기나 거래를 통해 벌었다. 그래서 회사는 Fed에게 그들의 리스크를 계량할 때에 은행지주회사가 지켜야 하는 소위 시장 리스크 규칙(the Market Risk Rules)을 면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은행지주회사가 된 덕택에 골드만은 총 636억 달러의 연방보조를 받았다(이것이 우리가 아는 바고 만약 Fed가 7조6천억 달러의 상세한 차입내역을 밝혀야 한다면 더 많을 것이다). TARP를 통해 100억 달러가 유입되었다(상환되었다). 129억 달러는 AIG의 노략질에서 움켜쥔 것이다. 비록 골드만이 사전에 그 돈이 AIG의 추락에 의한 손실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긴 했지만, 만약 그러한 경우라면 그것이 그럴 가치가 있다는 것을 제켜두고라도 그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었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297억 달러가 있는데 그들이 쓸 수 있는 FDIC의 일시유동성담보프로그램(Temporary Liquidity Guarantee Program)의 350억 달러에서 현재까지 사용한 돈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Fed의 기업어음조달기관(Commercial Paper Funding Facility)에서 쓸 수 있는 110억 달러가 있다.

전술적으로 이 보조금을 챙긴 뒤 골드만은 그들의 새로운 규제자인 Fed에게 만약 자본 충당금을 결정하는 예전 리스크 모델을 사용할 수 있는지를 질의했다. 그들은 예전 투자은행의 규제자인 SEC가 좋다고 한 이른바 VaR(value at risk)를 쓰고 싶어 했다. VaR은 은행들이 자신만의 모수(母數)를 적용하고 이것에 기초하여 리스크가 얼마나 될지 측정하고 그에 대해 얼마만큼의 자본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 매우 많은 재량을 허용한다. VaR은 베어스턴스나 리만브러더스와 같은 투자은행들이 사용하여 앞서 말한 결과를 초래한 매우 느슨한 SEC의 모델이다.

2009년 2월 5일 Fed는 골드만의 요청을 허락한다. 이는 골드만이 엄청난 연방보조를 받을 뿐 아니라 거금을 다른 은행들이 하는 만큼의 자본금을 쌓아놓지 않고도 배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VaR을 사용하면서 골드만은 긍정적 요소를 강조하는데 더 많은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 골드만은 우리의 돈으로 이전에 장난질 치던 시절보다 더 위험해질 가능성이 큰 회사이다.

최근 분기의 수익으로 돌아가 보자. 골드만은 137억6천만 달러의 매출에 34억 달러의 기록적인 이윤을 발표했다. 이들 매출의 78%가 운용하기 위해서 가장 많은 자본금을 요구하는 트레이딩과 원금투자(Principal Investments)와 같은 가장 위험한 부문에서 창출되었다. 이들 중에서 고정자산, 통화 및 상품(the Fixed Income, Currency and Commodities ; FICC) 영역은 그 부문 안에서 매출로 기록적인 68억 달러의 매출을 일으켰다. 그런데 그 부문이 내가 일하던 곳이고 로이드 블랭크페인이 골드만 서열구조로 올라가는 와중에 관리하던 곳이었다.(그 곳은 또한 왁스먼의 총량제한 배출권 거래제(cap-and-trade)(관련글) 법안이 통과되면 가장 많은 소득을 올릴 부문이기도 하다)

골드만이 우리 돈으로 거액의 거래를 하기 시작하면서 왜 거액의 보너스를 지불하지 않겠는가? 이것에 달린 어떠한 끈도(의무? 조건? : 역자 주) 없는 것 같다. 2009년 상반기 골드만은 2008년 상반기보다 34% 증가한 114억 달러를 보상액으로 책정하였다. 이로 인해 기록적인 보너스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들은 여전히 보너스의 네 배를 초과하는 536억 달러의 연방부채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자본이 여전히 핵심이다. 자본은 금융기관을 통해 뿜어져 나오는 피다. 당신은 그것 없이는 거래할 수 없다. 2009년 6월 26일 골드만의 총자본은 2천540억 달러이다. 그러나 그것은 무담보 장기 대출 1천910억 달러를 포함한 것이다(즉 그것에 어떠한 담보도 제공하지 않고 빌린 돈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2008년 11월 28일(2008년 4분기) 그들의 무담보 장기대출은 단지 1천680억 달러였다. 그런데 장기 무담보 대출이 14% 증가했다. 비록 골드만이 그 부채를 어디서 빌렸는지 정확하게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230억 달러가 증가한 것을 보면 우리는 그 돈의 일부가 정부보조나 Fed의 비밀기금에서 나온 것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어떻게 조성되었는가와 더불어 골드만의 무담보 펀딩의 대부분은 모회사 그룹으로부터 나온 것이다(각각이 보조금이라 부르는 우산의 꼭대기를 생각해보라). 이 모회사는 돈을 골드만의 계열사에 뿌린다. 몇몇은 규제를 받지만 몇몇은 그렇지 않다. 이는 골드만이 Fed와 다른 기관들의 규제를 받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 할지라도, 무담보 펀딩을 받는 규제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기 이전과 똑같지만 더 많은 돈들이 연루되어 있다.

JP모건체이스에 관해 말하자면 그들의 270억 달러의 이익은 지난 해 같은 분기에 비해 36%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그것의 많은 부분은 또한 투기적 행위가 이윤을 창출한 트레이딩 매출에서 창출되었다. 소비자 부문에서 회사는 신용과 관련한 손실로 거의 300억 달러를 별도로 떼어놓아야 했다. 소비자 비즈니스가 처참한 지경에 여전히 놓여있으면서 트레이딩에서 월계관을 쓰는 것은 JP모건체이스의 결과가 월스트리트에서 아무리 칭송을 받는다 하더라도 안정을 위한 올바른 처방이 아니다. 배팅은 배팅이다.

복습을 위해 잠깐 쉬어가자. 은행 “스타들”은 지난 1년 반 사이 정부보증과 보조에서 거의 1천240억 달러의 돈을 받아 대부분 투기에서 돈을 벌었다. 그러나 소비자 신용문제에 영향으로 신용상품에서는 계속 손해가 나고 있다. 둘 모두 최고의 보너스를 예고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 CEO 재이미 디몬은 재능 있는 이에 유념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 투자은행가들에게 막대한 보너스를 지급하고 싶다는 말의 번역 – 결국 그들은 지난 해 너무 고통 받았고 그는 골드만에서의 그의 친구들과 함께 경쟁력 있는 위치에 남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코 건강한 시나리오가 아니다. 그보다는 안 좋은 데쟈뷰이다.

최근 뉴욕타임스 기사는(그리고 다른 세상의 다른 많은 출판물은) “대부분 최악의 금융위기는 끝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확실히 이 위기는 월스트리트의 주요은행들이 정부보조로 투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끝난 것으로 비춰진다. 그러나 그것은 위험한 결론이다. 이는 금융회사는 조적된 공공자금 보조 없이 번성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가 아니다. 그리고 확실히 소비자가 위기가 발발하기 이전보다 더 나아졌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것은 단지 그들이 똑같은 자비로운 보조를 받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도 악취 때문에 코를 싸쥐어야 했다. 여러분처럼 나도 역겹다. 여러분이 좌절감을 느끼는 것도 십분 이해한다.” 벤 버냉키(Bernanke)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7일 구제금융으로 대형 금융사들을 살려낸 데 대해 “금융시스템과 전체 경제의 붕괴를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미 공영방송 PBS의 ‘뉴스아워’ 프로그램에 출연해 녹화하던 중 한 자영업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겐 푼돈이나 던져주면서 거대금융사에 세금을 퍼붓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 데 대한 답변이었다.[출처] 

2009년 예언 한번 해보시죠~

올해도 얼마 안 남았네요. 지난 번 글에서 재미로 해본 설문조사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여기 오시는 분들은 미국이 망할 확률보다 이장로님이 개종할 확률을 낮게 보시는군요. 🙂 대단한 장로님이십니다. 어쨌든 심심풀이로 각자 “2009년에는 이런 일이 있을 것이다”하고 대예언을 한번씩 해보시면 어떨까요? 아무리 황당무계해도 상관없습니다. 틀리면 어떻습니까? 천하의 골드만삭스도 석유가 배럴당 200달러 간다고 예언했는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