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보관물: 원자재

유가폭등의 원인제공자는 연기금 펀드?

“그리고 어느 한 나라에서 금융공황이 발생하였을 때에 과연 그 폭발력은 어떠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분명하게도 그 폭발력은 연기금 등 노동자들의 자산에 의해 더욱 증폭될 것이다. 물론 연기금은 그 폭발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될 것이다. 노동자들이 미래를 위해 쌓아놓고 있는 연금, 보험과 같은 미래의 자산이 오히려 현재의 다른 노동자들을 해고시키는 M&A의 자산으로 쓰일 수 있다는 사실, 한 나라의 환율을 혼란에 빠트리는 환율조작의 자산으로 쓰일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행여 있을지 모를 금융공황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는 사실은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몇 해 전에 어느 인터넷매체에 기고하기 위해 썼던 글의 일부분이다(원문보기). 그 글에서 연기금 펀드의 사용처로 예를 든 것은 M&A, 환투기 등이었는데 Business Week 에 올라온 기사(원문보기)를 보니 하나 더 추가해야 할 것 같다. 바로 ‘원자재 투기’

“그것은 5월 20일 국가안보와 국가문제를 위한 상원위원회의 청문회에서의 증언에 따르면 유가의 폭등의 원인의 상당한 부분이 상품시장에 돈을 들이부은 기관투자가들의 투기 때문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연기금 펀드가 높은 유가를 가속화시키는가?, Business Week, 2008/5/21)
“That’s because speculation by institutional investors pouring money into the commodities market may be largely to blame for spiking oil prices, according to testimony on May 20 before the Senate Committee on Homeland Security & Governmental Affairs.”(Are Pension Funds Fueling High Oil?, Business Week, 2008/5/21)

“Financial Speculation in Commodity Markets: Are Institutional Investors and Hedge Funds Contributing to Food and Energy Price Inflation?”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 청문회에서 헤지펀드 스폰서인 Masters Capital Mgmt, LLC의 경영자 Michael Masters는 기업과 국가의 연기금 펀드, 국부펀드(주1) 등이 새로운 투기자로 득세하면서 이들이 각종 인덱스에 투기수요를 불러일으키는 주요원인이 되고 있다는 취지의 증언을 하였다. 정황적으로 최근 2~3년 사이 이들 펀드들은 상품시장에서 주요한 투기자로 나섰고 바로 이 시기에 유가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였다.

그나저나 왜 이 문제와 관련해 연기금 펀드가 특히 가격폭등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는 것일까? Masters 의 발언을 좀 더 살펴보자.

“그러나 청문회에서 Masters는 그가 전통적인 투기자와 인덱스 투기자 또는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장기 헤지의 수단으로 상품시장에 진입한 수동적인 투자자를 구분하였다. 상품거래소는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취할 수 있는 포지션(주2)의 수를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Masters 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일종의 허점을 통해 이 시장들에서의 한도 없는 투기를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스왑 허점(swaps loophole)’ 덕분에 골드만삭스나 메릴린치와 같은 투자은행들은 보고의무나 다른 투자자들에게는 적용되는 거래 포지션의 제한 의무로부터 면제된다. 그 허점은 연기금 펀드가 투자은행들과 함께 스왑 계약을 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선물시장에서 제한 없는 수만큼의 계약을 거래할 수 있다.”(연기금 펀드가 높은 유가를 가속화시키는가?, Business Week, 2008/5/21)
“But in the hearing, Masters distinguished between traditional speculators and what he calls index speculators, or passive investors who enter the commodities markets as a long-term hedge against inflation. Commodities exchanges limit the number of positions an investor can take in the market, but Masters says the Commodity Futures Trading Commission has allowed unlimited speculation in these markets through a loophole. This so-called swaps loophole exempts investment banks like Goldman Sachs (GS) and Merrill Lynch (MER) from reporting requirements and limits on trading positions that are required of other investors. The loophole allows pension funds to enter into a swap agreement with an investment bank, which can then trade unlimited numbers of the contracts in futures markets.”(Are Pension Funds Fueling High Oil?, Business Week, 2008/5/21)

정리해보자면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투기수요 급증과 이에 따른 가격폭등의 원인은 다음과 같다.

– 상품선물거래위원회의 규정상의 허점과 감독소홀
– 달러 약세와 이로 인한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수요 증가
– 위의 요인들로 인한 상품시장의 확대(최근 5년간 20배의 규모로 성장)
– 이에 따른 수요급증, 그리고 가격폭등(지난 5년간 인덱스 펀드의 석유수요는 중국의 그것과 유사한 규모로 증가)

정치가들의 이러한 행보는 물론 소비자들의 후생과도 긴밀히 연결되지만 또한 제조업자, 운송업자와 같은 산업자본의 금융자본에 대한 공격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바로 전미정유업자조합(the Petroleum Marketers Association of America)과 같은 이해당사자가 의회에 에너지 시장에서의 투기행위에 대한 감독을 요구한 것이다.(주3)

물론 이러한 투기적 요인도 가격상승의 원인이지만 석유자원의 궁극적인 고갈이 멀지 않았다는 소위 Peak Oil 주장도 만만치 않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이러한 주장이 점점 현실성을 더해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수요-공급 요인에 의해 설명되지 않는 가격상승의 요인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고 그 중 가장 큰 것은 바로 여태 말한 연기금 펀드, 헤지펀드, 투자은행 등 주요투자자들의 시장참여에 따른 과잉 유동성이라고 본다. 가격상승을 예상하여 투자했는데 가격이 오른 것인지 가격상승을 예상하고 몰려든 것이 가격을 올린 것인지 굳이 선후관계를 따지는 것이 의미가 없을 만큼 여러 정황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였다고 여겨진다.

유가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며 서민들의 주머니를 갉아먹고 있는 상황에서 대안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석유는 고갈되고 있고 대체자원의 개발은 만만치 않고(주4) 달러약세는 반전되기 어렵다. 그 상황에서 투자자 혹은 투기자들은 이른바 ‘대체투자(alternative investment)’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 관건은 그나마 정책당국이 그러한 투기수요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통제하여 거품을 줄여나가느냐 하는 정도에 달려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넘어야 할 산은 많지만 말이다.

참고글

(주1) 고유가에 따라 산유국의 국부펀드가 가장 공격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점은 매우 특이한 모양새다

(주2) 매도와 매수행위를 좀 폼나게 부르는 방법으로 시장에서 매수계약을 보유한 것을 롱포지션(Long Position)이라 하고 매도계약을 보유한 것을 숏포지션(Short Position)이라 한다

(주3) 물론 모든 석유자본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엑슨모빌과 같은 거대석유기업은 고유가로 말미암아 천문학적인 수입을 만끽하고 있다.

(주4) 사실 원유는 단순한 에너지 이상의 의미를 가진 현대 자본주의의 감초라 할 수 있다

고유가 시대, 무엇을 할 것인가?

연속되는 날로 먹는 포스팅이다. 오늘자 동아일보에 폴크르구먼이 최근의 유가폭등에 관한 글을 기고했다. 그는 최근의 폭등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투기자본개입설, 중국등 신흥개발국의 수요증가설, 원유고갈설 등 세 가지 원인 중에서 원유고갈설에 가장 찬성하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주장은 최근 몇 년간 석유공급 비관론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주장되어 온 이야기며 최근 OPEC의 일부 유력인사들도 이러한 사정에 대해 조금씩 언급하고 있다고 한다. 어찌 되었든 이제는 화석연료로 지탱되어 오던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과 이에 대한 대안을 제기하여야 할 시점이다. 소개하는 글 역시 4년 전 쯤에 쓴 글로 유가가 무려 배럴당 35달러 였던 시절이다.

국제유가가 하루가 다르게 폭등하고 있다. 유가는 올해 초 대비 30%이상 올랐지만 다행히 아직 1980년대 초반의 오일쇼크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무튼 국내언론에서는 연일 국제유가의 상승추이를 보도하며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언론보도의 문제는 이러한 유가폭등의 원인이 무엇이며 그것에 대한 대안은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것은 뉴스라기보다는 사실 경마 중계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 어쨌든 이에 외국 관련사이트와 언론의 기사를 중심으로 유가급등의 원인과 대안에 대해 간단하게 생각해보기로 하겠다.

수요 : 세계경제의 팽창

유가상승의 첫째 원인으로 뽑고 있는 것이 세계경제, 특히 중국경제의 급속한 팽창이다. 이에 따라 ‘자원의 블랙홀’이라는 별명을 얻고 있는 중국의 자원수요는 그 양에 있어 상상을 초월하고 있는 형편이다. 중국의 수요는 작년 대비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추세는 이후 몇 년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블랙홀 원조는 역시 세계 최대의 석유소비국 미국일 것이다. 미국 역시 경제회복을 위한 자원수요가 증대하고 있는데 놀라운 사실은 미국의 석유 소비의 약 2/3가 교통에 관련된 데에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특징적인 현상은 최근 석유를 엄청 먹어대는 SUV(Sport Utility Vehicle)가 미국 운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으면서 석유의 수요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자원낭비 형 경제 시스템이 시장의 자유 혹은 소비의 미덕이라는 미명하에 장려되고 있는 것이다.

공급 : 낮은 저장량과 분쟁

전 세계적으로 남아있는 원유가 얼마나 되는가 하는 물음은 오일쇼크 이후 끊임없이 학자들을 괴롭혀오던 질문이고 비관론자들의 주장이 옳았다면 진작에 원유가 바닥났어야 되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그러한 비관론을 전혀 근거 없다고 몰아 부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분명히 원유량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고 이에 따라 원유시추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원유잔량과 더불어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주요 산유국에서의 분쟁과 깊은 관련이 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역시 그 의도는 이라크의 석유자원 강탈이었으나 단기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로의 원유공급에 애로를 겪게 하고 있는 한 원인이다. 또한 나이지리아와 베네수엘라와 같은 주요 산유국의 정치불안도 공급을 방해하는 요소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외국인 근무자들에 대한 폭력이 증가하고 있어 석유생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정부와 러시아 최대의 석유기업인 유코스(Yukos)와의 갈등이 잠재적인 위험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유통 : OPEC과 투기꾼들의 장난

전 세계 원유수출국의 반절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 생산자 카르텔 OPEC의 입장에서는 현 상황이 그리 나쁘지 않다. 오히려 즐기고 있는 입장이다. 그들은 원유공급을 적정선에서 조절함으로써 현 유가수준을 유지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혹자는 OPEC이 이전에 비해 더욱 공격적으로 유가수준의 유지 및 상승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함수관계, OPEC의 전략과 맞물려 국제 투기꾼들의 준동이 유가급등의 주요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고유가에 배팅한 헤지펀드와 다른 투기꾼들의 존재가 시장에서의 가격 압력을 증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OPEC 또한 이러한 투기꾼들의 가격 장난을 비난하고 나선 형편이다. 특히 80년대 초반 시작된 석유 선물거래에서 이들의 장난질은 더욱 교묘하고 악랄한 것이어서 선물거래의 본래 의미인 위험분산이 과연 의도대로 관철되고 있는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사태의 심각함

수요와 공급 어느 것 하나 미래가 비관적이라는 사실에서 현재의 유가수준이 이전의 오일쇼크 시의 가격에 비해서는 아직 낮다는 것은 – 당시 미국의 원유 현물가는 배럴당 35.24 달러로 이를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현 재 가치로 환산하면 배럴당 73.39 달러에 해당된다는 게 미국 언론들의 분석이다 – 별로 위로가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중국은 계속 원유를 빨아들일 것이고 미국은 자원낭비 형 경제 시스템을 포기할 생각이 없을 것이며, 원유재고가 획기적으로 늘 것이라는 것은 공상에 가깝고 주요 산유국의 정정불안은 단기간에 치유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상태에서 석유소비를 줄일 생각이 없는 미국의 석유확보를 위한 패권적 전쟁은 지속적으로 전 세계의 평화를 위협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떨까? 원유수입 세계 3위, 석유소비 세계7위인 이 나라의 대체자원 활용도는 그야말로 바닥을 기고 있다. 마땅한 석유공급선을 확보하려는 시도마저 미약한 상태이다. 러시아의 자원을 확보하려고 중국과 일본이 혈안이 되어 쫓아다니는 형국에서 자칫하다가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 형국이다.

대안은?

근본적인 대안은 석유 의존적 경제의 일대전환밖에 없을 것이다. 달나라에 있는 헬륨3가 미래의 대체 에너지원이라는 공상과학 같은 설도 나돌아다니는 형편이지만 대체 에너지원이 무엇이든 간에,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효율적이든 간에 근본적으로는 자원낭비를 당연시하는 국가와 개인의 사고방식을 바꾸어야 대체 에너지원이 시장에서 유통되고 이용될 것이다.

국가적 차원에서는 시장의 무정부성과 유한한 자원의 사용가치를 과소평가하고 있는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그것은 또 다른 세계로 가는 것일 수도 있고 지탱가능하고 통제되는 수정자본주의의 길이 될 수도 있다. 개인적 차원에서의 반성도 필요하다. 석유자원 확보를 위해 남의 나라를 침공한 미국의 악행을 비난하면서 SUV를 몰고 다닌다면 그 또한 존재의 배반이 아닐까?

그와 더불어 중기적인 차원에서는 현 경제의 지탱을 위한 자원확보에 대한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어찌 되었든 문명의 삶은 단기간에 석유를 의지하지 않고서는 지탱할 수 없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민주노동당이나 여하한의 진보정당이 유의미한 정치세력으로 성장한 이후에도 역시 고민하여야 할 문제일 것이다. 그와 더불어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는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산업구조에 대해서도 많은 성찰이 필요하다.

어쨌든 어쩔 수 없이 인정하여야 할 사실은 문명은 처음부터 자연을 착취하며 유지되어 왔다는 사실이다. 마약과 같은 자연 착취를 단기간에 끝내기는 어렵다. 금단현상을 줄여가면서 서서히 개선시켜 나가야 하지만 그 동안까지는 마약의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모순된 현실이다.

라면 사재기와 농업진흥청

다음블로거뉴스에 가보니 마트에 라면이 없다는 글이 최상단에 올라와 있다. 서민들의 부식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라면은 우리나라에서는 이런저런 위기설로 민심이 흉흉해질 때면 사재기 대상 1위에 오르곤 하는 상품이다.

이번에는 무슨 위기(?) 때문에 사람들이 라면을 사재기하고 있을까. 바로 라면 그 자체 때문이다. 국제적인 곡물가격 폭등으로 인해 국내에서도 인플레이션 양상이 심각하고 라면 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그러니 소비자들은 라면 값이 더 오르기 전에 라면을 사두려고 너나 할 것 없이 마트에 몰려드는 것이다.

2007년 초부터 그 조짐이 심상치 않았던 곡물가격의 급등은 애그플레이션(Agflation = Agriculture + Inflation)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로 심각한 양상이다. 예를 들자면 2007년 1월부터 2008년 1월까지 대두는 96.8%, 밀은 79.9%, 옥수수는 25% 상승했다.

상승의 원인은 수요 측면, 공급 측면, 거시 요인 등이 지적되고 있다.

수요측면 : 중국, 인도 등 신흥경제국의 수요급증, 바이오연료용 곡물수요 증가
공급측면 : 기상이변 등으로 경작지역 감소, 식량자원주의의 대두
거시측면 : 금리인하로 글로벌 유동성이 실물투자로 이동, 유가인상으로 인한 물류비 상승

관련글
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는 것일까?
식량안보의 위기,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바이오 연료가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현황은 어떠할까. 한국의 곡물자급률은 1990년대 우루과이라운드(UR) 이후 급격히 하락하여 2000년대 27~31%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곡물자급률은 OECD 국가 중 3번째로 낮은 수준이다.(ex:호주 280%, 프랑스 191%, 캐나다 164%, 독일 126%, 스웨덴 120%)

비교우위론의 도그마에 빠져 농업을 거추장스러운 산업, 농촌을 2차 산업의 인력공급기지로 여겨온 산업정책의 참담한 몰골이다. 이러한 양상은 한미FTA가 효력을 발하는 순간 가속화될 것인데 이에 대한 농업 지원책은 죽어가는 농업의 이부자리나 갈아주려는 시늉일 뿐이다.

이전의 정부들이 모두 비슷한 꼬락서니였지만 새 정부 역시 농업은 시대에 뒤쳐진 후진산업으로 여기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 농업진흥청을 공무원개혁(?)의 희생양으로 삼았을 게다. 하지만 명심해둘 것이 있다. 첫째, 농업은 21세기형 신산업이다. 둘째, MB가 한때 몸담았던 무위험차익거래 백날 해봐도 쌀 한 톨 안 나온다.

자본주의 공장, 중국발 인플레이션 촉발되는가

11월 중국의 연간 물가상승률이 6.9%에 달해 11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식료품 가격은 전년 동월에 비해 18.2% 상승하였다. 특히 중국인이 가장 즐겨먹는 고기류인 돼지고기 가격은 54.9%가 상승하였고 식용유는 34% 상승하였다.

12월 들어 중국당국은 경기과열 현상을 막기 위해 화폐공급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곡물과 석유의 국내소비를 증진시키기 위한 각종 세금 및 보조금 정책을 발표하였다.

물가상승의 원인은 다양하다. 전 세계적인 흉작, 유가급등 등이 그 주요원인일터이고 또한 중국의 막대한 무역흑자에 따른 자본유입도 물가상승에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당국은 금년 들어서만 금리를 다섯 번 올렸고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열 번 올렸다. 하지만 별로 효과가 없었다.

이에 따라 서민들의 생활고가 가중되고 있고 파업등 사회적 소요로 나라가 시끄러운 실정이다. 얼마 전 관동에 위치한 Alco 전자에서는 수천 명의 노동자가 치솟는 식료품 가격에 항의하는 행진을 벌이는 등 저항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이러한 시위에 민영화에 따라 해고된 노동자들이 반부패를 외치며 가세하고 있어 경제적 파업이 정치적 저항으로 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편 물가폭등에 따른 비극적인 사건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달 충칭에 위치한 까르프에서 있은 세일행사에 엄청난 사람들이 모여드는 바람에 3명이 죽고 31명이 다치는 참변이 일어났다. 10월에 상하이의 한 슈퍼마켓에서 역시 15명이 부상당하는 사건도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2월 12일자 기사에서 이러한 광범위한 반정부 저항이 1989년의 그것과 비슷한 양상을 보여 가기 시작함을 경고하고 있다. 이 신문은 한 은퇴한 노동자의 말을 인용하고 있는데 그는 최근 임금은 10% 오른 반면 물가는 50%가 올라 병원 갈 돈도 없다며 마오쩌뚱 시대로 돌아가고 싶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공산당은 이러한 무정부적 사태에 대해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다. 1980년대 집단농장 체제를 폐지한 이후 당국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도시인구의 수요에 대응할만한 효율적인 곡물 통제정책 수단이 없는 형편이다. 당국은 민영화된 회사로 하여금 물가상승에 상응하는 임금인상을 유도할 계획이지만 현실은 결코 그렇게 만만하지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

중국 사회과학아카데미의 ‘기업 경쟁력’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 중국 노동자의 임금은 GDP 대비 53.4%였으나 2005년에는 그 비율이 41.4%로 줄었다. 이 기간 동안 경제규모는 여섯 배 늘었다. 이익배당은 동 기간 동안 21.9%에서 29.6%로 늘었다. “기업이윤의 상당수가 고용인의 저임금에서 얻어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라고 보고서는 인정했다.

더불어 1990년대 공공주택, 의료보장, 교육 및 연금 등 각종 사회주의적인 보호막이 붕괴되면서 체감 적으로 느끼는 노동자들의 생활고는 한층 심할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중국 노동자는 이미 사회주의가 무너진 자본주의 무한경쟁의 장에서 살고 있으면서도 정치적으로는 일당독재 공산당의 지도를 받는 초현실적인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결국 현 상황은 ‘성장’ 드라이브를 위해 사회주의적 조치들을 풀어헤치고 전 세계에 자국경제를 무절제하게 개방해버린 중국당국의 개혁(?) 조치가 초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경제는 크게 성장하였고 전 세계 자본주의 국가는 중국에서 제공되는 값싼 상품을 통해 자국의 인플레이션을 틀어막아 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현재 중국경제는 사회공공성이 무시된 성장에 따른 물가상승과 저임금, 이로 인한 양극화라는 전형적인 ‘시장의 실패’ 양상을 띠고 있는 것이다.

염려스러운 것은 결국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 하겠지만 어떠한 식으로든 중국 노동자들의 임금이 올라감으로써 중국산 상품가격이 올라가고 – 자본가들이 자신들의 이익감소를 감내하지 않은 한은 – 이는 또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촉발하는 악순환의 고리로 이어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바로 이웃나라인 우리나라는 직접적인 피해자가 될 것이다.

이미 중국에서의 치즈 소비 증가 때문에 치즈 가격이 폭등하였고 우리나라 핏자집이 하루가 다르게 문을 닫고 있다고 한다. 우리 역시 높은 물가와 저임금, 비정규직 등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어 내수경제가 침체되어 있는 중국과 유사한 상황에서 중국발 인플레이션 촉발이라는 또 하나의 반갑지 않은 황사에 시달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이 글은 World Socialist Web Site 에 올라온 Soaring inflation sparks social unrest in China 라는 글을 요약발췌하고 개인적인 의견을 첨언한 글입니다.

식량안보의 위기,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현재 지구적인 차원에서 식량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이러한 가격상승의 원인은 다양한 요인이 지적되고 있다. 진보진영에서는 전 세계 식량의 자유무역에 따라 카길 등 극소수의 곡물 메이저가 가격결정력을 쥐게 되었고 이에 따라 독점가격이 형성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다른 원자재 시장과 마찬가지로 식량 시장도 중간에 이른바 선물거래 등으로 가격에 거품을 집어넣는 투기세력이 존재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들의 투기적 거래를 통한 중간마진의 부풀리기 때문에 소비자가격은 산지가격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게 형성되곤 한다는 주장이다.

또 하나 주로 수요-공급 패턴에서 원인을 찾고자 하는 이들로부터 제기되는 가격상승의 원인은 유가폭등과 마찬가지로 이른바 신흥시장의 성장으로 인한 가격상승이다. 중국, 인도 등의 국가들이 경제상황이 호전되면서 이들의 식량의 구성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이들 신흥강국에서의 식생활 패턴이 핏자, 햄버거 등 서구취향으로 바뀌면서 이들 식량들의 가격이 상승한다는 논리다.

인도의 경우 지난 15년 동안 고기의 소비량이 40% 상승하였다는 것이 골드만삭스의 조사결과다. 그리고 이렇게 육류의 대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자연히 동물들의 사료에 사용되는 옥수수 등 곡류의 수요 역시 크게 늘어나게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옥수수가 고유가 시대를 맞이하여 대체 연료로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수요에 부채질을 하게 된 셈이다.

확실히 육식인구의 증가는 장래 적정한 식량 공급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육식의 종말 (저자 제레미 리프킨)”이라는 책은 육식으로 인한 전 세계의 기아문제나 환경파괴문제의 심화를 다루고 있다. 이 책에 의하면 “지구에서 생산되는 전체 곡식의 3분의 1이 축우와 다른 가축들 사료로 소비”되며 “소 1만 마리 사육에서의 배출되는 유기폐기물은 11만 인구의 도시의 쓰레기양과 맞먹는”다고 한다. 결국 육류 소비 증가는 지구적인 차원에서 불평등 문제와 환경 문제를 심화시킬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이외에도 지적되고 있는 식량 가격 폭등의 원인은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던 바이오 에너지의 부각에 따른 가격상승, 기후변화로 인한 공급차질,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유통가격의 상승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상에서 열거된 식량 가격의 등락의 원인과 결과에 관련하여 생각하여야 할 문제가 바로 우리의 올바른 식량 공급체계의 수립이다. 항상 그래왔지만 최근의 배추값 폭등 사례는 올바른 공급계획 등 공급체계의 수립과 그것의 효율적인 소비시장의 정비가 없는 상태에서의 ‘시장의 효율성에 대한 낙관’은 얼마나 부질없는 믿음인가를 잘 알려주고 있다. 즉 전 세계의 식량 수급상황에 우리의 식량공급 체계가 휘둘린다면 앞으로 국내 소비자들이 당할 피해는 배추값 폭등을 초월하는 상상 이상의 것일 개연성이 크다.

이미 FTA가 적어도 영세한 규모의 국내 농어업 종사자에겐 치명적이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하지만 FTA를 통해 더 좋은 질의 식량을 더 싼 값에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은 정부로의 지속적인 선전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상당히 널리 유포되어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수급상황에 따라 급변하는 식량 가격 동향을 보고 있자면 오늘 국내생산 품목보다 싼 품목이 언제 더 높은 가격에도 살 수 없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농어업의 ‘비교역적 기능’에 해당한다. 식량은 ‘식량무기화’라는 위험성 때문에 그 자체로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인 것이다.

그 원인이 곡물 메이저의 장난에 의한 것이든, 원자재 펀드의 장난에 의한 것이든, 또는 신흥경제성장국의 식생활 패턴의 변화에 의한 것이든 간에 일단 FTA나 WTO 등을 통해 국내 생산기반이 붕괴된 후에는 더 이상 손을 쓸 여지가 없게 될 것이다. 싸게 사먹는다고 좋아했던 수입농산물이 어느 순간 농약이 덕지덕지 발라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유전자 조작 식품임을 알게 되고, 그마저도 식량수급의 난항으로 인해 사먹을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일개 국가는 더 이상 손쓸 수단이 없게 될 것이다. 지금 바로 눈앞에서 그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식량전쟁이 허튼 소리가 아니다. 그리고 그 전쟁이 정말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문제로 심화되었을 경우에는 이미 때가 늦었다. FTA로 농어민만 피해입고 제조업은 융성하여 나라가 잘 산다는데 찬성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했던 과거의 자신을 탓해봤자 너무 늦은 순간일지도 모른다.

참고글 : “‘전세계 역사에 길이 남을 전대미문 FTA”

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는 것일까?

석유 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일단 ‘대체재’의 뜻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대체재 [代替財]
[명사]<경제> 서로 대신 쓸 수 있는 관계에 있는 두 가지의 재화. 쌀과 밀가루, 만년필과 연필, 버터와 마가린 따위이다.

무엇이 대체재인지 귀에 쏙쏙 들어온다. 석유 값 이야기하다가 왜 난데없이 ‘대체재’의 뜻을 알아보자고 했냐면 옥수수가 기름의 대체재라는 재밌는 사실을 알려드리기 위해서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옥수수로 에탄올 연료를 만들 수 있고 석유 값이 천정부지로 뛰자 옥수수 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고 한다.

일단 왜 석유 값이 뛸까? 많은 이들은 정치지리학적 요인으로부터 원인을 찾고자 할 것이다. 미국과 이란과의 관계악화랄지 터키의 이라크 북부 지역 공격 가능성이랄지 하는 부분 말이다. 물론 이러한 부분도 있겠지만 최근 달러 약세에서 원인을 찾는 이도 있다. 즉 석유 결제 통화인 달러가 계속 약세니 산유국 입장에서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값을 올린다는 해석이다. 그럴듯한 해석이다.

그런데 또 다른 요인이 있는 것 같다. 왜냐하면 석유와 옥수수뿐만 아니라 동, 납, 콩, 면화, 보리 등 여러 관련 없어 보이는 원자재 가격도 폭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또 재밌는 해석이 있다. 옥수수 값이 뛰니까 너도나도 옥수수를 심기 시작했고 그 탓에 다른 작물의 공급이 부족해져서 동반상승한다는 것이다. 이 역시 고개를 끄덕거리게 만드는 해석이다.

이제 말하려하는 부분은 또 다른 가격상승 요인이다. 그것은 소위 헤지펀드, 사모펀드 등의 투기적 거래자의 존재다. 오늘날 원자재 시장에서의 선물시장이나 파생상품거래 등은 새로운 ‘대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전통적으로 자본투자나 정부 채권 등에 초점을 맞춰오던 투자자들은 이제 원자재를 기반으로 하는 환율거래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에서는 지난 해 원자재 중개거래인들의 고용률이 30%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이렇듯 원자재 시장에 풍부한 유동성이 공급되면 어떻게 될까? 물량은 그대로인데 화폐와 신용이 밀려드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이것은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에서도 어느 정도 상식적으로 통용되는 이야기다. 고위험 채권과 구조화 신용 등에 몰려다니던 투기자금이 이제 새로운 안식처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안식처는 달러 약세에 가장 매력적인 상품, 금 시장이다.

분석가들은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듯 하다. 세계경제가 활성화되거나 또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더라도 여전히 원자재에 대한 투자는 이익이 남는 장사라고 말이다. 물론 인플레이션 없는 경기후퇴 시에는 그들은 손해를 볼 것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BRICs (Brazil, Russia, India, China)의 급속한 경제성장이 원자재 가격에 반영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어쨌든 그들은 투자를 해서 돈을 벌면 되는 것이지만 생산자와 소비자들 양측 모두 이러한 상황이 그리 탐탁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원자재 시장에서의 투기성 자금의 활동으로 인한 가격교란이 결국 생필품 가격의 상승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한 몫을 노리는 투기자들은 최종소비자가 특정 상품의 소비를 포기하고 다른 상품으로 말을 옮겨 탈 때까지 가격을 밀어 올리는 시도를 계속할 것이다. 사실 그들의 창고에는 원자재 따위는 쌓여 있지도 않고 기껏 그것들에 대한 매입 포지션이나 매도 포지션만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일 텐데도 말이다.

이것이 오늘날 또 하나의 왜곡된 시장의 모습이다. 시장의 기능은 원래 생산자와 소비자를 효율적으로 연결시켜주는 유통의 기능을 해왔거니와 중간거래자의 존재는 꼭 필요하다. 그리고 그 거래자들은 환율의 차이, 가격의 등락 등에 대비하여 일정한 파생상품 거래를 통하여 위험을 회피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도 자연스럽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그러한 본래의 목적으로 거래하는 비율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좀 더 많은 이들이 투기의 목적으로 원자재 시장에서 고위험 거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시장에 대한 고전적인 정의를 회의케 만드는 상황이다.

이코노미스트의 아래 기사에서 요약발췌하고 첨언하였음
http://economist.com/daily/news/displaystory.cfm?story_id=9979315

기타 참고자료
http://www.keei.re.kr/keei/download/ef0403_80.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