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무역

네덜란드의 비정부기구에 소속되어 커피 재배 농민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 신부 한 사람은 재배 농가에 좀 더 나은 이익 배분을 보장해줄 특별 브랜드 커피를 생각해냈다. 1988년에 네덜란드에 처음 소개된 막스 하벨라르(Max Havelaar) 커피(네덜란드 식민지에서 커피 열매를 따는 원주민들의 착취에 저항했다는, 가공의 인물 이름을 땃다)는 곧바로 시장의 3퍼센트를 점유했다. 많은 유럽인이 소농민들과 직접 연계관계를 맺음으로써 다국적기업의 과도한 중간 이익 착취를 피한다는 아이디어에 공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공정 무역’ 상표를 내건 또 다른 상품들이 차와 초콜릿 시장에 등장했다. 그러나 서로 다른 기준과 상표는 혼란을 가져왔다. 1997년, 17개국에서 온 집단들이 ‘공정 무역 상표 인증 국제기구(Fairtrade Labeling Organization International, FLO)’를 발족, 세계 여러 나라에서 공정 무역 기준을 표준화하고 그 인증과 실행 과정을 조정하게끔 했다. 이는 공정 무역 운동에 추가로 기폭제가 되었다. 옥스팜과 다른 비정부 기구에서 설립한 카페다이렉트(Cafedirect)는 영국에서 여섯 번째로 큰 커피 브랜드가 되었으며, 코스타커피나 프레타망제 같은 체인점에서도 공정 무역 커피를 팔기 시작했다.[죽음의 밥상(원제 : The Ethics of What We Eat), 피터 싱어/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 산책자, 2008년, p231]

7 thoughts on “공정무역

  1. 포츄니

    안녕하세요. 평소 기웃거리기만 하다가 처음으로 댓글을 다네요. ^^
    (좋은 글 너무 잘 읽고 있습니다. 굽신굽신)

    제가 궁금한 것이 있는데, 저 공정무역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가 궁금해서요.

    공정무역이 해외 재배농가들과 직접 연계를 맺음으로 인건비의 상승을 불러왔고, 그로인해 농장인부를 줄이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소리를 얼핏(-_-;;; ) 들어서요.

    공정무역 자체가 가지는 의미가 나쁜다는 건 아닌데, 정말 저런 결과도 나온다면, 그건 또 그것대로 문제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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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안녕하세요. 솔직히 공정무역의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는 저도 거의 아는 바가 없습니다. 결국 공정무역도 유누스은행으로 대표되는 마이크로파이낸싱처럼 체제 내의 실험, 즉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라는 슬로건을 표방한 실험인데 급진주의자 또는 보수주의자 양측에서는 이것도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엄연한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겠죠. 저는 그런 실험을 하는 이들을 높이 삽니다만 그것이 또 다른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면 안 되겠죠. 그 현실에 직면해야만이 대안이 계속 개선이 될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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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포츄니

      foog/ 답글 감사합니다. 😉

      사람이 하는 일이 완벽할 순 없겠죠.

      저도 foog님 말씀처럼 ‘현실에 직면’해서 올바른 대안이 계속 나와주었으면 하네요.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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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유바바

    안녕하세요 foog님,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학교 다니느라(는 핑계구요) 블로깅을 좀 쉬었어요. 흐흐
    다시 시작해볼까 합니다.
    foog님은 여전히 정력적(!)인 활동을 하고 계시네요.

    공정무역에 관한 글을 읽다가 오타가 있어서 댓글 남깁니다.

    [죽음의 밥상]의 옮긴이는 ‘황규진’이 아니라 ‘함규진’이에요. 그분은 한국정치를 전공한 정치학 박사로서 저희 학교 강단에서 강사 생활…… 을 하고 있지요. 수업도 들었었어요.

    그분이 혹시 웹서핑하다가 이 글을 보게 되면 서운해할 것 같아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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