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 Archives: 북한

북한핵, 표피만 건드리는 보수언론들

북한의 핵장난질을 바라보는 보수언론의 기사들을 읽으면 왠지 즐기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들이 난도질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마지못한 ‘통석의 념’ 성의 기사들은 재빨리 북한핵 관련 기사들로 대체되었다. 그렇지만 북한의 행동에 관련하여 그들의 정치적 의도, 지역정치학적 상관관계를 진지하게 고찰하려는 시각은 찾아볼 수 없고 오직 북한의 호전성을 드러내는 이미지 및 사실관계와,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책만을 대변하고 있다.

사건의 표피만을 소름이 끼칠 정도로 사실적으로 – 사실은 이미지 조작의 차원에서 – 묘사해 사건의 본질 자체를 들여다보기 싫게 만드는 고전적인 접근법이 이번 사태에서도 예외 없이 작동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저 그들이 군사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공격적인 발언에만 초점을 맞추어 국지전을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응책이 마련되는지, 그리고 미국의 핵우산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묘사하고 있어, 이건 마치 국지전을 바라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아래는 미국의 진보적 웹사이트 Common Dreams 의 북한 관련 기사에 독자가 올린 글의 일부다. ‘이 글이 편향적이다 아니다’를 떠나서 적어도 이 독자는 북한핵에 대한 시각을 단순히 북한의 호전적인 허풍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NPT체제의 큰 틀 안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글에서 보듯이 북한의 ‘패악질’에 난리법석을 떠는 것은 미국의 거대매체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거대매체들이 북한의 핵실험을 어떻게 틀 속에 끼워 넣었는지를 보면 흥미롭다. 이 이야기는 평양이 세계평화에 위협적인 세력이라고 반복해서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UN 고위관리가 많은 나라들이 가까운 시일 내에 그들의 핵무기를 대폭 증대할 것이라고 경구했을 때에는 그저 신문 뒷면의 1단 칼럼에나 실릴 정도의 무관심으로 보도했었다. 그러나 핵확산은 모든 나라의 인민에게 큰 위협이다. 그리고 미국은 NPT가 요구하는 진지한 무장해제를 계속 거절하면서 이러한 종류의 세계의 선도에 나섬으로써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 얼마나 많은 거대매체들이 북한에 관해 주전론적인 레토릭을 읊어대건 간에 미국은 여전히 북한이 그래왔던 것의 훨씬 더 큰 정도로 세계평화에의 위협이다.
It’s interesting how the corporate media frames the story of North Korea’s testing nukes. The story is run over and over and Pyongyang is depicted as a menacing threat to world peace. But when there is a story from a top UN official warning that the number of nations with nuclear weapons could increase significantly in the near future, the story is reported with nonchalance, as though relegated to a one-inch column on the back page. Yet nuclear proliferation is a big threat to people everywhere. And the US is directly responsible for leading the way to this kind of a world, by its continued refusal to seriously pursue disarmament, as the NPT mandates. No matter how much the corporate media intones the jingoistic rhetoric about North Korea, the US is still a far bigger threat to world peace than North Korea will ever be. [출처]

“오바마 널 위해 폭탄을 준비했어”

슈피겔의 “Kim Jong Il Has Bombs for Barack”라는 기사를 발췌한 것이다. 현 시점에서 북한의 행동은 전혀 돌출행동이 아니며 국제사회에 대한 북한식의 대화의 제스처라는 분석이다.[원문보기]

월요일에 있었던 평양의 폭탄시험은 정치적 공갈 차원의 시도인가? 북한은 그들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통해 외교적인 존재감을 표현하고 있다. 특히 오바마 정부로부터의. 김정일은 약간의 존중을 바라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힐러리 클린턴과의 만남을.

이를 통해 “위대한 지도자 동지”의 왕국은 나머지 세계와의 한판 승부로 좀더 나아갔다. UN 안보리의 비난과 더 강화된 경제 제재도 준비되어 있다. 김정일과 그의 장군들에게 이는 거의 차이가 없다. 그들은 국제사회가 그들을 배신하고 매도했다고 느끼고 있다. 북한 관리들이 최근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쏘아 올렸을 때 그들의 가장 가까운 파트너인 중국은 UN 안보리가 제재조치를 취하는 것을 저지하지 않았다.

사실 북한은 모두들 자신들을 속였다고 느끼고 있다. 평양이 작년에 핵 원자로를 쓰지 않기로 하고 심지어 냉각탑의 하나를 폭파해버리는 것까지 동의한 후에, 관리들은 그들의 상대들은 협상을 끝내는 데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평양을 더욱 화나게 하는 것은 미국인들이 갑자기 더 심도 깊은 조사를 주장하면서 단지 북한을 테러리즘 지원국 리스트에서만 마지못해 제외시켰다는 점이다. 그리고 미국의 새 대통령 바락 오바마는 기대했던 것보다 덜 우호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에는 많은 관리들이 남한의 “햇볕 정책”에 너무 급속하게 호의적이었다는 이유로 그들의 지위를 박탈당했다. 보수적인 핵심간부들은 나라 전체에 넘쳐났던 민간 시장을 제거하고 싶어 한다. 이는 북한군으로부터의 강경노선 세력들이 지금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은 대립과 도발이 왕국을 지탱하고 이익을 도모하는 유일한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김정일의 건강 문제, 권력승계에 대한 불확실성, 허약한 경제, 지속적인 식량부족 등을 고려 할 때 북한의 내부 안정이 당연히 우려됩니다.” CIA의 새 우두머리 레온 파네타가 최근 한 말이다.

모든 방향으로부터 압박받고 있는 이와 같은 취약한 상황에서 왕국은 그들의 칼을 조금 흔들어야만 했다. 김정일이 지금 폭탄 발사를 선택한 것은 완전히 이치에 닿는 일이다. 김은 더 이상 예측불가하게 행동하지 않고 있다. 이들의 행동은 그들의 적의 허를 찌르기 위해 냉정하게 계산된 것이다.

김은 그의 아버지와 같은 피스메이커, 영원한 지도자의 역할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때까지 그는 계속 폭탄을 요리할 것이다.

일본의 북(北)미사일에 대한 과잉반응의 속뜻에 관한 메모

도쿄의 진정한 관심은 북한을 고사시키는 것이 아니라 중국을 고사시키는 것이다. 아직은 경제적으로나 전략적으로나 일본에게 한참 처져있지만 중국은 이제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군비를 많이 쓰고 있다. 2009년 중국의 방위예산은 700억 달러인데 반해 일본은 490억 달러이다. 헌법의 평화주의 조항에 대한 립서비스를 지불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방위비 지출을 GDP 대비 1%의 상한을 일반적으로 지키고 있다.(중략)
비록 북한을 향한 분노는 이제 가라앉았다 하더라도 일본의 호전적인 자세는 동북아에서의 경제적이고 전략적인 이해관계를 추구하는 책략가로서의 주요한 파워들 사이의 점증하는 긴장의 또 하나의 신호라 할 수 있다.
The real concern in Tokyo is not impoverished North Korea, but China. Once far behind Japan economically and strategically, China is now the second largest military spender after the US. The Chinese defence budget for 2009 is $US70 billion, compared to Japan’s $49 billion. Paying lip service to the constitution’s pacifist clause, Japanese governments have generally observed an upper limit of 1 percent of GDP on defence spending.(중략)
Although the furore over the North Korean missile test may pass for now, Japan’s belligerent stance is another sign of the growing tensions between the major powers as each manoeuvres to pursue its economic and strategic interests in North East Asia.[Japan’s alarmist reaction to North Korean missile test]

북한의 미사일 발사, 미국의 이중기준

petrkrop April 5th, 2009 12:27 pm
이해가 안 되네. 이스라엘은 200개의 (“불법적이기도 한”) 핵무기 위에 앉아 있는 와중에 왜 미사일과 핵무기를 개발하는 북한이 국제적 위기라는 것인가?
미국이 수십년 동안 이스라엘에 대해 그랬던 것처럼 중국이 유엔 안보리의 행동으로부터 북한을 보호할 것이다.
그럼에도 오바마 씨는 이야기하길 그는 강력한 안보리의 행동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강력한 국제적 대응을 하여야 할 시간입니다. 그리고 북한은 안보와 존경을 향한 길이 결코 위협과 불법적인 무기들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정말로? 그게 이스라엘과 미국이 성공적으로 다져왔던 길이다. 북한이라고 뭐가 다른가?
I just don’t get it. Why is it an international crisis for N. Korea to develop a missile, and nuclear weapons, while Israel sits on more than 200 (also “illegal”) nuclear weapons?
China will protect N. Korea from action by the U.N. Security Council, just as the U.S. has protected Israel for decades.
“Nonetheless, Mr. Obama said he would push for strong Security Council action. “Now is the time for a strong international response, and North Korea must know that the path to security and respect will never come through threats and illegal weapons.”
Really? That is the path that Israel and the U.S. have taken so successfully. What makes N. Korea different?

미국의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이트가 Common Dreams 다. 물론 World Socialist Web Site와 같은 더 강경한 사이트도 있지만 Common Dreams가 다양한 성향의 사람들이 활발한 댓글로 대화한다는 점에서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에 더 좋은 곳이다.

오바마가 안보리에 북한을 벌주라고 요청하다(Obama Asks Security Council to Punish N. Korea)”라는 기사에 대한 한 네티즌의 글이다. 이 글에서도 잘 나와 있듯이 댓글들 대부분은 미국의 ‘이중기준(double standard)’를 나무라고 있다. 즉 미국 스스로, 그리고 그들의 맹방 이스라엘의 행동과 여타 국가들의 행동 – 특히 부시가 불량국가들이라 칭한 나라들 – 사이의 간극이 너무 크다는 것이 그들의 비판이다. 지난 번 이스라엘의 학살행위에 대한 오바마의 의미 있는 침묵에 대한 잔상도 있을 것이다.

희한하게도 댓글에 북한의 핵무장 자체가 잘못 되었다는 도덕적 비난을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다음과 같은 댓글이 눈에 띄었다.

JenniferBedingfield April 5th, 2009 3:05 pm
그나저나 북한 사람들은 정확히 무엇 때문에 핵무장을 하려고 고집하는거야?
What exactly do the people of North Korea stand to gain by being nuclear armed anyway?

The Doctor April 5th, 2009 3:36 pm
팔레스타인이나 이라크 사람들이 핵무기가 있었더라면 그들이 얻었을 것이 무엇인지를 물어보렴.
Ask the people of Palestine or Iraq what they had to gain if they had nuclear weapons.

나는 핵은 “무조건” 없어야 한다는 반대자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인접국이 핵무장을 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고 반대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적어도 이 사이트에서 노는 “진보”미국인들은 그렇게까지는 몸에 와 닿지 않는 것 같다(또는 그들은 적어도 하와이나 알래스카에 살지는 않는 것 같다). 어쨌든 나 역시 동의하는 것이 있다면, 때로 눈에 보이는 흉기보다도 위험한 것은 권력자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자기기만과 이중기준일 것이다.

보너스로 재미있는 댓글 두 개 더 소개한다.

Humbaba April 5th, 2009 9:21 pm
오바마가 북한을 벌주라고 요청했다.. 월스트리트 은행가들도 제출하지?
Obama Asks Security Council to Punish N. Korea . . . maybe send in the Wall Street Bankers?

jeremykush April 5th, 2009 6:07 pm
이번이 오바마가 뭔가 하겠다고 말해놓고 마침내 실천할 수 있는 기회다! 아메리카 만세!
THis is Obama’s chance to finally do something that he says he is going to do! Huuray America!!

북한이 테러리즘 명단에서 빠진다

북한의 지도자들이 부시 행정부의 핵사찰 요구를 수용함에 따라 미국의 테러리즘 블랙리스트에서 제외되는 작업이 추진중이다.
North Korea is being dropped from a U.S. terrorism blacklist because leaders have agreed to nuclear inspection demands asked for by the Bush administration, U.S. State Department officials said Saturday.[관련 기사]

예전이면 제법 큰 비중으로 다뤄질 이 소식이 지금은 월스트리트가 돈이라는 무기로 세계최대의 테러리스트 세력이 되고, 남북의 평화에 관심이 없는 정부가 남한에 들어서다보니 한낮 가십거리로 느껴질 정도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조치는 실로 괄목할만한 조치인 것이 사실이다. 어쩌면 성급한 언론들은 미국의 다음 정부에서는 평화협정으로 나아갈지도 모른다는 추측기사를 낼 법도 한 정도의 사안이다.

여하튼 미국은 테러리즘 블랙리스트에 자신도 포함할 생각이 아니라면 그까짓 쓸데없는 블랙리스트는 불쏘시개로나 쓰시길.

사실관계 확인의 중요성

이 점을 고려한다면 그가 경제성장에 큰 역할을 차지했다는 공은 그가 부당한 방법으로 절대권력을 누렸던 과와 동전의 양면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즉 그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입증하려는 시도는 필연적으로 그의 권력이 비정상적으로 컸음을 재확인시켜주게 된다. 이 점은 죽은 박의 지지자들에게 그리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님은 물론이다.

또한 큰 권력을 갖고서도 어리석게 굴면 경제정책에 실패할 수 있음은 말할 필요도 없겠다. 김일성이나 김정일은 이 좋은 예가 아닐 수 없다.[단순논리의 약점, sonnet]

sonnet 님이 “박정희의 경제 정책이 잘되었고 성장에 어느정도 기여했다는 말은 수긍할수 있다”고 발언한 글에서 “어느 정도”라는 표현이 지니고 있는 위험성에 대해 논하면서 적은 글이다.

그의 취지에는 큰 틀에서 동의하면서도 나는 결국 그의 마지막 멘트가 내 목에 탁하고 걸리는 것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박정희의 남한경제에 대한 역할론을 논하면서 김일성 부자, 적어도 김일성 전주석의 경제적 공과를 또 하나의 단순논리로 폄하하는 것은 조금은 모순된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경제에 대한 실증자료는 사실 매우 제한적이고 그 산정방식이 자본주의 경제의 그것과 사뭇 달랐기에 세계경제에서 그들이 차지하는 위치랄지 남한경제와의 단순비교는 매우 어렵다. 내가 가지고 있는 서적에서 살펴보고 있는 북한경제 역시 북한 스스로가 발간한 연감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 글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고 부득이 아래와 같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그나마 제3자적인 시각에서 서구인들이 바라본 북한경제의 실상을 옮겨왔다.

서구의 연구들은 1954년 시작된 연속적인 경제개발계획들에 근거한 대규모 경제변화를 통하여 1960년대 말까지 북한이 남한의 성장률을 크게 상회하는 성장률을 – 연평균 12% – 성취할 수 있었다고 확인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북한은 생산물의 95%가 국유산업으로부터 생산되고 농업이 집단화된 일종의 사회화된 통제경제를 이룩할 수 있었다. 그러나 1970년대 들어와 경제는 침체되기 시작하였다. 제1차 7개년 경제계획(1961-1967) 동안에 북한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던 중소 분쟁에서 중국을 지지하기로 한 결정 때문에 소련이 원조를 중지하자 첫 번째 중대한 차질이 생긴다. 이 기간 동안의 활기 없는 경제 때문에, 비록 그들이 생산목표 달성에 실패한 공식적 이유는 좀 더 많은 자원과 인력을 군대로 전환하여야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긴 하지만 정권은 계획을 3년 연장한다. 1970년 계획이 완수되자마자 북한은 경제 사회 자료의 공개를 중단하였다.

Western studies confirm that through mass economic mobilisation based on a series of economic development plans beginning in 1954, the DPRK was able to achieve very rapid rates of growth – averaging 12% per annum – that far exceeded the ROK’s until the late 1960s. As a result, the DPRK was able to build a socialised command economy in which state-run industries produced 95% of the goods and agriculture was collectivised. However, in the 1970s the economy began to stagnate. The first significant failure came during the First Seven-Year Economic Plan (1961-67) when the USSR suspended its aid because of the DPRK’s decision to support China in the increasingly bitter Sino-USSR dispute. The lacklustre performance of the economy over this period forced the regime to extend the Plan by three years, although the publicly stated reason for the failure to attain production goals was the need to divert more resources and manpower to the military. Upon the Plan’s completion in 1970, the DPRK stopped releasing economic and social data.[DPRK Economy]

한국전쟁은 북한경제의 대부분을 파괴하였다. 그러나 전후재건은 매우 빨랐다. 이 공산주의 국가는 산업, 특히 중공업을 증진시키기 위해 풍부한 광물자원을 활용하였다.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1956년과 1963년 사이의 연간산업성장률은 25%다. 1965년에 산업(공업을 이야기하는 듯:역자주)은 전체 산출의 78%를 차지했고 농업은 22%를 차지했다. 이는 1946년의 상대적인 기여도의 정확히 반대의 모습이다. 1970년대 오일쇼크 전까지 북한은 아시아에서 가장 풍요로운 나라 중 하나로 꼽혔다. 그러나 정권의 자주(주체)로의 추구는 1960년대 말까지 그들 스스로를 세계에서 가장 고립되고 가장 규제된 경제체제로 바뀌게 했다. 1965년 이수 농업과 경공업에 더 많은 비중을 두었다. 후자는 소비재에 대한 증대하는 수요때문이었다. 산업성장률은 1960년대 14%, 1970년대 16% 대로 낮아졌다.

The Korean War devastated much of the DPRK’s economy, but growth after postwar reconstruction was rapid. The Communist regime used its rich mineral resources to promote industry, especially heavy industry. A generally accepted figure put annual industrial growth from 1956 to 1963 at about 25%. By 1965, industry accounted for 78% of the total output, and agriculture 22%, an exact reversal of their respective contributions in 1946. Until the oil crisis of the 1970s, the DPRK ranked as one of the most prosperous states in Asia, but the government’s pursuit of self-reliance (juche) had, by the end of the 1960s, also transformed it into one the most isolated and strictly regulated economies in the world. After 1965, greater emphasis was placed on agriculture and light industry, the latter stress owing to increasing demands for consumer goods. The industrial growth rate slowed in the late 1960s to around 14% and averaged about 16% during the 1970s.[Korea,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DPRK) : Economy]

이들 글이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바, 북한경제가 전후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였음은 엄연한 사실이다. 동시에 북한은 빠른 속도로 공업화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하지만 남한의 경제가 대외원조에 의존하였듯이 그들 경제 역시 소위 사회주의 형제국가의 원조에 의존하고 있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첨예해진 중소 분쟁의 중간에 낀 북한의 애매한 입장은 북한경제의 동맥경화를 일으키게 한 주요원인이 되었다. 더불어 이 사건은 그들이 ‘주체’를 내세우며 대외적으로 점차 고립되게된 전기가 되기도 했다. 반대로 남한은 대외원조와 노동자,농민 수탈적인 자원동원을 통하여 점차 세계경제에 편입하게 된다.

여하튼 앞서의 주제로 돌아가 sonnet 님이 남한경제에서 박정희가 차지하는 위치에 대한 “극단적인 민중주의적 해석”의 오류를 지적하고자 한다면, 그 역시도 글을 씀에 있어 북한경제에서 김일성이 차지하는 위치에 대한 사실관계를 놓쳐서도 안 된다고 본다. 현재 시점에서 본다면야 북한 경제는 남한 경제에게 KO패 당했다고 봐도 무방하겠지만 적어도 60년대, 심지어 70년대까지도 북한경제는 남한경제보다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정희 시대에 들어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누가 봐도 북한을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의 그것을 노골적으로 베낀 것이었다.

지지리도 재수 없는 이명박 정부

뭐랄까 참 지지리도 재수도 없는 정부다. 큰 무리 없다고 생각하고 별 생각 없이 재개하기로 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국민적 저항에 부닥쳐 정권의 위기로까지 갈 정도로 휘청했는가 하면, 70년대식 환율정책이 때마침 각종 유가상승 등 각종 악재와 맞물려 경제 수장의 경질 위기에 몰리기도 했고, 그나마 존재도 없던 대북정책을 뒤늦게나마 수립하여 보란 듯이 국민에게 으스댈 찰나 북한군의 남한 민간인 사살 사건으로 말미암아 오히려 욕만 얻어 처먹게 되었으니 이렇게 재수 옴 붙은 정부가 또 있을까 싶다. 스스로도 잘못하기도 했지만 어떻게 이렇게 절묘한 타이밍에 실수를 연발하여 욕을 버는가 신기할 정도다.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연설 불과 수십분 전에 사건을 보고받는 바람에 미처 연설문을 고치지 못했다는 변명으로 땜빵하려다 이번에는 조중동 등 보수언론으로부터 십자포화 공격을 받고 있다. 국민 알기를 뭐로 아느냐는 것이 표면적인 논리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이명박의 대북화해 제스처에 대한 노골적인 적개감에 있을 것이다. 사대주의적 근성에도 불구하고 철천지원수에 대한 적개심만은 서구화되지 못하는 우리나라 보수의 한계일 것이다. 그러다보니 애꿎게도 희생당한 박왕자 씨는 보수와 진보(주1) 양측으로부터 서로가 원하는 대북정책의 지렛대로 전락할 개연성만 높아진 셈이다.

사건을 숙고할 시간이 없어서 그냥 대북대화를 제의했다는 머리가 팍팍 안돌아가는 청와대에서 뒤늦게 이명박 대통령이 아랫것들에게 호통 치는 상황을 연출되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이 이 사건을 두고 “저항능력도 없는 민간인 관광객에게 총격을 가해 소중한 생명이 희생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진노했다고 하는데 이제 와서 이런 감정적인 언사를 할 정도로 화가 났다면, 국회연설을 앞두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판단하는데 왜 그리 오랜 시간 고민을 해야 했는지, 그리고 왜 그나마도 판단을 못 내리고 국회연설을 강행했는지 나로서는 의아할 따름이다.

즉 그는 지금와서 진노할 것 같으면 사건소식을 접한 즉시 국회연설을 미룬달지, 남북대화 제의를 연설문에서 뺀달지 하는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 그렇지 않고 그러한 제의를 강행하였다면 – 실제로 그렇게 했고 – 이제 와서 통수권자 스스로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라는 식의 감정과잉의 언사를 내뱉어서는 곤란하다. 통수권자로서의 일관성과 무게감을 유지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번 경제위기에 대한 그의 무절제한 발언에서도 지적하였다시피 입 싸고 말 함부로 하는 통수권자는 스스로가 나라위기의 진원지이기 때문이다. 말투에 있어서 누구 못지않게 직설적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적어도 일관성에 있어서만큼은 인정해줄만 했다.(주2)

남북이 박왕자 씨의 죽음으로 또 다시 냉각기류로 흐를 가능성이 큰 현 시점 9개월여 만에 재개된 6자회담에서는 참가국들이 비핵화 2단계 마무리 시한을 설정하고 검증에 대한 일반적 원칙을 도출하였다.(관련기사 보기) 비록 구체적인 계획은 여전히 미흡하긴 하지만 일정이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흘러갈 개연성도 충분하다. 그러한 상황에서 남북관계는 민간인의 죽음으로 상당기간 발목 잡히게 되어버린 것이다. 이명박 정부도 재수가 지지리 없는 정부이지만 나라 전체로 놓고 보아도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커다란 파도가 밀려오고 있는 즈음에 차마 챙기지 않으면 안 될 불행한 사건이 터져 우리의 발길을 막고 있으니 말이다.

p.s. 안타까이 세상을 등진 고인의 명복을…

(주1) 이 진보는 북한에 대해 제대로 말발 한번 세우지 못하는 어정쩡한 진보를 가리킨다

(주2) 물론 이 일관성이 결정적으로 배신 때렸던 케이스는 몇 개 있는데 이 부분은 친노동 성향에서 친자본 성향으로의 결정적인 이념적 전환과 관계된 것이기에 이명박 대통령의 무소신 또는 우왕좌왕 행보와는 별개로 다루어야 할 소재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