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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화와 증권화, 자본주의에게 약일까 독일까?

베어스턴스,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에서 일하다가, 이제는 월스트리트의 악행을 고발하는 작가로 전업한 노미 프린스(Nomi Prins)의 신작 중 일부다.

이제는 없어진 투자은행 드렉셀번햄램버트에서 1987년 최초의 CDO를 만든 이는 바로 마이클 밀켄이다. 이 CDO는 기본적으로 수많은 정크본드들로 구성된 증권의 일종이다. 1990년대 후반 같은 증권이 하이일드(정크본드의 멋진 이름)와 이머징마켓(남아메리카, 아시아, 동유럽)의 채권으로 채워 넣어졌다. 2003년에 채워 넣어진 것은 서브프라임 대출이었다. [중략] 나의 국제 투자은행으로의 업종변경은 1993년 런던의 베어스턴스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유럽의 분석그룹을 이끌었다. [중략] 1996년부터 유럽의 회사들에게 그 새로운 CDO들을 소개하는 것이 나의 업무의 일부였다.
It was Michael Milken who constructed the first CDO in 1987 at the now-extinct investment bank Drexel Burnham Lambert. This CDO was basically a security made up of a bunch of junk bonds. In the late 1990s, the same security was stuffed with high-yield(a nice name for junk bonds) and emerging-market(Latin American, Pan-Asian, and Eastern European) bonds. In 2003, the stuffing was subprime loans. [중략] My foray into international investment banking began with Bear Stearns in 1993 in London. I ran the European analytics group. [중략] From 1996 on, it was part of my job to introduce those new CDOs to European companies. [It Takes A Pillage, Nomi Prins, Wiley, September 2009, pp 11~12]

1980년대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에서 가장 유명한 이들을 꼽으라면 살로먼브라더스(Salomon Brothers)에서 모기지 채권을 “증권화(securitization)”시킨 루이스 라니에리(Lewis S. Ranieri), 그리고 위에 언급된 정크본드의 황제 마이클 밀켄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월가의 머니게임의 뒷면을 다룬 라이어스포커(Liar’s Poker)에 따르면 밀켄은 “부하들을 돈에 빠져 죽을 지경으로 만들”고는 나지막이 행복하냐고 묻곤 했다고 한다. 책의 삽화에도 그려져 있지만 이는 마치 사람을 돈으로 홀리는 악마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라니에리와 밀켄은 독점적인 특허권도 없는 금융가에서 부하들을 돈에 빠져 죽게 만들 정도로 돈을 벌어들였을까? 대답은 무지 간단하다. 위험을 감수하고 – 나중엔 이 위험마저 팔아넘기지만 – 채권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었다. 모기지 채권과 정크본드(투자부적격 채권)은 모두 시장에서 팔리지 않는 고위험 채권이었다. 모기지는 지나치게 장기고 정크본드는 말 그대로 쓰레기채권이었다.(주1) 이런 쓰레기들을 재포장하여 파는 재주를 가진 이들이 바로 라니에리와 밀켄이었던 것이다.

여러 채권들을 ‘합쳐서(pooling) 재포장’ 또는 인용문의 ‘채워 넣기(stuffing)’ 작업을 통해 탄생한 것이 바로 밀켄이 창조했다는 CDO(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 ; 부채담보부채권), 비슷한 형식이지만 기초자산으로 모기지 채권을 담은 CMO(Collateralized Mortgage Obligation ; 모기지담보부채권)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정크본드가 되었든, 이머징마켓 채권이 되었든, 모기지 채권이 되었든 여러 상품성 없는 채권이 금테 두른 채권으로 둔갑하였던 것이다.

CMO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수억 달러 단위의 일반 모기지 채권을 끌어 모아 그것을 하나의 신탁펀드에 담아야 한다. 신탁펀드에 투자한 사람들에게는 일정한 이자(금리)를 제공하는데, 이때 신탁 투자자들은 자신의 투자를 증명하는 증서를 받는다. 이 증서가 바로 CMO다. 그런데 CMO라고 다 같은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3억 달러짜리 CMO가 있다고 하자. 이 CMO는 1억 달러씩 세 조각으로 나뉘는데, 각 조각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일정한 이자를 받지만 그 조건이 다르다. 첫 번째 1억 달러 조각에 투자한 사람은 신탁펀드에 들어있는 3억 달러 전체 모기지 채권으로부터 원금이 중도에 상환되면 이를 아무 조건 없이 받아야 한다. 3억 달러 중, 우선 1억 달러 어치의 모기지 채권이 중도 상환될 때까지 나머지 두 조각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약속된 이자를 받게 된다. 다시 말해 첫 번째 1억 달러 조각이 먼저 중도 상환이라는 매를 맞을 때 두 번째, 세 번째 조각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안전하게 이자를 받는 것이다. [중략] 이렇게 되면 첫 번째 조각의 모기지 채권은 만기가 상대적으로 단축되지만, 세 번째 조각의 모기지 채권은 일반 모기지 채권보다 만기가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중략] 이제 투자자들은 자신이 투자하는 모기지 채권의 만기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언제 중도 상환이라는 돌이 날아들지 모른다는 불안에 떨지 않고도 모기지 채권에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CMO의 세 번째 조각 정도는 연기금에서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게 되자, 투자자들의 모기지 채권 수요가 극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중략] 1983년, 첫 번째 CMO가 발행됐을 때 미국의 연기금 펀드들은 6천 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연기금은 모기지 시장에 전혀 투자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1986년 중반까지 연기금들은 CMO에 3백억 달러를 투자했고 투자 증가 속도는 점점 빨라졌다.[라이어스포커, 마이클 루이스 지음, 정명수 옮김, 위즈덤하우스, 2006년, pp232~234]

위 설명은 CMO의 구조화 작업을 잘 설명하고 있는 글이다. 요컨대 일반 채권을 세 단계로 나누어 단기에서 장기 채권까지 각각의 채권 수요자들의 입맛에 맞게 기초자산을 재정비하는 과정이 설명되어 있다. 구조화 금융의 특성상 이러한 작업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즉, 아래와 같이 일반회사의 자본 및 대출의 구조로 채권을 분류하여 리스크를 체계화하고 이에 따른 수익률을 차등화 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구조화 금융을 통해 순이에게 1년 동안 8%, 철이에게 3년 동안 10%에 빌려준 돈을 함께 묶어 무차별적으로 묶어 똘이에게 반년짜리 5% 채권, 영이에게 3년짜리 8%채권을 팔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제 노미 프린스가 유럽에 가서 유럽의 회사들에게 – 아마도 미국에 기초자산이 있을 – 채권을 마치 양판점에서 공산품을 팔듯이 표준화되고 – 신용평가기관에 의해 – 공인인증 마크가 붙은 양산(量産)된 채권을 팔러 다닐 수 있게 된 것이다. 증권화, 구조화가 아니었다면 유럽의 회사들은 미국의 미시간 주에서 집사러 돈을 빌린 듣보잡 마이클의 채무를 떠안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노르웨이 나르빅(Narvik)市도 망하지 않았을 것이다.

구조화와 증권화, 자본주의에게 약일까 독일까?

(주1) 1980년대 팝문화와 어우러진 로맨틱코미디 ‘웨딩싱어’에서는 여자 주인공 줄리아(드루 배리모어 분)가 남자 주인공 로비 하트(아담 샌들러 분)에게 자신의 약혼자를 소개하면서 ‘Junk bond trader’라고 소개하자 약혼자가 기분나빠하면서 ‘high-yield bond trader’라고 정정하는 장면이 나온다.

 

라이어스포커(Liar’s Poker)

먼저 퀴즈 하나

모기지 채권의 증권화를 이루어낸 주범은?
1) 자본주의 2) 월스트리트 3) 살로먼 브라더스 4) 루이스 라니에리

답은 모두 맞다. ‘모기지 채권의 증권화’는 1980년대에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도 금융시장이 가장 발달한 월스트리트에서도 모기지 채권의 가능성을 간파한 살로먼 브라더스의 출중한 지략가 루이스 라니에리에 의해 주도되었다. 일종의 시장선도적 리더가 된 라니에리는 그 후 살로먼 브라더스에게 천문학적인 이익을 안겨준 동시에, 모기지 채권 시장이 채권 시장의 주변부에서 핵심을 차지하게 만드는 데 기여를 하게 되었다.

자본주의의 시스템 등 경제체제의 움직임을 아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큰 틀에서의 자본주의, 나아가 경제체제의 역사를 통해 공부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 자본주의 내의 개별인자에 – 예를 들면 부동산, 증권 등 – 대한 특성이나 기술적 분석 등을 공부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 어느 특정 사건의 정황을 공부하는 방법 등이 있을 수 있다. 앞서 두 가지 방법은 뼈대를 다듬는 데에 도움이 된다면 마지막 방법은 그 뼈대에 살을 붙이는 작업이 될 것이다.

다시 퀴즈로 돌아가서 모기지 채권의 증권화에 대한 상세한 에피소드는 바로 마이클 루이스의 ‘라이어스 포커(Liar’s Poker)’에 상세히 소개되어 있다. 이제는 ‘증권화’라는 말이 일상화되었지만 극소수만이 그 단어를 공유하던 1980년대 중반 – 개인적으로는 실은 이미 오래 전부터 그 시장에서 일하고 있었음에도 이 단어를 2000년대 초반에 처음 접했다 – 살로먼 브라더스에서 채권 트레이더로 일했던 마이클 루이스의 내부고발(?)(주1) 성격의 논픽션이다. 자본주의 뼈대에 살을 붙여주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역사의 한 현장을 손으로 쥘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관찰할 수 있다.

이 책은 저 에피소드 이외에도 투자은행의 암투, 정크본드(주2) 시장과 적대적 M&A의 플레이어들, 관료주의화의 해악, 투자은행업의 한계, 심지어는 인간성의 본연에 대한 편린 등 돈과 권력을 둘러싼 다양한 스펙트럼을 짜임새 있게 보여주고 있다. 분명 내부고발의 성격을 띠고 있음에도 주변인들에게는 자못 흥미로운 내용인지라 – 무엇보다 돈이 흘러 넘치는 곳의 이야기인지라 – 실제로 독자들이 작가에게 묻는 주요한 질문은 ‘어떻게 하면 투자은행에 입사할 수 있는가’ 하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오늘 환율이 달러 당 1600원 선을 돌파할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경제불안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우리가 – 특히 사회의 주류들은 – 경제에 관한 역사적 경험 중에 우리가 필요한 부분만을 취해왔었고, 그에 따라 성공의 현란한 불빛에 가린 그늘을 도외시하여, 맹목적으로 그들을 답습하여 왔던 관성도 한몫하였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른바 ‘금융의 세계화’일 것이다. 1980년대에 쓰인 책이 시대에 뒤떨어진 구닥다리 경험담이 될 틈이 없는 이유다.

(주1) 그럼에도 이 책이 “최고의 금융경영서”라는 타이틀을 달고 팔리는 사실도 또 하나의 블랙코미디랄 수 있다

(주2) 80년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는 로맨틱코미디 ‘웨딩싱어’에서 여주인공 드류 배리모어의 약혼자는 정크본드 트레이더로 부를 쌓은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드류 배리모어가 약혼자를 소개하며 정크본드 트레이더라고 하자 그는 재빨리 정크본드가 아니라 하이일드(High Yield) 본드라고 정정하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루이스 라니에리:너의 모기지는 그의 채권이었다

지난 사반세기 동안 금융업은 혁명을 일으켰다. 주택소유자들이 모기지를 재조달할 때나 신용카드를 신청할 때마다 느껴지는 것이 있다. 그 누구도 이 혁명의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고 주장할 수 없다. 오직 루이스 라니에리(Lewis S. Ranieri)만이 성냥을 가지고 있었다. 1970년대 후반 살로먼 브라더스의 새로운 모기지 거래 부서에 합류하면서 이 대학중퇴자는 “증권화(securitization)”의 아버지가 되었다.

그 말은 주택대출을 세계 어느 곳에나 팔 수 있는 채권으로 전환하는 것을 두고 그가 만든 단어다. 라니에리가 “연금술”이라 부르던 그것으로 말미암아 신용카드에서부터 제3세계 부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의 비용을 절감하는 하나의 템플릿을 창조해내고 수백억 달러의 산업으로 성장하면서 아메리칸드림에서 금융적 제약조건을 제거해버렸다.

살로먼과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977년 처음으로 개인을 위한 모기지담보부채권(MBS;mortgage-backed securities) — 수천의 모기지들이 모여지고 주택소유자의 지불이 투자자들에게 흘러가는 채권들 — 을 개발했다. 오래지 않아 치솟는 금리 때문에 — 단기 예금으로 장기 대출을 빌려주는 — 저축대부조합(savings and loans)의 사업이 전환기를 맞게 되었는데, 그것이 어른이 된 베이비붐 세대의 주택수요가 급증하면서 은행들에게는 일종의 금융적인 죽음의 덫으로 변해버렸다.

라니에리의 일은 그 채권들을 파는 것이었다. — 불과 열다섯 개의 주에서만이 MBS가 합법적인 투자였을 때 말이다. 트레이더의 배짱과 세일즈맨의 설득력을 통해 그는 MBS를 거래하기 위한 시장을 창조하였고 법과 세금 장벽을 제거하기 위한 워싱턴에서의 로비전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다소 금융공학자로 보이는 그에게서 상상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브루클린 토박이인 라니에리는 천식 때문에 연기 나는 부엌에서 쫓겨나기 전에는 이탈리아 요리사가 될 것이었다. 살로먼의 우편배달부에서 시간제 일을 하던 그는 트레이딩으로의 길로 접어든다. 덩치 크고 쾌활한 라니에리는 그 자신의 이미지로 회사에서의 모기지 데스크를 건설한다. 라이어스포커에서의 마이클 루이스가 묘사한 이 “뚱뚱한 친구들”은 백오피스에서 발탁되어 의심 많은 투자자들에게 이상하고 새로운 채권을 팔면서 프렌지를 먹고 짓궂은 농담에 몰두하는 이들이었다.

그러나 라니에리는 또한 “모기지가 수학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는 “복수만기 모기지 담보부 채권(CMO;collateralized mortgage obligation)”를 개발할 박사들을 고용했다. 이 채권으로 30년 만기 모기지를 다양한 투자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2년, 5년, 10년 만기 채권으로 변모시켰다. 알버커키의 주택소유자는 이제 뉴욕, 시카고, 도쿄에서 자금을 모집할 수 있었다. 라니에리가 2프로만큼 모기지 금리를 깎은 하나의 변화이다. 곧 신용카드 발란스에서부터 자동차 대출까지 모든 것들이 재포장되었다.

MBS 거래는 80년대 폭발한다. 살로먼은 시장을 압도한다. 부회장이 된 후 그의 보스들은 라니에리가 그 시장에서 “너무 컸다고” 생각했다. 그는 1987년 물러나야 했다. 이제 그는 컴퓨터어쏘시에이트인터내셔널의 비실무 사장이고 자신만의 투자회사를 이끌고 있다. 그리고 그가 창조한 시장은 수조를 주택소유라는 미국인의 꿈으로 집중하게 만들었다.

원문 Business Week

80년대 美모기지 채권시장 확산에 관한 에피소드 하나

브레튼우즈 체제의 붕괴로부터 시작된 파생상품의 융성의 계기 이외에 또 하나의 계기가 있는데 무엇보다 미국에서 지난 30여 년간의 축적 양식의 변화로부터 시작된다. 닉슨이 1971년 미 달러의 금태환을 포기한 것은 미국 자본주의의 금융 지배를 유지하고자 함이었다. 그러나 1970년대 말 오히려 달러의 가치는 급격히 떨어졌고 이윤은 축소되고 주식시장은 침체에 빠졌고 미국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접어들었다. 1979년 10월 폴 볼커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의장으로 취임한다. 볼커는 인플레이션을 치유하고자 고금리 프로그램을 내놓는다.[세계 경제 위기 : 한 마르크스주의자의 분석 <4-1>]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1979년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를 올리면서 S&L은 ‘돈’맥경화에 걸렸고, 주택대출시장은 붕괴할 위기에 빠져들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S&L은 모조리 파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1981년 9월 30일 의회는 아끼는 S&L업계를 위해 재치 있는 세금유예 법안을 통화시켰다.(S&L이 자신의 주택대출을 팔아 조달한 자금으로 다른 S&L의 값싼 대출을 매수하면 세금을 유예시켜 주는 것이다. S&L들은 서로의 대출을 교환하는 셈이다. 이런 매매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손실은 교묘하게 숨겨졌다. 즉, S&L은 1달러 당 100센트인 대출 채권을 1달러 당 65센트라는 헐값에 팔고 있었다. 그런데 새로운 회계 규정은 S&L이 매매손실을 그 대출회수 기간만큼 순차적으로 상각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만약 대출 채권의 만기가 35년이라면 1달러 당 35센트의 손실은 매년 1센트씩 손실이 난 것으로 회계 처리하는 것이다. 더욱이 이런 손실도 과거 10년간 S&L이 낸 세금과 상계 처리할 수 있었다. 즉, 손실이 났다는 사실을 신고하면 국세청(IRS)은 과거에 낸 세금을 되돌려주었던 것이다. S&L은 가능하면 많은 손실을 내서 국세청에게 보여주기만 하면 됐다. 이건 아주 쉽다. 대출 채권을 헐값에 팔아버리면 된다. S&L이 대출 채권을 팔기 위해 혈안이 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S&L은 즉시 대출 채권을 팔아치우기 시작했고, 수천억 달러의 거래가 일어났다. 이런 조치가 취해졌을 때, 라니에리의 트레이더들은 세금유예 조치 자체도 알지 못했다. 그럼에도 살로먼의 모기지 부서는 시장을 독점했다. 이는 의회가 월가에 엄청난 보조금을 준 셈이고 그것이 라니에리 주식회사를 살려낸 것이다.[라이어스 포커(원제:Liar’s Poker), 마이클 루이스 지음, 정명수 옮김, 위즈덤하우스, 2006년, pp183~184]

새로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의장이 된 폴 볼커가 인플레이션을 잡기위해 초고금리 정책을 펴면서 위기에 빠진 S&L(저축대부조합)의 모기지 대출채권이 월가로 넘어간 속사정에 관한 묘사다. “S&L 위기와 Opportunity Fund의 등장”과 비교하여 읽으시길

Libor에 관한 비밀

세계 도처의 금융기관들은 모기지 대출에서부터 복잡한 금융도구에 이르는 모든 것들에 대해 지불하는 이자를 정하기 위해 Libor – 런던 은행간 거래 금리(the London interbank offered rate)의 준말 – 를 사용한다. 그러나 그 금리가 조작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들이 지금 제기되고 있다. 여기 Libor가 어떻게 당신에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알아야 할 것들이 있다.

Libor가 정확히 무엇인가?

Libor는 150조 달러에 달하는 금융상품에 금리를 책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국제 금리 벤치마크이다. 매일 런던에 있는 영국은행가협회(BBA)에서는 16개 은행이 그들의 동료은행에게 하루짜리 대출에서부터 12개월 만기에 이르기까지의 현금을 빌려주는데 얼마나 금리를 매겼는지를 조사한다. 15개의 다른 만기를 가진 보고된 금리를 바탕으로 BBA는 최상위와 최하위의 네 개를 버리고 중간의 여덟 개의 평균을 내서 금리를 계산한다. 5월 27일 6개월 Libor는 2.84938% 였다.

Libor가 나와 무슨 상관인가?

Libor 는 소비자 대출 금리를 정하는데 인기 있는 도구다. 모기지 분야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쓰인다. 예를 들어 2005년과 2006년에 Inside Mortgage Finance(주택대출시장 전문조사업체:역자주)의 출판인인 Guy Cecala에 따르면 서브프라임의 약 75%가 금리를 책정할 때 이를 사용하였으며, 7조 달러에 이르는 변동금리 모기지(ARMs)의 40%가량이 또한 Libor에 연동되었다. 현재 사설 학생대출의 반절가량이 Libor에 연동되어 있다.(이 금리는 고정금리를 사용하는 스태퍼드 대출과 같은 연방 학생대출에는 영향이 없다.)

최근의 논쟁은 무엇인가?

연이은 신용위기의 후유증으로 상대적으로 미국 채권에 비해 높은 Libor가 자본이 모자란 금융기관이 더 깊은 수렁에 빠지는 리스크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경고하고 있다고 시장 리서치 회사인 Global Insight의 Brian Bethune이 말했다. 몇몇 산업계 내부인사들이 은행들이 일부러 조사시에 금리를 낮게 보고해서 Libor를 끌어내리고 대출환경에 장밋빛 환상을 심어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은행들이 그들이 가장 일상적으로 빌리는 금리가 아니라 가장 좋은 금리를 보고하는 경향은 많은 것 같다고 Bethune은 이야기하고 있다. BBA는 5월 30일까지가 만료인 이른바 “정기 감사”라는 것을 시행하고 있다. 한편 Libor의 정확성을 기하기 위하여 더 많은 은행을 조사하는 것에서부터 다른 대안 금리를 통해 Libor를 탈피하는 것까지 여러 안들이 제안되고 있다.

만약 내 대출이 Libor에 연동되고 있다면 걱정거리인 것인가?

아마도 아닐 것이다. Libor는 그래야 하는 것보다 낮을 수도 있다. 즉 소비자들은 사실상 그들이 지불하여야 하는 것보다 낮은 이자를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기관이 잘 굴러가지 않고 있는 경우에서는 매우 드문 경우입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혜택에 있어서는 먹혀들어가는 셈이죠.” HSH Associates의 모기지 조사관 Keith Gumbinger의 말이다. 만약 BBA가 금리가 조작된다는 것을 발견한다면 대출 금리는 그들이 재조정할 다음 번에는 뛰어오를 것이다. Gumbinger는 어쨌든 연방준비제도가 금리인하를 중지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이고 아마도 ARMs의 금리를 높일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릴 수조차 있기에 그런 경우(Libor가 오르는 것:역자주)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당신이 만약 ARMs – Libor 또는 다른 것 – 을 쓰고 있다면 빠져나오는 것을 고려해보길 원할 것이다.” 그의 말이다.

from Business Week

레버리지

대공황, 90년대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 이은 신용위기. 이 거대한 경기혼란의 시기들을 관통하는 공통점이 있다. 여러 공통점이 있겠으나 그 중 하나가 바로 레버리지(leverage)다. 아르키메데스가 “내게 설 발판과 적당한 지렛대를 준다면 나는 지구를 움직여 보고 싶다”라고 했다던가? 그만큼 레버리지, 즉 지렛대의 효과는 엄청나다.

회사에 1억 원이 있다. 이 돈으로 연 수익률 10% 사업을 하려 한다. 1년 후면 1천만 원의 돈이 수중에 들어온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좀 더 좋은 방법이 있다. 은행에서 1억 원을 연 5%에 빌려 투자하면 2천만 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 중 5백만 원은 이자로 돌려주면 된다. 그러니 결과적으로 1천 5백만 원을 벌 수 있다. 결국 ROE(Return on Equity ; 자기자본수익률)은 전자의 경우 10%(1천만 원/1억 원), 후자의 경우 15%(1천5백만 원/1억 원)이다.(주1) 이것이 바로 레버리지의 간략한 이치다.(주2)

남의 돈을 싼 값에 빌려 수익성 있는 사업에 유용하면 한층 이익이 된다는 사실은 화폐가 처음 만들어진 시절부터 돈놀이를 하는 이들이라면 다들 알고 있었겠지만 현대에 들어와서 판이 커지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른바 레버리지에 의한 수익률 극대화가 기업운영의 핵심이치로 자리 잡기 시작하였다.(주3)

라스콥이 1929년 초여름 발표한 계획은 상당히 구체적이었다.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회사를 하나 설립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200달러를 가지고 있는 가난한 프롤레타리아는 이 몇 푼 안 되는 돈을 그 회사에 투자한다. 회사는 이 돈보다 더 많은 금액인 500 달러어치의 주식을 매입한다. 나머지 300달러는 회사가 대부를 위해 설립한 금융 자회사로부터 빌리고 자회사에게 모든 주식을 담보로 예탁한다. 이제 초기 자본가의 길로 들어선 프롤레타리아는 매월 25달러씩 채무를 상환 받게 될 것이다.[대폭락 1929, 케네스 갤브레이스 저, 이헌대 역, 일리, 2007년, p88]

민중의 벗이었던 민주당 의원 존 라스콥(John J. Raskob)이 프롤레타리아를 자본가로 만들기 위한 원대한 계획이었다 한다. 당시 한 신문은 ‘월스트리트의 위대한 정신이 낳은 최대의 꿈’이라고 칭송했다고 한다. 이 계획은 당시 우후죽순처럼 설립되었던 투자신탁의 운용원리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물론 어떤 현명한 투자자는 구두닦이가 주식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고 끝물이라는 것을 짐작하여 주식을 처분했다는 전설도 있다. 그뒤 바로 주식은 폭락했다던가?

1990년대 말 외환위기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정설로 자리 잡은 것이 없는 듯 하나 분명한 사실은 그 당시 우리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부채비율을 자랑하였다는 것이다. 자본의 본원적 축적을 독재정부에 부역하여 얻어낸 기업들은 이후의 자금조달 역시 철저하게 독재정부의 관치금융에 의존하였다. 그때까지도 직접조달 시장이 그리 발달하지 않았기에 은행으로부터의 차입은 주된 자금조달 창구였다. 그리고 신용경색이 시작되자 엄청난 레버리지를 자랑하던 기업들이 무너졌다. 그 뒤 김대중 정부는 부채비율을 200%로 제한하기 시작했다.

이번 신용위기 역시 레버리지가 사태를 악화일로로 치닫게 하는데 중요한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바로 몇 년 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가 바로 그 살인적인 레버리지로 돈놀이를 하다가 망했음에도, 도대체 비즈니스 스쿨에서는 이 사건은 케이스스터디로 써먹지도 않은 것인지 바로 그 스타일을 투자기업들이 답습하다가 말아먹은 것이다. 정부는 지속적인 탈규제를 통해 모든 투자기업들을 제2의 LTCM으로 만들어주었다. LTCM과의 차이가 있다면 모든 투자은행들이나 헤지펀드가 LTCM처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직원으로 둘 수는 없었다. 희소성이 강한지라.

이번 사태가 레버리지라는 측면에서 이전 두 사태와 두드러지게 다른 점 하나가 있다면 금융을 이용하던 소비자들 역시 레버리지를 적극적으로 이용했다는 점이다. 물론 대공황 당시에도 소비자들은 은행으로부터 돈을 갖다 빌려 쓰기는 했다. 하지만 이 차입이 현재와 만큼 상당한 정도의 투기적 요인을 부추기지는 않았다고 본다. 그러한 측면이 있었다면 기껏해야 주식시장에서의 증거금 제도 등을 활용한 사례일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경제선진국, 특히 미국의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소비행위를 동시에 투자행위로 둔갑시키는 적극성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얼마 안되는 자신들의 돈과 신용을 바탕으로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을 샀고 이를 통해 스스로의 ROE를 극대화시켰다. 여기에 자신들이 낸 돈, 이른바 자기자본(Equity)조차 equity loan 을 활용하면 ROE는 무한대로 증가한다. 분모로 쓸 돈이 없으니까. 또 한편으로 간접투자펀드에 돈을 집어넣어 그 돈들이 또 다른 신용공여에 기여토록 한다. 80년 전 라스콥이 꿈꾸었던 ‘프롤레타리아 자본가 만들기 운동’이 실현된 순간이다.

헤지펀드에 관한 웹사이트 hedgefund.net 은 Leverage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레버리지 그 자체는 금융시장의 성공을 위해 필수적이다. 그러나 그것의 남용은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이번 교훈이 언제라도 잊히지 않기를 기원한다.
Leverage itself is necessary for the success of financial markets, but its abuse can lead to disastrous consequences. Let’s hope that these lessons are not forgotten anytime soon.

동의하는 바다. 레버리지는 금융시장에서 사라질 수 없는 존재다. 문제는 그런 한편으로 교훈은 너무나도 쉽게 잊힌다. 거기에다 자기증식적인 측면이 있다.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을 보라. 부동산PF 등 기업대출, 처분조건부대출 등 가계대출 등은 모두 실은 레버리지 비율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레버리지의 적정선, 그 리스크헤지 방안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이가 있다면 노벨경제학상은 따 놓은 당상이고 – 어쩌면 노벨평화상까지도? – 금융자본주의의 구원자로 후대에 길이 남을지도 모르겠다.

(주1) 물론 법인세 절감효과 부분도 있지만 이는 계산이 복잡해지므로 생략

(주2) 이 이치의 반대편을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같은 회사가 당초 연 수익률 10%로 예상하고 자기 돈 1억 원과 은행에서 연 5% 금리의 1억 원을 차입하여 투자를 단행했다고 하자. 예상이 어긋나 오히려 10% 손해를 보았다. 100% 자기자본으로 사업을 하였을 경우 ROE는 -10%다(-1천만 원/1억 원), 은행돈을 빌려 사업을 했을 경우 ROE는 -15%(-1천5백만 원/1억 원)다. 여기에 해당은행으로부터의 담보처분 요구, 신용등급 강등의 부수적인 손해까지도 감수해야할 위험성이 있다.

(주3) 특히 그것이 마르크스 주의에서 주장하는 이윤율저하경향법칙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더욱 더 큰 유혹이 된다. 즉 낮은 이윤율을 높이는 방법 중 가장 확실한 방법이 레버리지 효과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 중 하나가 그린스펀 시대의 장기적인 저금리 상황이라는 것은 많은 이들의 지적사항이다.

구제금융의 슬기로움을 의심할 만한 중요한 이유들

Significant reasons to doubt wisdom of bail-out

Kenneth Rogoff

1930년대 스타일의 대공황이 재현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미국의 정치인들은 실질적으로 하룻밤 만에 빠른 속도로 침체되어 가고 있는 이 나라의 금융부문을 소생시키기 위해 7천 억 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을 채택했다.

이 최종안은 궁극적인 효과를 예측할 수 없는 금융공학과 정치공학의 정성스러운 산물이다. 그러나  이것이 신용시장이 (문자 그대로) 의지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인지에 대해서 회의적일 수밖에 없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이 계획의 핵심적인 생각은 정부가 천재적이어서 몇 조 달러에 이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 시장의 숨통을 트여줄 것이라는 것이다. 비록 월스트리트의 로켓 과학자들이 그렇게 하는 데 철저하게 실패했음에도 말이다. 게다가 우리는 정부가 너무 똑똑해서 모든 분야에 관련하여 돈을 만들어낼 수조차 있다고 들었다. 아마도, 그러나 금융업에서의 그 많은 똑똑한 인간들이 극히 최근까지도 같은 생각을 했었다는 것을 잊기로 하자. 정확히 1년 전에 미국에는 그 강한 금융부문의 꼭대기에 의연하게 스스로의 힘으로 서있는 다섯 개의 주요 투자은행이 있었다. 총합으로 이들의 고용인들은 그들의 위험하고 공격적인 비즈니스 전략에서 “벌어들인” 막대한 이윤 덕택으로 지난 해 보너스로 360억 달러 이상을 나눠가졌다. 이들의 전략은 전통적인 상업은행들의 활동보다 훨씬 큰 리스크를 – 그리고 복잡하고 – 감내하는 것들이었다.

8월 중순 나는 감히 리스크가 하룻밤을 청하려 집으로 찾아들 것이고 커다란 미국 투자은행 하나쯤은 곧 절망적인 합병으로 내몰릴지 모른다고 예언했었다. 오늘날 스스로 존립하는 투자행이 월스트리트에 하나도 남지 않으리라는 것은 상상하지 못했다. 참으로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이들을 초고액연봉의 일에 끌어들인 몇 년 후에, 무너져가고 있는 투자은행들은 그들을 여기저기로 내팽개치고 있다. 전직 학생이었던 희생자 하나가 요전번 나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보았다. “이제 난 무얼 해야 하죠? 진짜 직업을 가질까요?”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수천억 달러를 쓰겠다는 미국 재무부의 계획으로 돌아가자. 미국 정부가 사적부문이 가격을 매길 수 없는 정크 부채의 최종대부자로서의 매입자가 되겠다는 것이 기본골격이다. 재무부의 계획은 정확하게 이 모든 것을 계산하기 위해 누구를 고용할 것인가? 물론 해고된 투자은행 직원들!

곰곰이 생각해보자. 투자은행 직원들은 쇠진하던 모기지 시장의 가격을 확신하는 수단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의 안락한 직업을 잃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들 회사들은 방관자로 남아있으면서, 국부펀드, 프라이빗에쿼티그룹, 헤지펀드, 그리고 다른 이들의 지원을 받아 수십조 달러를 만지작거리고 있었을 것이다. 이제 납세를 위해 일하면서 이들 같은 투자은행 직원들은 이제까지 그들이 교묘히 회피했던 마술 같은 가격산정공식을 갑자기 만나게 될 것이다.

정치적 스펙트럼을 넘어 학자들이 상당히 회의적이라는 사실은 별로 놀랍지 않다. 재무부는 몇몇 기업의 지분을 취득할 것이다. 그러면 거기에는 이득을 볼 잠재력(upside potentia)도 있다. 그러나 주요 관심사는 재무부가 모기지 시장을 회복시키는데 성공하면 이러한 디스카운트(discount)도 헐값 매입(bargain)이 될 것이라는 전제(주1) 하에 현 시장가격(달러 당 20~30센트)보다 배 이상을 지불하려는 명백한 의도에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흠잡기가 금융 시스템 마비의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어떠한 계획도 없는 것보다는 낫은 것인가? 나는 확신하지 못하겠다. 효율적인 금융 시스템은 천문학적인 세금 부담을 부과하지 않으면서 실물 경제의 성장을 촉진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의 금융부문은 실물경제의 바퀴에 기름칠을 하면서 기업이윤의 30%와 임금의 10%라는 놀라운 성장을 구가하여왔다. 그래서 1930년대와 다르게 지나치게 금융 시스템은 지나치게 비대하다. 그러므로 특별히 개선된 규제 장치에 의해 가능해진다면 금융부문을 상당히 축소시키는 것이 실질적으로 효율성과 성장을 도모하는 방편이 아닐까?

나는 정부가 수수방관하고 있으라고 제안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이 냉혹한 시절에 예금보험과 같은 확장된 형식을 제공하여야 한다. 그래서 더 이상 노던록과 같은 대규모 인출사태(bank run)가 없어야 한다. 1930년대에 큰 교훈이 하나 있다. 정부는 사적부문이 스스로 재구성을 하는 동안 보다 직접적으로 자금을 모기지 부문에 투입할 필요가 있다.(주2) 확실히 정부는 주택소유자와 대부자들이 보다 효율적인 파산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더 좋은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은행들이 사람들이 그들의 집에 머물 수 있는 워크아웃 옵션이 있고 은행들이 더 많은 돈을 상환 받을 수 있음에도 주택들을 압류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주3)

결론적으로 더 심한 왜곡, 전환, 그리고 엄청난 비용 이후에 미국은 역사적인 금융 위기로부터 일어설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진행절차는 – 아무리 원대할지라도 – 경제의 여타 부문보다는 금융부문의 이윤과 보너스에 더 많은 기여로 귀착될 큰 위험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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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doff is professor of economics and public policy at Harvard University, and was formerly chief economist at the International Monetary Fund.
(주1) 즉 지금 비싸게 주고 사는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나중에 경기가 좋아졌을 때에는 헐값으로 사들인, 그래서 공적자금을 낭비하지 않았다는 논거를 말하는 것임:역자주

(주2) 지금 폴슨의 계획은 금융부문의 마비를 방지하여 모기지 대출자로서의 금융기능을 회복시키겠다는 안인데 많은 학자들과 전문가들은 정부가 직접 모기지 이용자들의 대출을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갱신해주던 대공황 시절의 해법을 채택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관해서는 다음 글을 참고하실 것:역자주

(주3) 즉 정부와 같은 중개자가 얼마간의 유동성 공급과 제도적인 보완장치를 통해 서로간의 – 특히 은행으로부터의 – 기계적인 파산절차를 막음으로써 사태를 보다 호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역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