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동안 미국의 산업생산지수는 0.1% 감소하였다. 가장 큰 문제는 건설 부문이 무려 5.3% 감소하였다는 것이다.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른 여파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를 상쇄시켜주는 산업부문은 어디일까? 4.2% 성장한 광업(mining)이다. 석유수요 증가에 따른 원유와 가스 채굴이 주된 원인이다. 현재의 특수한 경제상황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세계 최고의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국가의 경제성장률이 광업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은 왠지 묘한 느낌을 준다.
카테고리 보관물: 원자재
Americans want cheap fuel…
“Americans want cheap fuel, no matter what it costs.”
“미국인들은 어떤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값싼 연료를 원한다.”
전형적인 미국식 유머코드다. 그 모순어법 속에 미국인의 폭식성의 소비성향과 미행정부의 대외정책의 상관관계에 대한 냉소가 숨어있다.
‘로빈후드稅’의 과세효과에 관하여
이글은 ‘뻔뻔한 어느 영국기업’이라는 나의 글에 ‘하민빠’님이 이탈리아에서 과세예정이라는 ‘로빈후드세’에 대해 소개해주셨다. 이에 대해 jayhawk님이 그러한 과세가 오히려 가격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겠냐는 취지의 댓글을 남겨주셨고 이 글은 그에 대한 나의 답변이다. 쓰다 보니 길어졌고 또 다른 분들도 같이 고민할 지점이 있는 것 같아 별도의 글로 올린다. 한편 이 글에서 언급되고 있는 초과이득세 아이디어는 발화지점인 이탈리아 뿐만 아니라 포르투갈, 심지어 미국에서까지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관련기사) 미국에서의 주창자는 오바마와 민주당.
jayhawk님 말씀하시길.
전 목적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주요 이유는 증세의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로빈후드세는 아마 에너지요금(가스/전기/수도)을 또 올리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어떤 식으로든 반영시키지 않을까요?
감세론자는 세금감면을 통해 기업의 비용을 절감시키고 투자유인을 갖게끔 하는 것이라고 말하곤 하죠. 이는 기본적으로 여하한의 세금에 대한 가격의 탄력성이 매우 높다는 전제 하에 말하는 것일 텐데요. 예를 들어 그들의 말이 옳다는 가정 하에 기업이 법인세나 부가가치세에 대해 원가에 반영하는 것은, 그리고 원가에 반영될 법인세의 요율을 낮춰달라는 주장은 타당하거나 또는 있음직한 주장이라 할지라도 횡재세에 대해 여하한의 이유로 미래원가에 반영하는 것은(주1) 이치에 닿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과거 우리나라의 ‘토지초과이득세’와 같은 일종의 ‘초과이득세’이기에(주2) 일회성 성격이 있는 것이고(주3) 이를 교묘한 계정과목으로 하여 원가에 반영할 것 같으면 그때부터는 회계처리의 옳고 그름이나 기업경영의 문제가 아니라 사법적인 문제라고 판단됩니다.
그럼에도 jayhawk님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결국 원가구성을 과세당국이나 기타 공권력이 샅샅이 뒤져본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긴 합니다. 또한 해당기업들의 비용감추는 실력도 만만치 않을 테고 말이죠. 바로 그러한 이유로 여기 예로 든 브리티시가스랄지 하는 공익성격의 기업에는 적절한 공권력의 정기적인 기업실사를 통한 회계투명성의 확보, 적정이윤 이상의 비공익적 이윤창출에 대한 통제, 이를 담보할 수 있는 적절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가져야 하겠죠.
보다 근본적으로 민영화로 인해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개연성에 대해서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였더라면 이러한 사후약방문(주4) 식의 세금부과가 필요하지 않았겠죠. 그네들이 주장했던 소위 ‘보편적 테스팅(universal testing)’에 따라 정말로 민영화가 공공소유보다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내려졌을 것 같으면 그러한 테스팅 결과를 담보할 공적 통제권을 쥐고 있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게 없었으니 이런 결과가 나왔겠죠.
(주1) 재무제표 상에 ‘전년도 횡재세 분’이라고 쓸 무모한 기업은 없겠지요 ^^
(주2) 그걸 빈곤층을 위해 쓴다고 해서 목적세라고 보는 것은 약간 무리가 있어 보이는데요?
(주3) 이것은 과세가 한번만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특정한 경우가 발생될 경우에 조건부로 과세된다는 의미에서
(주4)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이런 세금의 과세야 말로 혼란을 가중시킬 소지가 크다는 점에서 안 좋은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즉 적정한 에너지 가격으로 통제가 되었더라면 이른바 ‘이용자부담원칙(polluter pay principle)’을 지키면서 무임승차 효과를 최소화시킬 수 있을 것인데, 이 세금으로 거둬들여서 공과금을 낸 사람을 지원하겠다고 한다면 그것이 각각의 피해자에게 공정하게 배분되느냐는 새로운 의문을 남기게 되고 쓸데 없는 행정력만 낭비되는 결과를 가져올테니까 말이죠. 말은 이렇게 하지만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원자재 가격의 폭발, 애매한 통화정책, 그리고 국부펀드들
저명한 거시경제학자 Guillermo Calvo 가 voxeu.org 에 기고한 글이다. 현재의 원자재 가격의 폭등을 설명하는 글로 이 글의 입장은 역시 세계적 석학인 Paul Krugman 의 입장과는 다소 다른 관점이라 할 수 있다. 다소 어려운 경제적 개념이 등장하지만 인내심을 갖고 읽어주시면 – 나도 엄청난 인내심으로 이 삼류번역을 마쳤으므로 – 고맙겠다. 오역이나 빠트린 부분이 있으면 가까운 경찰서나 소방서 – 는 아니고 댓글로 신고 부탁드린다.
Exploding commodity prices, lax monetary policy, and sovereign wealth funds
여기 세계적으로 저명한 거시경제학자 한 분이 원자재 가격의 폭등이 몇몇 비(非)G7 국가들에서의 초과 유동성과 연계된, 그리고 G7의 중앙은행들이 주도한 저금리에 자극받은 매우 실재적인 지구적 금융 폭풍의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상품가격 폭등은 미래의 인플레이션의 전조다.
석유, 금속, 그리고 이제 식품 가격이 세계 생산성장률의 기반에서 합리화되기 어려울 정도로 – 예상되는 지구적인 침체는 말할 것도 없고 중국과 인도의 빠른 성장의 기반조차도 아닌 – 광폭하게 하늘로 치솟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선물(forward) 시장에서의 날로 많아져만 가는 계약건수와 동반하여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그래서 분석가들과 정책결정자들은 재빨리 상품선물이 금지된 인도와 같은 몇몇 나라에서는 ‘반갑지 않은 사람(persona non grata)’인 투기자(speculator)에게 비난의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
이 칼럼의 취지는 또 하나의 자가발전 형의 버블을 다루려는 것이 아니다. 오늘 날의 원자재 가격의 폭등은 몇몇 비(非)G7 국가들에서의 초과 유동성과 연계된, 그리고 G7의 중앙은행들이 주도한 저금리에 자극받은 매우 실재적인 지구적 금융 폭풍의 결과다. 이러한 가격폭등은 펀더멘탈에 의해 주도될 미래의 인플레이션의 선도적인 지표일 수도 있다.
원자재 사재기
물적 원자재 재고의 실질적 증가가 없다는 것이 투기적 행위가 없다는 주장의 증거로 거론되고 있다.(Martin Wolf, 그리고 보다 신중하게 Paul Krugman의 의해(주1)) 그러나 이는 타당하지 않다. 논쟁을 위해 현재의 소비 또는 생산에 대한 원자재의 수요가 완벽하게 비탄력적이라고 가정해보자.(식품과 석유는 단기적인 관점에서 좋은 사례이다) 만약 투기자들이 원자재를 사재기하려 한다면, 원자재 가격은 오를 것이다. 그리고 가격은 투기자들이 그들의 재고를 추가하기 꺼릴 정도가 될 때까지 오를 것이다. 이 문제를 쉽게 하기 위해 나는 그 특수한 경우에 초점을 맞춰 무엇이 투기자로 하여금 가격폭등을 자극하게끔 그렇게 공격적으로 사재기를 하려하는지를 설명할 것이다.
원자재 사재기의 동기는 낮은 중앙은행 금리(특히 미국에서의)와 국부펀드(주2) – 내 관점에서는 후자가 중요한 요소다 – 의 증가의 결합으로부터 파생되었다. 국부펀드는 부분적으로 유동성이 크지만 적은 수익률의 자산에서 보다 위험하지만 보다 수익성 있는 투자사업으로 국부의 구성을 전환시키려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므로 초과유동성을 제거하려는 이러한 시도들은 학생들에게 화폐를 자본에 투입하는 포트폴리오의 효과를 추적하라고 요구하는 경제학 입문 연습과 닮았다. 그 해답은? 물론 보다 높은 가격이다. 우선 왜 중앙은행 금리가 또한 중요한가를 설명한 후에 이 문제로 돌아오겠다.
금리와 가격
Fed 금리를 보자.(예로 연방펀드 금리) 최근 Fed 금리는 급격히 하락했고 시장은 최소한 1 년 이내에 동일한 자극을 받아 상승하리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이는 분명히 미재무부채권(US Treasury Bills(주3))으로부터 (다른 자산으로 : 역자 더함) 전환하려는 국부펀드의 결정에 한 몫 하였음이 틀림없다.(주4) 또한 부수적으로 가격상승의 급격함도 설명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T-Bill은 경제학입문에서의 화폐와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만약 T-Bill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 채권가격은 채권소유자가 그들의 다른 투자사업을 포기할 정도로 충분히 매력적인 수익을 찾을 때까지 가격이 떨어질 것이다. 이 경우 일반적인 가격수준에 대한 상승압력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Fed 금리는 유사하게 상승할 것이다. 이는 이어서 Fed 가 재무부채권의 매입을 통해 경제학 입문에 나오는 화폐를 창출하는 (실제적인 고성능의 화폐)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보다 많은 유동성을 펌프질하게끔 할 것이다. 그러므로 낮은, 그리고 재정적으로 연동되는 중앙은행의 금리는 T-Bill의 수요감소가 화폐공급의 확장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이제 우리는 포트폴리오 전환이 보다 높은 가격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경제학 입문의 결과를 확신을 가지고 취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논쟁은 Fed 가 금융 시스템을 구원하기 위하여 유동성을 부채질한다는 보다 통상적인 관점에 의존하지 않음을 주목하라. 이는 장래에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 정도까지는 Fed는 은행의 포트폴리오의 위험자산을 안전자산으로 교환한 것에 불과하다. 이 정책은 통화 유통량과 가격의 급격한 증가로 귀결될 필요는 없다.
모든 가격이 같은 정도로 변동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임금은 그렇지 않은 반면 원자재 가격은 변동폭이 크다. 그래서 가격상승 현상은 원자재의 상대적인 가격의 변화를 초래한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궁극적으로 서서히 변하는 가격들이 따라잡게 됨에 따라 가격들 간의 커다란 격차는 사라지고 보다 획일화된 가격상승 현상이 실현될 것이다.(주5) 그래서 어떠한 미래에 대한 전망을 분석할 때에 이러한 모든 에피소드들은 원자재 일종의 시장 신기루, 더 나아가 근본적인 원인 – 중국, 칠레, 또는 두바이와 같은 나라에서의 유동성 자산에 대한 보다 낮은 수요라는 – 뒤에 있는 시장에서의 버블로 보이는 측면이 강하다. 원자재 가격의 오버슈팅은 국부펀드가 부라는 관점에서 큰 부분이 아닐지라도 통화 유통량이라는 관점에서 확실히 크기 때문에 커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몇몇 리포트는 2008년 4월 현재 미국의 M1과 M2가 각각 1조4천억 달러, 7조8천억 달러인 동안 관리되고 있는 국부펀드가 3조5천억 US달러를 초과했고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주6) 분석하고 있다.
다가올 인플레이션
그러나 미국의 통화 유통량은 원자재 가격의 상승폭만큼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 않다.(주7) 그렇다면 우리는 위의 주장이 결정적인 약점이 있다고 결론 내려야 할까? 이러한 예상되는 반대에 대해서 두 가지 다른 대답을 할 수 있다. 첫 번째 대답은 잘 발달된 금융시장 하에서 상기 특징과 같은 포트폴리오 전환이 행해질 것이라는 기대는 예방적인 가격상승을 촉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대답은 T-Bill이 순수한 채권(특별히 높은 카운터파티 리스크거래(주8)의)보다는 화폐에 가깝다는 관찰에 의존하고 있다.(주9) 한 예로 이러한 적당한 화폐적 개념은 M2와 T-Bill을 연계시켜 하나의 유통량이라 할 수 있게끔 한다. 그래서 Fed 금리의 변화와 관련 없는 포트폴리오 이동은 동등한 정도의 화폐 유통속도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비슷한 인플레이션 암시에 관한 경제학 입문 실험이다. 이 경우 M2는 변화할 필요가 없다!(주10)
간단히 말해(주11) 나의 추측은 국가 투자자, 국부펀드, 부분적으로 애매한 통화정책 – 특히 미국에서의(주12) – 에 의해 유동성 자산으로부터의 포트폴리오 전환의 결과라는 것이다. 이것은 보다 높은 소비자물가지수 인플레이션의 전조인가? 만약 금리가 계속 낮으면 내 대답은 말할 것도 없이 예쓰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나마 효과적인 반(反)인플레이션 전쟁을 위한 여지가 있다. 이는 아마도 높은 금리상승을 요구할 것이고 특히 금융의 취약성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깊어지는 불황의 위험을 증대할 것이다. 그래서 정책결정자들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심각하게 걱정하기 시작하여야 하고 상상 속의 불안정한 투기자들을 쫒는 일을 그만 둬야 한다.
(주1) See Paul Krugman “The Oil Non-Bubble,” The New York Times, May 12, 2008; and Martin Wolf, “The market sets high oil prices to tell us what to do,” Financial Times, May 13, 2008.
(주2) 비서구권의 국부펀드에 대한 서구, 특히 미국의 이중적인 태도에 대해서는 다음 글을 참고하라 : 역자주
(주3) 만기가 1년 이하인 국채로 간단히 T-bill이라는 용어로 많이 불린다, 이하 T-Bill : 역자주
(주4)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에 대해서는 다음 글을 참고하라 : 역자주
(주5) 대표적인 예로 인플레이션이 임금상승에 대한 요구를 증대시키고 임금이 상승할 경우 제조원가가 상승하여 추가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이른바 기대 인플레이션이 실질 인플레이션으로 전화하는 경우를 말한다 : 역자주
(주6) See JP Morgan Research, Sovereign Wealth Funds: A Bottom-up Primer, JP Morgan, May 22, 2008.
(주7) 그러나 미국의 M2는 2008년 1/4분기에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2008년 1월에서 4월까지의 기간 동안 계절적으로 조정된 M2는 연 10.7% 비율로 증가했다. 반면 2007년 4월에서 2008년 4월까지의 기간 동안의 연간 비율은 6.5%였다. www.federalreserve.gov/releases/h6/ 를 보라.
(주8) 거래상대방의 상환, 결제의무의 불이행으로 인한 위험을 말함 : 역자주
(주9) 최근 문헌에는 국채에 의해 공급되는 유동성 서비스를 강조하는 몇몇 논문들이 있다. Guillermo Calvo and Carlos Vegh “Fighting Inflation with High Interest Rates: The Small-Open-Economy under Flexible Prices,” Journal of Money, Credit, and Banking, 27 (1995): 49-66; and Ravi Bansal, and John W. Coleman “A Monetary Explanation of the Equity Premium, Term Premium and Risk Free Rate Puzzles,” Journal of Political Economy, 104 (1996): 1135-1171.
(주10) 원자재들이 M2를 매개로 하여 거래되는 상품의 부분집합이라고 가정해보라. 더불어 M2가 원자재와 소비자물가 타입의 상품들을 사기에 앞서 필요하다고 가정해보라. 그래서 만약 소비자물가 타입의 가격이 완만하고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면 M2의 완만한 상승은 원자재 가격에서의 커다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것이 왜 원자재 가격이 M2의 상승속도보다 훨씬 큰가에 대한 또 하나의 설명이 될 수 있다.
(주11) 여태 이렇게 복잡하게 말해놓고 이제야 간단히 말한다네요 : 역자불만
(주12) 다음의 분명한 물음은 : 왜 국가가(대부분 신흥 시장경제에서) 국제적인 적립금의 초과 축적에 개입하는가? 나의 추측은 이것은 애매한 통화정책을 통해 불황에서 벗어나려는 미국의 근린궁핍화(beggar-thy-neighbour) 정책에 저항하는 일종의 방어전략(대부분 그렇게 부르는 것처럼 ‘신중상주의’가 아니다)이라는 것이다. 나는 다음 칼럼에서 이에 대해 쓸 것이다.
중국이 과연 인플레이션의 주범인가
전 세계 원자재 시장이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그 주범으로 흔히 중국과 인도의 수요증가가 지목되고 있다. 그들 국가의 경제성장률이 가공할만하기에 이러한 주장은 매우 설득력 있게 들린다. 하지만 Naked Capitalism 은 이러한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자료제공은 JP Morgan이라 하니 이거 뭐 좌파의 이념공세라 하기도 어렵고…. 진실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석유에 관한 몇 가지 사소한(?) 사실들
1 United States: 20,730,000 bbl/day
2 China: 6,534,000 bbl/day
3 Japan: 5,578,000 bbl/day
4 Germany: 2,650,000 bbl/day
5 Russia: 2,500,000 bbl/day
6 India: 2,450,000 bbl/day
7 Canada: 2,294,000 bbl/day
8 Korea, South: 2,149,000 bbl/day
9 Brazil: 2,100,000 bbl/day
10 France: 1,970,000 bbl/day
출처 : CIA World Factbook, 14 June, 2007, NationMaster.com에서 재인용
이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하루에 소비하는 석유 총량은 82,234,918배럴이다. 그러므로 미국은 전 세계 석유소비량의 25%를 차지한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다시 보아도 압도적이다. 2위 중국은 7.9%다. 위 데이터를 가져온 페이지의 댓글에서 어떤 이는 중국의 석유 소비증가율을 감안할 때 2020년이면 미국의 소비량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모르긴 몰라도 – 이거 산수계산하고 있을 정도로 한가하지 않으니 – 미국의 석유소비 증가율은 현 수준으로 봤을 것 같다. 이거 왠지 서양의 석유판 오리엔탈리즘적 편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즉 어쩌면 현재 중국과 인도의 석유 수요 증가로 인한 유가상승설도 일종의 서구의 과장법 또는 기름값 올려 받아먹으려는 핑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위에 나와 있는 나라들 중에서 산유국이 아닌 – 엄밀하게 자국내 영토에서 원유가 묻혀 있지 않은 나라 정도? – 나라는 어느 나라일까?(주1) 일본, 독일, 한국, 프랑스다. 한국이 나머지 세 개 나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국력이나 대체에너지 개발노력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참 암울하다.(주2) 우리나라의 대체에너지 사용현황은 참담할 정도다. 얼마 전에 이명박 정부는 사실상 태양광 발전소 장려 정책을 포기했다.
2007년 1월 현재 매장량 기준으로 세계 2위의 산유국이 저 리스트에 있다. 어느 나라일까? 놀랍게도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262억 배럴(주3)에 이어 179억 배럴으로 세계 2위다. 더 놀라운 사실은 174억 배럴이 2000년이후 발견된 매장량이라 한다. 정말 복 받은 나라다~! 화가 치밀 정도다.(참고자료)
(주1) 다만 인도의 매장량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긴 하다
(주2) 다만 우리나라의 석유소비량 순위가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는 국내 석유화학사들이 가공후 재수출을 위해 들여오는 원유량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되기도 하는데 이는 나중에 한번 살펴볼 일이다
(주3) 원 글에서 제가 빌리언을 ‘백만’으로 해석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군요. 사과드립니다. 그래서 다시 수정하였습니다
경제위기가 도시의 모습을 바꿀 것인가?
페이비언주의의 영향을 받은 다수의 진보주의자들은 1890년 런던주의회 주택위원회가 설립되면서부터 이를 주도했다. 1893년에 이 위원회는 의회가 직접 1890년도 법에 제3장에 근거하여 공지에 대규모 건설사업을 시행하도록 권고했고 많은 설득과 논쟁 끝에 의회 전체는 이 정책을 승인하게 되었다. 런던주의회는 이미 건물이 들어설 틈이 거의 없는 런던의 내부를 벗어난 외곽지역에 대해서 건설 권한이 없음을 알게 된 후 런던 주의 변두리 또는 이를 벗어난 곳의 녹지지역에까지 자신들이 ‘노동자계급 아파트’ 단지를 건설할 수 있도록 하는 1900년의 법개정에 찬성하도록 국회에 압력을 가했으며, 이법에 근거하여 런던주의회는 4개의 단지사업을 착수했다.[내일의 도시, 피터 홀, 도서출판 한울, 2000, pp71~72]
이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신도시, 그 중에서도 베드타운(Bed Town)의 시초라 할 수 있다. 교통의 발달로 원거리 이동성이 향상됨에 따라 20세기 초의 의욕적인 도시계획가들은 노동자계급에게 과밀하고 비위생적인 도심대신 교외지역에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여 체제모순을 해결하고자 했었던 것이다.
그래서 결과는?
아쉽게도 모든 것이 이 헌신적인 이들이 의도한 바대로 이루어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즉 교외도시는 도심 근처의 허름한 방보다 더 비싼 교외주택의 임대료를 지불할 능력이 있는 부유한 숙련공들의 차지가 되었다. 저임금에 시달리는 비숙련공들은 여전히 도심의 슬럼에 갇혀 있어야 했다.
어쨌든 에버너저 하워드(Ebenezer Howard)라는 한 독특한 사회사상가이자 도시계획가에 의해 주창된 전원도시의 개념은 바다 건너 역시 도심슬럼화로 고통 받고 있는 미국의 도시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 미국의 경우 넓은 땅덩어리와 민간회사에 의해 공급되는 철도, 뒤이어 쭉 벋은 도시간 고속도로와 이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의 급속한 보급 등으로 교외화는 하나의 미국적인 도시화의 전형이 되었다. 같은 책에 따르면 미국에서 자동차 지향적인 교외가 의식적으로, 그리고 대규모로 계획되고 실천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제 어쩌면 이러한 전형적인 미국의 풍경이 약간은 바뀔지도 모르겠다.
미국 도시들의 교외에서의 신규주택에 대한 수요가 지난 3년간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반면 유실처분과 투기적으로 (지어진) 건물로 인해 수요자보다 훨씬 많은 공급이 초래되었다. 동시에 치솟는 연료가격은 직장까지의 원거리 통근을 꺼리게 만들고 있다.
Demand for new homes on the outskirts of US towns has fallen spectacularly in the last three years, while foreclosures and speculative building have created a far greater supply of homes than there are buyers. At the same time, soaring fuel costs have made the long commute to work that much less attractive.[US builders forced to sell off holdings, July 18 2008]
즉 고유가와 주택시장 부진이라는 쌍끌이 어선이 도시의 교외주택 시장을 급격하게 냉각시키고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오늘날 대중교통망이 여타 서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발달한 미국에서 도시간, 또는 도시와 교외간 교통은 자가용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고 고유가는 노동계급의 이동성을 크게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개연성이 크다.
물론 현재와 같은 자본주의의 비정상적인 작동이 도시와 그 교외의 모습을 근본적으로 바꿔놓기는 어려울 것이다. 물적계획은 단기간에 실현되는 것이 아닌 살아있는 생물처럼 오랜 변태를 거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변화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료에 대한 새로운 관점, 주택시장의 장기침체, 그리고 이동수단에 대한 새로운 고찰 등 미국의 도시를 포함한 현대도시들은 새로운 철학적 고민을 떠안게 되었다.
예언컨대 광범위한 대중교통 시설의 정비와 직주근접(職住近接)식 도시계획이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될 것 같다.
(주1) 이러한 모습들은 개인용 자동차를 통한 미국식 개인주의의 찬양을 상징하는 것들이었고 이러한 자동차 도시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주창자는 미국 태생의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였다
(주2) 실제로 미국의 직장 중에서 원거리 통근자들을 위해 주5일 근무 대신에 좀 더 많은 근로시간 동안 일하고 하루를 줄이는 주4일제 근무를 실시하는 기업도 있다고 하는데 그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미국 노동계급의 자동차, 그리고 석유 의존성이 얼마나 큰가를 보여주는 하나이 실례라 할 수 있겠다
고유가 거품인가 아닌가?
유가에 얼마나 거품이 끼었는가가 요즘 나의 주된 관심사다. 특히 폴 크루그먼이 정치적 관점을 떠나서 유가에는 거품이 없다고 단언하며 월스트리트를 옹호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여 이 글은 폴 크루그먼의 그간의 주요한 유가에 관한 그의 주장을 탐험하는 글의 시작(어쩌면? 아니면 시작이자 마지막)이다.
유가가 폭등하자 인도에서는 낙타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As the cost of running gas-guzzling tractors soars, even-toed ungulates are making a comeback, raising hopes that a fall in the population of the desert state’s signature animal can be reversed.[Camel demand soars in India, Financial Times, 2008.5.2]
그렇다면 이제 석유 먹는 하마인 미국이나 중국도 인도처럼 낙타를 자동차대용으로 쓰면 석유 수요가 크게 줄지 않을까? 중국은 상황을 모르겠지만(주1) 적어도 미국에서 낙타를 대체수단으로 쓰기는 곤란할 것 같다. 더욱이 폴 크루그먼에 따르면 미국 노동자의 대중교통으로의 통근율 증가치는 2005년에 비해 불과 4.7%밖에 늘지 않았다고 한다.
But … as of 2005, only 4.7 percent of American workers took mass transit to work. So even a 10% surge in mass transit ridership would take only around half a percent of drivers off the road.[Sick transit and all that, Paul Krugman, 2008.5.10]
이러한 사실은 개개인들의 자본주의 물질문명에 길들여 져버린 나쁜 습성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겠으나 이미 물적 계획이나 사회 시스템이 값싼 유가에 최적화된 체제적 모순에서도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은 쭉 뻗은 고속도로와 그 도로위에서 – 총기류와 함께 – 미국식 자유주의를 상징하는 큰 배기량의 자가용이 질주하는 모습으로 국토계획이나 도시계획이 진행된 관계로 지금 유가폭등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기름 넣어가며 자가용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주2) 경제학적 견지에서 볼 때 대체재가 없는 경우다.
Why oil isn’t gold
More on oil and speculation
이 두 글에서 크루그먼은 석유는 금과 달리 즉시 소비되거나(주3) 아니면 저장되는 특성이 있다고 정의하고 현재 “원유의 민간 재고는 50일치 생산(private stocks of crude oil are equal to about 50 days’ worth of production)”불과하다고 전제하고 있다.
그리고 만약 수요-공급 곡선의 교차점 가격, 즉 정상적인 시장가격보다 유가가 고평가되어 있다면 초과 공급이 있을 것이고 “그 공급은 재고로 가야하며 만약 석유가 재고에 쌓여 있지 않다면 현재 가격에 버블은 없는 것(that supply has to be going into inventories. End of story. If oil isn’t building up in inventories, there can’t be a bubble in the spot price)” 이라고 결론내리고 있다. 즉 앞서의 원유 재고치를 근거로 매점은 없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 많은 댓글들이 미국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들이 이미 인위적으로 공급을 제한하고 있지 않느냐며 항의하고 있다. 어떤 이는 만약 석유가 자본주의자들 손에 모두 놓여 있다면 수급에 문제가 없을 텐데 많은 부분이 OPEC, 휴고 차베즈, 푸틴과 같은 국유화론자들의 손에 놓여있기에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to be continued…
(주1) 단편적으로 들리는 바로는 중소도시에서는 아예 석유공급이 중단되거나 제한공급 체제로 돌입하였다고도 한다
(주2) 일례로 아틀란타의 경우 통근자들의 89%가 자가용을 이용하는 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비율은 불과 4%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최근 미국 몇몇 주에서는 잊혔던 고속철도 계획을 다시 꺼내드는 등 대중교통에 대한 당국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주3) 즉 금의 소비와 달리 석유의 소비는 소진되어버린다
선물투자자들은 유가폭등의 주범인가?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가장 큰 사회적 이슈다. 그렇다면 쇠고기 수출국 미국에서는 어떤 것이 가장 큰 사회적 이슈일까? 물론 우리나라처럼 물리적 충돌이 빚어질 만큼, 그리고 전 국민이 설왕설래할 만큼은 아니지만 아마도 유가폭등의 원인을 둘러싼 선물거래자들의 영향력 여부가 뜨거운 사회적 이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문제는 米의회가 최근의 유가폭등의 주범을 선물시장에서의 투기세력으로 지목하고 이에 대한 청문회를 잇달아 개최하면서 본격적으로 대두되었다. 특히 증언자로 나서 투기세력을 거칠게 비판한 마이클 마스터스 Michael Masters 라는 이는 그 스스로가 헤지펀드의 매니저여서 관심은 더욱 배가되었다. 그는 일종의 내부고발자로서의 그의 발언은 양심선언인 셈이니 말이다. 게다가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 존 맥케인까지 선물거래 계약을 “무모한 노름(reckless wagering)” 이라고 몰아붙이고 나선 상황이니 이제 선물거래자들은 분명히 ‘공공의 적’이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이제 범인은 잡혔고 의회가 그들을 단죄하고(주1) 유가는 정상적인 수준으로 환원되는 행복한 시절이 도래할 것인가? 그렇게 상황이 쉽게 풀리지 만은 않을 것 같다. 일단 학계에서도 과연 선물거래가 유가폭등의 원인이냐는 것에 대해 찬반논쟁이 뜨겁다. 선물거래가 유가폭등의 원인이 아니라고 보는 대표적인 이로는 폴 크루그먼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최근 그의 블로그에서 이 입장을 몇십 개의 포스팅에 걸쳐 계속 주장하면서 이에 대한 수많은 독자들의 반론을 맞받아치고 있다.
대표적인 투자은행은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도 폴 크루그먼의 주장을 거들고 있다.
3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제프리 커리, 데이비드 그릴리 애널리스트는 29일자 보고서에서 “만약 가격이 수급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형성된다면 자연스럽게 재고가 쌓이고 결국 시장에 이 재고가 다시 흘러들어가게 된다”면서 “그러나 최근 재고에는 뚜렷한 상승 추세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원유 가격 강세가 투기에 의한 현상이 아닌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수급 불일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애널리스트들은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투기꾼들이 아니라 향후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는 정보”라고 강조했다.(골드만삭스 “유가 급등은 투기 때문 아냐”, 2008.6.30, 머니투데이)
더군다나 월스트리트의 새로운 양심세력으로 등장한 마이클 마스터스가 실은 유가하락으로 이익을 볼 항공사와 GM의 주식에 투자하고 있음이 한 블로그에 의해 제기되었고 이를 비즈니스위크가 보도하면서(주2) 反투기세력 주창자들이 궁지에 몰리고 있는 추세다.
과연 선물거래자들은 시장의 교란자인가 아니면 억울하게 비난받고 있는 선량한 투자자인가? 폴 크루그먼도 인정하고 있다시피 적어도 “투기는 시장에서 실체의 상품들을 사라지게 하는 경우에 현 시점의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Speculation can affect spot prices because it takes physical stuff off the market.)” 즉 매점을 유발할 때에 가격상승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견지에서 볼 때에는 선물거래 역시 분명히 시장의 한 참여주체인 만큼 가격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겠으나 적어도 수급상황의 악화, 원유채굴가격 상승, 정부의 정책실패, 정유업체들의 폭리 등 다양한 요소를 선물거래에서의 ‘악의 세력’에 뒤집어씌우는 것은 너무 단순한 해법인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주1) 구체적인 조치로는 지수 투기를 막기 위해 높은 증거금 등을 요구하는 법안 마련
(주2) 이러한 언론보도는 블로그가 하나의 대안언론으로써 기능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표절 의혹에 실효성마저 의심되는 고유가 종합대책
얼마 전에 미국 정부가 ‘돈 배급(그네들 식의 표현에 따르면 세금환급[tax rebate])’(주1) 를 실시키로 한 결정에 대해 나는 미국이 사회주의 국가가 되었다는 어이없는 글을 이 블로그에 올린 적이 있다.(주2) 그 후 실제로 미국 행정부는 개인에 300~600달러, 결혼 가정에 600~1200달러 등 총 1000억 달러 규모의 세금 환급이 실시하여 1억3700만 명이 세금 환급의 혜택을 받았다고 한다.
모든 월령의 미국산 쇠고기를 부위 가리지 않고 통째로 수입하겠다고 호기롭게 까불다가 최근 정신이 혼비백산해진 이명박 정부가 이번에는 그 치유책 또한 ‘미빠’답게 미국에서 수입하기로 한 모양이다. 즉 우리나라에서도 ‘돈 배급’을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오늘 당정협의를 통해 돈 배급 등을 골자로 한 ‘근로자·자영업자 등을 위한 고유가 극복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에 따르면 연봉 3600만 원 이하 근로자 980만 명과 종합소득금액 2400만 원 이하 400만 명의 자영업자가 최대 24만원의 소득세를 돌려받게 된다. 1톤 이하 자가 화물차 260만대에 대해서도 유류세 환급이 이뤄진다고 한다. 지원 규모는 총 7조원정도라 한다.
돈 배급이라는 형식은 거의 같으나 목적은 비슷한 듯 틀리다. 미국은 이른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따른 급격한 경기후퇴(recession)에 대비해 소비 진작을 통한 경기부양책의 성격을 띠고 있다. 즉 벤 버냉키를 비롯한 FED의 멤버들은 경기후퇴(recession)와 물가인상(inflation)이라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여있을 적에 그나마 물가인상이 낫다는 판단 하에 헬리콥터 살포까지는 아니더라도 다른 형태로 소비자에게 돈을 배급하는 비상처방전을 내놓은 것이다.
FED의 판단과 미 행정부의 결정이 경제정책적인 측면에 경도하여 있다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그것은 그 정도의 진지한 고민조차 결여된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로 급조된 모양새를 띠고 있다. 이 정부의 경제당국은 아직까지 인플레이션을 용인할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한 논의조차 없다. 환율을 조작(?)하여 수출을 진작시키겠다는 1메가적 사고로 경제를 운영하여 왔다. 그러다가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민심이 폭발직전에 놓이고 고유가로 화물연대 등이 파업전야에 놓이게 되자 유류환급금 형태로 돈을 되돌려 주겠다는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주3)
그것이 다분히 정치적임은 그 시행방식을 보면 알 수 있다. 미국의 경우 그나마 그 시행이 즉각적이었다. 우리는 빨라야 올 10월에 환급받는다. 현재진행형의 급격한 물가상승의 대비책치고는 어이없는 느림보 정책이다. 그 효과도 의심스럽다. 미국에서조차 시행 후 그나마 월마트와 같은 저가형 할인점에서 정도가 매출이 신장되었을 뿐 오히려 자동차 판매는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관련 기사 보기)(주4) 세금환급보다 고유가에 의한 소비위축이 더 심각하다는 증거다. 그런데 이 정부는 10월에 환급받는 푼돈(주5)으로 무슨 경기 진작을 기대하겠다는 것일까.
(주1) 보통 연말정산 후 실시하는 세금환급(tax refund)하고는 다르다. 그 환급은 세금의 과다납부를 돌려준다는 소리다. 예전에 직장동료가 왜 세금환급분에 대해서 이자를 돌려주지 않느냐고 한 적이 있는데 옳은 말이다.
(주2) 물론 당초 예상과 달리 아직 사회주의 국가라는 선언은 하지 않고 있다
(주3) 그나마도 이 대책을 내놓자마자 관련업계로부터 벌써 기준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주4) 미국의 금융전문가는 소비자들이 환급액의 40% 정도를 소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상당히 낙관적인 예측이라 할 수 있다.
(주5) 미국의 경우 우리 돈으로 평균 약 70만원씩 환급받은 반면 우리의 경우 최대상한 3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자료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