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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력시장 현황에 대한 전경련의 주장 톺아보기

어제 쓴 글에서 “시장질서에 위배되는 한국의 전력시장에 대해 자본이 침묵하고 있다”고 썼는데, 사실이 아니었다. 저련님의 제보에 의하면, 전경련은 이미 전기요금의 현실화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전경련의 기민성을 얕잡아본 것을 이 자리를 빌어 사과드린다). 전경련은 “산업용 전기요금은 필수 생산요소,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비싸”란 자료를 통해 정전사태로 인해 자신들만 뭇매를 맞는 상황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였는데, 한번 그들의 주요한 주장을 찬찬히 들여다보자.

지난 10년 동안 산업용 전기요금은 다른 용도의 전기요금에 비해 차별적으로 인상되어 왔다. 2000년 이후 11차례의 전기요금 조정으로 평균 26.6% 인상되었는데, 산업용 요금은 그 두 배에 가까운 51.2%나 인상되었다. 동 기간 동안 주택용은 4.1%, 일반용은 6.6% 상승하는데 그쳤다. 지난달 요금개편에서도 산업용은 6.1%가 올라, 전체평균인 4.9%보다 높은 인상률을 기록하였다.[출처 : 전경련 홈페이지]

전경련의 주장에 의하면 2000년 이후 산업용 전기요금이 주택용 등 기타 요금에 비해 더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여 상대적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그들이 작성한 표를 보면 출처가 한국전력이라고 되어 있다. 그래서 나도 한국전력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해당 자료를 찾아보았지만 정확히 부합하는 자료는 찾지 못했고, – 물론 기초자료로 전경련이 분석한 것이겠지만 – “2011년도판(2010년실적) 한국전력통계 전문”란 자료에서 같은 추정을 할 수 있는 “판매단가 추이”를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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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표가 이 자료를 기초로 작성한 표다. 전경련의 주장 중에 사실에 부합하는 것은 산업용 전기요금이 주택용이나 전체 전기요금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올랐다는 사실이다. 1995년 주택용 대비 54.52%에 불과하던 산업용 전기요금은 2010년 현재 74.12%까지 올랐다. 하지만 증감률에 있어서는 전경련의 분석과 차이가 난다. 내가 찾은 자료로 보자면 2000~2010년 동안, 주택용은 9.14%, 산업용은 31.44% 올랐다. 전경련 자료가 2011년 8월임을 감안하더라도 차이가 많이 난다.

전경련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들은 산업용 전기를 필수 생산요소로 보기 때문에 주택용보다 낮은 요금을 책정하여 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주택용 전기요금에 대한 산업용 전기요금 비율은 일본 69%, 프랑스 67%, 영국 66%, 미국 59% 등으로 대부분 70% 선을 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 비율이 75%로 산업용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비싼 나라에 속한다.[출처 : 전경련 홈페이지]

전경련은 산업용 전기요금의 상대적 특혜는 “산업용 전기를 필수 생산요소로 보는” 자본주의 국가들의 공통사안이며, 특히 한국은 주택용 대비 전기요금 비율이 타국에 비해 높아 손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일단, 해당 비율이 75%라는 주장은 상기표의 74.12%와 유사하여 큰 오류가 없는 것 같다. 이 부분에서 흥미로운 점은 전경련이 전 세계 주요국들이 산업용 전기요금에 차별적인 특혜를 줌으로써 자본의 이익에 기여하고 있다는, “시장질서에 위배”되는 전력시장의 현실을 상수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주택용 대비 산업용 전기요금이 75% 수준이라는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다시 살펴보기로 하고, 우선 해당 표 자체에 내재되어 있지만 전경련이 무시하고 있는 사안을 살펴보자. 즉, 전경련은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이 주택용 대비 비율이 높아 손해를 보고 있다는 듯이 말했는데, 그러함에도 여전히 각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에 비해 압도적으로 저렴한 비용을 향유하고 있음은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다. 우리와 유사한 전기요금을 내고 있는 나라는 노르웨이가 유일할 뿐 나머지 국가의 전기요금은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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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용 대비 산업용 전기요금이 75% 수준이라는 주장에 대해 살펴보자. 전기요금의 체계는 매우 복잡하여 어떤 것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결과치가 달라질 수 있는데, 전경련은 요금 중에서도 “판매단가”를 적용한 것 같다. 즉, 아래 기사를 보면 100kw까지의 요금은 주택용 56.20원/kw, 산업용이 76.63원/kw로 전기요금 비율이 73.3%여서 전경련의 75% 주장에 접근한다. 하지만 이후 사용량에 대해 주택용은 누진세가 적용되고 산업용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가정할 경우 이 비율은 더욱 떨어질 것이다.

우리나라의 전기요금 체계는 가정용, 산업용, 일반용(건물이나 상가 등), 농어업용, 교육용, 시설용(가로등)으로 나뉘어 있다. 이 중 가정용 요금이 가장 비싸다. 100kw까지는 1kw당 56.20원이지만 100kw를 초과하면서부터 누진세가 적용된다. 반면 산업용 전기요금은 원가에도 훨씬 못 미치는 요금을 받는 데다 누진세 적용도 없다. 지난 15일 강창일 의원(민주당. 제주 갑)이 밝힌 바에 따르면 2010년 전기 사용량 상위 10개 업체의 전기 요금은 1kw당 평균 67.56원으로 한국전력 전기요금 평균인 87원 보다는 20원 가량, 산업용 평균요금인 1kw당 76.63원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창일 의원은 “지난해 전기소비량 상위 10개 업체의 전기요금은 1조7,801억 원으로 발전원가에 비해 7,485억 원이 저렴해 그만큼의 적자를 한국전력이 떠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전력 51.5% 쓰는 산업용, 너무 싼게 문제다]

이 가설을 살펴보기 위해 “2011년 7월 전력통계속보 (제393호)”에서 계약종별 판매수입과 계약종별 판매 전력량을 비교해보았다. 2011년 6월의 각 자료들을 기초로 분석하면, 산업용 전기요금이 전력량의 일정량에 대해 지불한 금액은 주택용의 그것에 비해서 64.41%에 불과하다. 이 말인즉슨, 인용기사의 주장처럼 전력사용량에 따라 또 다시 주택용과 산업용의 누진세가 차등 적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각국의 주택용 대비 산업용 전기요금 비율을 비교하고 싶으면 이걸 감안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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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요금 인상이 물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둥,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둥, 이미 우리 기업의 에너지절감 노력은 세계최고수준이라는 둥의 주장은 그 주장들 끼리마저 모순되고, 괜히 남 걱정 해주는 기색이 역력하므로 따로 자세히 들여다보지는 않겠다(중소기업에 대한 요금 차등적용 논리는 여길 살펴보라). 요컨대 그들의 주장을 조금만 들여다봐도 전력시장의 “시장질서 위배”는 이미 상수이며, 기타 전경련의 주장도 상당수 자신에 유리한 주장만으로 기초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상급식과 관련하여 생각해볼 두어 가지 문제

1끼당 2457원. 오세훈 서울시장이 구국의 결단이라도 되는 듯 반대하는 아이들 밥값이다. 서울시교육청의 무상급식비 지원단가 및 집행기준을 보면, 무상급식 지원단가는 식품비 1892원, 우유값 330원, 관리·인건비 235원을 더한 2457원이다.[무상급식 반대하는 시장님, 세금으로 13만7720원짜리 식사]

지난번 대선불출마를 선언했던 오세훈 시장이 오늘 급기야 서울시 무상급식 안을 가지고 열릴 주민투표의 투표율이 정족수인 33.3%에 미치지 못하거나 이를 넘고도 질 경우, 시장직을 내놓겠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눈물을 흘리고 무릎을 꿇는 등 온갖 추접한 짓은 다한 기자회견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그의 정치생명의 사활을 건 무상급식의 단가가 1끼 당 2천 원대로 오 시장의 업무추진 과정에서의 밥값과 비교하면 형편없이 낮은 금액이라는 비판기사다.

개인적으로는 기사의 성격이 다분히 감정적인 면이 있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으로, 인용한 사실관계가 정확하다면 무상급식의 질(質)이 걱정될 정도로 졸속 편성한 예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능력껏 노력하여 값싸면서도 좋은 먹거리를 확보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 회사 구내식당에서 4천원이 넘는 밥을 사먹어도 영 마뜩찮은 와중에 2천 원대의 식사가 얼마나 아이들에게 영양가 있고 맛있는 식사가 될는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또한 잘 알다시피 현재 각종 먹거리의 가격은 전 세계적으로 계속 상승하는 추세다. 점점 잦아지는 자연재해로 인한 가격폭등, 먹거리의 선물거래 등 증권화 과정에서의 가격의 변동폭 증가, 중국과 인도와 같은 신흥 개발국의 수요증가로 인한 공급부족, 기타 다양한 요인들이 먹거리 가격을 내리기보다는 올리는 추세다. 최근 우유를 둘러싼 축산농가와 업계의 갈등역시 주요한 인상요인으로 축산농가에게는 정당한 요구일지 모르나 결국 원가상승요인이 되었다.

또 하나, 이른바 “친환경”의 이슈가 있는데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환경친화적이고 안전한 음식을 먹여야 한다는 당위성은 가격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관철시켜야 할 과제다. 그런데 그런 과제가 앞으로도 계속 관철하는 것이 가능하냐 하는 이슈가 있다. 먹거리 유통의 세계화로 인해 환경이슈, 식품안전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WTO체제의 준수, FTA 체결 등으로 그나마 믿을 수 있는 지역생산을 통한 먹거리 공급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요컨대 무상급식은 싸고 – 최소한 안정적이고 – 안전한 음식을 아이들에게 제공할 수 있느냐 하는 실험이다. 즉, 무상급식은 일종의 “소비의 사회화” 이슈인데, 이 이슈의 관철이 “생산이 무정부화 내지는 시장화” 된 시스템에서 온전히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운영 실태를 보면 생산지 직거래 등 유통단계 축소 등을 통한 원가절감 등으로 대안을 찾고는 있지만 마냥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결국 지속가능한 대안을 찾아야 하지 않은가 생각된다.

그 하나로 현재 대안경제의 실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예를 들어보자. 이 나라는 현재 “사회주의”를 표방하면서도 전면적인 국유화보다는 시장을 인정하는 동시에 단계적인 국유화/사회화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소비자에게 자신에게 유리한 쪽을 선택하게 하여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방식을 실험하고 있는데, 이 중 “공공식당” 제도가 있다. 민간식당보다 최고 70%가 싸다는 이 식당의 경쟁력은 독립적인 식량주권을 확보한 공공생산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어릴 적, 섬뜩한 노동착취의 장소로 여기던 이른바 ‘국영집단농장’이 그 원조일 텐데, 어쨌든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PDVAL 등 국영업체에서 제공하는 이러한 먹거리를 통해 가격도 낮췄고 각종 영양수치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었다고 한다. 원칙적인 흐름으로 봐서는 “소비의 사회화”가 “생산 및 투자의 사회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제공되는 과정으로 보인다. 정확한 실태야 좀 더 살펴봐야 할 일이겠지만 생산과 소비형태의 모순은 제거되었다는 점에선 인상적 실험이다.

또 하나의 거대한 거품, 중국 부동산 시장

중국의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상당히 끼어있다는 사실은 현재 많은 이들이 지적하고 있는 사실이다. 중국은 신용위기 이후 수출 감소로 인한 성장을 자국 내의 건설경기 부양으로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자본주의 국가들이 부동산 시장의 과열로 거품이 터진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중국이 앞서 나라들의 그 실패를 그대로 답습했다는 사실은 참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그 산업분야가 가지는 전후방 연계효과를 고려할 때, 근본적으로 정치적으로는 사회주의를 표방한 일당독재가 실질적인 후발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에서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구미선진국처럼 아직까지 체계적인 R&D를 통한 원천기술 축적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이른바 “세계의 공장” 노릇을 하다 그 역할이 축소되었을 때에는 삽질이 최선인 것이다.

소시테제네럴이 분석한 중국 부동산 시장에 관한 각종 그래프들 중 하나다. 중국은 현재 건설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를 상회해서 세계 최고수준이다. 2위는 역시 높은 속도의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는 후발 자본주의 인도, 3위는 부동산 활황으로 경기를 부양시켰다 파산지경에 이른 스페인이다. 우리나라가 7.4%인 점을 감안하면, 그 비중이 얼마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주1)

에쿼티 펀드매니저시라는 강대권 님이 “중국 부동산 가격이 오르지 않는 시대”라는 좋은 글을 통해 중국에서의 부동산 거품이 꺼졌을 때의 악몽의 시나리오를 예언해주셨는데, 일독을 권한다. 강대권 님의 글에 따르면 – 그리고 여타 자료들에 따르면 – 현재 중국은 철강을 비롯한 전 세계 원자재를 빨아들이고 있고, 그 중 상당 부분은 바로 건설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중국은 전세계 철강의 절반을 생산하고 소비한다. 이 철강재의 2/3이 건설 프로젝트에 사용된다. 중국은 전세계 시멘트의 절반을 소비한다. 물론 모든 시멘트는 건설 프로젝트에 사용된다. 그외 중국이 빨아들이는 대부분의 커머더티 수요들이 중국의 건설 프로젝트에 기반한다. [중략] 물론, 아주 당연하게도, 중국 부동산 침체는 글로벌 디맨드 쇼크로 연결될 것이니.. 디맨드 쇼크와 커머더티 가격 하락이 동반될 때 그 부정적 효과는 더욱 크다고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현 시점에서 우리가 안고 있는 리스크는 굉장히 커보인다.[중국 부동산 가격이 오르지 않는 시대]

인용문에서도 나와 있듯이 중국의 건설 거품이 꺼졌을 경우 전 세계는 또 한 번 크게 요동칠 것이다. 예로 든 원자재를 비롯하여 여러 연관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 한층 좋지 않은 것은 사실 우리가 외환위기나 신용위기에서 쉽게 빠져나온 것은 두 번 다 중국이 그나마 수요를 받아줬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바탕에 깔고 있다. 중국이 무너지면 기댈 곳이 마땅치 않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소비자”로 가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GDP총액으로는 구미선진국을 얼핏 따라잡는 것처럼 보이지만 인민들의 생활수준을 보면 아직도 한참 뒤쳐져있다. 중국정부는 이러한 착시현상을 사회주의 시절 국유화시킨 토지라는 자원을 동원하여 이연시키려 하고 있다. 진정한 내수기반 확충을 통한 경제건전화로 가기에는 나머지 세계는 너무 위태롭고 정치는 너무 후진적이다.

주1) 이 수치는 조사기관이나 인용자료 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겠는데, 경향신문 보도에서는 그 비중이 13%라 전하고 있다.

유류저장용 시설로 쓰인 유조선

이 블로그에서 2008년 11월 ‘원유운반선’이란 글을 올린 적이 있다. 포브스가 보도한 <Oil firms to store crude on ships as oil tanks>라는 기사를 소개한 글이었는데, 보도에 따르면 원유의 현물가격이 선물가격에 비해 낮기 때문에 석유회사들이 바다에 수백만 배럴을 저장해두고 수요가 오르고 이에 따라 가격이 오를 때까지 기다릴 것을 계획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이 글에 의문을 제기하는 분도 있었고 나 역시도 반신반의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최근 입수한 자료(해운산업 동향 및 전망, 2010.5., 한국선주협회)로 판단하건데 이러한 정황이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2009년 12월 기준 149척의 대형 유조선(VLCC)이 유류저장용 시설로 사용 중이었다고 한다. “유류저장용 시설”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 수 있다. 하나는 노후화된 선박을 영구 저장시설로 사용하는 것일 수 있고, 또 하나는 포브스의 보도처럼 낮은 원유현물가격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일수도 있다.

이러한 정황의 판단근거는 단순하게 원유판매에 따른 이익이 용선료를 상쇄하고도 남아야 하는 문제가 있다. 그런데 용선료는 그 시기 석유수요의 급감과 이에 따른 용선료의 등락추이를 근거하여 판단해볼 수 있을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의 석유수요는 급락했다. 2009년 원유수요량은 전년대비 2% 하락한 8,440만 배럴/일을 기록, 7년 만에 수요량이 감소한 해가 되었다. 그리고 수요 감소가 가격하락으로 이어짐은 당연하다.

당연한 이치로 이 기간 동안 운임은 폭락하였다. 2008년 평균 10만 달러가 넘었던 VLCC의 일일 용선료는 2008년 12월 6.5만 달러 선, 2009년 2분기에는 2.2만 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평년 수준의 1/5선까지 폭락했던 것이다. 약 6만 달러 선까지 가격을 회복한 것은 2010년이 되어선 시점이었다. 이 수치는 Clarksons Research라는 조사기관의 공식발표 자료로 이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임대되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유조선운임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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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바리안 사회주의 단상

12월 6일 실시된 볼리비아 대통령 선거에서 에보 모랄레스 현 대통령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이로써 볼리비아 역시 맹방 베네수엘라와 함께 사회주의 노선을 더욱 강화할 것이 확실하다.

그간 볼리비아 정부 역시 베네수엘라처럼 꾸준하게 에너지 시설 등의 국유화를 통하여 정부 재산을 늘려왔다. 덕분에 미대륙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분류되는 이 나라의 경제상태도 많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Since 2005 GDP in Bolivia, one of South America’s poorest countries, has jumped from $9bn to $19bn, pushing up per capita income to $1,671. Foreign currency reserves have soared thanks partly to revenue from the nationalised energy and mining sectors. The IMF expects economy to grow 2.8% next year, stellar by regional standards.[Evo Morales routs rivals to win second term in Bolivian elections]

하지만 단순히 기존 자산의 국유화 등을 통한 국부 증대는 한계가 있다. 코카 재배농이 인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이 가난한 농업국도(모랄레스 자신도 코카 재배농 출신이다.) 제조업 기반을 다져놓아야 한다. 관건은 역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성장 동력을 찾는 것, 그리고 그 성장 동력에 투자할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다.

모랄레스 정부는 현재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석유자원 개발 등 에너지 분야를 설정해놓은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볼리비아의 多민족 사회주의 헌법에 규정한 볼리비아석유개발공사(Empresa Boliviana de Industrializacion de Hidrocarburos: EBIH)를 설립, 2010년부터 가동할 계획이라 한다.

문제는 앞서 언급한 바 투자자금의 확보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석유자원 개발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약 십억 불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국유자산을 매각하지 않을 심산이라면 투자자, 특히 해외투자자의 투자가 절실하다.

이 나라는 현재 천연가스, 석유, 리듐 등 자원개발이 매우 유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일본, 캐나다, 프랑스, 러시아, 브라질, 이란 등이 이들 자원개발 프로젝트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한다. 볼리비아 광업국장 프레디벨트란 씨는 “現 볼리비아 정부는 이념 성향에 관계 없이 외국기업의 투자를 항상 환영하며 이윤추구 및 취득을 보장한다”며 투자자를 유혹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 세기 철저한 불모지였던 중동에서의 석유개발의 영광과 오욕의 역사가 연상된다. 대형유전의 가능성을 보고 뛰어든 부나방과 같은 서구인, 엄청난 이권, 자원민족주의의 대두, OPEC의 설립, 주요 석유기업의 국유화 등 석유를 둘러싼 역사는 현대 경제사의 큰 흐름을 차지하고 있다. 그 역사가 볼리비아에서 작게나마 재현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차이점도 있다. 민주주의를 지고의 가치로 여긴다는 서구열강이 석유자원을 위해 중동에서 절대왕정이라는 퇴행적 정치체제를 용인하고, 수구정치와 수탈적 자원분배 체제에 저항하는 이들을 착취하였던 것이 기존 자원개발의 역사였다면 이번에는 좀더 호혜 평등한 개발 파트너십을 구성할 개연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 개발방식은 역시 유전개발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는 금융조달 기법인 프로젝트파이낸싱이 될 것이다. 즉, 차주(借主)의 – 볼리비아의 – 부채상환 능력보다는 그 부존자원 내지는 프로젝트의 현금흐름을 담보로 하여 투자자와 대주(貸主)도 일정 부분 위험을 부담하는 금융기법이다. 일종의 벤처캐피탈인 셈이다.

성공의 관건은 일차적으로 부존자원의 예상 공급량이 되겠지만 그 외에도 투자수익의 분배방식, 해외송금의 보장, 해외투자자의 법적지위 보장 장치, 분쟁시 해소방안 등 각종 계약관계가 될 것이다. 투자계약, 넓게 보면 FTA, WTO 등에서 이러한 계약관계가 널리 다뤄지고 있고, 많은 이들이 국제계약을 비판하지만 역시 그 비판의 키포인트는 계약관계 자체의 거부가 아니라 상호공평한 관계의 여부와 공익성의 저해 여부다. 잘 맺어진 계약관계는 상생의 길로 나아갈 수도 있는 것이다.

즉, 볼리비아 정부 입장에서 볼리바리안 사회주의의 향후 진로는 이러한 개발 프로젝트에서 투자자본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일종의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전략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계속하여 석유 부국 베네수엘라의 특혜에 의존하는 사회주의 노선은 ‘지속불가능한 사회주의’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참고 글 : 볼리비아, 석유개발공사설립[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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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 20kr gold coins” by AnonimskiOwn work. Licensed under CC0 via Wikimedia Commons.

금(金)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특권은 매우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했을 때에 타락한 민중들이 만들어서 숭배한 것은 바로 금송아지였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야훼보다 번쩍번쩍 황홀한 색채의 금송아지가 더욱 현실적인(?) 숭배의 대상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금은 인류가 미(美)와 풍요를 추구하기 시작한 이래, 수많은 장식품의 원재료가 되었으며 가장 뛰어난 품질의 화폐로 자리 잡게 되었다.

시각적 쾌감도 있지만 금이 화폐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또 하나의 금의 매력은 객관적으로 검증 가능한 가치를 온전히 보존하면서도 분할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조개나 쌀, 소금, 소, 심지어 담배 등이 교환의 매개체인 화폐의 기능을 다양한 사회에서 수행하였지만 품질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교환되는 가치에 따라 분할이 가능한 금과 같은 것은 거의 없었다. 유일한 경쟁상대는 은(銀)이었으나 복본위제가 금본위제로 바뀌며 금이 유일강자가 되었다.

금의 위치가 현대에 들어 크게 흔들릴 뻔한 일이 있었다. 금본위제의 변태적인 모습인 금환본위제, 즉 달러본위제를 실시하고 있던 미국이 자국통화인 달러의 구매력이 한계에 달하자 금환본위제를 일방적으로 포기한 사건이 그것이다. 금은 화폐 그 자체였고, 화폐의 가치를 보증해주는 담보였는데 이제 그 연결고리가 끊긴 것이다. 엄밀하게 그것은 달러의 위기이기도 했지만 금이 화폐의 – 또는 담보자산으로서의 – 역사에서 퇴장할지도 모르는 사건이기도 했다. 유사 이래 처음 있었던 금의 퇴출이기에 미래를 자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도식적인 예상은 빗나갔다. 금과의 연결고리가 끊어진 美달러는 등락은 있었지만 여전히 기축통화로서 기능하고 있다. 금은 美달러와의 바스킷이 풀리자 이후 지속적으로 가격이 상승하였다. 전 세계 종이화폐의 담보 역할을 미국이 발행한 종이화폐가 하고 있다는 사실, 미국의 종이화폐의 담보 역할을 美재무부의 채권이 대신하고 있다는 사실이 불만인 – 또는 불안한 – 이들은 여전히 금이 최후의 보루라고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금가격은 그 수급현황과 무관하게 평균적인 인플레이션을 상회하며 상승하였다.

소비자물가지수 차트(1800 ~ 2005)
금가격 차트(1971 ~ 2007)

금융위기로 말미암아 美달러에 대한 신뢰감이 급격히 저하되며 금을 일종의 대체재로 바라보는 시각이 점점 우세해지고 있다. 단순히 금은방을 드나드는 개인 차원이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의 금괴매입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관련기사) 천문학적인 쌍둥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근본모순을 지닌 美달러의 미래가 암울하기만 한데다, 유로나 엔, 심지어 위안이나 SDR조차도 그것을 대체할만한 통화가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이들이 금을 선택하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은 ‘지불가능성에 대한 믿음’이라는 상수가 자의든 타의든 작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 美달러는 그 든든한 경제력/구매력과 함께 패권주의에 의한 강한 군사력이 美달러를 나머지 화폐에 대한 담보로 인정해주는 든든한 믿음을 제공하고 있었다.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하지 않았다는 바람직하지 못한 특징을 제외하고는 이상적인 심리기제였다. 나머지 통화들은 아직 이러한 배경을 제공하지 못한다. 그래서 금을 쫓는다. 하지만  문제는 금 역시 그러한 배경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금은 그저 반짝이는 돌일 뿐이다. 유일한 믿음은 내가 좋아하는 그 금의 매력을 다른 이들도 동일하게 느낄 것이라는 믿음뿐이다. 그 심리는 사용가치를 지닌 다른 상품과는 또 다른 근거 부족한(?) 믿음이다.

결국 美달러와 다른 화폐들이 과학적으로(?), 또는 타협에 의해 정교화 시킨 화폐이론, 또는 합의는 금에 이르러 ‘반짝이는 것에 대한 숭배’라는 하나의 종교적 심리상태만 남는다. 소금에 대해 다양한 특성을 묘사할 수 있지만 ‘소금은 짜다’는 엑기스만 남는 것처럼 말이다. 생각해보면 우스운 일이다. 각국의 합의 하에 – 적어도 상호신뢰라는 이름으로 – 만들어낸 IMF의 SDR은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오래전 화폐의 수단에서 제외된 금은 여전히 인기를 끄니 말이다.

현대에 접어들어 공급위주경제학자들이 금본위제로의 복귀를 주장하기도 했다지만 금괴를 매입하고 있는 국가들이 또 쉽사리 금본위제로의 복귀를 고려하지는 못할 것이다. 금본위가 자국통화를 안정적인 통화로 만들 것이라는 믿음은 금의 수급상황, 신용창조의 승수효과, 국제경제에서의 공조 여부 등 다양한 변수를 무시한 조악한 이론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함에도 금에 대한 애정은 어느 정도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헬리콥터로 뿌려지고 있는 넘쳐나는 돈으로 달리 살 것도 마땅치 않으니 말이다.

연합뉴스의 어이없는 실수

연합뉴스가 CNN의 기사를 베껴 쓰면서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 기사는 북극 지방의 석유 매장량이 당초 예상을 상회할지도 모른다는 연구결과에 관한 <Survey: Arctic may hold twice the oil previously found there>라는 제목 기사를 번역한 <“북극 석유 매장량, 알려진 양의 2배”>라는 기사다.

“Based on our study, there are 40 [billion] to 160 billion barrels of oil north of the Arctic Circle,” said Gautier. The USGS had previously estimated the Arctic is home to 90 billion barrels of oil.[전문보기]

즉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당초 900억 배럴 정도 묻혀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이 곳에 적게는 400억 배럴에서 맞게는 1,600억 배럴까지 될지도 모르겠다는 기사다. 추정량의 범위가 너무 커서 과연 최신예측이 기사제목대로 두 배의 매장량이 확인되었다고 봐야할지 반절의 매장량이 확인되었다고 봐야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자원보고로써의 북극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자 하는 것이 기사의 의도인 것 같다.

한편 연합뉴스의 실수는 사족으로 달려있는 전 세계 석유소비에 관한 언급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발생하였다.

The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a division of the Department of Energy, estimates that the world currently uses 30 billion barrels of oil a year.

CNN기사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석유소비는 연간 300억 배럴 정도이다. 이 부분을 연합뉴스는 다음과 같이 해석해놓았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세계 석유 수요는 1일 3천억 배럴에 달한다.[전문보기]

연합뉴스의 정보에 근거하여 분석해볼 경우 북극의 매장량은 긍정적인 수치를 적용한다 하여도 전 세계가 반나절이면 다 써버릴 양밖에 안된다.

Opec oil supply guru

단일상품으로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석유시장은 특히나 비밀주의로 겹겹이 둘러싸여있는 곳이다. ‘사우디 아라비아 석유의 비밀(원제 : Twilight in the desert)’의 저자 매튜 R. 사이먼스에 따르면 OPEC 회원국들은 1982년부터 석유생산 데이터의 발표를 중단하였다고 한다. 그는 회원국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미 생산의 차질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된 그들의 상황을 알리고 싶지 않아서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어쨌든 이러한 통계의 공백은 새로운 돈벌이 수단을 창출해냈는데 그것은 바로 생산량 추정에 관한 데이터 제공 서비스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몇몇 업체가 있는데 그 중 최근 유명을 달리한 콘래드 거버 Conrad Gerber 가 이끄는 페트로로지스틱스 Petro-Logistics 가 가장 명망 있는 업체라 한다. 파이낸셜타임스의 에너지소스라는 페이지에서 이 회사와 콘래드 거버에 대해 소개하고 있어 번역해 올려둔다.

[원문보기]

비밀과 거짓으로 둘러싸인 OPEC의 원유공급량을 당신은 어떻게 추정하는가?

4월 25일 사망한 콘래드 거버는 거의 30년간 그 질문에 대답하였는데 그는 제네바에 위치한 그의 페트로로지스틱스라는 회사를 통해 어렴풋이 감지할 수 있는 선명함을 석유시장에 제공하였다.

그는 석유시장의 기이한 특성을 이용해 먹고 살았다.: OPEC의 월간 공급에 관한 가장 신뢰할만한 데이터는 카르텔의 회원국 에너지 장관으로부터가 아니라, 전 세계의 항구의 안팎에서의 유조선의 움직임을 손에는 망원경을 들고 살피는 스파이들의 연계라는 소위 이차 자료에서 나온 것이다.

OPEC의 멤버들은 서로의 공급수치를 신뢰하지 않을뿐더러 스스로조차 여러 데이터 중에서도 페트로로지스틱스의 데이터를 사용했다. 생산에 관한 혼란과 불신이 너무 깊었기 때문에 OPEC의 멤버들은 예전에는 정기적으로 국제에너지기구(the International Energy Agency ; IEA)에 동료 멤버 생산에 관한 데이터를 요구하였다. 이는 매우 모순된 것인데 IEA는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서구의 석유에 대한 감시견의 성격으로 설립된지라 OPEC에게는 그들은 NATO에게 있어 바르샤바조약기구나 마찬가지인 셈이기 때문이다.

거버씨의 회사는 – 오일무브먼츠 Oil Movements 와 로이드인텔리전스마린유닛 Lloyd’s Intelligence Marine Unit 과 함께 – 비록 그들 고객 몇몇이 과연 그들의 데이터가 정확한 것인지 아니면 시장 동향, 심지어는 이미 어느 정도 알려진 것들의 단순한 예측에 불과한 것인지 의심하는 와중에도 유동하는 석유시장의 정보에 대한 주요한 원천이었다.

OPEC의 비밀주의는 그들의 비즈니스에 도움을 주었는데 특히 카르텔이 – 최근 몇 개월 같은 경우처럼 – 그들의 공급을 줄이기로 약속하고 그들이 진짜로 약속을 이행했는지 아는 것이 석유시장에 중요할 때 그렇다.

그는 언제나 오직 정보를 얻는 것이 고통스러운 작업이었다고만 말하면서 페트로로지스틱스가 어떻게 정보를 얻는지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

“우린 유정의 생산량을 측정하기 위해 낙타를 타고 사우디 사막을 건널 수는 없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가 OPEC의 감산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어두운 예술에 관한 한 조각을 위해 몇 달 전에 그에게 물었을 때 그가 한 농담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많은 유조선들이 항구를 떠날 때 그들의 목적지와 유조선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를 알기 때문에 공급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그가 첨가한 말이다.

거버 씨는 그러고서는 우리에게 석유 항구에서의 “스파이”부터 석유회사의 “우호적인” 임원들에 이르기까지 데이터를 유출시키는 다양한 자료원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그는 정보가 100% 정확한 것은 절대 아니라고 인정하였다.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합리적인 추정뿐인 나이제리아나 베네수엘라와 같은 블랙홀이 있으니까요.” 그의 말이다.

페트로로지스틱스는 운영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객들에 대한 메시지에서 그는 “우리는 페트로로지스틱스가 고품질의 서비스를 계속 공급할 것이며 자문위원회가 현재 선정 중이라고 확신합니다.”

거버 씨가 생산 여력으로 표현되는 OPEC 국가들에 관한 최신 공표 데이터는 3월에 카르텔의 생산을 일 2천5백5십만 배럴로 놓고 있는데 이는 2월의 2천5백8십만 배럴/일 에 비해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그들의 목표인 650,000 배럴/일에을 상회하는 것이다. OPEC의 생산은 5월 후반 장관들이 만날 예정이며 대부분의 분석가들이 4월에는 카르텔이 공급을 더 줄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 시점에서 민감한 이슈이다. 시장은 분명히 숫자에 관한 거버 씨의 직감을 기대하고 있다.

원유생산 감소추세인가

전 세계 원유생산이 2008년 7월 7,482만 배럴/일로 정점에 이르렀고 이제 7,100만 배럴/일 로 감소하고 있다. 원유생산은 비(非)OPEC 산유국의 생산이 감소하는 와중에 OPEC의 생산이 증가함에 따라 2010년 12월까지 서서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이후 OPEC 산유국의 생산이 비(非)OPEC 산유국의 누적생산 감소를 상쇄할 수 없게 됨에 따라 감소율이 3.4%로 증가할 것이다. IEA의 WEO 2008의 예측도 비교하여 살펴볼 수 있다.
이제 전미에너지정보부(The 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 EIA)와 국제에너지기구(the International Energy Agency : IEA)는 원유보존과 대안의 재생가능 에너지원에 집중하기 위해 감소하고 있는 세계 원유생산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어야 한다.[World Oil Production Forecast – Update May 2009]

원유생산이 언젠가는 돌이킬 수 없는 하락추세로 돌아서리라는 묵시록적 예언은 석유가 우리의 삶에 큰 변수로 자리 잡은 이래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이 예언들은 희한하게도 적들의 공생에 큰 도움이 되었다. 즉, 언제부터인가 환경보호주의자들이 이 주장을 하고 그것이 시장에 파급효과가 커지면, 유가가 상승하게 되고 산유국과 석유회사들은 이를 통해 이익을 증대시키는 프로세스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설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카나리아의 경고를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다. 화석연료라는 말 그대로 원유는 재생 불가능한 자원이고 유전의 고갈로 말미암아 그것의 생산과정이 점점 더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몇 십 년 사이 대규모 유전은 발견되지 않았고 기존 유전에서마저 생산비용은 증가하고 있다한다. 석유모래와 같은 보완재도 각광받고 있지만 재생 불가능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석유는 지구가 몇 십억 년에 걸쳐 만들어낸 자원이다. 인류는 그 유구한 역사에 점 하나에 불구한 20세기에 그 자원의 대부분을 소진시켜버렸다. 그리고 그 덕분에 인류는 자본주의라는 경제체제를 발판삼아 유례없는 부의 향연을 누렸다. 무거운 쇠로 된 마차를 기계동작으로 끌고 다니고, 아무리 더운 여름에도 시원한 실내를 유지하고, 플라스틱이라는 경이로운 재료를 만들어 소비재의 혁명을 일으켰다. 잘 쓰고 잘 먹었다. 하지만 이제 그 경이로운 자원이 가까운 시일 후에는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을 해봐야 할 것 같다. 태양의 부존재보다는 몇 백만 배 가능성 높은 이야기다.

석유, 자본주의, 도시

우리는 미국에서 도시 간 또는 도시 내에서 포괄적인 통행자 철도 서비스가 있었다는 사실을 쉽게 잊곤 한다. 1950년대에의 값싼 연료, 경제 활황, 그리고 새로운 주간(州間) 도로 시스템으로 말미암아 철도가 인기를 잃어갔다. 미국인들은 승용차 소유가 가져다 준 개인주의적 자유를 포용했고 보도조차 없는 너무나 자동차 의존적인 광범위한 교외개발을 시작했다.
It’s easy to forget that we used to have comprehensive passenger rail service in America, both between and within cities. Then, in the 1950s, cheap gas, a booming economy and the new Interstate Highway System made rail unfashionable. Americans embraced the individual freedom that car ownership brought and started building far-flung suburbs so automobile-dependent that they didn’t even have sidewalks.[출처]

요즘 석유의 개발에 관한 역사책을 탐독하고 있는데, 실로 미국을 비롯한 서구 자본주의의 전후 활황은 상당 부분 값싸고 이용가치가 너무나 다양한 석유라는 마술과 같은 자원 덕분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초기 자본주의의 승자독식 시스템에 대한 반성으로 각광받은 케인즈주의적인 분배 시스템에 의해 경기가 부양되었다는 해석도 가능하지만 그마저도 실은 석유가 전제되어야 함이 합당하다.

이 중에서도 특히 전후 미국의 강대국으로의 성장은 석유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스스로가 세계 최고 수준의 산유국인 이 나라는 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연합국이 소비한 석유의 90%를 공급하였다. 이는 무기 수출과 함께 미국의 본원적인 자본축적에 막대한 기여를 하였음은 말할 것도 없다. 또한 위에 언급되어 있다시피 석유는 미국의 도시화와 산업화를 가속화시키면서 국가의 풍경을 바꿔놓았다. 그 결과 넓은 교외주택과 대배기량의 자동차는 미국 중산층의 상징이 되었다.

하지만 이제 그 신화는 깨져가고 있다. 불과 얼마 전의 유가폭등세와 석유고갈에 대한 두려움은 이제 평범한 미국인조차, 아니 전 세계의 문명인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두려움이 되었다. 더군다나 승용차 없이는 일상생활의 영위조차 어려운 미국의 기형적인 도시화는 이제 큰 골칫거리가 되었다. 보기에는 호쾌할지 모르지만 그러한 시스템은 유사시에 ‘지탱불가능한(unsustainable)’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오바마가 얼마 전 서둘러 전국적 차원의 철도 신설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미국이 석유 시대의 가장 상징적인 도시 개발 형태이긴 하였지만 다른 나라들도 유사한 형태로 발전하여 왔다. 하지만 이제 그 풍경이 근본적으로 바뀌어갈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